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의 헛점
우리 주위에는 유난히 겉치레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겉모양만 지나치게 꾸미고 속마음을 등한시한다면
말 그대로 겉은 번지르르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속빈 강정에 불과한 것입니다.
허우대만 멀쩡하다는 것이 바로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물론 물질이 우선이 되고 잇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육체적인 쾌락이나 흥미에 대해
아주 등을 돌리고 살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너무 육체적인 측면에만 집착한다면
겉치레의 만족을 얻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황폐를 가져와 삶을 망칠 수밖에 없습니다.
겉치레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노력을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손쉽게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느냐 하는 것에
몰두한다는 것입니다.
즉 불로소득을 바란다는 것입니다.
전국책(戰國策)에 어부지리(漁父之利)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말에 얽힌 일화가 있습니다.
전국시대에 연(燕)나라는 중국의 동북쪽에 위치해 있던
조(趙)나라와 제(齊)나라의 위협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연나라에 기근이 돌자 조나라가 침략을 하려고 했습니다.
이것을 알게 된 연나라의 소왕(昭王)은
조나라 왕에게 소대(蘇代)를 사신으로 보내어
설득하도록 하였는데 소대는 소진의 동생답게 다음의 말로
조나라의 혜문왕(惠文王)을 유감없이 주물렀습니다.
"귀국에 들어 올 때 역수(易水)를 지나다가 냇가를 보니
조개가 입을 벌리고 햇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이때 황새 한 마리가 날아와 입을 벌리고 있는 조개를 부리로 쪼자
조개는 황급히 입을 다물어 황새의 부리를 물고 놓아주지를 않았습니다.
이제 다급해진 황새는 오늘도 내일도 비가 오지 않는다면
너는 말라죽을 것이다라고 하니
조개는 오늘도 내일도 내가 너의 부리를 놓지 않는다면
너는 죽고 말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한참 다투고 있는 중에
마침 그 옆을 지나가고 있던 어부가 이 광경을 보고는
쉽게 조개와 황새를 모두 잡아가고 말았습니다.
지금 왕께서는 연나라를 치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연나라가 조개라면 조나라는 황새입니다.
연나라와 조나라가 싸워서 백성을 피폐시킨다면
강대한 진(秦)나라가 어부가 되어
맛있는 국물을 마시게 될 것입니다"라고 소대가 말하니
현명한 조나라의 혜문왕은
소대의 말을 이해하고 연나라 침략계획을 중단하였다는 일화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어부지리는
불로소득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불로소득을 얻으려 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뇌물이나 상납이 그런 것들입니다.
모두가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쾌락에 집착한 나머지 비롯되는 일들입니다.
그러나 불로소득은 언젠가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불로소득은 어떤 노력이 없이 손쉽게 들어 온 것이기에
사용하는데 헤프기 마련이고
또 불로소득이 계속 있을 것을 예견하고 있기에
노력하지를 않는다는 것입니다.
재물의 소중함을 모르게 되면
자연 타락과 방종에 물들게 되고 노력 안하면 퇴보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삶이 지속되면 그 것은 파멸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불로소득의 헛점인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불자들은 진정한 행복이란 겉치레로 자신을 과시하거나
불로소득으로 인한 물질적인 만족보다는
마음에 근심이 없는 삶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송명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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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_()_..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