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문화산책-영화 ‘책상서랍 속의 동화’
“영화 한 편 소개 하려고.”
열흘 전쯤에 내게 친구의 전화 한 통이 걸려왔었는데, 그때 그 친구가 내게 전화를 한 요점이 그랬었다.
딱 50년 전으로 거슬러 1973년 10월에 국가공무원 9급인 검찰서기보로 검찰수사관이 되어 이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디뎠을 때 그때, 나와 맨 처음으로 가까이 지내게 되었던 같은 동기인 오세완 친구가 내게 그 전화를 걸어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그 친구는 20여 년 전에도 내게 영화 한 편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중국의 명감독인 장예모 감독에 앳된 여배우인 장쯔이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영화였다.
오지 마을에 부임한 총각 선생님을 먼발치에서 내다보면서 싹튼 사랑을 끝내 엮어내고야 마는 순진한 시골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줄거리로, 내 가슴에 뜨거운 감동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다.
바로 그런 경험이 있어, 친구가 그렇게 또 영화 한 편을 추천했을 때, 내 이렇게 두 말 않고 선뜻 받아들였다.
“좋아. 당장 볼게. 그런데 무슨 영화지?”
그래서 추천 받게 된 영화는, 지난번 추천 영화였던 ‘집으로 가는 길’과 역시 같은 감독인 장예모가 감독한 영화로, 그 제목이 이랬다.
‘책상서랍 속의 동화’
제목만으로도 순진무구한 이야기를 담고 있겠구나 싶었다.
곧바로 그 영화 제목으로 유튜브를 검색해봤다.
16분 13초짜리 요약분이 있었다.
‘뿔라 PULA’(https://www.youtube.com/@PULA.)라는 유튜버가 게시한 것으로 다음과 같은 제목이 붙어 있었다.
‘진짜 동화 같은 중국의 이야기 – 장예모 감독 ‘책상 서랍 속의 동화(1999)’’
그 유튜브 주소는 이랬다.
https://www.youtube.com/watch?v=FOiNxsSekd0
그리고 다음과 같은 설명문이 붙어 있었다.
장예모 감독의 초창기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영화 ‘책상 서랍 속의 동화(1999)’입니다. 중국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벌어졌던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웨이와 장휘거를 비롯해 대부분의 인물들이 배우가 아니라 진짜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한층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걸까요? 재미있게 보세요. 감사합니다.//
요약분이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진한 감동이 가슴을 파고들고 있었다.
영화 전편을 다 보고 싶어졌다.
다시 유튜브 검색에 들어갔다.
러닝 타임 1시간 42분의 그 영화 전편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결국 찾아냈다.
다음은 유튜브에서의 그 주소다.
https://tv.kakao.com/v/302894679
어머니의 병환 때문에 한 달 간 학교를 비워야하는 담임 가오 선생님을 대신해서 오지의 국민학교에 부임한 열세 살짜리 대리 선생님인 웨이 민치의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영화였다.
처음부터 콧잔등이 시큰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래도 참고 참았다.
그러나 결국 터지고 말았다.
가난한 집안을 돕겠다고 돈 벌러 도시로 나간 말썽꾸러기 학생 장휘거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푼돈을 모아서 도시로 따라 나가기는 했으나, 도무지 찾지를 못해서 헤매는 웨이의 모습이 너무나 처절해서였다.
나 혼자서만 볼 영화가 아니었다.
주위 두루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다.
우선 우리 가족을 먼저 챙겼다.
우리 가족들이 온라인으로 함께 하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그 영화의 유튜브 주소를 소개하고 글을 붙였다.
그 붙인 글, 곧 이랬다.
‘혹 틈이 나면, 다들 이 영화 함 봐라.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을 감독하고 오페라 ‘투란도트’를 연출했던 중국 장예모 감독의 '책상 서랍 속의 동화'라는 영화다. 열세 살 서현이 나이 또래의 선생님 이야기인데, 막 판에 눈물 찔끔 짜고 말았다. 특히 서현이가 시간을 좀 내서 보면 좋겠구나. 영화 감상문을 써주면 더 좋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