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론

오늘 내가 소개할 책은 “시간 가게”이다. 시간 가게의 표지에 가장 먼저 눈의 띤 것은 바로 두명의 아이들 이었다. 두 아이들은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고 분명 책들의 표지에는 주인공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분간할 수가 없었다. 물론 책에서 두명의 주인공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나만의 비법이 있다. 바로 지은이를 보는 것이다. 지은이가 여자일 경우 주인공이 여자일 확률이 높고 지은이가 남자일 경우 주인공이 남자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시간가게 책의 지은이는 여자였다. 그러므로 주인공도 여자라고 생각이 됐다.  주인공은 역시 여자였다. 이 이야기에 주인공의 이름은 윤아였다. (성은 나오지 않는다.) 5학년 윤아는 하고싶지 않은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였다. 엄마의 부추김과 아빠의 죽음이 주인공을 더 공부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그날도 윤아는  엄마의 부추김을 받아 수학 학원으로 직행했다. 하지만 여러 걸림돌로 수학 학원에 늦게 된다. 그때 불행 중 다행인 전단지가 주인공의 얼굴을 때렸다. “시간이 필요하십니까? 시간이 부족한 분께 시간을 드립니다. – 시간 가게” 주인공은 눈을 비비고 다시 읽어 보았지만 달라진 글자는 없었다. 윤아는 엄마에게 혼날 것을 각오하고 시간 가게로 뛰기 시작했다. 시간 가게는 커다란 장식들이 눈에 띄었고 중간에는 커다란 시계가 배치되어 있었다. 윤아는 침을 삼키며 시간 가게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시간 가게 안에는 할아버지 한명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윤아는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할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물론 수학 학원을 빼먹었지만 자신의 손목에 얌전히 놓여있는 시계를 보면 마음이 홀가분한 느낌이었다. 시간가게 안에서 윤아는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하지만 아직 윤아는 이 시계가 진짜 작동이 되는지 정말 의문스러웠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니 이미 수학 학원은 끝난 시간이고 영어 학원을 가야 했다. 그런데 시간이 늦어 있었다. 윤아는 이때가 시계를 쓸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할아버지가 말한 내용을 잘 생각했다. “이 시계가 하루에 십 분의 시간을 내줄 거야. 그건 오직 너만 쓸 수 있는 시간이란다. 하지만 넌 그 대가로 행복한 기억을 하나씩 주면 돼. 어때, 나와 거래를 하겠니?” 윤아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다현이와 함께 영원한 우정을 맹새 했을때를 떠올리며 시계의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 찰칵 소리와 함께 윤아의 몸에서 무엇인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로 자신에게 십분의 시간이 생겼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윤아는 무작정 버스로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평소라면 자동차 경적소리와 사람들의 대화 소리로 가득해야 했던 길이 예전같지 않았다. 너무나 조용해서 무서울 정도였으니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태어나서 처음보는 장면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주인공이 시계의 버튼을 누르는 순간 멈춰버린 것이다. 윤아는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보았다. 시간이 멈춰 있었다. 잠시 넋을놓고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다가 핸드폰 화면이 꺼지자 그제야 버스 정류장으로 뛰었다.  영어 학원에 도착해보니 지각을 한 상태였다. 주인공은 자리가 없어 할 수 없이 영훈이의 자리에 앉았다. 아직 아이들이 다 오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명의 아이는 기다리는 중에도 공부를 했다. 바로 수영이었다. 수영이는 전교 1등,윤아는 전교2등,영훈이는 영어 천재였다. 셋은 라이벌이었지만 수영이와 영훈이는 매우 친했다. 또,윤아는 그 둘을 매우 싫어했다. 영어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둘은 혼이나고 만다. 영훈이가 실수로 윤아의 필통을 떨어뜨린 것이다. 그 순간 영훈이는 굉장히 미안해 했다.  다음날, 학교에서 수학 경시대회가 있는 날이다. 이번 수학 경시대회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주인공의 엄마는 주인공을 부추겼다. 주인공은 시험이 매우 걱정되었다. 하진만 어쩔 수 없이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는 많은 아이들이 수학 경시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 중에선 수학천재 수영이와 영어천재 영훈이도 있었다. 드디어 시험이 시작되고 모든 아이들이 엄청난 속도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윤아는 10번 문제에서 막히고 만다. 윤아는 자신의 손목에 차져있는 시계를 본다. 그 순간 어제 있었던 일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면서 주인공은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만다. 바로 시험중에 시계를 사용하는 것이다. 시계의 버튼을 누르고 수영이의 시험지를 배겼다. 역시 수학천재 수영이는 문제를 거의 다 풀었었다. 수영이의 시험지를 배기고 나서는 영훈이의 시험지도 배기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자리에 앉았다.  “자, 수학 경시대회 결과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윤아가 1등이다” 주인공은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자신의 실력으로 나온 결과가 아닌 데도 말이다. 선생님의 말이 자꾸 귀에 맴돌았고 자신의 엄마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집에 도착하고 엄마는 굉장히 좋아했다. 드디어 전교 1등이 되었다고 말이다. ‘나 전교 1등’ 다현이에게 문자도 보냈다. 그날은 너무나 기뻤던 나머지 영훈이 에게도 자랑을 했다. 그렇게 대화를 하던 도중에 처음으로 영훈이는 자신이 외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것을 말했다. 주인공은 매우 놀라게 되었다. 집으로 가서 엄마에게 말하니 엄마는 옛날부터 알았다고 했다.  중간고사, 몇일 있으면 다가온다. 하지만 주인공은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자신의 손목에 얌전히 묶여 있는 시계를 보면 마음이 홀가분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중간고사가 시작하고 주인공에게는 어김없이 모르는 문제가 나왔다. 주인공은 다현이를 누르고 전교 1등을 했을때를 떠올리며 시계의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시계의 버튼을 누르면 생기는 특유의 느낌도 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손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윤아는 시계의 도움없이 시험지를 풀다가 결국 많은 문제를 틀리고 만다. 주인공은 다음날 바로 시간 가게로 출동한다. 시간가게 안에는 여전히 같은 자세로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할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윤아를 맞이했다. “그때 정말로 행복했니? 행복은 마음속에서 나와야 한단다. 이제 너의 시계를 고쳐 줄 것이다. 그 대신에 너는 이제부터 2가지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야 한단다.” 시간가게에서 나오고 뭔가 찜찜하긴 했지만 시계를 고치려면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을 2가지나 더 생각 하라니. 일이 훨씬 더 번거로워진 것이다.    오늘은 어떤 시험이 기다리고 있을지를 생각하며 학교를 갔다. 학교에 책상에 앉아있는데 시계가 보였다. 항상 주인공은 시계를 팔 깊숙히 넣고 다닌다. 그런데 시계가 보였다는 건 누군가 나 말고도 시간을 샀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드디어 시험이 시작되고 윤아는 어김없이 시계의 버튼을 눌렀다. 버튼을 누르는 순간 몸에서 이상한 것이 빠져 나갔다. 윤아는 다른 사람의 시험지를 모조리 배꼈다. 윤아는 당연 백점을 맞았다. 모든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매우 가벼웠다. 아직 시간이 늦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빨리 시험 소식을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엄마가 먼저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자 엄마는 윤아에게 먼저 시험 소식을 물었다. 시험소식을 듣고 나서는 밥을 사준다며 어느 식당으로 윤아를 불렀다. 그 식당은 정말 오랜만에 가보는 식당이었다. 고기가 맛있는 식당이었다. 엄마와 만나서 식당으로 들어갔다. “와 이 식당도 좋네”엄마는 마치 처음 온 것처럼 말했다. 나는 조금 이상했다. 내 손목에 차져있는 시계가 의심스러웠다.  다음날, 윤아는 일어나서 밥을 먹었다. 그 당시 윤아는 공부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엄마에게 저번에 갔었던 해외 여행을 한번 더 가고 싶다고 했다. 엄마는 무슨 말이냐며 우리가 언제 해외여행을 갔었냐는 듯이 물었다. 이번에도 손목시계를 노려보았다. 학교에서 새우튀김이 나왔다. 윤아 저번에 엄마와 새우튀김을 먹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새우 튀김을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잠시 후 얼굴에 울긋불긋한 반점들이 생겨났고 결국 조퇴를 해서 병원에 가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새우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가 왜 새우를 먹었냐고 물었다. 윤아는 그저 아무 말이 없었다. 그 순간 윤아는 확신하게 되었다. 이 기억은 나의 기억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기억이라고. 내일, 다시 시간 가게를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시간가게는 얄밉게도 여전히 웅장했다. 시간가게에 들어가자 여느때와 같이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 할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보았다. 나도 할아버지를 보았고 나는 극단적으로 시계를 풀어서 땅에다 놓았다. 그리고 발로 부숴버렸다. 시계가 부서지는 순간 할아버지의 매서운 목소리가 들렸고 동시에 시간가게 무너졌다. 나는 밖으로 나가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운동화 끈을 고쳐매고 달렸다.  이 이야기에서 영훈이와 윤아의 관계를 알 것 같았다. 이 책에는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윤아의 시계가 보였던 것과 해외 여행까지 말이다. 둘의 시간이 바뀐 것이다. 영훈이의 유럽여행과 새우튀김 기억이 윤아에게 흘러가고 윤아의 다른 기억들이 영훈이에게 흘러간 것이다. 이렇게 많은 가짜 기억들과 진짜 기억들이 꼬이고 꼬여서 주인공을 괴롭혔고 그 기억에 이기지 못했던 주인공은 결국 다시 시간가게를 찾는다. 이 모든 것이 시간가게에 자리잡고있던 어딘가 미심적은 할아버지의 게획이 아닐까? 이 책이 더 동감이 되는 이유는 마치 진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아이들의 모습 같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훌륭한 면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