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 2013년 10월 11일(금) 18:20 - 10월 13일(일) 20:50
* 날 씨 : 대체로 맑음
* 산 행 지 : 구인월마을회관 - 덕두봉 - 성삼재 - 천왕봉 - 웅석봉 - 아미랑재 - 금성교
* 산행거리 : 120km
* 산행시간 : 50시간 30분(운행시간 38시간 48분 + 휴식시간 11시간 42분)
* 산행속도 :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 5명(학마루, 안개바람, 선함, 천왕봉까지 써미트, 밤머리재부터 지리전사)
* 산행일정
10.11.18:20 구인월마을회관(430m)
18:46 고무재
19:33 흥부골자연휴양림 갈림길
19:39 - 19:44 덕두봉(1149.9m)
20:10 - 20:13 바래봉(1167m)
20:18 - 20:29 바래봉샘(1100m)
20:49 팔랑치(987m)
21:11 1123m봉
21:15 부운치(1115m)
21:55 - 22:00 세동치(1120m)
22:11 - 22:17 세걸산(1216m)
22:46 이정표(정령치 2.8km·바래봉 8.6km)
23:37 - 23:40 큰고리봉(1304.8m)
23:55 - 10.12.00:10 정령치(1172m)
00:55 - 00:58 만복대(1438.4m)
01:31 - 01:43 묘봉치(1108m)
02:21 - 02:25 작은고리봉(1248m)
02:53 서북능선 성삼재 이정표
03:00 성삼재(1090m)
03:30 - 03:45 노고단대피소(1370m)
03:55 노고단고개(1450m)
04:34 돼지령(1390m)
04:43 피아골 삼거리
04:50 - 04:55 임걸령(1320m)
05:20 - 05:30 노루목(1498m)
05:47 삼도봉(1499m)
06:00 화개재(1316m)
06:24 - 06:31 토끼봉(1534m)
07:26 - 08:17 연하천대피소(1440m)
08:33 삼각고지(1480m)
08:57 형제봉 부자바위(1453m)
09:25 벽소령대피소(1340m)
09:44 신벽소령
10:10 - 10:20 선비샘
10:44 - 10:48 칠선봉 망바위(1558m)
10:57 칠선봉 기암
11:31 - 11:44 영신봉(1651.9m)
11:52 세석 갈림길(1557m)
12:05 - 12:08 촛대봉(1703.4m)
12:38 연하 남봉
12:45 연하봉(1721m)
12:50 일출봉능선 분기봉
12:58 - 13:32 장터목대피소(1653m)
13:48 제석봉(1808m)
14:05 통천문(1814m)
14:16 - 14:43 천왕봉(1915.4m)
15:03 - 15:15 중봉(1875m)
15:32 하봉 헬기장
15:45 하봉(1755m)
15:53 소년대(1746m)
16:07 영랑대(1618m)
16:20 국골 사거리(1490m)
16:44 - 17:35 청이당고개
17:55 쑥밭재(1210m)
18:04 형제바위(부부바위)
18:23 새봉(1315.4m)
18:25 - 18:32 새봉 너럭바위
19:15 - 19:25 새재(930m)
19:45 외고개(830m)
20:10 - 20:20 왕등재습지(960m)
21:20 - 21:25 휴식
21:55 - 22:00 동왕등재(깃대봉, 935.8m)
22:48 - 22:57 휴식
23:19 도토리봉(908m)
23:40 - 10.13.00:45 밤머리재(570m)
01:13 대장마을 갈림길
01:22 헬기장 봉우리
02:03 - 02:07 왕재(850m)
02:34 - 02:38 휴식
02:52 1079m봉 삼거리(달뜨기능선 갈림길)
03:00 - 03:05 웅석봉(1099.3m)
03:12 1079m봉 삼거리
04:00 - 05:00 큰등날봉(1022m)
05:30 - 05:40 진양호 - 덕산 태극종주 갈림길 안부
05:47 954m봉
05:55 - 06:10 913.7m봉
06:17 다물평생교육원 갈림길
06:19 백운계곡 갈림길
06:34 - 06:44 841m봉
07:12 선인봉(809m)
07:42 고령토 채취장 부근 임도 사거리
07:52 - 08:25 백운고개(370m)
08:40 482m봉
08:50 - 08:55 백운산(515m)
09:35 매화정고개(170m)
10:15 - 10:20 356.4m봉
10:45 - 11:45 아미랑재(170m)
12:15 이순신 백의종군로 도보탐방로
12:50 - 12:55 344.1m봉
13:04 - 13:07 절충장군 부부 무덤(장군바위)
13:08 - 13:13 팔암산(315m)
13:19 - 13:24 수안사
13:40 자매고개(220m)
13:55 302m봉
14:10 음달고개
14:28 - 14:34 317.6m봉
14:59 분무골마을 새마을창고
15:07 155m봉 임도 회차지점
15:14 지방도 1001호선
15:20 지방도 1001호선 윗봉우리
15:23 제마재(110m)
15:33 - 15:42 선녀봉(200m)
16:05 203.5m봉
16:08 203.5m봉 안부 공터
16:16 콘트리트 포장임도에서 오른쪽 산길로
16:19 - 16:24 요물봉(246m)
16:38 217m봉
16:48 183m봉
16:56 수곡중전배수지
17:01 - 17:20 상중전고개(110m)
17:29 170m봉
17:49 179m봉 삼거리
17:53 다다골재
18:05 송전철탑
18:16 - 18:22 218.6m봉
18:32 214m봉(산불감시초소)
18:41 214m봉 - 174m봉 안부 사거리
18:54 - 19:02 고역재(90m)
19:36 186.2m봉
19:37 진수대교능선 갈림길
19:42 금성고개 입구 습지 갈림길
19:57 금성고개
20:25 장신마을 포장임도
20:35 105m봉
20:45 금성마을 들머리
20:50 금성교
* 진양호 지리산 태극종주란?
진양호 지리산 태극능선이란
우리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에서도 가장 근간이 되는 산줄기로,
천왕봉을 중심으로‘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못한다.’
라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원리에 입각하여,
서북쪽으로 가장 길게 뻗은 산줄기는
남원시 인월면 구인월 남천으로 스러지고,
동남쪽으로 가장 길게 뻗은 산줄기는
사천시 곤명면 금성리 진양호에서 사그라지는데,
남천의 구인월교에서 진양호의 금성교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끝나는 곳이 진양호이기에 진양호 지리산 태극능선이라 하며,
120km 남짓 되는 이 산줄기를 끝까지 쭉 잇는 걸
진양호 지리산 태극종주라고 부른다.
* 지난 6월 최악의 몸을 억지로 이끌고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가까스로 남강 지리태극을 품에 안고 별 둘을 달고 나자,
이제 그만 됐다는 마음과
아직도 진양호 지리태극이 남았다는 마음이 엇갈리는데,
여름을 지나 가을로 들어서자 서서히
그 짓을 하고픈 마음이 생기면서 또 몹쓸병이 도지기 시작한다.
진양호 지리태극 끝자락은 남강 지리태극과 마찬가지로
아니 더욱 많은 나의 손길과 발길이 묻은 곳이기에,
언젠가 단 한번이라도 끝까지 이어보리란 마음을 품고 있었는데,
올가을이 가장 좋은 때란 생각이 들자 그만 안달이 나고만 것이다.
진양호 지리태극은 길이 희미한 데가 많은데다, 지금은 웃자란 수풀로
그 길마저도 따르기가 쉽지 않아 내년 봄에 하는 게 가장 좋긴 하지만,
내년이면 6학년이니 어쩌면 학년이 바뀌기 전에
꼭 그 짓거리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 일단 한번 나서고 보는 거다!
태극동지를 만나 같이 가면 더욱 좋겠지만,
그게 아니면 나 홀로라도 가리란 마음으로 태달사 카페에다 공지를 올린다.
웅석봉부턴 내가 앞장서겠다면서.
몇몇이 입질을 할듯할듯 하면서도 선뜻 물지는 않는 가운데,
수달사의 학마루님에게서 학수고대하던 전화가 오면서
몇 명이 가느냐고 묻는다.
아직은 나 홀로이며 나 혼자라도 꼭 간다니까,
그렇다면 자기도 간다면서 거달사의 안개바람께 연락을 해보란다.
언젠가 때가 되면 그 길을 함께 걷기로 했다면서.
그때서야 나한테도 그런 말을 한 게 생각이 나는데,
때마침 한잔 걸친 김에 망설일 것도 없이 밤늦은 시간에 전화를 하자,
앞뒤 가릴 것도 없고 재볼 것도 없다면서
같이 가겠다는 시원스런 대답이 돌아온다.
이거야 말로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기분이 아닐 수 없으며
셋은 확보가 된 셈인데,
혼자보단 둘이 좋고 둘보단 셋이 더 좋은데다
그 뒤 수달사의 써미트님도 같이 간다는 연락이 온다.
이렇게 해서 태극동지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마침맞은 넷이요,
10월의 둘째 주 금요일 오후 남원 인월에서 출발하기로 하는데,
주능선 대피소마다 도사리고 있는
커트라인을 통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태극전사 넷의 진양호 지리산 태극종주는 또 그렇게 시작된다.
* 구인월 - 금성교 구간별 도상거리(99.6km)
1. 서북능선(21.2km)
구인월교 - 3.7km - 덕두봉 - 1.3km - 바래봉 - 1.7km - 팔랑치 - 2.1km - 부운치 - 1.2km -
세동치 - 0.6km - 세걸산 - 2.9km - 고리봉 - 0.8km - 정령치 - 2.0km - 만복대 - 3.3km -
작은고리봉 - 1.6km - 성삼재
2. 주능선(24.7km)
성삼재 - 2.3km - 노고단고개 - 2.7km - 임걸령 - 3.0km - 화개재 - 1.2km - 토끼봉 -
2.7km - 연하천대피소 - 1.6km - 형제봉 - 1.3km - 벽소령대피소 - 2.1km - 선비샘 -
1.1km - 칠선봉 - 1.7km - 영신봉 - 0.5km - 세석대피소 - 0.7km - 촛대봉 - 1.9km -
연하봉 - 0.5km - 장터목대피소 - 0.5km - 제석봉 - 0.9km - 천왕봉
3. 동부능선(17.0km)
천왕봉 - 0.7km - 중봉 - 1.5km - 하봉 - 0.6km - 국골사거리 - 1.8km - 청이당고개 -
0.8km - 쑥밭재 - 0.6km - 새봉 - 1.6km - 새재 - 1.0km - 외고개 - 1.6km - 서왕등재 -
3.5km - 동왕등재 - 3.3km - 밤머리재
4. 달뜨기능선(17.4km)
밤머리재 - 4.7km - 웅석봉 - 3.5km - 986m봉 - 0.6km - 913.7m봉 - 2.5km - 809m봉 -
1.6km - 백운고개 - 0.9km - 백운산 - 1.1km - 매화정고개 - 1.3km - 356.4m봉 -
1.2km - 아미랑재
5. 수곡능선(19.3km)
아미랑재 - 2.3km - 344.1m봉 - 1.1km - 자매고개 - 0.3km - 302m봉 - 2.8km -
지방도 1001호선 - 2.3km - 246m봉 - 2.0km - 상중전고개 - 2.3km - 218.6m봉 -
1.6km - 고역재 - 1.9km - 186.2m봉 - 2.7km - 금성교
인월지리산공용터미널
인월지리산공용터미널 앞에서 본 덕두봉
송죽회관에서 넷 다 추어탕을 먹으면서 진양호 지리태극의 결의를 다지고
송죽회관에 걸린 태달사 표지기들
구인월마을회관으로 가면서 바라본 삼정산
9월 초이렛날 초승달이 우릴 반기는데,
서북능선을 앞에서 끌어주며 우리랑 함께하니 고맙기 짝이 없고
모든 그짓(?)의 들머리이자 날머리이기도 한 구인월마을회관에서 흔적을 남기는데,
어쩌면 환갑이 다 된 노인네가 남기는 마지막 사진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10.11.18:20)
안개바람, 학마루, 써미트
한바탕 땀을 쏟으며 고무재로 올라서고(18:46)
고무재 이정표는 바래봉이 3.8km라는데,
맞지 않은 듯 누군가 긁은 흔적이 뚜렷하고
흥부골자연휴양림 갈림길 이정표(19:33)
밝을 때 본 덕두봉이 매서운 바람과 함께 어둠 속에서 우릴 맞으니,
허눌앤 별이 총총이요 초승달이 두둥실 운치를 더하는데,
차가운 바람이 좀은 걱정이긴 해도 더운 것보단 훨씬 낫고(19:39 - 19:44)
덕두봉 이정표
바래봉에다 무엇을 설치하는지 정상 표지목은 조금 아래로 밀려났으며,
아까부터 불어대는 바람은 더욱 세차게 몰아치면서 위력을 더하는데,
하물며 막힌 데 없이 탁 트인 바래봉임에야 무슨 말을 더하리오 (20:10 - 20:13)
바래봉 이정표
무엇에 쓰려는 물건인고?
지리산 서북능선의 오아시스 노릇을 하는 바래봉샘에서,
목을 축이면서 물통에도 가득 채우고(20:18 - 20:29)
1123m봉(21:11)
부운치(21:15)
세동치(21:55 - 22:00)
세동치에서 가풀막을 치올라 세걸산에서 잠깐 숨을 고르는데,
오늘따라 몸도 가벼운 느낌인데다 기분 또한 좋으니,
벼르고 벼르던 진양호 그짓거리를 하는지라 그런 것 같은데,
이런 기세라면 어쩌면 머나먼 그 길을 잇는 실수(?)를 할 것 같기도 하고(22:11 - 22:17)
(22:46)
별스레 힘이 들지도 않으면서 큰고리봉에 다다르는데,
세걸산으로 갈 때와는 달리 길도 순한 편인 것 같으니,
같은 길인데도 다른 느낌이 드는 건 왜 그렇까?
막바지에 지날 때와는 달리 아직은 초반전이라 그럴까?(23:37 - 23:40)
정령치휴게소에서 행동식으로 간식이자 야식을 먹으며 기력을 보충하는데,
어차피 무지원으로 가기로 했는데 그마저 충분하겠냐마는,
먹으면서 날짜가 바뀌었으니 어쨌거나 무박2일 동안이나 먹은 셈이고(10.11.23:55 - 10.12.00:10)
정령치에서 만복대는 2.0km를 가리키고
만복대가 가까워지자 스멀스멀 안개가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만복대로 올라서자 세찬 칼바람과 함께 더욱 안개가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자욱한 안개에다 드센 바람으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해 서둘러 만복대를 뒤로 하는데,
내가 맑은하늘이 아닌 안개바람이랑 같이 다녀서 이렇다고 하자,
맑은하늘이랑 갔을 때도 비만 쫄딱 맞았다고 안개바람이 치받는데,
서로 웃자고 한 소리요 구구절절 옳은 말이기도 하고(00:55 - 00:58)
만복대에서 가야 할 성삼재는 5.3km를 가리키고
묘봉치 헬기장에서 기력을 보충하고(01:31 - 01:43)
성삼재의 불빛이 보이는 작은고리봉도 명색이 지리산에 걸친 봉우리라고,
자욱한 안개와 함께 세찬 바람이 휘몰아치며 우릴 반기지만,
그런다고 기가 죽을 태극전사라면 아예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고(02:21 - 02:25)
흔히들 성삼재도로라고 부르는 지방도 861호선으로 내려서면서 서북능선을 빠져나오는데,
구인월마을회관에서 18시 20분에 떠났으니 8시간 33분이 걸린 셈이고(02:53)
불만 밝혔을 뿐 아무것도 팔지도 않는 성삼재휴게소를 지나 성삼재통제소로 가자,
어찌 그리도 잘 맞췄는지 굳게 닫혔던 문이 때맞추어 열리는데,
노고단대피소에서만 통제를 해도 되련만 왜 이다지도 극성을 부리는지(03:00)
성삼재에서 싸늘함을 떨치고자 꽤나 빠른 걸음으로 노고단대피소로 올라가지만,
노고단고개로의 문은 굳게 닫혀 있어 옴짝달싹도 할 수가 없으니,
하는 수 없이 취사장으로 들어가 바람과 이슬을 피하면서 기다리는데,
04시에 열어준다던 문을 고맙게도 03시 45분이 되자 슬그머니 열어준다.
무려 15분이란 시간을 은총을 베푼 셈이니,
고맙단 인사를 깎듯이 하면서 노고단대피소를 뒤로 하고(03:30 - 03:45)
노고단고개에도 예전엔 없던 통제소가 새로이 생겼는데,
이러다간 그짓하는 것도 갈수록 어려울 것만 같고(03:55)
노고단고개에서 천왕봉은 25.5km를 가리키는데,
짙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맛보면서 주릉을 걸었으면 좋으련만,
아직 반의반도 못 갔는데 그럴만한 여유나 있을는지
돼지령(04:34)
피아골 삼거리(04:43)
임걸령에서 목을 축이고 얼굴을 씻으며 잠깐 머무르자,
이놈의 바람은 잠도 없는지 한겨울의 칼바람을 방불케하는데,
덥거나 비가 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날씨 덕을 보는 셈이라 치고(04:50 - 04:55)
노루목 오름길에서 써미트님이 슬슬 처지기 시작하는데,
셋이서 먼저 간다고 될 것도 아니기에 기다렸다 같이 가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은지 오르막길에선 애를 먹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고(05:20 - 05:30)
예전엔 낫날봉 또는 날라리봉이라 부르다 지금은 삼도봉으로 굳어진,
불무장등능선의 들머리이자 경남 - 전남 - 전북이 경계를 이루는 곳이고(05:47)
삼도봉에선 천왕봉이 꼭 20.0km가 남았는데,
그렇다면 노고단고개에서 5.5km를 온 셈이고
삼도봉에서 551계단으로 내려서자 동녘 하늘이 벌겋게 물들었기에,
어쩌면 해돋이를 보겠단 생각에서 화개재로 내려서자마자 토끼봉으로 치오르는데,
꽤나 부담스러운 가풀막인데도 그다지 힘든 줄도 모른 채,
앞서가는 이들을 하나씩 제치면서 앞으로 또 앞으로(06:00)
이정표가 서 있는 토끼봉 헬기장으로 올라서자 마치 불이 난듯 벌겋는데,
다행히 아직 해가 솟은 것 같지는 않지만 금세 솟을 것 같기에,
서둘러 토끼봉 정상에 자리 잡은 전망대로 올라가고(06:24 - 06:31)
전망대로 올라가도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았는데,
막간을 이용하여 노고단과 반야봉을 돌아보고
1분 남짓 지나자 마침내 해가 솟아오르는데,
나뭇가지가 좀은 가리긴 해도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니,
오랜만에 지리산에서 장엄한 해돋이를 맞는 셈이라 기분이 좋고
하마나 나올까 싶어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하천대피소,
인월에서 행동식만으로 여기까지 왔으니 따뜻한 음식이 그립기 그지없는데,
햇반과 라면으로 아침을 먹으니 이거야 정말 꿀맛이요,
오랜만에 배가 호강을 하니 고맙단 인사를 다하는데,
배꼽이 빵긋 웃도록 먹고선 벽소령으로 떠나고(07:26 - 08:17)
노고단고개에서 10.5km를 왔으니,
천왕봉까진 이제 15.0km가 남았고
삼각고지를 지나고(08:33)
삼각고지에서 돌아본 명선봉
형제봉 부자바위(08:57)
부자바위를 뒤로 하고
벽소령대피소는 들르지도 않고 그냥 지나치는데,
날씨가 싸늘해서 그런지 몇 사람 보이지도 않아 한산하며,
그토록 불어대던 바람도 어느샌가 서서히 잦아드는 느낌이고(09:25)
벽소령대피소에서 돌아본 형제봉 부자바위
옛 작전도로가 지나는 신벽소령 공터를 지나 덕평봉으로 올라가는데,
잘은 모르지만 예전엔 여기에 벽소령대피소가 있었다고 하며,
그뒤 구벽소령으로 표기된 이정표가 있었기에 거의 다 구벽소령이라 부르지만,
지금 벽소령대피소가 있는 데가 예전부터 벽소령으로 불러온 곳이므로,
진짜배기 벽소령이자 구벽소령이요 여긴 신벽소령이라 하는 게 맞단다.
구벽소령대피소라면 또 모르지만(09:44)
어쨌거나 벽소령대피소에서 1.1km를 온 셈이고
덕평봉을 휘돌아 선비샘으로 내려가자,
연하천대피소에서 조금 먼저 나선 써미트님이 보이는데,
민폐가 되지 않겠다며 서둘러 떠난 만나지 말아야 할 인물이니,
반갑기보단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앞서는 걸 어쩔 수가 없는데,
따라잡히지 않으려고 오버 페이스를 한 건 아닌지 모르겠고(10:10 - 10:20)
선비샘에서 목을 축이면서 물통도 채우고선 세석대피소로 떠나고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주릉이 잘도 보이는 칠선봉 망바위에 이르러,
이곳저곳 둘러보고 기념사진도 찍는 등 잠깐이나마 여유를 부리고(10:44 - 10:48)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
촛대봉이 빠끔히 고갤 내밀고
연하봉에서 하봉으로 이어지느 가야 할 산줄기
이런이런,
벌써부터 찡그리면 뭘 어쩌겠단 건지?
억지로 웃어보지만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서글픈 현실인 것 같고
예전엔 칠선봉(1558m)으로 표기된 이정표가 있던 기암을 지나는데,
칠선봉은 부근에 자리 잡은 일곱 개의 고만고만한 암봉을 가리키는 것으로,
지형도에는 망바위(1558m)에다 칠선봉이라 해놨는데,
어느 것인 들 칠선봉의 하나가 왜 아니겠는가?(10:57)
기암에서 돌아본 또 하나의 칠선봉을 이루는 1565m봉에선,
큰세개골과 작은세개골을 가르는 칠선남릉이 분기하고
영신봉 가는 길엔 가을이 한창이고
길게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기암괴석 사이를 지나기도 하면서 영신봉으로 올라서서,
길진 않지만 숨을 고르면서 간식으로 기력을 보충하고(11:31 - 11:44)
드넓은 세석평전 위에선 촛대봉과 시루봉이 나란히 반기고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시루봉 뒤엔 멀리 와룡산과 금오산이 자리 잡고 있고
영신봉을 내려가면서 별 볼일이 없는 세석대피소는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
세석 갈림길(11:52)
세석평전 오름길에 돌아본 세석대피소
세석평전 끄트머리이자 부근에선 가장 높은 촛대봉으로 올라서자,
이곳저곳 막힘없이 활짝 열리면서 날 좀 보라며 안달이지만,
갈 길이 바빠 눈에만 담고선 서둘러 떠나는 게 아쉽기만 하고(12:05 - 12:08)
촛대봉에서 돌아본 지리주릉과 서북능선
가야 할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촛대봉을 뒤로 하고
연하 남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12:38)
연하 남봉에서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연하 남봉에서 돌아본 삼신봉과 촛대봉
연하선경(燃霞仙境)이란 이름을 붙인 연하봉을 지나고(12:45)
연하봉
연하봉
일출봉능선 분기봉에서 돌아본 연하봉
일출봉능선 분기봉에서 돌아본 삼신봉과 촛대봉
일출봉능선 분기봉과는 이웃사촌인 일출봉
일출봉능선 분기봉에서 가야 할 제석봉과 천왕봉과 그 너머 중봉
일출봉능선 분기봉 이정표(12:50)
일출봉능선 분기봉에서 장터목대피소로 얼마 가지 않아 산꾼 하나가 올라오는데,
알고 보니 훤칠한 키에다가 잘 생긴 미남형의 젊은 산꾼인 새벽님(광양, 여달사)인데,
거림에서 세석대피소로 올라 한신계곡을 따라 백무동으로 내려갔다,
하동바위와 장터목대피소 거쳐 천왕봉을 올랐다 쌍계사로 내려간다는데,
태달사의 앞날을 짊어지고 갈 재목으로 모자람이 없을 것 같단 느낌이었고
장터목대피소에서 황도통조림과 콜라로 점심을 대신하고선,
청이당에서 저녁거리로 먹을 햇반과 라면을 배낭에다 챙기는데,
별스레 먹는 것도 없건만 몸 상태가 좋아 그런지,
그다지 배가 고프지도 않고 힘든 줄도 모르겠는데,
이러다 금성교까지의 그짓을 성공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직은 반도 못 갔는데 너무 건방지게 앞서가는 건 아닌지?
모든 건 지리산 산신령에게 달렸는데 말이다.(12:58 - 13:32)
반야봉과 노고단을 지나 만복대와 정령치로 이어지는 산줄기
반야봉 - 만복대 - 큰고리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돌아본 일출봉능선 분기봉
삼정산 너머로 들어오는 서북능선
장터목대피소를 뒤로 하고선 제석봉으로 오르고
제석봉 전망대
제석봉 이정표는 천왕봉 1.1km를 가리키고
제석봉에서 바라본 천왕봉의 위용이 대단하지만,
오늘따라 상태가 좋은지라 그다지 부담이 되진 않고
장터목대피소에서부턴 등산객들로 꽤나 붐비기 시작하는데,
바람이 잔잔하니까 이렇게 좋은 날씨인 것을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나고
지난 10월 5일 새로이 설치한 통천문 이정표
통천문에서 바라본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셋이서 먼저 천왕봉으로 올라서지만,
써미트님은 어디쯤 오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한데,
아무래도 끝까지 가는 건 무리란 생각이 들지만,
기다렸다 본인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기로 하고(14:16 - 14:43)
하늘을 괴고 있다는 상상의 기둥이란 뜻의 천주(天柱)란 글씨가 뚜렷하고
서북능선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산줄기,
참 많이도 걸었건만 아직도 반도 못 갔다니 얼마나 멀고 먼 길인가?
가야 할 중봉과 하봉이 어서 오라지만,
기다려라. 조금만 더 기다려라.
때가 되면 안 그래도 우린 간다!
칠선계곡 너머로 들어오는 바래봉과 덕두봉
얼마나 가시거리가 좋으면 진주가 이렇게 잘도 보일까?
이런 날은 1년에 며칠 되지도 않는데
바로 앞은 문창대와 중산리요,
굽이치는 황금능선 뒤엔 멀리 와룡산과 금오산이 눈에 담기고
촛대봉과 시루봉 왼쪽으론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이 뚜렷하고
천왕 동봉
천왕봉은 번잡하여 천왕 동봉에서 써미트님을 기다리는데,
얼마 뒤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힘든 기색의 써미트님,
저런 상태로 끝까지 간다는 건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지만,
선뜻 여기서 그만 두란 소리를 하긴 쉽질 않아 망설이는데,
고맙게도(?) 써미트님이 먼저 입을 여니 다행이다.
자긴 중산리로 내려가겠으니, 셋이서 동부능선으로 가란다.
같이 가면 민폐가 될 것 같다면서.
중간에서 그만 둔다는 건 아쉬움이 더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참으로 현명한 판단이요 훌륭한 선택일 수도 있으니,
영원한 포기가 아니라 다음을 기약하면 더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산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니니,
다음엔 반드시 꿈을 이루시길!!
천왕 동봉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선,
써미트님은 중산리로 우린 동부능선으로
천왕 동봉을 내려가면서 본 하봉과 중봉
천왕봉을 내려가 중봉 오름길도 그다지 힘은 들지 않지만,
엉덩이 두 짝 사이가 쓸려 슬슬 따갑기 시작하는데,
바세린 대신 파우더를 가져왔으니 이따 그걸 바르면 될 것이고,
동부능선으로 진입하기에 앞서 이곳저곳 둘러보며 눈도장을 찍고(15:03 - 15:15)
중봉에서 돌아본 천왕봉
울긋불긋한 써리봉 뒤엔 웅석봉이 어서 오란 손짓이고
중봉에서도 멀리 진주가 보이는가 하면 덕산은 바로 눈 아래이고
황금능선 뒤엔 멀리 사천과 와룡산이 희미하게 들어오고
문창대 뒤엔 뾰족한 주산이요 그 뒤엔 금오산이고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주릉과 만복대로 이어지는 서북능선
삼정산 뒤로 보이는 서북능선
새봉과 비둘기봉 뒤로 보이는 황매산
비둘기봉과 써리봉 뒤로 보이는 웅석봉
저 멀리 남덕유산과 서봉이 아스라이 보이고
고사목 뒤론 치밭목대피소와 비둘기봉이요,
그 뒤엔 새봉과 황매산이고
여달사의 지리전사님이 길도 익힐 겸 밤머리재부터 같이 가겠다는 연락이 오는데,
야식을 준비한다니까 밤머리재에서 먹을 걱정은 안 해도 되겠으며,
가지 말라지만 가야만 하고,
넘지 말라지만 넘어야만 하니 이 일을 어이할꼬?
(15:20)
하봉 헬기장으로 내려서기에 앞서 소년대가 살짝 보이고
하봉 헬기장 부근의 기묘한 바위
치밭목대피소 갈림길인 하봉 헬기장을 지나고(15:32)
하봉 헬기장에서 돌아본 중봉
하봉에서의 중봉, 천왕봉, 제석봉(15:45)
칠선계곡과 국골을 가르는 초암능선 정상의 소년대
소년대에서의 중봉, 천왕봉, 제석봉(15:53)
예전 두류봉(1618m)이란 정상석이 있던 영랑대에서의 소년대
국골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청이당으로 내려가는데,
무심코 두류능선을 따라 두류봉으로 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하는 곳이며,
바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르면 3분 남짓 뒤 좁다란 바위지대 위에
요상하게 퍼진 소나무를 지나면서 두류봉에 닿는데,
두류봉에도 예전 함양군에서 세운 영룡봉(1543m)이란 정상석이 있었지만,
영랑대에 세운 두류봉이란 정상석과 같은 운명이 되었을 것 같은데,
길바닥에 깔린 아래 소나무를 만나거든 얼른 뒤돌아서야 현명한 선택이고
국골 사거리
지리태극을 종주하는 산꾼들의 오아시스 노릇을 하는 청이당에서,
햇반과 라면을 끓이는 동안 엉덩이 사이의 쓸린 곳을 보살피는데,
어느새 짓물렀는지 따가워 손도 대기 어렵고 진물이 묻어나오지만,
꾹 참고 몇 번이고 파우더를 바르고 또 바르자 좀 나은 느낌인데,
이제 겨우 반 정도 왔을 뿐이니 걱정이 아니 될 수 없지만,
남달사에서 묻어둔 끝물인 소주 1병과 캔커피 3개를 마저 꺼내 먹으니,
동부능선의 드센 산죽도 새봉 오름길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고(16:44 - 17:35)
이 정도면 애교로 봐 줄 수 있지만,
위의 것은 좀 심하지 않을까?
확실하진 않지만 난 윗쑥밭재라 부르는 삼거리인데,
아랫쑥밭재라 부르는 청이당에서 올라갈 땐 별 문제가 없지만,
산청 독바위에서 내려갈 땐 오른쪽으로 빠지기 쉬워 주의해야 하는 곳으로,
까딱하면 청이당에서 두류암터를 거쳐 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이자,
허공다리골과 사립재골이 만나 얼음골을 이루는 부근으로 빠져
얼음터와 광점동으로 내려서기 쉬운데,
태극길은 옆이 아닌 바위 사이로 지나니 아래위로 이어지고(17:55)
진주 독바위라고도 부르는 산청 독바위가 웅장을 모습을 드러내고
산청 독바위에서 얼마 안 가 부부바위라고도 부르는 형제바위를 지나고(18:04)
동쪽으론 어두워지기에 앞서 새봉이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서쪽으론 떨어지는 해가 마치 산불이 난 것 같고
새봉 너럭바위에서 잠깐 숨을 고르고(18:25 - 18:32)
쉽지 않은 바윗길을 타기도 하고,
지긋지긋한 산죽길을 지나기도 하면서 새재 사거리로 내려서고(19:15 - 19:25)
새재에서 좀은 수월한 길로 외고개 사거리로 내려서고(19:45)
외고개에서 쭉 이어지는 오르막으로 왕등재습지로 올라서는데,
간식으로 기력을 보충하면서 양말을 갈아 신고선 새로이 마음을 다잡고(20:10 - 20:20)
왕등재습지
왕등재습지에서 동왕등재(깃대봉)까지는 비교적 수월하지만 지루한 길이 이어지지만,
여태껏 말썽을 부리지 않던 쌍방울이 시달리다 못해 따가우면서 애를 먹이는데,
하기야 그 먼 길을 오면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그 얼마나 딸랑거렸던가?
지금이야 아무 쓸모도 없이 달려있는 귀찮은 존재이긴 하지만,
한때는 그게 아닌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다.
아, 세월이여!!(21:55 - 22:00)
동왕등재에서 한참을 내려가선 한동안 펑퍼짐하게 나아가다,
골탕을 먹이며 막아서는 봉우리 네댓을 넘고 또 넘어,
헬기장이 자리 잡은 도토리봉으로 올라서는데,
지리전사님과 야식이 기다리는 밤머리재까지는 이제 쭉 내리막길이고(23:19)
밤머리재로 내려가자 지리전사님과 택시기사 일행이 반갑게 우릴 맞는데,
이거야 정말 구세주가 따로 없는 진짜배기 구세주임에 틀림없다.
추어탕과 푸짐한 반찬에다 막걸리로 목을 달래면서 배를 채우니,
참말로 오랜만에 배꼽이 웃는 소리가 다 들린다.
밤머리재부터는 지리전사님이 우리랑 함께하는데,
일행은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또 다시 넷이고(10.12.23:40 - 10:13.00:45)
배가 차니 숨이 가쁘기 마련이거늘,
밤머리재에서 대장마을 갈림길을 어렵사리 오르고(01:13)
헬기장을 지나고(01:22)
선녀탕과 지곡사로의 갈림길인 왕재에서 숨을 고르고(02:03 - 02:07)
점점 발걸음은 더뎌지고 길은 멀어지는 느낌을 받는 가운데,
1079m봉 아래 웅석봉과 달뜨기능선 갈림길에 이르러,
다시 돌아올 곳이기에 배낭을 벗어놓고 웅석봉으로(02:52)
웅석봉 이정표
웅석봉으로 오르자 곰이란 놈이 저 혼자 놀다 우릴 반기는데,
난 이놈하곤 꽤 많이 만나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다.
지금처럼 그짓을 안 하면 밤에 들르진 않지만(03:00 - 03:05)
다시 1079m봉 아래 갈림길로 달뜨기능선으로 들어서고(03:12)
잠은 오지 않지만 좀은 멍한 가운데 큰등날봉 부근에 이르자,
학마루님이 잠이 와서 도저히 못 가겠으니 조금만 자고 가잔다.
어차피 장거리 산행인데다 아직도 갈 길이 먼데 너무 서둘 것도 없어 그러기로 하는데,
학마루님은 눕자마자 곯아 떨어지고 나머지도 따라 눕긴 하지만,
냉기가 올라오면서 슬슬 추워지자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다 그만 일어나고(04:00 - 05:000
986m봉을 돌아내려가자 안부에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덕산 지리태극은 삼장면 홍계(딱바실계곡)를 가리키는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진양호 지리태극은 다물평생교육원(단성면 운리)을 가리키는산줄기를 따라 954m봉으로 오르고(05:30 - 05:40)
954m봉을 내려서면 예전 고령토를 채취하느라 넓은 공터가 생긴 913.7m봉을 지나는데,
없는 줄 알았던 삼각점이 공터 끝자락 오른쪽에 자리 잡고 있고(05:55 - 06:10)
913.7m봉 삼각점(산청 456)
왼쪽으로 난 다물평생교육원 갈림길을 지나(06:17)
2분쯤 뒤 오른쪽으로 난 백운계곡 갈림길을 지나고(06:19)
841m봉으로 오르기에 앞서 다시 한 번 해돋이를 맞고
묵은 헬기장인 841m봉을 지나(06:34 - 06:44)
선인봉(809m)을 내려서자마자 또 하나의 묵은 헬기장을 지나는데,
이후 고령토 채취장과 백운계곡으로 이어지는 비포장임도까지는 쭉 내리막길이고(07:12)
30분 가까이 내려가자 무덤을 지난 고령토 채취장 앞에서 비포장임도로 내려서니,
오른쪽은 백운계곡이요 1분 정도 왼쪽으로 내려가면 사거리가 되는데,(07:42)
왼쪽은 고령토 채취장이요 임도는 단성면 운리로 이어지고,
태극길은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묵은 임도 같은 길이며,
관리를 하지 않아 잡초가 웃자란데다 물길로 변해버린 길을 따라,
얼마 안 가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는 비포장임도로 내려서고,
왼쪽으로 1분 남짓 내려가 백운고개에 다다르는데,
백운고개에는 비포장임도가 다섯 가닥이나 되어 헷갈리기 쉬우며,
지리산 둘레길 두 가닥을 빼더라도 비포장임도가 세 가닥이나 되는데,
산줄기를 따라 가운데로 난 걸 따라 올라가면 되고(07:52 - 08:25)
백운고개에서 가운데로 난 비포장임도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커다란 산사태가 난 곳을 복구한 곳에서 임도는 사라져버리는데,
그냥 어림잡고 지나가 백운산 아래 안부로 가도 되겠지만,
복구지역 왼쪽으로 붙어 올라 482m봉을 지나,
안부로 내려섰다 백운산으로 올라서고(08:50 - 08:55)
백운산 삼각점(산청 315)
백운산 정상은 태극을 닮은 사람들의 놀이터나 다름없고
백운산에서 희미한 길을 따라 한동안 내려가다 왼쪽으로 팍 꺾어,
잡목이 극성을 부리는 곳을 지나자니 꽤나 애를 먹기도 하면서,
작은 너덜지대를 지나자마자 간이다리가 놓인 비포장임도로 내려서는데,
매화정고개에서 밤나무단지를 지나면서 백운산으로 올라오던
비포장임도가 좌우로 꺾이면서 사그러지는 곳으로,
내려서기에 바로 앞서 왼쪽으로 길이 있었지만 보이지도 않는데,
너덜지대를 지나니까 잡목과 덩쿨이 적어 훨씬 수월해서 좋으며,
비포장임도를 따라 내려가자 가야 할 356.4m봉이 살짝 보이고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매화정고개에서 오른쪽으로 100m 남짓 내려가다,
포장임도로 붙어 10m 정도 오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데,
매화정고개에서 콘크리트 경계석을 넘어 오른쪽으로 난 비포장임도로 가다,
밤나무단지 위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도 되는데,
어디로 가든 잘 조성된 무덤 부근에서 만나게 되니까요.
밤나무단지를 지나 내려선 무덤이 자리 잡은 안부에서 비포장임도를 가로질러 오르고,
또 다른 묵은 임도를 따르다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356.4m봉으로 오르자,
잡목과 소나무가 거치적거리면서 꽤나 성가시게 하더니 비포장임도를 만나는데,
조금 전에 벗어났던 묵은 임도가 이리로 이어지는 것 같으며,
비포장임도를 따라 통신탑이 자리 잡은 356.4m봉으로 올라서서,
아미랑재 부근의 단성면 길리 소재 우리콩순두부집(055 - 973 - 9899)에다
아침 겸 점심으로 먹을 뚝배기 순두부를 주문하고선 이곳저곳을 둘러보고(10:15 - 10:20)
356.4m봉 삼각점(산청 457)
356.4m봉에서 돌아본 백운산과 웅석봉을 잇는 산줄기
356.4m봉에서 본 남강 지리태극이 지나는 석대산
356.4m봉에서 본 진양기맥이 지나는 집현산과 광제산
356.4m봉에서의 화장산과 벌목봉 사이로 꼭대기나마 드러내는 천왕봉과 중봉
통신탑과 널따란 공터를 지나 얼마 안 간 포장임도가 오른쪽으로 크게 꺾어지는 작은 공터에서,
산줄기를 따라 들어가 호젓하고 희미한 숲길로 한동안 가다 왼쪽으로 꺾어 내려서고,
대한예수교 장로회 단성교회 전용공원묘지를 지나
포장임도를 따라 약 400m 내려가자 아미랑재에 닿는데,
국도 20호선이 지나는 아미랑재는 산청 단성면 칠정리와 길리를 잇는 고개로,
진주 34km·산청 29km·옥종불소온천은 12km 떨어진 곳이며,
국도 20호선을 따라 왼쪽(동쪽)으로 200m쯤 간 우리콩순두부집에서,
뚝배기 순두부로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를 어중간하게 끼니를 때우는데,
이제 금성교에서 끝날 때까지 더 이상 밥 구경을 할 수는 없기에,
남김없이 모조리 먹어치우는데 이거야 정말 꿀맛이 따로 없는,
맛도 맛이거니와 시장이 반찬이란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고(10:45 - 11:45)
아미랑재에선 356.4m봉의 통신탑이 보이고
우리콩순두부집에서 배불리 먹고선 아미랑재를 뒤로 하는데,
이제 날머리인 금성교까진 25km 정도만 더 가면 끝장이 날 것이고
돌아본 아미랑재
아미랑재를 뒤로 하면서 돌아본 356.4m봉
아미랑재에서 임도를 따라가다 첫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틀자마자
다시 오른쪽 축사 쪽으로 틀어 오르는데,
212m봉 부근은 고스락만 남겨두고 고령토를 채취하느라 넓게 파헤쳐져 있었지만,
고령토 채취가 끝난 뒤 복원하여 다시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으며,
212m봉을 살짝 비켜 가면서는 길이 희미한데다가 잡목과 잡초가 우거져
세심하게 살피면서 이순신 백의종군로 도보탐방로를 건너 오르고(12:15)
이순신 백의종군로 도보탐방로에서 얼마 안 가 철조망을 넘어 농장으로 들어가,
농장 맨 끝으로 붙어오르다 농장이 끝나는 곳에서 철조망을 넘어 탈출하고,
이어받는 소나무 숲길을 따르다 포남마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붙고,
2분쯤 뒤 크고 작은 바위가 옹기종기 모인 봉우리 60m 정도 밑에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서다 344.1m봉으로 올라가고(12:42)
삼각점이 자리 잡은 344.1m봉은 그다지 크지 않은 바위 몇 개가 있으며,
예전엔 삼각점 바로 아래로 길이 있었지만 지금은 묵었으며,
오른쪽이나 바로 난 길을 따르면 곧 두 길이 하나가 되어 만나고(12:50 - 12:55)
344.1m봉 삼각점(곤양 418)
344.1m봉에서 호젓한 숲길을 따라 절충장군 부부 무덤에 다다르는데,
아무리 장군이라지만 멧돼지가 들쑤시는 걸 어쩌지는 못하는 모양이고(13:04 - 13:07)
절충장군 부부 무덤 아래의 장군바위
절충장군 부부 무덤에서 1분 남짓이면 팔암산에 닿는데,
장군바위와 베틀바위 등 특징있는 여덟 개의 큰 바위가 있어 팔암산이라 부른다고 하며,
정상석과 기원제단이 자리 잡고 있는데다 앞이 트여 진양호 등이 들어오고(13:08 - 13:13)
팔암산 기원제단
팔암산에서 본 집현산과 광제산
팔암산에서 내려다본 진양호와 지방도 1001호선
팔암산(장군바위 0.1km·선암사 0.9km·수안사 입구 0.2km·수안사 0.35km)에서
얼마 안 간 갈림길에서,
왼쪽의 선암사가 아닌 오른쪽의 수안사 쪽으로 내려가는데,
선암사로 가면 엉뚱한 곳인 자매마을로 빠져버리니 그건 아니며,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나무 숲길을 따라 수안사로 들어서고
수안사는 스님 한 분이 거처하는 작은 암자인데,
진양호 지리태극을 하는 이들에겐 물을 보충할 수 있는 요긴한 곳으로,
물맛 또한 좋기도 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며,
스님과는 학마루님은 초면이지만 안개바람님과 난 몇 번 만났던지라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사이고(13:19 - 13:24)
거북바위
수안사
수안사를 빠져나가 수안사 입구에서 다시 태극길로 들어서고(수안사 0.1km·팔암산 ,
포장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포남저수지 조금 앞에서 왼쪽의 야트막한 야산으로 들어서는데,
없는 줄 알았던 길이 희미하게나마 이어지더니 이어받는 비포장임도로 자매고개로 가고
자매마을과 대우마을을 잇는 군도 32호선이 지나는 자매고개를 건너고(13:40)
자매고개에선 축사 옆 절개지로 어렵사리 붙어 302m봉으로 오르는데,
베어낸 나무가 이리저리 나뒹굴어 그걸 요리조리 피해 오르느라 애를 먹고
어렵게 올라선 302m봉은 아무런 볼거리가 없는데다 보이는 것 또한 없는데,
302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뚜렷하지 않고 희미한 게 여러 가닥이지만,
가끔씩 걸린 표지기를 따라 내려가면 그다지 어렵진 않고(13:55)
무덤지대를 지나자마자 내려선 포장임도가 지나는 음달고개에선
오른쪽인 서쪽으로 50m쯤 가야 길이 있었지만,
지금은 고갯마루에서 바로 붙는 길이 있어 그리로 오르면 되고(14:10)
태극길에서 30m 남짓 오른쪽으로 벗어난 317.6m봉 바로 밑에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태극길은 317.6m봉으로 오르지 않고 왼쪽으로 살짝 비켜 지나가며,
무심코 가다 보면 좀 더 뚜렷한 길로 317.6m봉을 지나 대각마을로 빠지게 되고(14:28 - 14:34)
317.6m봉에서 희미한 길로 밤나무단지로 난 비포장임도로 내려서고,
이어받는 분무골마을 임도로 외딴집과 새마을창고를 지나고(14:59)
새마을창고에서 50m 정도 더 가 왼쪽의 밭 사잇길로 155m봉으로 오르는데,
155m봉 정상은 오를 것도 없이 임도 회차지점으로 살짝 비켜 내려서고(15:07)
155m봉 임도 회차지점에서 비포장임도로 내려가면서 본 203.5m봉과 선녀봉
비포장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무덤지대를 지나면서 지방도 1001호선으로 내려서는데,
비포장임도를 끝까지 따르면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50m 남짓 올라야 하고(15:14)
지방도 1001호선을 건너 첫봉우리로 오르자 갈림길이 나오고,
바로 가는 게 아닌 무덤이 자리 잡은 오른쪽으로 내려서는데,(15:20)
3분 남짓 뒤 포장임도가 지나는 제마재를 건너 단감단지 옆으로 오르고(15:23)
계단식으로 펼쳐진 단감단지를 지나자마자 선녀봉으로 올라서는데,
부근에선 보기가 쉽지 않은 바위가 층층이 포개져 있으며,
오랜만에 제대로 된 조망이 열리니 눈이 즐겁고(15:33 - 15:42)
선녀봉에서의 멀리 천왕봉과 중봉
선녀봉에서의 멀리 웅석봉과 달뜨기능선
선녀봉에서의 경호강(남강)을 가로지르는 대관교와 둔철산
선녀봉에서의 대평들과 진양호
선녀봉에서의 진양호에 걸친 대평교와 멀리 월아산 국사봉과 장군대봉
선녀봉에서 수월하고 잘 나 있는 길을 따르다 비포장임도로 들어서고,
임도가 오른쪽으로 꺾어지려 할 즈음 왼쪽의 산길로 붙어 203.5m봉으로 올라서고(16:05)
203.5m봉에서 내려서자 임도와 다시 만나며,
이어서 널따란 안부 공터에 이르고(16:08)
203.5m봉 안부 공터에서 내려서자마자 포장임도를 만나는데,
산줄기를 왼쪽에다 두고 오른쪽으로 난 임도를 한동안 쭉 따라가다,
임도가 산줄기를 가로지르며 왼쪽으로 붙는 고갯마루에서,
1시 방향의 희미한 산길로 붙어 246m봉으로 오르고(16:16)
산길을 따라 3분 만에 올라선 요물봉의 주인공은 웃자란 잡초이며,
아직은 숲이 무성해서인지 언뜻언뜻 보이던 덕천강도 보이지 않는데,
아직도 금성교까진 도상거리로 10.5km가 남았으니,
안 쉬고 쭉 가더라도 아무래도 4시간은 더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상중전고개에 묻어둔 맥주와 사과를 꺼내 먹고 가자면 5시간 가까이 잡아야 될 것이니,
그러면 3시간이 넘게 또 야간산행을 해야 할 것 같고(16:19 - 16:24)
요물봉에서 호젓한 숲길을 따라 올라선 217m봉 삼거리에서,
좀 더 뚜렷한 왼쪽은 상중전마을 부근으로 이어지니 오른쪽으로 내려서는데,(16:38)
217m봉에서 날머리 부근의 105m봉까진 네 차례에 걸쳐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야간산행에 대비하여 촘촘히 표지기를 달았기에 어두워져도 괜찮을 것이며,
183m봉 조금 아래 삼거리에서 왼쪽 위로 비스듬히 나아간 능선 사거리에서,
바로 이어지는 길이 아닌 왼쪽으로 50m 정도 올라 183m봉에 이르고,(16:48)
183m봉을 내려가 확장공사를 하고 있는 수곡중전배수지를 지나고(16:56)
수곡중전배수지를 지나자마자 이어받는 포장임도로 상중전고개로 내려서고,
군도 32호선을 따라 50m 남짓 고갯마루를 넘어 내려선 꽤 넓은 공터를 지나,
두 번째 무덤 앞 갈림길에서 바로가 아닌 무덤 왼쪽으로 오르면 되는데,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 묻어둔 맥주(사과, 빵)를 꺼내 먹으며 기력을 보충하고,(17:01 - 17:20)첫봉우리인 170m봉 바로 아래 좌우 갈림길에서 왼쪽의 170m봉으로 오르고,(17:29)
170m봉을 내려서자마자 유의영 무덤 앞의 좀은 뚜렷한 좌우 갈림길에서,
오른쪽(서쪽)이 아닌 왼쪽(동쪽)으로 가는데,
오른쪽으론 얼마 안 가 국립건설연구소 소삼각점이 있는 165.4m봉으로,
170m봉 바로 아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도 만나는 봉우리이며,
어쩌다 소삼각점을 보게 되면 되돌아서야 낭패를 당하지 않고
상중전고개
가야 할 산줄기가 살짝 들어오는 정희선 부부 무덤과,
잔디가 전혀 없는 낮은 무덤이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틀고,
다다골재로 내려서기에 앞서 179m봉 아래 삼거리에서도 왼쪽으로 트는데,(17:49)
오른쪽으로 난 길이 좀 더 뚜렷하여 주의해야 하며,
무덤을 파낸 흔적이 있는 곳을 지나 다다골재로 내려서는데,
다다골재는 왼쪽은 비포장임도요 오른쪽은 포장임도가 이어지고(17:53)
다다골재
멧돼지 진흙목욕탕
송전철탑을 지나고(18:05)
간벌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218.6m봉으로 올라서자 땅거미가 내려앉는데,
목을 축이면서 본격적인 야간산행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18:16 - 18:22)
간벌한 소나무 숲길을 따르다 올라선 잡목봉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팍 꺾어 내려서고,
좀은 밋밋하게 나아가다 산불감시초소가 자리 잡은 214m봉으로 올라서는데,
지금은 캄캄한 밤이라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지만,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곳이고 보면 나름대로의 조망이 열리는 곳인데,
수곡중전배수지부터의 사진은 등산로 정비작업을 하면서 틈틈이 찍은 거고(18:32)
214m봉에서 바라본 하동 옥산
214m봉에서 바라본 진주 수곡면 원내들과 덕천강
214m봉에서 바라본 집현산
214m봉에서 간벌한 곳을 지나 내려서자 174m봉 아래 안부 사거리에 이르는데,(18:41)
여기선 산줄기를 따라 바로가는 게 아닌 왼쪽으로 우회해야 하며,
오른쪽은 수곡면 원내리 원내마을이요 바로는 174m봉으로 이어지는데,
174m봉에서 내려가면 우회하는 길을 다시 만날 것 같지만,
고역재 쪽으론 길이 있는 둥 마는 둥 하다 그마저 사라져 버리니,
다른 땐 억지로 갈 수는 있겠지만 요즘 같은 철엔 곤란할 것 같네요.
고역재(90m)는 수곡면 원내리와 대평면 당촌리를 가르는 고개로,
태극길은 고갯마루를 사이에 두고 50m 남짓 어긋나 이어지며,
고역재(高易재)는 고이재라고도 부른다는데,
(易)이란 게 '바꿀 역'도 '쉬울 이'도 되는데서 생긴 혼란이 아닐까요?
이웃한 한산사 부근에 고역마을이 있으니까,
고역재라 하는 게 맞을 것 같네요.(18:54 - 19:02)
고역재에서 올라가자 잘 단장한 무덤 하날 지나더니 얼마 안 가 비포장임도를 만나는데,
산줄기를 따라난 임도랑 쭉 같이 가다 회차지점을 지나면서 임도와는 작별을 하고,
한용덕 부부 무덤 앞을 지나면서 산길로 들어서서,
좀 오르자 한동안 밋밋하게 나아가다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186.2m봉을 더 크게 우회하는 길이요,
조금 더 가 잡목이 막아서는 곳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게 덜 우회하는 길인데,
우린 첫 번째 갈림길에서 크게 우회하는 왼쪽으로 갑니다.
잡목과 잡초가 엄청나게 우거져 있어 186.2m봉으로 바로 가긴 어려우며,
오른쪽으로 틀어 밤나무단지로 들어서도 되지만,
그럴 경우 186.2m봉은 그냥 지나치기 마련입니다.
크게 또는 약간 우회하는 길은 186.2m봉 15m 정도 밑에서 다시 만나며,
186.2m봉은 수풀 속에 삼각점(곤양 425)이 자리 잡고 있는데,
숲에 가려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는거나 마찬가지이고(19:36)
186.2m봉 아래 갈림길에서 40m쯤 내려가자 왼쪽으로 진수대교능선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 능선을 끝까지 따르면 진수대교와는 500m 남짓 떨어진,
대평면 내촌리 내촌마을 진양호 옆 지방도 1049호선으로 이어지며,
2009년 8월 크지 않은 돌멩이 10개 정도를 모아 표시를 해둔 곳이고(19:37)
진수대교능선 갈림길에서 밋밋한 길이 300m 남짓 이어지다 급하게 떨어지려 할 즈음,
금성고개로 이어지는 태극길이 오른쪽으로 살짝 열리는데,
바로 내려서는 게 훨씬 더 뚜렷하여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곳으로,
여기도 2009년 8월 태극길의 소나무 밑에다 작은 돌탑을 쌓아 표시를 해뒀으며,
바로 내려서면 금성고개 입구의 습지에서 지방도 1049호선에 닿으며 진양호와 만나게 되고(19:42)
한동안 밤나무단지 맨 끝으로 붙어 내려가다,
창녕조씨 가족묘원으로 들어서서 금성고개로 내려가는데,
덕천강이 눈 아래 펼쳐지고 멀리 지리산 일대가 보이는 등 오랜만에 조망이 열리고
창녕조씨 가족묘원을 지나자마자 포장임도가 지나는 금성고개로 내려서는데,
금성고개에선 오른쪽으로 틀어 작은 개울을 건너 덕천강가로 붙으면서,
밤나무단지 맨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고(19:57)
잘 단장한 무덤지대로 이어지는 널따란 길을 따라 장신마을 포장임도로 내려서고,
또 다른 밤나무단지로 들어서서 무덤을 지나 105m봉으로 올라가는데,
이제 30분 남짓이면 금성교를 밟을 수 있을 것 같고(20:25)
마침내 올라선 마지막 봉우리인 105m봉 부근으론 철조망을 쳐놨으며,
요상한 모습을 한 돌거북이 어서 오라며 반기는데,
나완 몇 번째 만남인지도 모를 정도로 꽤 많이 만난 사이로,
며칠 전에도 등산로 정비작업을 하면서 인사를 나눴으며,
이제 금성마을로 내려가는 것만 남았으니,
15분 남짓이면 머나먼 진양호 지리태극도 끝날 것이고(20:36)
105m봉엔 2009년 8월 30일 밤머리재에서 금성교까지 45km에 이르는,
진양호 지리태극 끝자락 산행을 하면서 걸어둔 표지기가 아직도 선명하고
105m봉에서 산줄기를 따라 덕천강과 나란히 가자,
빼곡하게 들어찬 밤나무가 좀 컸다며 훼방을 놓지만,
그런다고 아니 갈 우리가 아니고 그만 둘 수도 없기에 헤집고 가다,
산줄기가 끝나는 끄트머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금성마을로 내려서고,
5분 남짓 더 간 금성교 아래 진양호에서 걸음을 멈추는데,
그제서야 비로소 꿈에 그리던 진양호 지리태극이 완성된 것으로,
진양호 물에 손과 얼굴을 씻으면서 드디어 해냈다는 감격에 젖는데,
어쩌면 이런 맛으로 그짓을 하는 건 아닐까?(20:50)
진양호 지리태극을 품에 안은 선함, 안개바람, 학마루
금성마을 소공원
금성마을 소공원에서 본 태극길 골목과 105m봉
완사에서 금성마을로 가면서 본 지리산 일대
금성교에서 본 사천 완사
금성교에서의 하동 옥산, 금성마을, 105m봉
금성교에서의 옥산
금성교에서의 금성마을과 105m봉
금성교
금성마을에서 본 옥녀봉
진수대교와 옥녀봉
진수대교
진양호에 걸친 대평교에서 본 청동기박물관과 멀리 웅석봉
대평교에서 진양호 지리태극이 지나는 217m봉, 요물봉, 203.5m봉
* 초반부터 끝까지 뭔지 모를 이유로
속이 메스껍고 트림과 구토로 애를 먹으면서
우여곡절(迂餘曲折) 끝에 어렵사리 이은 남강 지리태극과는 달리,
이번 진양호 지리태극은 별스레 힘이 들거나 큰 어려움도 없이
비교적 수월하게 이은 느낌이요,
인월에다 차를 두고 왔다면 왕복이라도 할 것 같은 기분
아니 실제로 그래도 될 만큼 아직도 힘이 남아 생생하고 팔팔한데,
누구 말처럼 그 동안 나이를 거꾸로 먹었단 말인가?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가끔(?) 가다 술 마시는 것과
1주일에 한번 정도 산에 가는 게 운동의 전부인데 말이다.
장거리 산행을 한답시고 몸을 만든다며 남들처럼 호들갑을 떨지도 않았는데,
내가 생활하는 그대로인 채로 이렇게 수월하게 이었으니,
이거야 정말 연구대상이 아닐는지?
쉰다섯이란 적지 않은 나이로 느지막이 시작한 지리태극,
덕산(90.5km, 45시간 35분 : 2009.9.25.13:05 - 9.27.10:40)과
남강(100km, 44시간 50분 : 2013.5.31.09:00 - 6.2.05:50)에 이어
진양호(120km, 50시간 30분 : 2013.10.11.18:20 - 10.13.20:50)끼지
3대 지리태극을 차례대로 모두 이은 셈이다.
덕산 지리태극은 어느 누구의 지원이나 도움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먹을 걸 전부 짊어지고 간데다,
첫째 날과 마지막 날은 비까지 쫄딱 맞고서도 기어이 성공했으며,
남강 지리태극은 남달사 다섯과 함께하면서
먹을 걱정 안 하고 비도 맞지 않아 좋았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그야말로 죽을 고생을 하면서도 기어이 성공했으며,
이번 진양호 지리태극은 밤머리재부터 함께한
여달사의 지리전사님이 야식을 지원한 것 말곤 아무런 지원도 없었지만,
좋은 날씨 속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이을 수 있었음은
어쩌면 지리산 산신령이 베푼 축복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쩌다 3대 지리태극을 모두 이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 것도 없지만,
이거야 말로 아무리 점잖더라도 자랑을 아니 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물며 환갑이 코앞에 닥친 노인네임에야.
이제 또 다시 가끔씩(?) 술도 마시면서,
1주일에 한번 꼴로 산에 가는 일상생활로 되돌아갈 것이다.
그러다 마음이 내키면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는 나도 모른다.
내 나이가 어때서?
산행하기 딱 좋은 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