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신드롬이 2004년을 뜨겁게 하였다면 2005년은 로하스 신드롬이 그 바통을 이을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웰빙(well-being)이란 표현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2003년 하반기 이후 각종 대중매체에서 앞다투어 웰빙 트렌드를 소개하였다.
이어 기업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웰빙 트렌드를 활용하면서 웰빙은 소비 트렌드로 변모하였다. 웰빙 트렌드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현대인들에게 환영받았다. 식품, 의류, 건강, 여행 등 각종 상품에 웰빙이란 단어만 붙이면 성공한다는 기이한 현상까지 발생하였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서 행복을 얻는 웰빙이 소비 트렌드로 전락하면서 웰빙은 지나치게 개인화되고 상품화되고 말았다.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사회와 환경까지 생각한 로하스(LOHAS)란 표현이 출현하게 되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로하스족(LOHAS族)
'로하스'는 미국의 내추럴마케팅연구소가 2000년에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건강과 지속 성장성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 즉, 친환경적이고 합리적인 소비 패턴, 또는 이를 지향하는 사람들까지 포함된다. 건강한 삶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웰빙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 나아가서 후손의 건강까지 고려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유기농 식품을 사는 것이 웰빙이라면, 로하스는 환경 보호를 위해 유기농 재배법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로하스족은 건강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기보다는,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전기 자동차를 구매한다.
증가하는 로하스족의 파워
로하스족은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출하지만 놀랍게도 미국 내에서는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이러한 추가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자 한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인 내추럴 마케팅 연구소는 미국 전체 소비자의 32%가 로하스족의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03년을 기준으로 2268억달러에 이른다. <뉴욕타임즈>는 “로하스는 지금까지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하여 로하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였다.
로하스가 확산되면서 이를 겨냥한 제품군도 확대되고 있다. 재생 가능한 환경 친화적 제품이나 유기농 식품은 각광받고 있는 제품군이다. 미국의 유기농 식품 전문업체 홀푸드마켓은 1992년 나스닥 상장 이후 무려 1800%의 주가 상승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유기농 식품의 가격이 2배 이상 비싸지만 매출은 매년 두자리수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 또한 로하스족을 겨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록스는 업계 최초로 재생 가능한 그린 복사기를 출시하였다. 스타벅스는 2003년 210만파운드의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하였다. 더불어 발전하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추구하는 로하스족을 겨냥한 전략이다. 나이키는 유기농 면을 사용한 여성용 의류와 재활용 가능한 운동화를 출시하였다.
국내에도 크게 유행할 것으로 기대
웰빙 트렌드에 대한 반성이 요구되면서 국내에도 로하스 열풍이 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시내 환경운동연합이 운영하는 에코생협에서는 각종 로하스 관련 상품을 접할 수 있다. 천연재료를 이용한 롯데알미늄의 ‘지케임’, 그린캐미컬의 ‘슈가버블’ 같은 천연세제, 국산 콩에서 추출한 천연원사를 소재로 내의를 만든 좋은사람들의 ‘콩의 기적’, 대나무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의 속옷 브랜드인 인따르시아의 ‘죽마고우’ 등도 친환경 소재를 강조한 로하스 제품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환경단체와 네티즌이 중심이 되어 로하스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대안 생리대 사용,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친환경 에너지 활용 등이 그 예이다. 인터넷에는 로하스 활동을 전개하는 동호회까지 생겨났다(cafe.daum.net/lohaslife). 웰빙의 유행에서 볼 수 있듯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로하스는 웰빙을 대신할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객원기자 박진영] 출처 비즈앤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