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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답동에 살고 있는 택시기사 이모씨(55)는
얼마 전 대변에 피가 묻어나와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를 찾았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니 직장암이 발견됐다.
이씨는 직장암을 수술하는데 로봇수술이 기존의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정밀하고 직장 주변의 자율신경을 보존할 수 있다는 설명을 의사로부터 들었다.
특히 수술 후 배뇨 및 성기능 장애가 적다는 김선한 교수의 권유에 로봇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지난달 27일 실시된 암 수술은 이씨의 동의를 얻어 로봇 직장암 수술로서는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18차 '소화기 수술 컨퍼런스'에 생중계돼
3000여명의 의사가 참관했다.
이씨는 수술 후 8일 만에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또 2기 암이라서 항암주사를 맞지 않고 경구항암제만을 복용하며
수술 4주 만에 본업인 택시기사로 복귀했다.
로봇수술은 수술 시야가 눈으로 보는 것보다 10∼20배 정도 넓다.
3차원 입체 영상이기 때문에 아주 작은 림프절까지 섬세하게 관찰하며 수술할 수 있다.
특히 로봇은 수술 시 손떨림이 없고 손이나 복강경 기구가 닿기 어려운
아주 좁은 공간에서도 훨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안전하고 출혈이 적은 수술이 가능하다.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700만∼1500만원 수준이다.
이 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지난 7월 개설 이래 3개월 동안 총 21건의 대장.직장암 수술을 실시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대장암 수술을 했다는 이탈리아 다니발르 박사가
2001년 6월부터 최근까지 약 6년간 160여건(연평균 27건)을 시행한 것과 비교하면
이 센터의 학습능력은 매우 놀라운 수준이다.
김 교수는 "1000여건에 달하는 복강경 수술 경험 덕분에
로봇수술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이런 추세라면 2년 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술 건수를 보유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전립선암 최소절제술을 시행한 천준 비뇨기과 교수도
로봇을 이용해 지금까지 23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그는 "로봇 수술시간이 미국 정상급과 맞먹을 정도로 단축되고 있다"며
"전립선암 수술 후 성생활을 영위하려는 50∼60대에 로봇수술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출처 : http://www.hankyung.com
원문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7101938171&sid=0106&nid=006<yp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