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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장 불어오는 난세(亂世)의 바람
갑작스런 달마하원과 남해보타도의 멸문지화의 소식!
이것은 실로 백방생에게 있어서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것은 실로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기에 백방생은 일시 정신이 아득해
지는 것 같았다.
백방생은 급히 다시 확인해 보려고 했다. 그러나 도생선사는 매우 측
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백방생은 그만 가슴
이 덜컥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안색이 변해 말했다.
"그게 사실입니까? 아, 정말 믿을 수가 없군요. 대체 어째서 그 달마하
원과 남해보타도가 갑자기 멸문지화를 당했다는 말입니까?"
달마하원은 비록 그 성세가 소림본사만은 못하다고 해도 이미 다른
무림대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명문정파였고 남해보타도 역시
거기에 버금가는 문파였다. 그 두개의 문파가 갑자기 멸문지화를 당했다
는 소식은 비단 백방생에게 뿐만 아니라 강호무림에도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지난 날 백방생의 부모와 조부는 나란히 달마하원에서 화장을 했었
다. 헌데 이미 달마하원 등이 멸문되었다면 그것들은 어떻게 되었을
까? 게다가 소림사에서 돌아간 달마오수와 진소유는 또 어떻게 되었을
까? 백방생은 갑자기 밀려드는 충격과 의문으로 인해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도생선사는 말했다.
"나는 미처 그 원인을 알아낼 수가 없었네. 본사에 중대한 일이 생겨
서 올라와야 했지. 다만 내가 생각하기로 그 일은 아마도 자네의 부모
등과 어떤 연관이 있을 듯 싶으네."
백방생은 안색이 무거워졌다.
"그럼 흉수를 조사하다가 일월신교(日月神敎) 등의 무리에게 당했다는
말씀입니까?"
도생은 길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렇네. 최근에 일어난 철혈부의 짓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으
나, 내가 보기에는 그들의 능력으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이네."
도생선사는 말끝에 아미타불! 하고 불호를 외웠으나 안색이 더욱 수척
해진 느낌이었다.
하긴 그렇다. 달마하원과 남해보타도가 동시에 그렇게 당했다면 그것
은 세외팔세 가운데의 세력에게 당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었다.
백방생은 부모의 무덤들을 생각하다가 다시 말했다.
"그럼 혹시 저번의 저의 동료들이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모르십니
까?"
도생선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미타불, 모르네. 다만 그 일은 그들이 돌아가기 이전에 일어났으니,
그 달마오수라는 사람들과 한 분의 여시주는 아마도 무사했을 가능성
도 있겠지. 흠, 어쨌든 사람의 몸뚱이는 한번은 흙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백방생은 달마오수 등이 비교적 무사하리라는 말에 다소 안심하며
말했다.
"저를 위로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어차피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왔
던 사람이니까요. 어쨌든... 그 일로 소림사에서도 놀라와 했겠군요?"
도생선사는 고개를 돌려 연못물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본사에서는 미처 그 일을 신경쓸 여지가 없었지. 이번에 무림정파에서
는 정의맹(正義盟)을 창단하기로 했는데, 본사에서는 그 일로 바쁘니까
말이야."
백방생은 마음이 답답해져서 몸을 일으켰다.
"아, 그래서 조금전에 장문방장이 삼신승과 의논을 했던 것이었군요?"
도생은 멍하니 주위를 향해 시선을 보내다가 말했다.
"본사의 장문사형은 맹주의 직위에 대해서 제의를 받았지. 오늘은 그
일을 의논한 것이었네."
철혈부가 강남의 흑도무림을 통합한 것이라면 이번에 창단된다는 정의
맹은 강북의 정도무림을 통합하는 것이리라. 백방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랬었군요. 소림사가 무림의 정의를 위해 애쓴다면 그것은 당연한 일
이라고 할 수가 있겠죠."
도생선사는 초췌한 신색으로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정의맹은 앞으로 두 달 후에 복우산에서 창단을 하게 되어 있지.
음, 자네가 만일... 만일 몸이 좋아진다면 말이네... 이것은 내가 자네를
아주 가깝게 생각하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네만... 그러니까...."
이어 도생선사는 뭔가 말을 할듯 하다가 그만 두었다. 그리고는 귀를
기울이는 백방생을 향해 한숨을 내쉬며 다시 말을 꺼냈다.
"자네도 어느 정도 들었겠지만, 나와 자네의 조부와는 제법 막역한
사이였네. 사실 그 분은 상당히 괜찮은 사람이었고 나는... 나는 별로
대단하지 못했지. 허허, 나는 겉만 번드레했을 뿐이야. 지금에 와서 모든
일에 후회만 앞서고 불도도 정진된 바가 없네... 어쨌든 나와 자네의 조부
와는 제법 막역했지. 그는 나의 친구였네. 자네도 들었는가?"
백방생은 그가 이번에 내려가서 조부 등의 무덤을 보았는가 하고 물
어보려다가 왠지 그의 표정이 너무 처연하여 참았다.
"예, 저도 들었습니다."
도생선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는 보아하니 아주 좋은 사람이로군. 하긴 듣자니 자네의 부친도 대
단한 사람이었었다고 하더군. 어쨌든 오늘은 이만 하고, 앞으로 가능하
면 자주 만나도록 하세. 음, 내가 장문사형의 허락을 받아 자네를 만나
러 오도록 하지. 나에게 뭐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얘기하게!"
도생선사는 이미 몸을 일으켜서 동굴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
고 있었다. 다소 처연하고 초췌하나 이 노스님에게는 어떤 한가하고도
초연한 기질이 있는 것 같았다. 그의 무공도 역시 간단한것은 아니었
다. 무심코 걸어가는 발길이 한걸음에 무려 일장씩 가볍게 나아가고 있었
다. 백방생은 급히 그 뒤를 따랐다.
"지금은 필요한 것이 없습니다."
도생선사는 신형을 멈추고 백방생을 바라보며 뭔가 말을 하려는 듯
하다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다시 신형을 움직였다.
"그럼 우리는 다음에 다시 보기로 하세."
도생선사는 그 길로 바로 떠나갔으므로 백방생은 혼자 계곡에 남았다.
백방생은 잠시 모처럼의 주위의 풍광을 둘러보려고 했으나, 이내 왠지 마
음이 무거워 지는듯 하여 조사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얼마전에 달마하원
과 남해보타도가 멸문되었을 줄이야. 어딘가 엄청난 대변혁의 흐름이 강
호에서 일어나는 것 같았다.
백방생은 그날 조사동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달마역근경의 수련을 계속
했다. 그 달마역근경의 수련은 육체적으로 비교적 많은 움직임도 없었고
또한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오래도록 꾸준히 수련하는데 어
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 효과는 육신을 상상외로 강건하게 만드는 것
이었다.
강호상에서 모르는 사람들은 소림사의 무학을 강하기만 하고 거칠기
짝이 없는 것이라고 혹평을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었
다. 소림사의 무학은 마음의 공부를 먼저 하고 그것을 위주로 하는 것이
다. 결코 외형상의 모습만 보고 소림사의 무학을 평가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달마역근경은 바로 그러한 소림무학의 근본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
고 할 수가 있었다. 백방생의 육신은 그것을 수련하는 동안에 서서히
단련되어 점차 적당하게 변모해 가기 시작했다.
일단 그렇게 도생선사를 따라서 동굴의 밖으로 나가본 다음에는 백
방생은 가끔 혼자서도 밖으로 나갈 수가 있었고 또한 그것을 즐겼다.
소림사의 후미인 이곳은 그다지 넓지는 않았으나 그런대로 산책을 하
기에는 적당했다. 백방생은 소림사의 경내로 들어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고 또한 소림사의 밖으로 나가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
로 그 폭포수의 주변에서 맴돌았다.
소림삼신승은 그 일이 있은 연후에 오히려 백방생에 의해 참선에 방해
를 받게 되는 것을 꺼려하는 듯 의식적으로 그를 멀리하는 것 같았다.
따라서 백방생으로서는 더욱 밖으로 나가 산보를 함으로써 머리를 식힐
수 밖에 없었고 그리하여 자주 도생선사와도 만났다. 도생선사는 비교
적 자주 그를 만나러 와 주었고 또한 가능하면 그를 도와주려고 애를
썼다.
그는 다소 시적인 운치를 느끼게 해주는 보기 드문 승려였다. 도생선사
는 매번 만날 때마다 거의 과거 백노야와 사귀던 당시의 상황을 추억
처럼 얘기해 주었고 또한 여러가지 강호의 얘기들도 해 주었다. 백방생
은 이제까지 강호의 사정에 대해 어두웠으나 그로 인해 강호의 고사(古
事) 등에 대해서 아는 바가 많아졌다.
백방생은 자연 그러한 모든 강호의 사정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으며, 따라서 그만큼 강호 무림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지게 되었
다.
도생선사는 간간이 백방생에게 필요한 물건이나 무공비급 등을 가져다
주기도 했고 백방생과의 대화를 즐기는 것 같았다. 그 노승이 좋아하는
것은 불법에 관한 것보다는 차라리 사춘기적 감상과도 같은 인생 전반
에 걸친 처연한 분위기였다.
백방생도 점차로 세월이 흘러가자 몸이 좋아져서 그와 여러가지의 얘
기를 주고 받게 되었다. 그 두명의 노소는 매우 의기투합하는 것 같기
도 했다. 단지 그 도생선사는 왠지 몸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 무공은
이미 높은 경지에 올라 있으나 쉽게 안색이 초췌해 지고 피곤해 하는 눈
치였다. 아무리 무공이 고강해도 늙어가는 것은 막을 수가 없으며, 더욱
이 병들어 있는 몸뚱아리를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그 날, 백방생이 일어나 앉은 지 다시 한달 정도가 되는 날에 백방생은
여전히 그 폭포수의 부근에서 도생선사와 만나 얘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백방생은 그동안 꾸준히 수련을 해 온 보람이 있어서 체내의 많은 경맥
들이 치료되고 몸을 움직이는데 거의 불편이 없어졌다.
백방생은 이제 한달 정도만 더 수련하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었다.
그의 몸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더욱 좋아지고 있으므로 그가 건강한
몸으로 소림사를 떠나는 날은 기필코 오고 말 것이다. 혹시 그 날은 의외
로 빨리 올 지도 모른다.
도생선사는 그와는 반대로 몸이 매우 수척하여 깡말라 있었다. 그의
안색은 거뭇하게 변해 있었고 병고(病苦)에 시달려서 누렇게 뜬 피부와
눈빛은 다소 공허해 보였다. 허나 오늘따라 도생선사는 유달리 많은 말
을 했다.
"보아하니 자네의 무학상의 자질도 상당해 보이네. 만일 몸이 그렇게
다치지만 않았어도 무학의 대성(大成)을 이룰 수 있었을 지도 모르지.
예를 들어서 과거의 달마조사나 무당의 장삼봉(張三峯)진인처럼 대종사
(大宗師)가 되는 것 말이네. 자네, 요 근래에 본사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
하나가 배출되었는데 그것을 알고 있는가?"
백방생은 도생선사에게서 이미 많은 강호문파의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정작 소림사에 관한 것은 처음이므로 말했다.
"근래에 소림사에서 어떤 인재가 배출되었습니까?"
도생선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주위의 경관은 다시 변하여 단풍잎
들이 짙게 물들어 가고 있는 상태였다. 비록 한낮이기는 하지만 햇살이
그다지 따갑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도생선사는 마치 그 햇살을 눈부시다는 듯이 가늘게 눈을 뜨고 바라보
다가 말을 계속했다.
"그는 지(知) 자배의 사람으로 법명을 지공(知空)이라고 하지. 본사의
최근의 배분은 고도지불일징(苦渡知不一澄)으로 되어있으니, 말하자면
그는 일대제자(一代弟子)인 셈이네."
백방생은 말했다.
"그의 무공은 높습니까?"
도생은 그를 보며 말했다.
"자네가 보기에 이 늙은이의 무공은 어떤가?"
백방생은 말했다.
"스님의 무공은 매우 높으신 것 같습니다."
도생은 말했다.
"나의 무공은 그러니까 음, 겨우 무형지기(無形之氣)를 보고 있네."
무형지기를 보고 있다고 하는 것은 바로 초상승의 경지에 올랐다는
말이다. 백방생도 이미 그의 무공경지를 다소나마 추측하고 있었다. 하지
만 이렇게 스스로 자신의 수위를 가르쳐 주는 사람은 몹시 드문 법이었
다. 그것은 즉 도생선사의 소탈한 성품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백방생은 말했다.
"노스님께서 이미 대홍락(大紅落)의 경지에 오르셨다니, 축하드리겠습
니다."
그러나 도생선사는 전혀 기뻐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그는 두어 번 고개
를 가로 젓더니 불쑥 다시 말했다.
"그 지공이라는 사람의 무공도 대강 나와 비슷할 것이네."
백방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럼 그가 알고보니 소림사의 장래를 짊어지고 나갈 후기지수(後
起之秀)였군요?"
일대제자는 바로 장로급의 아래를 말한다. 대개 배분이 한단계 높으면
무학도 그만큼 높아지기 마련이지만, 그러나 같은 배분내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보여서 윗대의 사람들과 능력이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그
러한 사람들은 차기의 문파를 주도해 갈 영도자의 인물로 꼽히는 것이
었다. 지공이라는 스님의 무공이 도생선사와 흡사하다고 하자 백방생이
이내 그를 차기의 장령제자(掌令弟子)로 꼽은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
서였다. 그런데 도생은 다시 말했다.
"자네는 그의 나이가 지금 몇 살인지 아는가?"
백방생은 말했다.
"육십세의 전후가 아닙니까?"
현재 소림사의 지자배분의 평균 연령은 대개 육십대였고, 그 아래의
불(不)자배의 평균연령은 사십대였다. 백방생은 당연히 그 지공이라는
사람도 오륙십대의 초로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도생선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의 지금 나이는 겨우 서른 여섯일 뿐이네."
"서른 여섯이라고요?"
이번에는 백방생도 다소 놀랐다.
"아니 겨우 서른 여섯에 어떻게 그런 배분에 들 수 있다는 말입니
까?"
도생선사는 말했다.
"그는 바로 장문사형인 도액선사의 마지막 관문제자(關門弟子)인 것이
지. 그러므로 자연히 지자배분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네."
백방생은 말했다.
"겨우 나이 서른 여섯에 그와 같은 경지에 오르다니, 정말로 놀라운 일
이로군요."
기실 백방생은 불과 얼마전에도 그러한 사람들을 본 적이 있었다.
달마오수(達摩五秀), 그들은 공교롭게도 나이도 서른 여섯이며 또한 무학
도 비슷한 경지가 아니던가?
그러한 인재들은 흔히 백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하다는데, 거의 같은
해에 그렇게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었다는 것은 다소 기이한 일이었다.
하긴 그렇게 보자면 더욱 기이한 것은 백방생 본인이라고 할 수가 있
었다. 그는 기실 공력도 부족하면서 이전에 벌써 그러한 무학경지에 오
르지 않았던가?
도생선사는 말했다.
"그 소림일수(少林一秀) 지공은 근 백년 이래로 가장 뛰어난 성취를
보였다고 할 수가 있지. 아미타불? 본래 본사의 무학들은 타문파의 것
과는 달리 지나치게 정통적인 것들이어서 속성을 하기에는 어려운 것
들이었네. 그런데 지공은 그야말로 가장 빠른 기록들을 남기며 그 무학
들을 성취했지. 그것은 일종의 신화(神話)처럼 전해지고 있네. 우리들은
혹시 그가 제이의 달마조사와 같은 인물이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해
보고 있는 중이네."
백방생은 문득 헤어진 지 이미 오래된 달마오수 등을 뇌리에 떠올렸다.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진소유는....
본래 달마오수는 달마하원의 역사상 가장 무학의 성취가 빨랐다는 백방
생의 부친의 지도를 받아서 그렇게 성취할 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비록 비슷한 결과이기는 하나 그 지공이라는 사람은 보다 완고한 환경
속에서 그런 성취를 이루어 냈다니 실로 그 능력이 더욱 탁월한 것
같았다.
(정말 천하에는 인재(人才)들도 많이 있군.)
이른바 영웅은 난세를 부르고 난세는 영웅을 부른다는 말이 있다. 지
금 그와 같은 인재들이 돌출하는 것은 그럼 난세가 도래해 오고 있기
때문일까?
백방생은 말했다.
"대단한 사람이군요. 그를 한 번 만나볼 수가 있을까요?"
도생선사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지금 본사의 밖으로 나가있기 때문에 만나볼 수는 없네. 다만 내
가 그런 얘기를 꺼낸 이유는, 그것은 자네에게 생각을 해보도록 하기
위함이네."
백방생은 가볍게 미소했다.
"저를 게으르다고 생각하시는 군요?"
도생선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문득 가벼운 바람이 불어서 나뭇잎
하나가 날려와서 연못에 떨어졌다. 그의 시선은 그것에 잠시 머물다가
희미하게 반짝였다.
"그렇지는 않네. 자네는 편안한 듯 하면서도 결코 게으른 사람은 아니
지. 음, 어떤 면으로 본다면 자네의 그러한 마음의 여유는 보기 드문 것
이라고 할 수가 있겠지. 다만, 나는 앞으로의 일이 순탄치만은 않으리라
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네."
백방생은 말했다.
"비록 제이의 대종사는 되지 못한다고 해도 자기 자신을 지킬 힘은
가져야 한다는 말이로군요?"
도생선사는 말했다.
"나는 사실 이미 말했지만 자네의 선조부와의 인연 때문에 이러한 관
심을 가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하네. 자네의 성품은 자네의
선조부와 그리 닮지 않았지. 그러나 나는 왠지 그러한 자네가 더욱 마음
에 드는군. 아미타불...! 자네는 아다시피 이번에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것이네. 앞으로 다시 이러한 일을 겪지 말라는 보장도 없는 게
아닌가?"
백방생은 말했다.
"그럼 앞으로 노스님께서 저를 잘 도와주시면 되지 않습니까? 혹시 제
가 귀찮아 지신 것이 아닙니까?"
도생선사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나의 마음은 조금도 사심이 없네. 만일 그렇다면 내가 죽은 후에 벌
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것이겠지. 아미타불, 나는 사실 앞으로 오래
살지 못하네. 그리고 앞으로 다시 이곳으로 자네를 만나러 오지도 않겠
네."
백방생은 다소 놀라서 말했다.
"아니 그것은 어째서입니까?"
도생선사는 불호를 외운 후에 처연한 신색으로 말했다.
"아미타불, 색신은 무상(無常)한 법이라, 누군들 죽지 않을손가? 나는
이미 중병이 들었네. 설령 중병이 낫는다고 해도 역시 죽지 않을 수가
있을까?"
도생선사의 어조는 사뭇 떨리고 비감에 젖었다. 그는 한평생을 불도에
몸바쳐온 사람이었지만 마지막에는 이렇게 처연한 감상에 젖고 있는 것
이었다. 사실 백방생은 이미 그가 중병에 걸려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
었다. 단지 갑자기 그가 이제는 작별을 하자고 하는 바람에 매우 곤혹
한 느낌이 들었다.
백방생은 말했다.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작별을 해야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하신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는 이제 제가 귀찮아지신 모양이로군요?"
도생선사는 그의 얼굴을 촛점없는 흐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자네를 귀찮아 한다고?"
백방생은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째서 단지 내일 하루라도 다시 저와 만
나주시지 않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도생선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별로 할 말이 없어. 내일 다시 만난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겠
는가? 게다가, 사실 나는 지금 매우 고통스러운 입장이네. 이젠 그만 쉬
고 싶을 뿐이야. 앞으로는 오려고 해도 올 수가 없을 거네."
백방생은 말했다.
"도대체 무슨 병에 걸리신 것입니까?"
도생선사는 말했다.
"죽음이라는 이름의 병이네. 아니, 늙음이라는 병이기도 하지. 사실
나는 이미 마음이 병들고 지쳐버렸네. 마음이 이미 죽었는데 어떻게 더
살아갈 수가 있겠는가?"
백방생은 내심 매우 안타까운 생각에 생각을 굴리다가 이윽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뵈올 수 없다니 너무하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도생선사는 가벼운 미소를 떠올렸다.
"자네는 착한 녀석이로군. 본래 모든 것은 그렇게 무상한 법이네.
해탈하여 열반에 오르면 그 생사(生死)마저 초월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 그 경지에 오르지 못했네. 아미타불! 생각해 보면 나는 너무
감상에 젖는 바가 많아서 일을 그르친 것이지."
백방생은 말했다.
"저는 앞으로 노스님의 도움과 그 깊은 가르침을 잊지 않을 것입니
다."
도생선사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좋아! 좋아! 자 그럼 이제 말해보게. 자네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
인가?"
백방생은 말했다.
"저더러 이제는 소림사를 떠나라는 말씀이시군요?"
도생선사는 말했다.
"나는 앞으로 한 달을 채 살지 못할 것이네. 게다가 앞으로 본사는 강
호의 혼란에 끼어들어서 자네를 돌봐줄 여유가 없게 될 것이네. 나는
자네가 쓸데없이 이곳에서 남에게 계속 피해를 주는 일이 없게 되기를
바라네."
도생선사의 수명이 앞으로 한 달도 남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자 일순
백방생은 안색이 무거워 졌다. 도생선사는 비록 처연한 감상에 젖기는
하지만 그러나 죽음을 두려워하여 회피하려는 졸장부는 아닌 모양이었
다. 그는 어딘가 초연한 여유가 있는 것 같았다. 백방생은 마치 친한
친구와 작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는 앞으로 한달 후에 이곳을 떠나 강호로 나갈 생각입니다."
백방생의 말을 듣자, 도생선사는 이내 몸을 일으켰다.
"좋아! 내 그럴 줄 알았네."
도생선사는 이미 신형을 옮겨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백방생은
즉시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그럼 이대로 돌아가시는 것입니까?"
도생선사는 신형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어차피 인생은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돌아가는 것이네. 어떻게 모든 일
을 예고할 수가 있겠는가? 앞으로 잘 지내게. 아미타불"
나직한 불호소리와 함께 도생선사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걷기 시작했다.
다만 이번에 그의 신형은 아까와는 달리 상당히 빨랐다. 마치 안개나
그림자처럼 어른거리더니 어느새 수십장 밖으로 멀어져 있었다. 그의
신형은 표흘하여 마치 환상과 같았다.
백방생은 미처 뒤쫓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도생선사가 사라져
가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도생선사의 신형은 마치 유령처럼 어른거리더
니 이윽고 산모퉁이를 돌면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백방생의 뇌리에
는 언제나 그의 음성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도생선사와 헤어진 이후, 백방생은 조사동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마음
이 쉽게 안정되지 않았다. 그는 마치 뭔가 중요한 일을 미처 하지 않
은 사람인 것 같았다. 그가 그렇게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도
소림삼신승은 상관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제 거의 백방생의 일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온종일 참선에만
주력하는 모습들이었다. 앞으로 열반하는데 앞서서 좀더 불심에 접근해
보려고 하는 것일까?
백방생은 이미 이곳의 사정에 거의 능통했다. 과거 몇달전만 해도 백
방생은 그야말로 강호의 문외한이요 애송이였다. 하지만 그는 도생선사와
한달여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미 그러한 모든 개괄적인 강호의 사정
과 그 습성에 대해 능통해져 있었다. 게다가 그는 이미 더욱 침착해져
있는 상태였다. 본래 소림삼신승의 우두머리인 고혜선사는 바로 전대의
소림방장이었다.
그는 나이가 들어 방장의 직위를 대제자인 도액선사에게 물려주고 줄
곧 사제들과 함께 이곳에 은거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따라서 현임장문
인 도액선사도 정작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는 이곳에 와서 함께 상의하
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 고승대사는 바로 사형인 고혜대사의 지시를 받고 참선에 몰두하
고 있었다. 그는 비록 속으로는 백방생과 어울리고 싶더라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입장인 것이었다.
백방생은 동굴의 내부에서 대화를 나눌 상대를 찾지 못하자 다시 이상
한 호기심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달마역근경의 수련은 왠지 하기
싫어진듯 했다. 그는 찬찬히 동굴의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소림삼
신승은 참선을 하기 위해 동굴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 버린 상태였
다.
백방생이 이 동굴의 구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번이 세번째였다.
이전에 그는 그저 간단한 구조만을 관심을 가지고 보았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는 일종의 욕구불만인 모양으로 인해서, 끈질긴 시선으로 주위
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동굴의 곳곳에는 무수한 부처의 조각들이 있고 또한 그 아래에는
돌로 만들어진 방석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백방생은 삼신승이 간혹 그
런 곳에서 참선하던 광경을 본적이 있었다. 들리는 말로는 그 움푹 패
인 돌방석은 본래는 평평한 바위였다고 했다. 그런데 고승들이 무수한
세월에 걸쳐서 앉아서 참선의 수행을 하다보니, 그만 모양이 그렇게
변하게 되었다고 했다.
백방생은 그 가운데의 한 곳으로 다가갔다. 동굴의 내부를 온통 뒤덮다
시피 한 조각품들은 별로 그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단지 그의 시선을 끈 것은 그 돌방석의 뒤에 조각되어 있는 하나의
아름다운 연꽃이었다. 그 연꽃은 비단 매우 정교하고 생생한 모습으로
조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항상 매만졌는지 끝부분이 모두 반들반들하
게 닳아서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백방생은 문득 그 모습이 왠지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과연 아니나 다를까? 백방생이 다가가서 그 연꽃의 꽃잎들을 매만지자
갑자기 이상한 감각이 전해졌다. 그것은 기이하게도 서늘한 감각이었다.
대개 돌로 만들어진 조각품들은 차갑기는 하지만 이것은 왠지 좀 더 차
가운 것 같았다. 게다가 가까이에서 보니 더욱 손때가 많이 묻어 있어
서, 그러함에도 조금도 형상이 훼손되지 않고 정교하게 남아있는 것이
다시 기이하게 생각되었다. 백방생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며 생각하다가
내심 중얼거렸다.
(그럼 이 연꽃이 바로 돌이 아닌 무쇠로 만들어진 조각품이라는 말인
가?)
그렇다. 다소 특이하기는 하지만 정말로 그 조각품은 다른 것들과는
달리 돌조각품이 아닌 철제조각품이었다. 대체 어째서 그런 철제조각품을
이곳에 박아놓은 것일까?
백방생은 잠시 궁리하다가 문득 그 연꽃의 꽃잎들을 눌렀다. 그러자
갑자기 그 꽃잎들은 하나씩 석벽의 안으로 들어갔다. 알고보니 그것은
일종의 기관장치였던 것이었다. 이윽고 그 꽃잎들이 모조리 안으로 들어
가고 나자, 느닷없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석벽이 뒤로 물러나더니 그
자리에 하나의 작은 지하계단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 지하계단은 둥글게 아래로 길게 뻗어 내려가고 있었다. 백방생은 이
미 시력이 대단히 좋아져서 그러한 어둠속을 간단하게 꿰뚫어 볼 수가
있었다. 백방생은 일시 어리둥절해 했다. 갑자기 지하계단이 나타나다니,
이것은 대체 무엇일까?
(혹시 조사전(祖師殿)으로 통하는 입구가 아닐까?)
이 조사동에는 과거 달마조사의 영정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또한 당연히 이곳은 소림사의 안에서도 매우 신성시 되는 곳이었다.
백방생은 자연 이곳에서 감히 경거망동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조사전이 아마도 동굴의 안쪽에 있을 것이라고만 미루어 짐작하
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 이런 지하계단이 나타났으니 혹시 조사전의
입구일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백방생은 문득 삼신승이 이것을 눈치챌까 저어하는 마음이 생겼다.
솔직히 그는 지금 탐구하는 마음이 강렬한 상황인데, 삼신승에게 들켜
서 지금과 같은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백방생은 즉시
신형을 움직여서 지하계단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일단 그가 돌방석에서 일어나 지하계단의 아래로 내려가자 그 석벽은
다시 움직여서 원상태로 돌아갔다. 아마도 그 돌방석에도 모종의 기관
장치가 연결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갑자기 계단의 입구가 닫혀버리자 내부는 일순 어두컴컴하게 변했다.
만일 백방생의 시력이 좋지 않았다면 매우 당황했을 것이었다.
지하계단은 아래로 원형을 그리며 내려가서 이윽고 하나의 석문앞에
이르렀다. 그 석문은 비교적 단순하게 생겼는데 보기에 몹시 두터워 보였
다. 이 석문에도 기관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것일까? 백방생이 가볍게 밀
자 뜻밖에도 그 석문은 소리없이 열렸다.
석문의 뒤는 좁은 지하통로였다. 통로의 좌측에는 화석(火石)과 화도
(火刀) 등이 횃불의 도구와 함께 마련되어 있었다. 백방생은 우선 걸음을
멈추고 화석과 화도 등을 사용하여 횃불에 불을 붙였다. 이 작은 동굴의
어디에 외부와 통하는 환기구멍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곳에 그런 것을
미리 준비했다면 필시 환기구멍도 있을 것이다.
횃불을 들고 안으로 약간 들어가자 다시 하나의 석문이 앞을 가로막았
다. 그 석문은 아까의 그 석문과 크기나 모양이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 석문의 윗쪽에는 하나의 문패가 박혀있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소림중지(少林重地) 조사전(祖師殿).
문패에는 그와 같이 전자체로 음각되어 있었다. 그 글자들이 손가락의
굵기로 힘찬 기상이 엿보이는 것이 웅후한 느낌을 갖게 했다. 마치 누군
가가 화강석위에 직접 지력(指力)을 이용하여 써내려간 것 같았다. 사
실 그렇게 하는 것은 수천년 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학이 최상승(最上乘)의 경지에 올라 있다면 능히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곳이 정말로 소림사의 조사동이었군?)
조사동이라면 당연히 달마조사를 비롯하여 무수한 조사들의 유물이나
위패들을 모신 곳일 것이다. 백방생은 이미 조사동에서 두달 이상이나
있으면서도 정작 조사동은 구경하지 못했다.
이른바 이러한 곳은 강호의 문파에서 소위 금지(禁地)로 여겨지는 곳
들이었다. 흔히 조사전 등에 그 문파의 비전이나 유물 등을 보관해 두
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했다. 백방생은 비록 그러한 사실을 알기는
했으나 이미 내친김이라 결코 뒤로 물러나고 싶은 생각은 일지 않았다.
그 석문은 아까의 석문과는 달리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 석문은 필시
어떤 기관장치가 되어 있는 것이 틀림이 없었다. 기관장치에 관한 학문은
백방생은 그다지 많이 배우지 못했다. 그러나 백방생은 전날 망해사에서
도 예상보다 쉽게 그 기관장치의 흐름을 찾아냈었다. 지금도 왠지 잠시
생각해 보자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른바 사람은 어떤 기관을 많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그 기관이 더
욱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 사람들은 청각에 주의하지 않아서
별로 그 능력이 발달하지 않지만, 그러나 왕왕 장님의 청각은 그보다
더욱 발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아마도 백방생의 경우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가 있으리라.
그는 지난 몇달간 거의 시체처럼 누워있기만 했던 적이 있었다. 자연
그의 영감은 전보다 더욱 발달한 것이 아닐까?
석문의 우측 벽에는 작은 연화대 모양의 조각이 있었다. 그 형상은
아까 조사동에서의 것과 흡사했다. 그러나 백방생은 손가락으로 그 위
의 한 점을 눌렀다. 이상하게도 그 손가락은 안으로 한치나 푹 들어갔
다. 그가 갑자기 무공을 전개한 것일까? 아니었다.
기실 백방생은 전신의 혈맥들이 두루 통하고 있는듯 하기는 하지만
그것들이 마치 실날같은 것이어서 아직 과거의 추측처럼 무공이 회복
된 상태가 아니었다. 그의 무공이 회복되려면 일단 전신의 기혈이 시
원스럽게 융통되어야 하는 것이고, 또한 융통되기 위해서는 이미 끊어
지고 파괴된 경락들이 다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만일 그런 경락들을 원상복구 하기도 전에 무리하게 먼저 무공을 회복
시키려고 한다면 필시 중대한 화를 당하게 될 것이다. 백방생은 바로
그것 때문에 우선 달마역근경을 수련하고 있는 것이었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보다 분명하게 자신의 위치와 상태를 파악하게 되었다.
솔직히 지금 그의 그러한 몸으로도 실날같은 혈맥의 흐름이 두루 이어
지고 있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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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