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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공간 스크랩 애절송(哀切松 ) - 김이하 님 / Stamatis Spanoudakis
청학동 추천 0 조회 11 12.11.04 21:1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김이하 시집『춘정春情, 火』중 「애절송哀切松」


       
      애절송哀切松 
      - 성북동 소나무 
                                    
                                                시 : 김이하 

      나 그리워 말게 육신은 잘렸으나 혼백이 살아 육신으로 갈 수 없는 담을 넘었으니 저 푸르게 그립던 세상 나 홀로 갈 수 있으니 나는 행복하네 내 그루터기 하나 두고 슬퍼하지 말게 이제나 저제나 그립다면 그립고 슬프다면 슬프지만 인간들의 담에 갇힌 슬픔보다 더하겠는가 남은 뿌리는 언젠가 썩어 지독한 도시의 추억도 잊을 것이네 스스로 흙이 되어 위안의 화분에 새싹을 틔우고 오다가다 바람으로나 섞여 청풍과 명월을 기억하려나 그래도 내 하나 그립거든 그대 가슴 한켠 비워두고 백척난간에 걸린 내 그림자 하나 낙락장송으로 키워 주게 울도담도 없는 그곳 더 잘라낼 육신도 없으니 내 그리 살겠네

      ―-시집『춘정春情, 火』(바보새. 2011) 중에서

▦ 서울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여행한 사람들의 사진을 살펴보면 성북동 고택 정원에는 소나무를 심은 집이 많아 보인다.

지난 날 지체 높은 양반들이 살아서인가. 지금은 관광객이 수시로 찾는 곳이기도 하다.

백석 시인의 연인으로 알려진, 고급요정 대원각을 운영하던 길상화 김영한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 감동하여 법정 스님에게 이 대원각을 시주하여 생긴 길상사란 절이 있고, 만해 한용운 스님이 집필하던 고택 심우장尋牛莊도 그곳에 있다.

그곳의 정원에 심어진 소나무들은 옛 선비들의 기개와 사철 푸르른 것들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선 사람들 마음에나 실제 용도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우리 민족의 상징적인 나무이기도 하다.

김이하 시인의 시 '애절송'은 담 너머로 보이던 소나무가 잘려 버린 모숩을 보고 나서 마치 자신의 삶이 그곳에 비친 것 같은 생각을 하였을까.

굳은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가 베어진 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은 아플 수밖에

없다.

고목을 벨 때는 적어도 예를 갖춘다. 하물며 사람은 직장에서 쉽게 잘리고, 비정규직이란 굴레로 사람 대접을 제대로 못 받는다. 그래서 가슴이 터질 것 같고 미칠 것 같은 사람도 많다.

김이하 시인은 많은 고통의 강을 건너서일까. 슬픔마저 초월한 것 같다.

거침없이 흐르는 물줄기를 느끼는 듯하다.

크건 작건 잘린 나무의 슬픔이 사람의 슬픔이 아닐까.

그러나 슬픔의 깊이가 아무리 깊다 해도 그곳에서 우리들의 희망은 싹트는 것 아닌가. 희망은 자유롭지 않는가.



◆ 김이하 시인 약력 ◆


- 1959년 전북 진안 밧머우네에서 출생. 임실 출생.

시집으로『내 가슴에서 날아간 UFO』『타박타박』『춘정春情, 火』가 있다.

그밖에 『옛멋전통과학』『세계의 신화전설』『제중원 백정의사 박서양』 등 단행본을 펴냄.

- BGM : Stamatis Spanoudakis / To Dori
- 사진출처: 하동 송림 / 김인호 시인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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