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시라씨에 대한 글 읽어주신 분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드라마 매니아로서 많은 공감 가지는 글이 되었으면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정말 이 드라마는 아니었다... 윤리적 뿐만아니라 작품성 등 여러면에서 그야말로 빵점 이다 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첫번째는 인어아가씨 입니다.
( ps. 이외에 댓글로 개인적으로 '졸작'이라고 생각하는 드라마를 적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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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어아가씨
아직도, 그리고 요즘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쓰레기 작가로 낙인찍혀있는 그 유명한 임성한 작가의 일일드라마이다.
당시 KBS는 9시 뉴스와 직결되는 일일드라마의 시청률을 탈환하기 위해,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하희라를 내세운 '당신 옆이 좋아'를 내세운다. 그러나, MBC 역시 여기에 지지 않기 위해 근 5년동안 이어지던 KBS 일일연속극의 흥행을 단숨에 '보고또보고'로 무너뜨린, KBS 킬러라 불리는 임성한 카드를 투입. 치열한 대결을 펼친다.
결과는 초반에는 당신옆이 좋아 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가다 인어아가씨가 앞서가더니 당신옆이 좋아를 무려 10% 이상 차이나는 시청률로 따돌리고 안방극장의 1인자가 된다.
이후 방영기간 내내 시청률 1위를 달리며 안방극장의 1인자로 등극한 인어아가씨...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장서희를 톱스타의 반열로 올리며 대상을 안겨주었고,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유례없는 장장 247회까지 방송한 '장수' 일일드라마...
그러나 언제나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가 그렇 듯... 뒷 맛은 씁쓸하기만 한데...
신선함에서 진부함으로...
드라마 작품성의 추락
드라마의 소재의 신선도에 있어서 그 당시에는 굉장히 파격적이면서도 신선했다.
'보고또보고'의 겹사돈, '하늘이시여'의 이복(?)남매와의 사랑처럼...
당시 드라마에 '복수'가 등장하는 드라마는 지금처럼 많지도 않았고,
KBS의 바람은 불어도 - 사랑할 때까지- 정 때문에로 이어지는 이 라인이 정형화 되면서 '홈 드라마'로 굳어진 일일드라마 계에 새로운 파란을 예고한 것이다.
뿐만아니라, 새엄마와 아버지라는 복수는 어떻게보면 패륜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심각한' 소재였다.
그러나 '역시' 임성한 작가는 이 파격적인 소재를 그려내는 솜씨가 달랐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녀가 드라마 하나는 잘 쓴다고 인정한다.)
자칫 패륜이라고 읽혀질 수 있는 이 드라마를 아리영(장서희)의 엄마 (정영숙)를 '맹인'으로 덧 씌우고, 이 복수를 더 '쾌감' 있게 그려내기 위해 그녀는 주인공 아리영을 '드라마 작가'로 포장한다.
아리영은 여기서 '드라마 작가'로 새엄마(한혜숙)에게 파마머리 가발은 물론, 그녀의 불륜행각을 똑같이 그린 드라마를 선사함으로 무엇보다 '효율적'으로 아리영에대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다.
여기에서 그녀의 진가가 드러난 것이다.
한국인의 정서상 '새엄마'라는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도 그녀에겐 한 가지 수단이었고, 특히 주 시청층인 아줌마들의 통쾌함을 자극해 아리영이 새엄마 심수정(한혜숙)의 따귀를 3대 갈기는 패륜을 시원한 분풀이로 여기게 해주었으니... (누가 뭐래도 그녀는 똑똑했다)
'그래도' 여기까진 좋았다.
누가 뭐라해도 이런 소재는 과거 일일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소재였고, 이 드라마의 작품성은 훌륭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MBC의 보고또보고 시절부터 주특기인 연장방송이 나오면서 드라마는 점점 나락으로 빠져들어간다. 게다가 중국드라마 '안개비연가'와 표절 이야기가 나오면서 드라마는 급격히 홈 드라마로의 전환을 모색하게 된다.
임성한 작가는 뜬금없이 아리영 엄마를 불길 속에 태워 죽이고, 절망에 빠져있는 아리영을 눈 코 뜰 새 없이 주왕(김성택)의 집으로 들여보낸다.
여기서부터 드라마가 이상하게 꼬인다.
복수심에 불타던 아리영의 태도가 갑자기 '천사표'로 돌변한 것이다.
'임성한표 할머니' 사미자와 김용림의 핍박에 그녀는 '명랑소녀 성공기'의 장나라만큼이나 명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아참...극 중 시어머니와 며느리로 나왔던 사미자와 김용림의 나이가 동갑이라니... 참 놀라울 따름이오// 게다가 생일로 치면 김용림이 더 언니니-_-ㅎㅎㅎ)
도저히... 일관성 없는 드라마였다.
'無일관성'은 아리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녀의 이복동생 예영(우희진)은 주왕 아니면 못살 것 같더니 갑자기 마마준(정보석)으로 방향을 튼다. 게다가 그녀의 변덕은 아리영 뺨칠정도로 심했다. 자신이 죽고 못사는 사랑 주왕을 뺐어간 아리영 언니에게 꼬리를 내리고, 갑자기 친해진다.
뿐만아니라, 마마린(이재은)도 주왕이가 아닌, 이혼남인 방송국 PD를 사랑하게 된다.
한술더떠 '복수심에 불탔던' 아리영은 온데간데 없고 한혜숙에게 꼬리내려 자신의 드라마를 맡아달라는 제의까지 하면서 둘의 사이는 해피엔딩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그녀의 행동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차라리 저렇게라도 해피엔딩으로 가면 박수라도 받았을까?
극 초반에 잠깐 아리영과 사귀었다고 5초 방송된 '우주그룹'의 2세가 다시 등장한다.
또 우리가 모르던 사이에 '우주그룹'의 2세는 결혼하고 부인을 얻는데...
아리영을 못 잊어서 이혼했단다.
그래서 부인 수림(박탐희)이 등장해 이번에는 아리영이 복수를 당해야 할 차례라며 전세가 역전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아리영은 보기좋게 수림에게 복수를 당하고...
시어머니와 시할머니의 간절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혼하겠다고 떼를 쓰고, 자신의 딸 미왕까지 데리고
나간다. (정말 어이 없음)
게다가 아리영은 둘째를 가진상태에서 울산으로 내려가 드라마는 메일로 모두다 집필한다.(-_-)
수림의 유혹에도 불구 유혹당하지 않은 주왕은 아리영을 만나러 가고 그 와중에 아리영은 주왕을 피하다 트럭에 치었고 둘째를 낳고 심폐소생술로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게 이상하게 하얀옷입고 언덕뛰어다니는 걸로 결말이 난다. (정말 황당)
정말 지금생각해도 이런 드라마가 다 있나... 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황당의 극치이다.
그나마 극 초반의 신선함도
드라마 단골소재인 '불임'(임성한 작가의 보고또보고에서 즐겨써먹던...)을
갑자기 예영에게 써먹으면서 진부함으로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아리영은 임성한 작가의 분신?
무엇보다, 임성한 작가는 아리영을 그녀의 분신으로 알고 만들었나보다...
그녀는 무엇보다 자신을 바깥에 노출하지 않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예전에 신문기사에서 본 유명한 일화가 있다.
보고또보고의 PD 장두익(다혈질이라서 열두익이라고 까지 불리는 사람)이 고마워서 선물을 사가지고 아파트 근처에까지 갔으나 자신의 드라마를 만드는 연출자까지 얼굴을 모르게하기 위해 문전박대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모든 대본을 메일로 전송한다고 한다.
-인어아가씨의 아리영이 홀로 울산에서 두문불출하며 드라마 메일로 보내는 모습이랑 똑같다.
어찌나 심했던지 그녀의 가정부조차도 당시 보고또보고를 재미있게 봤지만, 자신을 고용한 사람이 그 드라마의 작가인 것을 몰랐다고 한다.(-_-)
무엇보다 여기에서 그녀는 자신을 '신격화' 하기 위해 애쓴다.
대사에서도 "드라마 작가는 아무나 하니?" 라는 말이 나온 것처럼 '드라마에 동화된 아줌마들'이 초보작가 마마린(이재은)을 자연스레 면박주게 되면서 아줌마들이 자연스레 그녀에게 복종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그녀는 그녀의 이상까지 그려넣으며 드라마 작가의 '성역'을 만든다.
시청률을 몇% 몇% 운운하며 대사로 끝없이 끌어올릴 뿐만아니라, 요리면 요리, 드럼이면 드럼, 춤이면 춤. 아무데도 빠질 것이 없는 '이상적인' 아리영의 모습을 그리며 그녀는 아리영을 '이상화'하며 동시에 신격화 시킨다. (참 대단하다.)
임성한...그녀의 세뇌
웰빙 건강 드라마인가? 광고인가?
임성한 드라마에 또한 빠지지 않는 것이 '세뇌'이다.
그녀는 그녀의 전작 '보고또보고'에서는 음식 딤섬과 전문직을 세뇌시켰고, 얼마전 '왕꽃선녀님'에서 그녀는 전통무용을 세뇌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임성한의 그 어느 작품보다 더 심하게 세뇌를 강요한다.
몇가지 열거해보도록 하자.
1. '아침밥 먹기'
아리영이 주왕의 집으로 들어오면서 , 아침에 '생식'만을 고집하던 사미자와 김용림을 무안주면서 시작된 '아침밥먹기' 캠페인 -_-(물론 아침밥 먹는건 좋다.)
당시 아리영의 대사로 말미암아 건강드라마로 바뀌고, 생식의 매출이 줄었다는 후문이 있다-_-
2. '미역국은 4시간 끓여야 한다?'
은여사(김용림)의 변덕으로 아리영이 총애를 받게되면서 부엌에서는 동진엄마와 아리영의 싸움이 시작되고, 아리영은 동진엄마가 미역국을 1시간[!]밖에 안 끓인다며 타박주며 4시간[!!] 끓이는 것을 고집한다. 이런 세뇌는 주부들을 무안하게 만들었을뿐만 아니라, 완전 대장금 뺨치는 요리드라마로 바뀐듯한 모습이었다.
3. '기체조'
극 중에서 갑자기 아리영이 변비이야기를 하면서 시작된 기체조 세뇌...-_-
당시 제2의 세트라고 불릴만큼 기체조 장면이 많아고, 아리영 대사하나하나에는 기체조 홍보가 들어간다. (별 효능이 다 나온다)
생식집사장은 임성한을 증오하겠지만 기체조 협회는 임성한 작가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4. '치실'
알게 모르게 많이 홍보된 치실.
예영과 마준의 사랑의 고리로 등장되면서 알게모르게 암암리에 선전한다.
(1인 1치실 갖기 운동을 펼치는 듯 했다)
당시 편의점의 치실이 날개돋힌 듯 팔려갔다는 후문이 있다.
번외> 이 글을 쓰면서 재미있는 기사를 봤다...
인어아가씨의 뒷이야기를 상상해서 한 기자가 쓴 내용의 일부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페이스라면 드 라마는 10년까지도 연장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리영이 죽었으 니 주왕이 재혼을 해야할 것이고 그 문제로 서넉달 끕니다. 불임 부부인 마마준과 은예영은 아이를 입양했다 파양할 수 있고 그 과정에 부부사이에 틈이 생길 수 있겠죠.
반대를 무릅쓰고 이혼 남 PD와 결혼한 마마린은 PD가 자기가 연출한 드라마 탤런트와 바람이 나는 바람에 죽네사네 합니다. 이 드라마에서 방송작가는 늘 완벽한 존재로 그려지기 때문에 마마린이 먼저 바람을 피거 나드라마가 흥행에 실패해서 망가지는 경우는 없을 것 같고요. 좀 상상이 심했나요? 그러나 이 드라마를 어떠한 형태의 애정이 든, 재미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런 생각 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문화일보 양성희 기자 일부 발췌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를 생각하면서 정말 '좋은' 드라마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인어아가씨... 물론 재미있었다. 필자또한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사람 중 한명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재미'가 노희경의 '꽃보다 아름다워', 김수현의 '부모님 전상서'와 비교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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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의 의견을 받아들여
쓰레기 드라마를 졸작으로, 글 내용 중 과격한 표현이 들어간 문장을 수정합니다.
쓰면서 약간 고민했던 부분들인데 제 표현이 과했던 것 같습니다.
대안을 제시해주신 승복님 이하 글을 읽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인어아가씨...... 인어아가씨도 그렇지만, 저는 천국의 계단이... 진짜 드라마보면서 작가한테 욕한적은 처음이에요
그러게요ㅋㅋㅋㅋ 할일이 그렇게도 없나? 왜 바닷가에 피아노를 끌고가서 치는건지 ㅋㅋㅋ 질질질질ㅋㅋㅋㅋㅋ
임성한 작가분... 뭔가 피해의식에 젖은 듯...?
드라마보면서 진짜 특이하긴 특이하다 했는데 저렇게 특이한사람일줄이야.....
하나더! 아리영이 딸기를 칫솔로 씻으면서 이래야 비탄민이 손상이 안되고 어쩌고저쩌고 했던거 .-_-
요즘에 보고또보고 다시보고 있는데 완전 여자를 낮춘다고 해야하나..-_- 하여튼 여자비하하는게 많았음
"짝!" "감히 날 쳐?????????" "짝!" 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통쾌!!!!!!!!!!!
인어아가씨는 아리영과 주왕이랑 결혼하는거 까지 끝나는게 좋았다고 봅니다. 그뒤로 정말 재미없고 이상하게 변해하가더라구요...
전 진짜 재미있었는데..요즘 다른 드라마는 안 봐도 하늘이시여는 꼭 챙겨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