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_^
예~ 맞습니다. 오늘은 4월 30일. 실습 마지막 날입니다.
허나 제가 쓰고 있는 일기는 지난 목요일에 있었던 일들의 짧은 기록입니다.
실습 끝날 즈음에 군기가 빠져서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가 아, 더이상 미루면 진짜로 지난 목요일은
아무곳에도 남지 못하고 아스라이 사라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적어봅니다.
생생한 맛은 좀 떨어지지만 발효된 깊은 맛으로 다가가기를 바래봅니다.ㅋ
목요일 2교시에 가정과 교생선생님의 대표수업이 있었습니다.
하루 전날인 수요일, 전체 교사 모임에서 연구부장선생님이 "내일 교생선생님의 연구수업이 있으니 담당 선생님들과 시간 나시는 분들은 오셔서 함께해달라"고 광고까지 해주신 제대로된 연구수업이었습니다. (←아, 숨길 수 없이 드러나는 피해의식...>ㅁ<;;)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가정과 선생님과 연구부장님, 교생담당선생님과 이두현 선생님, 이덕주 선생님이 참석해주셨습니다.
가정과 교생선생님의 수업은 훌륭했습니다.
학생들과도 잘 소통하였고,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드라마 내용을 수업내용과 연관지어서 집중을 유도한 것도 칭찬해주고 싶었습니다.
수업내용과 관련된 영상을 찾아 미리 준비해놓았던 것, 교과서를 보지 않고도 학생들을 지도할 만큼 충실히 준비한 것과 학생들이이 봐야할 교과서 페이지를 정확하게 집어주는 것을 보면서 교과서 연구를 잘 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몇가지 지적받은 내용이 있었지만 현직에 있는 교사가 아니고 배우는 학생의 입장임을 감안한다면 매우 잘 한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바로 간평회가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여러 선생님들과 전체 교생이 모여서 진행하였는데 제게는 이 시간이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연구수업에 대한 간평회가 있었는데요~
오늘 수업을 진행한 가정과 선생님의 소감을 듣고, 지도교사의 소견을 듣고, 교생 중 한명의 수업평가를 들었습니다.
교생 중에서 누가 간평을 할건지 처음에는 자원자를 구했지만 없자 사회를 보신 연구부장님이 지목하셨습니다.
예, 바로 제가 지목되었습니다.
싫었냐구요?
아니요, 저는 감동하였습니다.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며 저를 지목하셨거든요.
"지난 주에 한주 먼저 연구수업을 진행했던 한지희 교생선생님이 먼저 수업을 진행해본 입장에서 한말씀 해주시죠."
그리고 가정과 수업에 대한 저의 간평이 끝나자 이렇게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바로 이어서 지난 주에 연구수업하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한지희 선생님의 소감을 들어보겠습니다."
그 이후에 우리 덕주선생님에게도 연구수업하는 교생을 지도하면서 어떠했는지 물어봐주셨습니다.
덕주선생님은 빛나는 미소와 함께 인트로 영상, 장악력 등을 칭찬해주시면서 '제가 오히려 더 많이 배웠습니다' 라고 저를 높여주셨습니다. ('지난주에는 몇가지 지적한 사항도 있었던 것 같은데 한 주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것들은 잘 생각이 안나네요.'라고 위트있게 덧붙여주신 말씀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제가 왜 이것들에 감동하였는지 잘 공감하지 못하시는 분도 있을거예요.
사실 저는 제가 한 수업을 (학교에서 인정하는 공식적인) 연구수업이라고 생각하지 말자고, 그저 여러 선생님들을 모시고 수업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더랬지요.
제 마음이 피해의식에 빠지지 않게 도와주시기를, 인간적인 마음에 가정선생님이 수업을 엄청 못하기를 바라는 악한 마음 품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혹 섭섭한 마음에 연구수업에 들어오신 교장선생님께 제가 이러저러한 마음이 들었고, 교장선생님이 안들어오신건 교육자적 마인드가 어쩌고 저쩌고..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지않도록, 그런 마음은 생각치도 않도록. 혹은 제 마음이 스스로 비교되어 슬퍼지지 않기를, 속상하지 않기를, 제 마음을 보호해주시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공식적인 간평회 자리에서 사회보신 연구부장님이 지난 주에 있었던 디비피아 수업을 연구수업으로 높여주시니... 저는 감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 맞습니다. 저는 지난 주에 연구수업을 하였습니다. 누가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 자리에서 언급되거나 언급되지 않는 것도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누군가 알아주었다는 것, 더불어 제 마음이 그로 인하여 위로를 받았다는 것이 제겐 참 중요합니다.
더 앞을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신입생환영회를 마치고 덕주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이 말씀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군자는 아닙니다. 멀어도 한참 멀었습니다.
하지만 용기내어 반의 반 걸음을 떼어봅니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 때에 누군가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반의 반걸음을 떼었으니 앞으로 성큼성큼 군자에 까지 이르는 길을 힘차게 걸을 것을 기대해봅니다♡
근데요~ 학교도서관에 오래 있다보면 모든 선생님이 다 군자가 될 것 같아요ㅋㅋ
제 얘기가 너무 길어져서 그 뒤로 교생선생님들이 각자 교생생활 돌아보며 만든 피피티 발표 했다는 얘긴 간단히 하고 넘어가야겠어요.
허나, 단연 백미는 우리 희숙선생님이 만드신 사서교생 영상이었습니다.
학교 가는 길을 배경음악으로 얼마나 잘 만들어 주셨는지~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데 그 영상이 제게 없어서 아쉽네요...ㅠㅅ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올려볼게요ㅋㅋ
오늘도 수다가 엄청 길어졌습니다만,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참 기쁩니다.
평화로운 토요일 밤. 모두들 행복하시길 바래요♡
첫댓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