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조조로 영화 <브로커>를 보고왔습니다!
평론까지는 아니고 인상 깊었던 장면과 느낀 점을 정리하고자 후기를 써봅니다.
기록용으로써 쓴 글이기에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로 작성되는 점, 길이가 매우 긴 점 미리 양해부탁드립니다,,ㅎㅎ
그럼 시작합니다-
#1 자수로 이어진 <브로커> 타이틀과 상현의 세탁소
영화가 시작하고 가장 처음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부분은 영화 <브로커>의 타이틀 장면이었다. 극장에서 보기 전까지 알아채지 못했던 희미한 실로 이어진 "브_로_커" 타이틀은 동떨어진 개체들이 실낱 같은 유대를 통해 서로 이어진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했다.
극 중 상현(송강호 분)은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교회에서 일함과 동시에 세탁소를 운영한다. 찌든 때를 지우는 세탁이 주 업무이지만 상현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재봉틀로 옷을 수선하기도 한다. 수선을 통해 찢어지고 망가진 것은 다시 기워지고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완전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자수로 이어진 <브로커>의 타이틀처럼 극 중 캐릭터들은 여러 사건을 통해 뜻하지 않게 가족을 연기하며 과거의 상처를 어느정도 치유하지만 마찬가지로 완벽하다고 볼 수 없다.
#2 수진의 베이비박스, 그리고 더 큰 사회라는 박스
영화의 첫 대사가 수진(배두나 분)으로 시작되는 것처럼 어찌보면 모든 일의 발단은 수진이다. 소영(이지은 분)은 아이를 베이비박스 밖에 두고 떠났지만 소영의 아이 우성을 베이비박스에 직접 넣은 당사자는 수진이다. 그 행위를 통해 수진이 굳게 믿는 정의에 뚜렷한 목표가 생기고, 그 정의를 쟁취하기 위해 불법을 저질러도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수준까지 이른다.
이는 상현이 인신매매를 위해 구매자를 알선하는 브로커업을 큐피드에 비유하거나, 소영이 몸담고 있던 성매매 업소의 포주가 본인은 갈 곳 없는 아이들을 거둔 것 뿐이라고 정당화하는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그녀에게 베이비박스는 인신매매범을 잡기위한 매개체이자 불성실한 모성애의 말로 정도로 여겼으리라 생각된다.
영화 중후반부에 나오는 수진의 "어쩌면 아이를 가장 팔고 싶었던 것은 내가 아니었을까?"라는 다소 자조적인 대사를 통해 그녀의 정의관은 부정되며, 베이비박스를 너머 사회라는 박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실질로 우리 사회에도 수진과 같이 "버릴거면 낳지를 말았어야지" 파와 소영과 같이 "그럼 낳기 전에 죽이는 것과 낳고 나서 버리는 것 중에 어느 죄가 더 크냐"고 반문하는 파가 갈린다. 여기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는 것은 아직 배 안에 있을, 혹은 이미 세상에 태어난 아이의 의사이다. 어른들이 만든 사회라는 박스는 어른의 입장만 대변할 뿐 우성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 정작 앞으로 그 박스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야하는 것은 우성일텐데 말이다.
#3 소영이 돌아온 이유, 모성애?
우성을 베이비 박스 앞에 놓고 사라진 소영이 다시 돌아온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전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부성애를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해야 비로소 얻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모성애를 이와 같은 결로 그려낸다. 확실히 초반부의 소영은 모성애가 결여된 것처럼 어린 우성이 울어도 안아주지 않으며, 우성에게 직접 말을 걸지도 않는다. 모성애가 아니라면 무엇이 그녀를 우성에게 돌아오게 만들었을까?
극 중 이형사(이주영 분)가 터미널에서 소영을 미행하는 도중 놓쳐버리고 소영은 화장실 변기에 모유를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녀는 갈 곳 없는 모유가 변기 속에서 부유하는 것을 그저 바라본다. 여기서 소영은 있어야 할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처럼 허전하다고, 결여되었다고 느낀 것을 아닐까? 교회에 돌아가서도 그녀가 우성을 찾는 모습은 확실히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 어머니의 모습은 아니다. 교회 아이들을 다 둘러본 후 "이게 끝?"이라고 덤덤히 되묻고 터덜터덜 돌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잃어버린 물건이 없음을 확인하고 허탈해 하는 그것과 닮아있다.
후반부에서 소영은 우성을 사려고 찾아온 윤씨 부부의 아내가 우성을 안고 수유하는 모습을 그저 바라본다. 소영이 터미널 화장실에서 의미 없이 흘려보냈던 모유는 우성에게 닿지 않았지만, 윤씨 부부 아내의 모유는 우성에게 흘러 우성이 생명을 유지하고 앞으로 살아갈 힘이된다. 하지만 영화는 수유 행위에 대해 소영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직접적으로 비추지 않으며, 관객으로 하여금 소영의 마음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다.
소영이 돌아온 이유는, 모유를 흘려보내며 그녀가 느낀 왠지 모를 허전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 허전함은 브로커들과의 뜻밖의 여정을 통해 이전에 보유하지 못했던 모성애로 메꿔진다. 우성을 품평하는 이들에게 쌍욕도 날리고(이지은 배우 입에서 나오는 욕이 너무 찰져서 깜짝 놀랐다), 자장가를 불러주고, 가족을 연기하면서 아픈 우성을 돌보며 소영 안에 잠들어 있던 모성애가 깨어난다.
아이유님이 강승원 음악감독님과 작업했던 Mother Nature(H2O)의 가사가 생각난다. 혹시 이 곡을 녹음하며 아이유님도 소영을 떠올리진 않으셨을지 궁금해진다.
https://youtu.be/cB1dGK8DCtw
잠자던 나의 모성애가 깨어나고 있어
널 보면 내 품에 안아주고 싶어
- 아이유, 강승원 Mother Nature(H2O)
#4 동수와 우성의 데칼코마니
동수는 우성의 미래다. 우성의 현재는 동수의 과거로 되풀이된다. 마치 감독이 의도적으로 말 할 수 없는 우성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동수의 입을 빌려 쓰는 느낌도 강하다. 특히 소영, 우성, 동수가 함께 탄 관람차 씬에서 동수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용서하지는 못하지만 마침내 이해하게 되며, 우성에게 새로운 부모를 찾아주려는 소영을 용서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인신매매범이 살인자, 영아유기범을 대속하는 아이러니함이 남는다. 그럼에도 그 장면에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종이를 펼치면 양면에 같은 그림이 찍히는 데칼코마니처럼 동수 안에서 소영을 용서하는 우성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극 중 가장 이상주의자적인 면모를 가진 동수는 1/40의 확률을 믿기에 3%의 확률을 크다고 느끼며, 소영과 함께 아무렇지 않은 척 가족을 이룰 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의 동수는 39/40에 속하고 범죄자이기에 우성을 키울 수도 없다. 그래서 우성에게 누구보다 좋은 가족을 연결시켜주고 싶었던 사람은 동수가 아니었을까? 우성은 동수 본인이기에..
#5 우성(亴星), 해진(海進) 그리고... 소영(少英)?
사실 개봉 전 우성의 이름 뜻이 영화 속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브로커>의 프랑스어 제목은 <Les Bonnes Étoiles>로 The Lucky Stars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극 중 우성의 이름이 날 우(亴) 빛 성(星)을 따르지 않을까 생각했던 나의 추측이 맞았을 때는 꽤나 흥미로웠다.
별을 향해 멀리 날아가는 우성과 바다(海)로 나아간다(進)는 이름 뜻을 가진 해진은 극적으로 대비되는 인물들이다. 환경에 의해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우성에 비해 해진은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얼떨결에 합류한 해진을 통해 브로커 일행은 세차장에서 자동차라는 박스와 함께 세탁 당한다. 단순히 서로에게 남길만 한 추억거리를 제공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영화 상 더러운 과거를 씻어내리고 새롭게 되는 "세탁"의 개념(소영이 동수에게 빗물을 보며 꾼 꿈을 말하는 장면. 고레에다 감독의 공기인형이 떠오른다)이 해진을 통해 브로커 일행에 적용된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 해진은 추후 설명할 바다의 개념으로 이끄는 인물로 해석될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든다.
극 중 소영의 이름 뜻은 풀이되지 않는다. 하지만 추측컨데 젊을 소(少) 꽃부리 영(英) 자를 쓰지 않았을까? 아직 표현이 서툴고 어쩌면 어린아이 같은 엄마.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엄마들도 첫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경험은 처음이기에 소영처럼 서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족은(어떤 가족의 형태든) 어머니가, 또는 아버지가 자식에 대한 애정을 형성하는 그 서툰 과정을 보완하는 안전망으로 작용하는게 아닐까. 가족을 형성하지 못했던 소영이 KTX에서 상현에게 "우리가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이라고 아쉬움 섞인 말을 건넸듯이..
#6 바다, 그들의 이상향
해진과 동수가 속했던 보육원 '해송원(海送園)'은 '바다로 보내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다. 바다는 이 영화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동수와 그의 후배가 부둣가에서 깡통을 차며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후배는 동수를 보육원의 희망이라고 추켜세우며 바다를 보며 멀리 나아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동수는 어머님이 돌아올거라는 생각에 그리 멀리 나가지 못하고 보육원으로 돌아온다. 그에 비해 해진은 마지막 장면에서까지 보육원에서 머물러있지 못하고 브로커 가족들을 만나러 히치하이킹을 시도한다. 참 깜찍하게 진취적이다.
브로커 일행의 행선지 부산-영덕-울진-월미도, 소영의 고향 여수까지 모두 바다가 있는 장소다. 모든 일(심지어 살인 사건과 포스터에도..!)은 바다를 곁에 끼고 일어나지만 직접적으로 바다에 뛰어들지는 않는다. 해송원과 해진, 그리고 동수와 그 후배의 대화 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바다는 극 중 캐릭터들이 상정한 본인들의 이상향이다. 월미도 관람차 안에서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동수는 우성을 팔지 않고 가족이되어 살아가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그린다. 소영은 이를 불가능하다 여기며 우성이 본인처럼 살지 않아도 될 수 있게 좋은 부모를 만나길 진심으로 원한다. 반면 가장 관람차를 타고싶어했던 해진은 고소공포증 때문에 바다를 직접 보지 못하고 상현의 무릎에 누워 세차장에 다시 가자고 말한다. 가장 즐거웠을 때를 추억하는 장면이라지만, 아직 깨끗하지 못한 상현과의 동행을 본능적으로 주저하는 해진의 행동이라 해석하는 것은 너무 큰 비약일까?
#7 흰색 회색 검은색
영화 <브로커> 내 주요 물체와 인물들은 모두 선악이 공존하는 양면성을 가진다.
베이비박스는 선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으나, 이와는 별개로 아이를 마음 놓고 유기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브로커 가족이 타고 다니는 밴은 그들을 세상 위협으로부터 지켜주는 보호막(박스)이자, 그들의 위치를 까발리는 위치 추적장치다.
소영은 아이를 버릴 수 밖에 없는 기구한 사연을 가진 미혼모임과 동시에 살인자이자 성매매 종사자이다.
상현은 사람 좋은 세탁소 사장이면서 실상은 도박빚에 허덕이며 유괴, 인신매매를 통해 돈을 버는 브로커, 종국엔 살인까지 하게 되는 범죄자다.
동수는 보육원 아이들에게 좋은 형, 희망의 상징으로 존경 받는 인물이지만 상현을 적극적으로 돕는 인신매매범이다.
수진은 범죄자를 잡는 경찰이면서 목적 달성을 위해 위법행위를 서슴치 않는 위험한 사람이다.
위 인물들은 모두 흰색, 회색, 검은색 빛을 가졌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작품을 통해 항상 주장해왔던 "사람은 한가지 행위로 정의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빛과 어둠은 소영과 상현이 대화를 나누는 KTX 씬에서 더욱 극적으로 활용된다. 터널을 지나는 순간 회색 그라데이션으로 물드는 소영과 상현의 얼굴은 그들 안에 내재된 선과 악의 모호함을 나타내는듯 하다. 상현은 어떻게든 우성을 포기하려는 소영에게 "아직 늦지 않았어"라고 말하며 소영의 결심을 되돌리려 하지만 소영은 결국 듣지 못한다. 그녀가 그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다시 되물어도 그는 그저 얼버무릴 뿐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 장면을 통해 "진심어린 말이 잘 전달되지 않는 상황을 표현하고싶었다"고 전한다.
소영이 상현의 그 말을 들었다면 그녀의 결심은 바뀌었을까? 왠지 동수의 경우와 같았을거란 기분이 든다. 그녀의 존재가 우성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걸림돌이 된다면 사랑하지만 기꺼이 떨어져 주는 것. 그것이 소영이 그 시점까지 정의한 우성을 향한 모성애일지도.
#8 Magnolia OST - Wise Up
https://youtu.be/Ec8SJqGd6o0
수진이 비 오는 밤 차 안에서 그의 남편과 통화하는 장면에서 영화 <Magnolia(1999)>의 OST인 "Wise Up"이 삽입되었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 <Magnolia>는 상처받은 사람들이 특별한 만남을 통해 위로를 받고 행복을 추구하게 된다는 점에서 <브로커>와 닮아있다. 원작에서는 "Wise Up"이 틀어지면 장면이 상처입은 인물들 중심으로 전환되며 각각 다른 위치에서 같은 노래를 흥얼거린다.
수진은 카페에서 나오는 "Wise Up"을 핸드폰으로 남편에게 들려주며 함께 영화를 보며 나눴던 추억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녀 안에서 본인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인생의 답답함과 막막함, 신념이 무너진 자신에 대한 분노가 한데 섞여 폭발한다. 혹자는 수진의 스토리가 너무 빈약하다고 하지만, 여기서 배두나 배우의 가히 미쳤다고 할 수 있는 연기를 통해 수진의 서사가 모두 설명된다고 생각한다. <Magnolia>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We may be through with the past, but the past ain't through with us"
"우리는 과거를 잊을지라도 과거는 우리를 잊지 않는다"
수진이 자신이 행한 일을 잊을지라도, 그녀의 과거는 그녀가 행한 일을 잊지 않는다. 또 그녀의 미래는 우리들의 인생과 같이 그녀 뜻대로 되지 않는 수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얄궂은 인생이라니, 아이유의 unlucky가 떠오른다.
그럼에도 역시, 완벽하군 나의 여인 음~
펩 똑 캬~!
#9 에필로그
우성은 소영의 부탁대로 수진 밑에서 크고 있다. 소영은 모범수로 형을 살다 일찍 나와 주유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해진은 여전히 보육원 밖으로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동수는 나름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만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으며, 상현은 브로커 가족을 위협하는 태호를 죽이고 잠적한다. 수진은 윤씨 부부의 입을 빌려 "우성은 버려진 아이가 아니라, 지켜진 아이"라고 말하며 소영에게 편지를 써서 우성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한다. 소영은 약속장소에 뛰어가며, 그 주변을 맴도는 상현의 세탁소 차량 룸미러에는 월미도에서 찍은 브로커 가족의 스냅 사진이 달랑거린다.
영화의 결말은 더할나위 없이 깔끔하다. 여기서 소영이 자수를 하고 판사가 이를 측은히 여겨 우성을 브로커 가족들과 키우면서 끝나는 시나리오였다면 더욱 김이 빠지고 고레에다 감독의 색채가 완전히 사라졌다 느꼈을 것이다. 고레에다 감독의 전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어느 가족>은 모두 "대체 가족"의 형태를 다루며 가족의 형성과 해체를 보여준다. 감독이 말하는 "대체 가족"의 형태는 특정할 수 없지만 "서로를 지키고자 한다"는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브로커>에서우성은 어른들이 만든 사회라는 커다란 박스, 베이비박스, 그리고 세탁소 차량이라는 박스로 옮겨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지켜진 아이"이기에 브로커 일당은 우성에게 여전히 가족으로 남겨질 것이다. 우성은 더이상 동수의 길을 걷지 않아도 될 것이며, 소영은 우성을 지키고자 하는 그녀의 모성애를 깨어나게 해 준 브로커 일당의 존재에 감사한다.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브로커> 프로모션을 통해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지만 소영의 입에서 실제로 저 말이 나왔을 때는 가히 충격을 받았다. 이토록 직설적인 화법이라니! 그런데 따뜻한 조명 아래서 우성에게 눈을 맞춰 울먹임을 참아가며 말하는게 아니라, 불을 끄고 침대에 누운 채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담백히 불러가며 말을 하다니...!!! 아, 나는 소영의 위로에 속절 없이 당해버렸다. 혹자는 고레에다 감독이 이런 직설적인 대사를 썼다는 것에 너무 일차원적이라고 평한다. 하지만 "고맙다"는 말은 일차원적일 때 가장 그 뜻과 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던가?
나도 해진의 대사를 빌려 말하고 싶다.
"소영아, 태어나줘서 고마워"
<브로커> 한 줄 감상평 :
"브로커 일당은 그렇게 어느 가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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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작품을 보다 깊이있게 이해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네요.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다행입니다ㅎㅎㅎ
첫 관람 때 몇몇 장면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두 번 봤는데도 그 깊이를 몰랐네요 덕분에 영화 생각을 다시 해보고 또 젖어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이렇게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는 오랜만이었네요ㅎㅎ 아이유님이 나오니까 더 집중해서 봐서 그런가ㅋㅋ
결말이 조금 이해가 안됐는데 감사해요!!!!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입니다ㅎㅎ
추천을 누르지않을 수 없는 글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찐 팬심과 영화에 대한 깊은 해석 그리고 깊은 생각과 그걸 표현하는 표현력에 이르기까지 아무 곳도 흠잡을 곳이 없는 멋진 글이었습니다! 👍👍👍😊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회차 관람때 옆자리 민폐관객분때문에 놓친부분이 정말 많았는데 이렇게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술술 잘 읽히는 글이네요!! 오늘 2회차 관람때 내용 곱씹으며 집중해서 봐야겠어요!!
2회차 때 영화를 좀 더 다각도로 보는데 도움이 되셨길,,ㅎㅎㅎ
이 글을 읽고 다시 보는 브로커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