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사람끼리 싸운다 - 그림자 투사'
서로 닮아서 편한 것도 있지만, 닮아서 서로를 불편하게 느끼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가족간에도 보면, 서로가 비슷한 가족구성원끼리 더 사이가 안 좋고 부딪치기 쉽습니다.
이런 것을 심리학에서는 ‘그림자 투사’라고 말합니다. 즉 상대에게서 나의 어떤 싫은 면을 보게 되면 상대를 싫어하고 비난합니다.
나의 그림자(잠재의식)에 있는 나의 어떤 면을 스스로 불편하게 느끼고 있는데, 그런 면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을 보게 되면 똑같은 감정을 민감하게 느끼면서 상대를 싫어하게 됩니다.
그 상대방 역시 똑같은 감정을 이쪽에 대하여 느끼기 때문에, 두 사람은 결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싸움을 지속하게 됩니다.
만약 내가 유독히 어떤 사람을 싫어하거나 자주 부딪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의 특성이 나에게도 있지 않나 곰곰이 살펴보아야 합니다.
또 배우자의 어떤 행동을 보게 되면 짜증나고 화가 나는 이유도 내가 못마땅해는 나의 부정적인 면이 배우자에게 투사되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어두운 면을 ‘그림자’라고 하는데, 나의 그림자를 잘 볼 수 있게 되면 인간관계의 갈등을 풀어갈 수 있는 열쇠가 그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비로소 상대방을 탓하지 않고 나를 바꾸어가게 됩니다.
‘남의 눈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 속의 들보는 못본다’, ‘너 자신을 알라', 말들이 모두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누군가와 늘 부딪치는 것은 바로 나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기회인 셈입니다. 불교의 수신 지침인 ‘보왕삼매론’에도,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벗을 삼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선을 밖으로 향하지 않고 내 자신 안으로 돌리는 것, 상대방을 탓하기보다 나를 반성해보는 것, 이것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인데, 참 쉽지 않습니다.
이것을 깨닫기만 하면 오래 묵은 갈등도 풀리고 정신적으로도 훌쩍 성장하면서 더 잘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내가 많은 사람과 부딪친다 하면 그만큼 나의 그림자에 내가 보아야 할 나의 특성들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깨닫게 되면 차츰 거기서 벗어나게 됩니다. 나를 보는 만큼 우리는 성장합니다.
- 출처 : 김선남 칼럼, <부부대화♡교실> 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