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살아내며, 10월의 일기, 어느 기도문
루 루루 루루루
루 루루 루루루
그렇게 콧노래를 불렀다.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그 노랫말이었다.
그런데 곧 뒤따르는 음성이 있었다.
온 몸과 영혼을
다 주께 드리니
내 오랜 검찰수사관 동료인 이완목 전 대검찰청 사무국장의 부인으로 감리교회 교인이신 최동주 권사님의 음성이었다.
그때부터는 나와 최 권사님이 나머지 곡을 이중창으로 불렀다.
곧 이랬다.
이 세상 고락 간
주 인도하시고
날 주관하셔서
뜻대로 하소서
찬송가 549장 ‘내 주여 뜻대로’ 그 1절을 우린 그렇게 불렀다.
그렇게 찬송이 끝났을 때였다.
딱!
경쾌한 타구음이 들렸다.
이 국장이 친 공이었다.
우리들 찬송이 끝나기를 기다려 샷을 날린 것이었다.
어! 어! 어!
그 타구를 지켜보던 우리 모두가 그렇게 탄성을 지르고 있었다.
7번 우드로 친 공이 150여m를 똑바로 날아가 그린 위에 떨어지더니, 데굴데굴 굴러 홀컵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땡그랑!
우리 모두 멀리서 들려오는 그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이글이었다.
2023년 10월 19일 목요일 오전 10시 8분을 막 찍고 넘어가는 시각이 그 때였고, 우리 고향땅 문경의 명문 골프장인 문경GC의 문희(聞喜)코스 6번 305m 파4 미들홀에서의 쾌거였다.
그 홀은 문경GC에서는 가장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제 1경의 시그니처 홀로서, 그곳에 설치된 전망대에 올라 한 눈에 보이는 골프장 전경을 내려다보면서 사진을 찍으면 부자가 된다고 해서 ‘부자홀’이라고 별칭이 지어진 홀이기도 했다.
비교적 거리가 짧아, 기준 타수 4타 보다 한 타 적은 버디는 곧잘 나오는 홀이고,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어느 해에는 한 번에 홀컵에 공이 들어가는 앨버트로스가 연속으로 나와서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하면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던 홀이다.
한편 홀의 폭이 좁고 왼쪽으로 비스듬히 경사진 페어웨이여서 1 벌타의 헤저드와 2 벌타의 오비가 곧잘 나오는 홀이기도 하다.
이 국장은 생애 두 번째의 이글이라고 하면서, 그렇게도 기뻐했다.
놀라운 것은 그 영광스러운 성취를 오로지 자신이 이룬 것으로 자만하지 않고, 도리어 주 하나님께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랬다.
“지난주에 제가 대표기도를 했거든요.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하면서 쓰고 고쳐 쓰고 했어요. 제가 읽어보면서도 스스로 감동이 되어 눈물까지 찔끔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기도 이후에도 그 기도문을 주머니에 계속 넣고 다니면서, 읽고 또 읽고 합니다. 하나님이 그런 제 모습을 지켜보셨던지 오늘 이렇게 이글이라는 귀한 선물을 주시는군요.”
그러면서 그 기도문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라운딩 틈틈이 그 기도문을 읽었다.
내게도 찡한 감동으로 담겼다.
다음은 저 지난주 일요일인 2023년 10월 15일에, 자신이 장로로써 적을 두고 있는 서울 관악구 청룡길 33 기독교대한감리회 관악교회에서 대표기도를 했다는 바로 그 기도문 전문이다.
o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저희들에게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주셔서, 이 시간 예배의 자리에 나오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가을을 허락하시고, 거룩한 주일 하나님의 은총을 바라며 모인 우리 관악교회 성도들에게 주님의 자비하심과 말씀의 권능으로 저희를 깨우시고 살아 숨 쉬게 하시어, 겸손하게 승리하게 하시옵소서. 지난 한 주간도 저희들 세상 가운데 선한 길로 인도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우리들 삶의 빛이요 길이요 등불이심을 깨닫게 하시고, 그 말씀을 붙잡고 세상을 이기며 승리하는 믿음의 자녀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o 자비로우신 주님!
저희들은 이미 구원받은 존재이지만, 여전히 죄인입니다.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께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지만, 여전히 죄인 된 우리의 육체는 하나님의 뜻을 쉽게 거부하기 때문에 날마다 은혜를 구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하나님을 기쁘게 따르며 순종하는 삶을 살아갈 수 없고, 하나님을 우리 인생의 주인으로 고백하며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죄인 됨을 날마다 깨닫게 하시옵소서. 우리의 인도자 되시는 하나님 앞에 죄인된 우리가 날마다 엎드려 은혜를 구하게 하시옵소서.
o 은혜로우신 주님!
우리의 모습이 열매 없이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처럼 되지 않도록 하시고, 언제나 풍성한 결실을 보는 복된 삶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최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자연재해, 전쟁이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도 계속되는 경제적 침체, 헛된 이념과 편견에 사로잡혀 갈라지거나 다툼과 시기, 질투 등으로 분열되는 상황에 노출된 불완전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우리 모두들에게 주시되, 하나님의 정의가 바닷물처럼 넘쳐나고, 하나님의 공의가 마르지 않는 강물처럼 흐르게 친히 역사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원하옵나이다.
o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주님이 사랑하시는 관악교회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혼탁한 세상 속에서도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믿음 없는 영혼들을 아버지께로 인도하며 이 땅에 복음화에 앞장서는 교회가 되게 하옵시고, 특히 연약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 사랑으로 품어 기도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특별히 이 달에는 교회행사가 많이 있습니다. 어제 총 여선교회 주최로 가평 자라 섬에서 야유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됨을 주님께 감사드리며, 다음 주에 개최되는 겟세마네 저녁기도회에도 성령님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여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모든 행사 하나 하나가 하나님의 크신 은혜 아래, 관악교회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믿음의 열매가 되게 하옵소서. 이제, 주님이 사랑하시는 목사님을 친히 붙들어 주셔서 늘 강건하게 하시고, 말씀을 증거 하실 때, 성령님이 그 말씀 가운데 임재하셔서 우리의 심령에 뜨겁게 역사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의 드리는 이 예배를 주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시옵기를 원하오며,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