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울이 잘 놀고 있어?"
방울이는 엄마가 차려입고 나가면 웬지 불안하다. 이제는 적응할 때도 됐건만. 대문밖을 나가면서 의례히 하는말 "나오면 않돼." 방울이는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대문옥외로 올라간다. 그래야만 엄마를 더 볼 수 있어서다. 그런 방울이를 보는 엄마는 연신 뒷걸음질 치며 "방울아!" 손 흔들며 쎄레머니를 퍼부어댄다. 방울이는 엄마모습이 가물거릴 때 까지 넋 놓고 하염없이 바라본다.
"아! 날은 왜 이리 좋은거야,하품은 또 왜이리 나오고. 방울이는 오늘도 혼자 심심하게 보내야 할 생각을 하니 따분하기가 이를데 없다.
"뭐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와일드한게 없을까?"
방울이는 별안간 날개달린 새가 부럽고, 고양이가 부러웠다. 사람들이 사는세상 아니 엄마가 나가는 세상 반 만이라도 따라가 보고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어디그럼 엄마도 없겠다 이럴 때 시도를 해 봐? 아유 가슴 두근거리고, 떨리고, 설레이고, 어떡한다? 음..."
새가 될것이냐 고양이가 되것이냐 방우리는 고민이 많다. 그런줄 알았더면 크지도 말고 살도 찌지 말 걸. 온갖것이 다 망설여졌다. 그러나 기회는 아무때나 오는게 아니었다. 그동안 구속만 받다 해방된지도 얼마 않되는데. 엄마 맘 변하기 전에 시도를 해야했다. 그렇다면 날개가 있는 새 공법보다는 고양이 공법을 쓰는게 훨신 나을거 같았다. 아침먹은것도 꺼졌겠다 골목도 조용하겠다 느낌이 좋았다. 옥상에서 마라톤 연습으로 기른 체력과 담력으로 담벼락 가장자리로 내려와서 휘익 핑야~ 몸을 날렸다.
"아유 십년 감수했네. 헤헤 이제는 내 세상이다. 집에 않들어가도 좋아. 어디가면 밥 못먹을까. 이리좋은 걸. 울엄마 집에 왔을 때 나 없어진 줄 알면 기절초풍 귀신이 곡할 노릇일거다. 헤헤 애타는모습 상상하니 기분좋은 걸."
방울이는 앞만보고 뛰었다. 비겁하게 좁은골목이 아닌 넓은길을 택했다. 다리도 시큰거이고 금방이라도 잡힐것 같았지만 과감하게 질주했다. 초조하고 불안도 했다. 다행히 사람들도 의심하거나 수상히 여기지 않않다. "아마도 내가 잘 생겨서 지나친지도 모른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잘생기고 봐야한다. 나처럼."
어디까지 왔을까. 무작정 거리를 활보했다. 서글픈건 방울이같은 견공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거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너무 고독하고 배도 고프고 슬슬 무서운 생각까지 들었다. 급한 나머지 영역표시조차 해놨는지 생각도 안났다. 은근히 방울이는 엄마가 보고싶어졌다. 눈물이 찔끔 났다.
"엄마가 날 찾을까? 만나면 두둘겨 팰까?"
그 안중에도 방울이는 혼날생각에 두려웠다."어떡하지, 그냥 집으로 가서 잘못했다고 빌까? 아냐 이제는 아예 묶여버릴지도 몰라 어떻게 얻은 자유인데. 안돼 안돼." 를 수없이 되뇌었다. 그런데 걱정되는게 저녁때가 되어 간다는 사실이었다. 큰일이었다. "잠은 어디서 자지? 밥은 어디서 먹고?" 뱃속에서는 벌써부터 꼬로록 거렸다. 방울이는 집이 그립고 엄마가 보고싶었다. "엄마는 평소 내가 마냥 이쁘기만 하다고 했었다. 말 끝마다. 우리방울이, 이쁜방울이, 내 방울이," 해가며 먹는것도 이쁘고, 자는것도 이쁘다며 쓰다듬곤 했었다. 싫은소리도 한번 않했다. 매맞은일은 더더군다나 없었다.
그런데 오늘일은 다르지않은가. 돌아가야되나 노숙견이 돼야하나 고민이었다.
"아유 아직은 몰라, 좀더 깜깜해지면 살곰살곰 들어가보지 뭐." 하고있는 찰라에 낮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방울아, 방울아." 애타게 부르는 저 목소리는 분명 울엄마 목소리였다. 방울이는 눈물이 찔끔 났다. 속으로 울먹이며 엄마를 불렀다. 점점 가까히 들리는 엄마 목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고개를 돌렸다. 엄마와 마주쳤다.
"방울아!'
"어엄마!"
방울이와 엄마는 반가워서 얼싸안고 빙빙 돌았다. 엄마는 한없는 안도감에 방울이를 어루만져 주었다.
"방울아 그렇게도 밖에 나가고싶었어?" 안됐다는 듯 맛있는 음식을 주었다. "우리방울이 보호 할 방법은 이럴 수 밖에 없다."
방울이는 예전처럼 어쩔 수 없이 목줄이 매어졌다. 그러면서 다독여 주는데 하나 억울하지 않았다. 감사하기만했다. 엄마가 하라는대로 순종하는 게 살 길임을 방울이는 깨달았다.
"엄마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방울이는 진심으로 반성하며 울엄마 최고. 깡총 하늘높이 뛰었다
"방울아 엄마는 네가 없는 세상은 불꺼진 항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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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한 마음 **
"네 여보세요?여보세요?"
소리가 안들린다. 끊었다. 반복 되어 전화는 울리지만 여전히 안들린다. 상대방에서 오해하기 십상이다.
다시 내 쪽에서 걸어봤다. 역시 먹통이다. 안되겠다. 구입했던 폰 대리점으로 쫒아갔다.
"번번히 찾아와 미안한데 왜 이런데요!"
답답한 심정에 폰을 내밀었다.
만면에 미소를 띄고 괜찮다며 한참을 요리조리 살펴본다. 더 이상 방도가 없다며 "서비스센타로 가셔야겠는데요?" 한다. 해결이 될 줄 알았던게 그만 시무룩 해졌다. 하는 수 없이 가르쳐주는 서비스센터로 찾아갔다.
"어서오세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낭낭한 목소리의 여직원이 상냥하게 대해주니 우울했던 마음이 가라앉았다. "두시간여는 기다려야 하는데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하는 말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것 같았다. 친절에 반했다. 기다리는 숲에서 셀프커피 빼 들고 책장에서는 불멸의 이순신 만화책을 집어들었다. 홀짝홀짝 커피도 마시며 만화 삼매경에 빠졌다. 어린이가 된 기분이었다. 이순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읽는동안 어느덧 시간이 흘렀다. 내 이름이 불리었다. 선생님이 출석 부를 때 처럼 힘차게 "예" 대답하고 일어섰다. 서비스원 젊은이는 온화하고 공손하게 스마트폰을 건네며 "별 이상은 없구요 이런 현상이 발생시엔 껐다가 켜주면 돼요." 한다. 이런 간단명료한데가 있나, 어이없고 싱거웠다. 궁금했던 수리비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남자 기사는 여전히 여자 접수원 못잖게 친절했다. 공간 안에서 나오면서까지 3월에는 서비스센타가 옮겨진다며 예쁜티슈와 센터 인터넷 주소. 전화번호가 새긴 안경수건을 공손히 건네며 문앞까지 배웅한다. 어찌나 친절하던지 오는 내내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것이 사람사는 냄새다. 진정한 행복 조각은 작은 사랑에 스며있다. 고객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에 감사해서 나도 마음속으로 그들을 축복했다. 하고자 하는 일들이 형통하기를......
첫댓글 김훈의 "개" 가 생각나는 글 입니다.
개의 눈으로 주인과 세상을 바라보는것은 좀 색다르고 신선한거 같더군요.^^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