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 2000년 1월부터 하이텔에 ≪폴라리스 랩소디≫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조회수 1만에 가까운 그의 소설의 인기는 여전하며, 하루에 A4 열 장씩 쳐대는
그의 필력도 여전하다. 그렇게 매일 글을 쓰는 데 대한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니 괜찮다며, 열심히 DDR 뛰고 있는 사람에게 땀을
뻘뻘 흘려가며 육체를 혹사시키고 있다고 불쌍해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라고
덧붙였다.
-(질문) 장르를 넘어 다른 유형의 매체로 재생산되는 것은 항상 원작에 대한
변형의 위험이 있습니다. 현재 드래곤 라자는 원작 소설에서 만화로, 애니메
이션으로, 게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아무래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예를 들어, 만화 드래곤 라자에서 이루릴의 생김새가 생각하고 있던
바와 다르다거나 드래곤의 걷는 폼이 뒤뚱거린다거나, 여하튼 글줄에서 상상했던
것과 명확한 이미지로 재구성되는 것 사이의 갭이 불편하지 않습니까? 위의
소소한 예는 그렇다 쳐도, 만약 그 각색이 원작의 의도에 치명적으로 배치된다고
하면 신경 쓰이지 않겠어요?
(답변) 변형되지 않으면 각색의 의미가 없습니다. 똑같은 이야기를 단지 영상이나
그림으로만 바꾼다면 그것을 왜 보겠습니까, 따라서 변형은 위험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전제로 한다면, 어떻게 변형되든 신경쓸 필요
는 없을 것 같습니다. 치명적으로 배치? 글쎄요.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해서 제 글
이 바뀌는 건 아니니까요. 저 역시 원작과 각색작품을 같이 보면서 원작이 낫군,
각색작이 낫군 등의 이야기를 합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결국, 판단은 독자가 내리겠죠.
-(질문) 게임을 무척 즐기신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은 어떤 게임을 하고 계신가요?
좋아하는 게임의 장르는요? 지금 생각하기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게임은 뭐였나요?
(답변) 요즘은 녹스를 하고 있어요. RPG를 좋아합니다. 뭐 이것저것 재미있으면
다 합니다. 감정이입이 안 되는 RPG만 아니라면.(그래서 저는 FF 8이 싫더군요.
정션이라는 개념은 게임적으론 재미있는 시스템일지 몰라도 감정이입은 전혀 안
되는지라) 가장 충격적이었던 게임? 글쎄요. 충격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지라 뭐라
말하기가 어렵군요. 지금 당장 떠오르는 건 VF(버추어 파이터)1이군요. 지금에야
너무 흔한지라 아무도 놀라지 않지만 당시에는 처음으로 게임룸에서 중형 이상의
컴퓨터로 돌려야만 구현 가능하리라고 믿고 있었던 3차원 게임을 보게 되었을 때
-언론 인 더 다크 등이 있긴 했지만 솔직히 그래픽이 너무 괴이해서 3차원 같은
기분이 안 났죠- 충격을 좀 받았지요. 그 이루로 3차원 게임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와 이젠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지만.
-(질문) 드래곤 라자를 게임화하겠다고 영도 님께 제의한 제작사가 꽤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 소프탑을 선택한 이유가 뭔가요? 그들의 기술력
그래픽? 아니면 사람들이 좋아서? 돈을 많이 줘서? 소트탑과 계약하게 된 결정적
인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답변) 제대로 접근해왔으니까요. 대부분의 게임 제작사들이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며 접근한 데 비해 그쪽에선 일을 같이 하면서 접근해왔으니까요. 새삼 놀란
건, 고만고만하다고 생각되는 게임 제작사들에서 무슨 최고가 그렇게 많고 일인자
가 그렇게 많은지였습니다. 그렇게 최고가 많고 일인자가 많다면 왜 아직까지
스타크래프트 같이 단순한 게임을 능가할 게임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는지......
참 한숨 나오더군요. 하하.
-(질문) 게임 제작에는 어느 정도 관여하십니까?
(답변) 전혀 안 합니다. 전 게임은 모릅니다. 스토리보드 보내면 읽기는 합니다만
아무르타트가 서쪽으로 떠나는 대신 마지막 보스로 등장한다 해도 신경쓰지
않으니까 보나마나겠지요.
-(질문) 그렇다면 온라인 게임 드래곤 라자를 플레이는 하시나요? 영도님의
캐릭터가 있습니까?
(답변) 아니오. 아직까지 플레이하고 있진 않습니다.
-(질문) 앞으로 온라인 게임이 점점 더 늘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작사
측에서는 싱글플레이 패키지보다는 온라인 게임이 더 돈이 되거든요.) 현재로도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등 기존의 작품의 인지도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이 많이
나와있고, 지금 온라인 게임을 제작중인 제작사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 중에서
드래곤 라자가 차별화될 수 있는 특별한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변) 온라인 게임이 인기인 것은 결국 사용자들이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잖습니까? 차별화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결국
사람의 문제 아닐까요?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올바른
사용자 문화를 만들어낸다면 아무리 저급한 게임이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PK나 캐릭터 에디트 따위나 저지르며 지저분한 사용자 문화를
만들어낸다면 울온 같은 명작이라도 아무도 안 찾는 게임이 될 겁니다. 온라인은
온라인기 때문에, 문제는 사용자들에게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게임의 운영자들은 화려한 그래픽이나 엄청난 패러미터의 구현보다는
사용자들이 상호작용을 잘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할 것 같고요. (게임 전문가도
아니면서 떠들려니 진땀나는군요.)
-(질문) 퓨처워커도 게임화한다고 들었습니다만.
(답변) 퓨처워커가요? 금시초문이로군요...... 하하. 그리고 게임이 될 수 있는
글인지 의아합니다.
후기 : 영도님이 게임에 관련된 지식이 적지 않다는 것을 내심 느끼게 되었고,
그대로 옮기려고 노력을 하였지만 틀린 글씨가 있을까 걱정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