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사대부의 성격
신진 사대부들은 주로 지방에서 성장한 향리 출신의 신진 지식층이었으며, 경제적으로는 지방의 중소 지주층으로서 이들은 권문 세족이 부재 지주로서 대농장을 소유했던 것과는 달리 지방에 직접 생활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토착적 기반을 가진 사대부들은 고려 말기가 되면서 새로 수입된 성리학의 학문적 실력을 바탕으로 과거를 거쳐 중앙의 정치 무대로 진출하고 있었다. 이들은 학문적 교양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의 실무에도 능한 학자적 관료들이었다. 이들은 신진 관료로서 친원적이고 친불교적인 성향을 지닌 권문 세족과는 정치적으로 대립되는 위치에 놓여 있었으며, 정치적 대립의 배경에는 경제적 대립과 이해 관계의 충돌이 있었다. 중소 지주층인 사대부들의 토지도 권문 세족들의 겸병 대상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신진 사대부 세력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무신 집권기부터였으나 당시에는 무신들의 학문과 행정 능력을 보완해 주는 구실밖에는 할 수 없었다. 무신 정권이 붕괴된 이후 더욱 활발하게 중앙 정계에 진출하여 세력을 키워 나갔는데, 특히 공민왕의 반원 개혁 정치는 신진 사대부의 성장에 획기적 계기를 마련하였다. 대외적으로 반원 자주를 표방하고 대내적으로 권문 세족을 억누르면서 개혁적 시책을 펼쳐나간 이 운동은 자연히 신진 세력과 연결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때에는 아직 권문 세족의 세력 기반이 상당히 굳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들과 대결하여 그들은 정권에서 몰아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지 못하였다. 그 뒤 공민왕 이후 등장한 정도전, 조준 등을 중심으로 하는 신진 사대부 세력은 신흥 무인 세력과 정치적으로 협력하여 마침내 권문 세족에 대항하여 고려 왕조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새로 건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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