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괴석과 늪까지 볼 수 있는 신비한 우리의 산
금정산을 올라가가 보면 정상 부근에 있는 수 많은 바위들을 만납니다. 그 중 하늘로 잔뜩 치솟은 한 바위 위에 올라가면 신기하게 바위 안에 물이 고여있는 곳이 있는데요. 그것이 마치 황금처럼 반짝거린다고 해서 금샘이라고 합니다. 금샘은 조선의 '동국여지승람’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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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나마 형태의 바위 금정산 금샘> (사진 : 환경부)
금정산 산정에 세 길 정도 높이의 바위가 있는데. 그 위에 우물이 있다. 둘레가 10여척이며 깊이는 7촌쯤 된다. 세상에 전하는 말로는 한 마리의 금빛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범천에서 내려와 그 속에서 놀았다고 하여 금빛 나는 우물을 금정이라 하고 물고기를 범어라 하였다.
금정산과 범어사의 탄생 설화로 전해지는 이야기대로 금샘을 처음 본 사람들은 대부분 신비롭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인지 옛날부터 이 황금빛 샘에 소원을 비는 사람이 많았다고 하네요.
금정산 금샘은 전문용어로 나마라는 지형입니다. 나마란 지하의 화강암이 땅속에서 수분이 많은 토양과 오랫동안 접촉하면서 풍화가 되고 특정 부분에 풍화가 집중되면서 그곳을 중심으로 구멍이 생기게 되지요. 이것이 지상으로 드러나고, 비가 오면 물이 고이면서 풍화가 반복되어 지금의 형태가 된 것입니다.
서울의 북쪽에 있는 인왕산은 험하지 않은 산세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입니다. 인왕산을 오르다 보면 가장 많은 곳이 바로 바위입니다. 멀리서 보면 바위산이라 싶을 정도로 바위 위에 나무들이 듬성듬성 자란 듯한 이 산은 그것 때문인지 기암괴석들이 많고 특이한 곳이 많습니다. 특히 인왕산의 바위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바위 곳곳이 마치 벌집모양마냥 무언가에 갉아먹은 듯 움푹움푹 들어간 모습은 기이하기까지 합니다. 타포니라고 부르는 이 모양은 바위의 그늘진 면에 U자 모형으로 움푹 패인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인왕산 외에도 전북 진안의 마이산이나 충남 거창, 강원도 양양 등 우리나라 각지에서 볼 수 있지요. 특히 인왕산의 경우 도심에서 멀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등산을 하면서 자연학습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번에는 멀리 강원도로 가보겠습니다. 강원도 양구에 자리잡은 대암산 용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1304m에 자리잡은 습지입니다. 이곳은 보호를 위해 하루에 50명만 출입이 가능한 곳인데요. 사람들이 습지 위를 걸어 다니면서 그 위로 자라나는 나무들이 자라나 습지가 줄어들고 있어서 이렇게 하루 인원제한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작은용늪과 큰 용늪 두 개의 습지는 삿갓사초, 비로용담꽃등 야생화와 야생동물들의 낙원입니다. 이것들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종이기 때문에 각별한 보호가 필요한 종이라고 합니다. 이곳 외에도 속초와 인제 사이의 황철봉에 있는 암석덩어리가 넓게 평원처럼 퍼져있는 암괴원 지형이나 다양한 산악 지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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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에 늪이 형성된 인제 대암산 용늪> (사진 : 환경부)
산과 들 그리고 강을 따라가는 여행
산과 강이 이루는 아름다운 장관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산을 휘감아 도는 강’ 이라는 표현처럼 우리나라의 하천 상류에서는 이렇게 산등성이를 따라 뱀처럼 커다란 곡류를 그리는 감입곡류 하천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산과 강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강을 따라 내려가도 계속 이어집니다.
이렇게 S자로 지나가는 강 근처는 계속 침식작용이 이뤄지면서 하천이 끊기게 되는데요. 새로운 물길이 생기면서 육지에 언덕처럼 남는 미앤더 코어가 됩니다. 이 지형은 특히 낙동강 상류인 안동 이북에서 많이 볼 수 있지요. 그리고 강과 가까운 곳은 침식이 가속화되면서 하식애라는 절벽이 생깁니다. 우리나라의 강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하식애는 위에서 보면 아찔하고 강 아래에서 보면 병풍처럼 웅장하지요.
강 근방에도 앞서 이야기했던 금정산의 금샘 비슷하게 생긴 곳이 있습니다. 전남 순천, 전북 순창에 있는 요강바위라고 불리는 바위들입니다. ‘포트홀’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바위들은 주로 계곡이나 강가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바위들이 물결을 이루듯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곳곳에 움푹움푹 들어간 신기한 형태를 연출합니다.
포트홀 지형은 바위의 오목한 곳이나 깨진 곳에 물이 들어오면서 회오리같이 도는 와류현상이 생기면서, 그 에너지로 바위에 움푹 들어간 깊은 구멍이 생긴 지형입니다. 금정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산중에서 생긴 것과 강가에서 생겼다는 차이가 있지요. 이곳 외에도 제주의 용담천, 설악산의 백담사에도 이런 포트홀 지형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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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모양이 요강처럼 생겼다 해서 순천 요강바위> (사진 : 환경부)
상류에서 거세게 흐르던 강물은 하류로 접어들면서 느려지고 진흙이나 잔류물이 쌓이면서 삼각주나 하천습지를 만드는데요. 담양에 위치한 하천습지는 이런 강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담양 하천습지는 하천 주변으로 대나무, 버드나무 군락들이 뒤덮고 강 주변으로 갈대숲과 풀밭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이런 깨끗한 자연 덕분인지 멸종위기종인 매, 황조롱이, 삵, 다묵장어, 맹꽁이같은 희귀동물과 물오리와 철새 등 야생동물들의 쉼터입니다. 그리고 습지에서 자라나는 식물들 역시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야생식물이 많이 있는데요. 담양습지는 이런 그 가치를 인정받아 우리나라 최초로 하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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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의 하천습지는 희귀 생태자원의 보고로 손꼽히고 있다.> (사진 : 환경부)
우리나라에 있는 화산의 흔적을 찾아서
한라산은 지금으로부터 2만5천년 전까지 화산 분화활동을 통하여 생겨난 젊은 산입니다. 제주도와 한라산이 생겨난 데 대한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대체로 120만년 전부터 2만5천년 전까지 크게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제주도는 네 번의 화산분출로 만들어졌는데요. 한라산의 몸체는 16만년전 정도에 있었던 세 번째 분출 때 생겼고, 3만에서 5만년전 마지막 분출 때 기생화산인 '오름'들이 만들어지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제주는 용암동굴과 함께 용암 속의 가스가 폭발하면서 생긴 '궤'라고 하는 동굴이 형성되기도 한데요. 제주도에 있는 큰넓궤굴, 등터진궤, 부툭굴궤, 곰궤 같은 많은 동굴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한라산 정상 부근은 용암이 급하게 식으면서 생긴 산이 침식작용을 받아 깎이면서 급경사 지형인 절애가 만들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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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화산인 한라산>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제주도가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화산 지형이라면 금성산, 주왕산, 보현산, 천황산, 거제,남해,고흥반도, 완도, 진도 등의 영남과 호남지방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에 화산이 폭발했던 곳입니다. 그 중 경상북도의 주왕산은 지금으로부터 약 7천만년 전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주왕산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주방천 계곡을 중심으로 제 1폭포와 그 위로 이어지는 구룡소와 선녀탕 일대를 가장 경치가 좋은 곳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수직에 가까운 절벽에 싸여 고요하기만 한 계곡 사이로 폭포 소리만이 들려오고, 깊고 가파른 계곡 좌우로 펼쳐지는 수많은 산봉과 기암의 산세는 웅장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먼 옛날 자연을 부술 듯 탁한 먼지와 뜨거운 불덩이를 쏟아냈던 산은 이제는 검은 바위 같은 흔적만 남기고 조용히 잠들어 있습니다.
이곳들 말고도 찾아보면 우리나라에서 신기한 자연을 볼 수 있는 곳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치 비밀의 정원을 열듯이 아무도 몰랐던 곳에 숨어있는 나만의 아름다운 곳을 찾는 즐거움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의 자연을 재발견하고 그 속에서 자연의 거대함과 소중함을 느껴보는 기회로 우리의 진귀한 지형을 찾아가는 여행은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자연이 만들어 낸 거대한 천연예술품들을 찾으러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요?
첫댓글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누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고맙습니다
[가 보고 싶은 마음이...나네요.]
감사히봅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