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꼬 젤라또/오현정-
하늘병원 1층에는 특별한 가게가 있습니다. 이 가게엔 살레시오회 김평안 신부님이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해서
아이스크림을 만듭니다. 팔이 아프도록 휘저어 유리컵에 담아주는 것은 일회용 컵을 쓰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오
염된 지구별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당신은 새로운 삶을 위한 우주여행을 할 것입니다. 어쩌면 알 수 없는
별에 떨어진 이주배경 청소년이 될지도 모릅니다. 오염된 지구별에서 발효시킨 비누로 몸을 닦지만 가려운 영혼
은 밤마다 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익금 전액을 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해 쓰는 신부님의 특별 레시피는 은혜입니
다. 보스꼬 젤라또 아이스크림에서 돈 보스코 성인의 이름인 ‘돈Don’을 뺀 것은 돈은 성스럽게 사용되기를 바라는
비책인 것만 같습니다. 작은 콘에 차갑게 농축된 당신의 나날을 맛보는 것은 새로운 삶의 여정을 미리 체험해보라
는 것만 같습니다. 이주배경 청소년이 되어 은혜와 은총의 파스를 팔뚝에 붙입니다. 시큰대는 양심의 손목에 보호
대를 두르고 이태리에서 먹던 젤라또 아이스크림보다 더 포근하고 아늑한 혀를 굴립니다. 식감이 무지개를 타고
구름 위를 나는 듯한 이 기분, 바로 희망이라는 게 아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