새마을호 열차
김숙희
이른 아침 1호차 칸 느긋이 올라앉아
오늘을 살아가는 방점을 찍어가며
페달을 힘껏 밟는다 바다 쪽 창을 향해
눌러쓴 모자 위로 비집고 든 겨울 햇살
스멀대는 겨드랑이 날개가 돋으려나
가슴에 숨어 살던 새 몸 밖으로 나온다
《좋은시조》2023.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