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 대로] "BEST 5-나의 들국화 공연”
아랫글에서 보안관님이 ‘내맘대로 BEST 5’를 보고 감동 혹은 용기를 내어서 따라쟁이가 되어 보기로 한다.
보통 나는 전인권님 노랫말을 분석할 때는 [단상]이라는 머릿글을 달고 쓴다.
이것저것 자료도 많이 참고하고, 음악도 수십 번 듣고 난 후에 쓴다.
하지만 아랫글에 보안관님이 ‘내맘대로’를 읽고 용기를 내봤다.
아항~ 글을 이렇게 써도 되는구낭..그저 내 맘대로, 내 꼴리는대로, 내 뜻대로...ㅋ
근데 '내맘대로'는 너무 따라쟁이 같고, '내 꼴리는대로'는 좀 거시기하고, '내 뜻대로'는 별 재미없을 것같고,..
그래서 약간 절충해서 [생각나는 대로]"BEST 5- 나의 들국화 공연”이라고 이름을 붙여봤다.
보안관님이 올리신 것을 보니 약 들국화 30년 정도의 내공이 있으신 듯하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내가 들국화를 접한 것은 2012년 9월 놀러와!였다.
보안관님께는 쨉도 안되지만 그래도 나름 3년하고도 5개월. 달수로는 근 40개월이 된다. 이만하면 그동안 생각나는 것을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40개월 동안 정식 공연은 한 20여 회 본 것같다. 모두 주옥같지만 그래도 공연장의 분위기나 나의 개인사와 겹쳐서 보니깐 생각나는 공연이 한 댓 개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먼저 5위부터 꼽아 보기로 한다. 물론 이 순서는 나중에 바뀔 수도 있다. 5위라고 해서 공연의 질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제일 먼저 생각하는 공연일 수도 있다. 제목 그대로 생각나는대로니깐!
일단 5위는 2013년 6월 15일 성남 중앙공원 파크콘서트.!!!
보안관님은 이 공연을 베스트1으로 꼽으셨다. 참으로 좋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에게는 5위다. 왜? WHY? ㅋㅋ
이유는 나중에 보면 알 것이다.
이 날은 들팬 정모를 겸한 날이었다. 분당 어디즈음인가 해서 정모도 하고 회칙도 개정하고, 들팬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어슬렁어슬렁 분당 중앙공원으로 갔다. 대략 5시경. 공연은 7시였다. 늦게 오실 들팬 분들을 위해 앞 자리에 돗자리를 하나씩 꿰어차고 앉았다.
슬슬 배가 고파지고 목도 출출해진다.
인근 치킨 집에 전화로 치맥을 주문했다. 헉~ 이럴 수가 있나.. 인근에는 이미 치맥이 동이 났다는 것이다. ㅠㅜ 다른 곳으로 주문을 넣으니 한 시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옆에 앉았던 슬라이더(사진 잘 찍고 갑바가 죽이는..단 술 한잔도 못 먹삼..)랑 새벽(전친 새벽말고, 들팬 새벽이다.)을 꼬셔서 편의점에 가서 맥주를 사오라고 했다. 맘 착한 슬라이더가 달린다. 새벽은 꿈쩍않고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고.
근데 바로 뒤에서 어느 아줌마 둘이서 돗자리에 아이스박스를 펼쳐놓고 캔맥주를 마시고 있다. 침을 꿀꺽 넘기며 맥주 하나 구걸하려다가 꾹 참고 있는데 이게 웬일??!!
바로 그 아줌마가 내 뒤통수를 쿡쿡! 찌르지 않는가. 이건 또 뭔 일이래? 하고 뒤를 흘깃 보니..허걱~~!! 이럴 수가 있나?
예전 중딩 때 교회에 열심히 다녔는데, 그때 내가 짝사랑하던 그 여인이 아니던가?
그 고왔던 그 여학생이 이제 얼굴이 주름살이 지고 머리는 뽀글이가 되어서 싱긋 웃고 있었다. 예의 그 덧니를 살짝 내비치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 그래도 여기가 어딘가? 천하의 들국화 공연장 아닌가..
내심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여기 어쩐 일이세요? 그동안 뭐하고 지냈어요? 옆에 애는 따님? 뭐 이러저러한 얘기도 하면서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건넸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어
“저, 캔 맥주 하나만 주실래요?”
“얘?!! 너 왜 존댓말 쓰니? 그냥 이것 가져가.”
하면서 6개들이 캔맥주 한 묶음을 건네준다. 아싸라비~융~~!!
옆에 있던 몇몇 들팬 분들에게 캔맥주를 건네주면서 가오를 세웠다.
누구냐고 묻기에,
“걍 내 첫사랑!!”
아마 그 여인도 내 애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공연이 시작되었으니깐.
그날 공연 분위기는 엄청났다. 저 산끝까지 가득찬 관중이며, 호응도며..분위기도 짱이고, 전님 목소리도 짱짱했다.
특히 공연 중간에 주찬권님이 무대 가운데에 내려 오셔서 세분이서 함께 부르셨던 ‘축복합니다’는 지금도 가슴 찡하다. 혹 궁금하신 분은 유튜브에 검색하면 누군가 핸펀으로 올린 영상이 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2TdAjWsDCnw
아울러 이날의 전님이 부르신 ‘제발’도 잊지 못한다. 공연이 진행되던 중에 위장에 급속도로 소화되던 맥주가 슬슬 소식이 와서 부리나케 공연장 옆 화장실로 달렸다. 그때 들려오던 “~~~제에에에 바아알!!”
소변대 앞에 줄느런히 서서 용변을 보던 남정네들은 죄다 바지를 움켜쥐고 밖으로 뛰쳐 나갔다. “우와~~, 진짜 대박이다!!”라는 환호성을 지르며...
이날 레파토리는 참으로 그해 12월에 발매된 들국화 4집을 미리 실황으로 보는 듯했다.
나는 그날 ‘돌고 돌고’를 처음으로 들었다. 판으로 들을 때는 ‘돌고’로 이어지는 구절을 한 댓번 하는 것같았는다. 이 날은 열댓번은 한 것같다. 그도 그럴 것이 공연 중에 수백명의 무리를 지어서 원을 그리며 ‘돌고 돌고’를 불러댔으니깐.
들국화 야외 공연을 처음으로 접하는 나에게는 이 날의 들국화 음악은 광기(狂氣)(?)를 넘어서 신기(神氣)(!!)에 이르른 듯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RF-pKuiTIM
여기까지 읽으신 분은 궁금하실 것이다.
그래, 공연은 그랬다치고, 중딩 첫사랑을 다시 만나서는 어떻게 되었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자...
이런 이야기를 아무 생각없이 함부로 해서는 안될 처지가 아닌 걸 다 알지 않으신가... ㅠㅜ
첫댓글 ㅋㅋ
재미나네요~~
ㅋㅋ
옛사랑 ! 다시 도리켜 그시간으로 갈수없기에 슬프고 애듯하죠 ^^
"축복합니다" 언제까지 이런 모습들로 팬들과 함께할줄 알았는데 ,,, 이공연도 가슴에 남는 명품공연중 하나입니다 ^^
그죠? 저로서는 이 공연이 세분이서 하시는 마지막 공연...ㅜㅠ
어찌 그런일이...
들국화 '속성반' 수업 들으신 것 같은 이야기 넘 잼나네요~~^^
첫 사랑과의 재회는 정말 대~~박이네요.ㅋㅋ
순서대로 따지면 첫사랑은 초딩1년때이구요, 아련함으로 따지면 요게 첫사랑인듯요..ㅋ
어디보자.. 저한테 사모님 전화번호가 있었던거 같은데요.. 뒤적뒤적
야, 야. 야!! 왜 이러냐??!! 이미 다 털어놓았다...
오~ 형님 잼있어요 ㅎ
오타하나 발견^^
나 조수로 쓰라니깐.ㅋㅋㅋ
오타가 세개쯤 되는데..좀더 찾아보슈..ㅋ
성남 파크공연에선
데스페라도..가 최고였어요
저기 위에 사모님 전화번호 찾고 있는
청년이 옆에서 막 훌쩍거렸어요. ㅋ
아, 맞아요!! 데스페라도..
그 넓은 광장을 메운 청중들을 숙연하게 만드셨죠..
그나저나 그 비겁한 청년은 얼케 혼내주죠?
@상상하기(김중신) 장가를 보내면 되는데...저늠이..흠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런 오빠는 순 날나리 오빠!! 여학생 꼬실려고 폼 잡고 올갠이나 쳐대는..아마 지금쯤은 남의 집사람 전화번호나 뒤적이고 있을 듯..ㅋ
@상상하기(김중신) 그래도 교회 오빠는.....
ㅋㅋ 재밋어요. 기다리는 재미까지~^^
ㅎㅎ항상 좋은글에 집중하며
읽으려다
뽱~터짐요^^
버라이어티한 삶을 살고계신
상상하기 인생이 실현하기 인생같네요
다음시리즈도 기대해요☆♡☆
언능
다음편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