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완결
"전 그의 순애보적 사랑이 좋아요.
그는 그만의 독특한 묘사 방법이 있거든요."
"아, 네에."
뭔 소린지 알아듣지 못할 말이 반이지만
너무나도 들떠있는 그의 말을 끊고 카페를 나갈 순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그의 말을 듣기로 했다.
'네, 네-' 해주면서.
그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얘기가 깊어지면 깊어질 수록
더욱더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나는 그럴 수록 시간이 아까워 미칠 것 같았고,
지루하기도 했고, 또 졸리기도 했다.
"그래서 신륜재님의 작품을 굉장히 좋아해요!"
"네."
"그런데 작은 서점에서는 잘 팔지 않아서 서운해요."
"네에."
"지금 큰 서점으로 가볼까요?!"
"네."
잠깐, 뭐라고?
"그래요! 갑시다!!"
모자를 푹 눌러 쓴 그는, 모자 때문에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얼만큼 행복해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가 하늘을 날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말 신륜재라는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나 보다.
어쩌다가 신륜재의 광팬이 되어버렸을까?
"큰 서점에는 있겠죠?"
"있을 거에요. 하하."
있어야만 해!
없으면 내가 만들어 낼 거야.
나는 빨리 이 남자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집에가서 공부해야하고, 곤지가 오늘도 올텐데..준비해야 하는데.
하지만 여간해서 그는 날 놓아주지 않을 거 같았다.
"저기.."
"네?"
"우리 각자 흩어져서 찾아봐요. 그게 더 빠르잖아요?"
"아! 그런가요? 그럴 거 같네요."
그런 다음 나는 쉬쉬쉭 빠지는 거지.
미안하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모자 아저씨.
아저씨가 날 놓아주질 않잖아요.
나는 바쁜 학생이구..
"그럼 흩어집시다."
"네. 전 저쪽에서 찾아볼게요."
"네!"
그는 여전히 들떠 있었다.
제발 신륜재 작가의 책이 있어야 할텐데.
그럼 그나마 위안이 될 거 아니야?
휴우.
나는 그와 흩어져서 찾기로 했고 나는 일부로 출구 쪽에 있는 곳에서 찾기로 했다.
이렇게 약간 찾는 척 하다가 몰래 달아나면 되겠지.
미안해요, 모자 아저씨.
나는 그렇게 2분 간 찾는 척 하다가 몰래몰래 출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신륜재 작가 것이 어디있을까~"
나는 그렇게 서점을 탈출했고 그로써 모자쓴 아저씨와도 헤어지게 되었다.
이상한 아저씨였지만 무언가에 열정을 두고 있다는 건 멋있는 거 같았다.
저 아저씨는 신륜재 라면 모르는 것이 없을 거 같았다.
"룰루~ 랄라."
나는 새삼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도중 곤지를 만나서 함께 집으로 향했다.
"기분 좋아보이네?"
"응. 약간."
"무슨 일 있었어? 어제는 제정신 아니더니."
"어쩌면 오늘도 제정신 아닐지도 몰라. 훗."
"뭐? 도대체 언제 제정신 차릴 건데?"
"그건 나도 모르지, 뭐."
나는 곤지에게 수 많은 잔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여자애가 제정신을 못차려서 밖엘 어떻게 돌아다니냐는 둥,
내가 걱정되서 못살겠다는 둥,
하지만 그의 잔소리가 오늘은 듣기가 좋다.
아까 모자 아저씨한테 너무 시달림을 받아서 그런가?
물론 열변을 토해낸 아저씨한텐 다시 한 번 죄송하지만.
"곤지야."
"왜?"
"사랑한다구."
"..가, 갑자기 그런 소릴 왜 해?!"
빨개진 얼굴.
그리고 곤지의 쑥스러움의 표현.
나는 어쩌면 지금도 제정신이 아닐지 모른다.
꿈 속에서 처럼 언제 곤지가 나한테서 도망갈지 모르니까.
그 불안감이 더욱더 커져갈 수록 힘들어 지겠지.
하지만 나는 꿈에 연연해 하고 싶지 않다.
느낀 것이 하나 있다.
꿈은 꿈일 뿐이다.
꿈은 꿈일 뿐, 곤지는 오곤지고 륜재는 신륜재고.
현실 속은 곤지와 다른 사람이고 륜재도..그렇고.
하지만 마음 속 약간의 바람은 있다.
륜재가 보고 싶다.
꿈 속에서 미치도록 사랑했던 그 륜재는 과연 누구였을까?
정말 그 재미없는 소설의 작가 였을까?
그럼 그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
"누나."
"응?"
"나도 사랑한다고."
"그래! 당연하지."
어느 덧, 나는 졸업을 향해 달려가는 대학생이 되었고,
곤지는 대학생이 되었다.
엘리트 오빠와 같은 대학교를 들어간 나는
공부도 안 하고 방황하는 청소년 곤지에게
캠퍼스 커플(cc)이 내 소원이고 그걸 꼭! 이룰 거라고
약간의 협박을 해줬더니 어느새 맘잡고 열심히 공부를 해서
엘리트들 만이 온다던 그 학교를 날라리 곤지가 입학하게 되었다.
"너 내가 여기 입학 못했으면 나랑 헤어질라고 그랬냐?"
"글쎄다~ 그건 모르는 거지."
"말해봐! 그랬을 거지?!"
"사랑해요."
"..야아! 그, 그, 그런 말로 넘어가지 말란 말이야!"
그의 약점.
나는 웃고 있다.
미래는 모른다.
과거도 모른다.
오직 현재만 있을 뿐.
꿈도 모른다.
전생도 모른다.
오직 현재만 있을 뿐.
"어? 이 작가..어디서 많이 보던 작간데?"
"누구?"
"저 작가 말이야."
'오늘의 베스트 셀러! 신륜재 작가의 「너는 나의 피피새」'
TV 속에선 내가 꿈꾸웠던 그 륜재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인 '너는 나의 피피새' 의 줄거리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 작품은 이미 베스트 셀러로 한국 문화계를 장악하고 있었다.
"한 여자가 두 남자를 만납니다.
이 여자는 과거의 사랑했던 남자와 현재의 그리고 미래까지 사랑할 남자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TV 속 륜재는 늠름하고 여전히 멋있었다.
꿈 속에서 보다 실물이 훨~ 낫네!
"저 책 읽어 봤냐?"
"아니. 나 책 별로 안 좋아하잖아."
"저 책 뒤에 뭐라고 써있는 지 알아? 그거 꽤 유명하던데."
"뭐?"
「하느님께서 제게 운명을 허락한다면…
무명시절에 모자를 눌러 쓰고 내 책을 찾으러 다니다가 만난
한 귀여운 소녀를 다시 한 번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입니다.
무명인 절 좋아해준 단 하나의 소녀는…
제가 결혼해서 아기를 낳아도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런
유일한 여자일 것입니다.」
"지금 이 TV를 보고 있을 당신은 나의 피피새입니다."
내 심장은..여전히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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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말씀:
^^안녕하세요, 윤초린입니다.
이렇게 저의 작품인 '너는 나의 피피새' 를 완결냈습니다.
번외는 여기에 올리지 않을 생각이구요,
번외를 보고 싶으시면 까다로우시겠지만
메일을 보내주시면 가르쳐드리겠습니다^^;;;
죄송하구요,
번외는 아마 민이의 오빠 '이빈' 의 이야기가 될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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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1.
[ 완결 ]
너는 나의 피피새 :完:
윤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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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16 00:3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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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으앗 반전 ;ㅁ; 헤헤 재밌었어요
이럴수가...그게다 꿈이라니 넘 해요.....ㅠㅠㅠㅠ...그래도 완결 축하축하8*****^^****
그게 다 꿈? 그럼 이민하고 곤지랑 연결된거예요? -0- 신륜재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