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했어요 --;
서울사시는 분들은 이해가 될듯....지방분들은 이해가 안되실듯
김포공항에서 버스를 타려고 기다렸어요
161번 버스를 탔죠....근데 바로 대한항공 승무원이 타더라구요...스튜어디스...남자의 로망
앗
내 옆에 앉는게 아니겠어요
두근두근,,,,너무 떨리는거에요
너무 이쁘더라구요
너무 좋은냄새두 나구요...전지현 닮았어요..와우
내옆에 승무원이 앉아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가슴이 얼마나 뛰던지요
곁눈질로 자꾸 쳐다봤죠 ㅎㅎㅎ 아휴
그녀는 엠피쓰리를 듣고 있더군요
저도 엠피쓰리가 있었지만 안들었어요 그녀가 듣는 음악을 듣고 싶었거든요
버스는 출발했고 점점 제가 내릴곳이 다가옵니다
전 염창동에서 내려야 하는데 아 이거 내릴수가 없더라구요
아 내려야 하는데 내려야 하는데 이러다가 내릴시기를 놓쳤어요
그래 뭐 다음정류장에서 내리지 뭐 ...잠깐 걸으면 되잖아
내옆에 승무원이 앉아 있는데 그냥 내릴수 없잖아 그래그래
다음 정류장에서도 또 내릴기회를 놓쳤어요
괜찮아...서울은 환승이 되잖아 버스갈아타고 가지 뭐....
또 놓쳤어요
ㅜㅜ
그러던중에 한강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성산대교를 버스가 신나게 달리고 있습니다
순간 이건 아닌데...이건아닌데 ㅜㅜ 내가 내릴곳은 염창동인데....ㅇ아아아아 --;
하지만 괜찮았어요
가끔씩 마주치는 그녀와의 눈빛교감으로만으로도 행복했어요
유니폼이 너무 이쁘더라구요
하지만 연대를 지나고 광화문을 지나고 미아리고개까지 지났습니다
그때부터 조바심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도대체 아가씨 어디에서 내릴려고 그러는거에요...제발 ㅜㅜ
1시간이상을 한자리에 앉아 있다보니 손에서 땀이나기 시작하고 답답하고
속으로 아가씨 도대체 어디에서 내릴려고 하는거에요? 네? 라고 물었죠
분명 승무원도 도대체 이 인간 어디에서 내릴려고 하는거야? 계속 내옆에 앉아 있네 라고 속으로 생각했을거에요
성산대교를 지나기전에 탔던 할머니 중학생 아저씨 등등 다 내리고 다른 사람들로 버스안이 가득채워졌어요
김포공항에서부터 나랑 승무원이랑 둘이서만 미아리고개를 지날때까지 타고 온거에요 ㅜㅜ
쌍문동이 다가오자 그때서야 대한항공아가씨가 내릴준비를 합니다
아 나도 여기서 내려야 하나? 아니 혹시 여기서 같이 내리면 아마날 이상한 놈으로 생각할거야 그래...
다음정류장에서 내리자...
쌍문동에서 대한항공아가씨 내립니다...물끄러미 뒷모습을 바라봤죠
키크다...늘씬하구나 그래도 같이 온 보람은 있네...
문은열리고 그녀는 캐리어를 끌고 희미한 불빛넘으로 사라집니다
아 그녀
그리고 중년의 할머니가 내 옆에 앉네요
그 알수없는 허전함이란.....멍한채 전 창 밖으로 바라봤어요
분명 분명
내가 이 버스를 탈때는 대낮이었는데 지금은 밤으로 변해 있더군요
전 쌍문역에서 내렸습니다
제가 서울에 산지 10년이 지났지만 난생 처음 와보는곳.....이 낯설음....고독감.....이 텅빈 가슴에 무엇으로 채워넣어야 할지 모르는
내가 도대체 무슨 행동을 한거지....ㅜㅜ
그녀의 마법에 빠져 염창동에서 쌍문동까지 왔구나...ㅜㅜ
순간 오늘 밥 당번은 나인데 밥해야 하는데 그녀의 마법에 빠져 정신을 못차렸구나
그때 전화가 왔어요 누나가 흥분한 목소리로
야 이XX아 밥은 안해놓고 어디있는거야 죽을래????!!!!
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죠.....누나 미..안...해
친한 친구가 교통사고를당했어...병원에 있어서 오늘 좀 늦....을....거 같...아~~~
ㅜㅜ
전 전화를 끊고 축 늘어진 어깨로 쌍문역으로 조용히 들어갔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48/12_cafe_2007_11_22_10_21_4744d986ca324)
음...그때의 그 기분과 그 심정 십분 충분히 느껴집니다. 암튼 고생하셨쎄요~~ 근데 과격하신 누님한테 혼나시진 않았나 그게 더 걱정되는걸요? ^^:
저 쌍문동쪽사는데.. 그분자주 버스타구댕기세여^^; 작년부터 버스애용하시더라구요. 161번^^ 한두번 이뻐서 계속쳐다봤는데.. 자주보니 (왠지저만아니까) 반갑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자주가는 까페에 그분얘기가 나오니 세상참좁다싶네요ㅋㅋ 겨울엔 외투도 걸치시던데^^ 참고로 저여자입니당ㅋㅋㅋㅋㅋㅋ
전 아줌마인데요..님 맘이 너무 이쁘네요 ㅎㅎ 젊었을때 그렇게 해보지 늙으면 ..ㅠㅠ....이쁜 사랑 하게 되실꺼예요~~ ^^ 혹시 알아요~? 그분을 또 만나시게 될지~ 그럼 그때 이거 보여주세요~ 요즘 20대들이 너무 이뻐서 아미방에 들어와보는데요 ....이시절이 그립습니다...ㅜㅡ
너무 잼있는 에피소드인데요^^ㅎㅎㅎ
저도 그 기분 느껴보고싶어요..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올까? ㅋㅋ
그 낯선 고독감...ㅋㅋ 알거같아요
헛..쌍문역에서 내리던 그 여자분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