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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 브랜드와 스타 디자이너의
만남 때는 2004년 11월12일, 오전9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각, 장소는 뉴욕의 34번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점거하다시피 했다. 무슨일일까. 브래드 피트가 프리 허그라도 해주는 걸까. 순간 한 숍에서 부저가 울리며 문이 열렸고, 거리의
사람들은 일제히 숍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들이 기다리던 것은 칼 라거펠트의 H&M라인. 전쟁터를 방불케한 숍 안쪽에서는 2주 동안
판매될 분량의 상품들이 단25분만에 모두 품절되었고, 쇼윈도 디스플레이용으로 입혀놓은 옷마저 벗겨가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도도한
뉴요커들에게도 아줌마 정신이!) 지구촌의 화제가 되었던 칼 라거펠트와 H&M의 콜래보레이션은 이렇게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디자이너와
매스브랜드의 성공적인 콜래보레이션 선례가 되었다 (2003년 미국의 저가 유통망 Target이 아이작 미즈라히와 콜래보레이션 라인을 선보였지만
줄창 찍어대는 미즈라히 라인은 리미티드로 나온 라거펠트 라인의 인기와 비교했을 때 우스운 수준이었다). 그리고 이 성공에 탄력 받은
H&M은 2005년에는 스텔라 매카트니, 2006년 빅터&롤프와 연이어 콜래보레이션해 연타석 만루 홈런을 날렸다. 그런데 아쉬울
것 없는 칼 라거펠트나 스텔라 매카트니, 빅터&롤프가 H&M과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칼 라거펠트는 한 인터뷰에서
“H&M광고에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 옆에 놀랄만큼 저렴한 가격을 써놓은 것을 보고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샤넬 하우스에 들른
고객이 H&M을 입은 것도 보았기 때문에 공동 작업을 수락했죠.” 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콜래보레이션의 대가로 그가
H&M에서 받은 돈은 무려 1천만 달러나 된다는 소문. 30개의 아이템과 액세서리, 향수 디자인에 광고 사진을 찍는 것 정도로 그 정도
대우를 받는다면 제 아무리 라거펠트라도 혹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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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빅터&롤프가
H&M라인을 위해 디자인한 샌들과 블라우스. 02,03 매카트니는 2005년에 선보인 H&M의 슬리브리스
드레스를 07’ S/S 컬렉션으로 리바이벌 했다. 04,05
빅터&롤프는 07’ S/S 컬렉션을 H&M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응용했다. 블랙 드레스는 컬렉션용,
베이지 드레스는 H&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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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래보레이션은 현재
진행형 H&M의 독보적인 콜래보레이션 행진에 다른 브랜드들이 뒷짐만 지고 있을리 없다. 뜨뜻미지근한
아이작 미즈라히 라인을 극복하기 위해 2005년 루엘라 바틀리와 다시 손을 잡은 Target은 디자이너 타라 자몽, 폴앤조의 소피 앨보 등과
함께 콜래보레이션 프로젝트 ‘GO International’을 진행했다. 하지만 초반의 열정적인 반응에 비해 갈수록 그 약발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베나즈 사라푸어를 ‘GO International’의 마지막 디자이너로 선정하며 콜래보레이션을 이제 그만 정리할 태세다. 그 와중에 뒤늦게
뛰어든 브랜드도 있다.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로 꼽히는 GAP은 지난해 롤랑 뮤레와 손을 잡았다. 자신의 회사에서 뛰쳐나오는 바람에 롤랑 뮤레라는
이름을 단 옷을 만들 권리를 잃은 (우리나라의 이신우처럼. 롤랑 뮤레가 회사를 나온 이유는 며느리도 모른다) 그가 재기의 발판으로 삼은
GAP라인은 H&M의 빅터&롤프 라인과 비슷한 시기에 발표하는 바람에 패션계에서 더욱 큰 이슈가 되었다. 일본판 H&M이나
GAP으로 불리는 유니클로 또한 올2월부터 매달 새로운 디자이너와 컬렉션을 발표하겠다고 나섰다. 유니클로의 디자이너 리스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5월의 디자이너 필립 림. “유니클로의 브러셔를 보고, 스토어를 방문하고, 컨셉트를 리서치한 후 저는 유니클로가 3.1 Phillip
Lim에 필적할 만한 철학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패션을 헐값에 파는 것이 아니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요. 3.1
Phillip Lim을 통해 고급스러운 옷을 만들 수 있으니, 저렴한 라인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디스카운트 스토어와 백화점을 결합시킨 Khol’s에서도 베라왕과 장기간의 콜래보레이션을 약속해 올 가을 ‘Very Vera’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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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루엘라 바틀리의
05’ S/S 컬렉션의 애플 미니스커트는 Target의 GO International 라인에서 체리 프린트 스커트로 다시
태어났다. 03,04 허리에 리본을 단 드레스는 바틀리의
2006 S/S 컬렉션. 그린 체크 드레스는 Targ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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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래보레이션을
제안합니다 이쯤 되면 다른 스타 디자이너들의 콜래보레이션 소식도 기대되지 않는가? 실제 마크 제이콥스나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WWD와의 인터뷰를 통해 H&M으로부터 제의를 받으면 당연히 승낙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우치아 프라다나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포함한 콧대 높은 이탈리아 디자이너들은 들은 척도 안 했다지만. 그래서 에디터는 나름대로 어떤 디자이너가 어떤 브랜드와 만났을 때
재미난 결과가 나올지 생각해보았다. 우선 설레발놓은 마크 제이콥스. 마크by마크 제이콥스의 2007년 S/S컬렉션은 그 특유의 그런지한 스타일에
로맨틱함을 더했다. 이 무드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브랜드는 Topshop이 아닐까? Topshop은 프린트 디자인에 빼어난 재능을 가진 잔드라
로즈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마크 제이콥스의 빈티지 무드를 잘 살려낼 수 있을 테고, 바스락거리거나 빳빳한 소재를 많이 쓴다는 점도
비슷하다. 게다가 다음 시즌부터 마크by마크 제이콥스 컬렉션이 Topshop의 본고장 런던에서 열린다는 소식! 그리고 비비안 웨스트우드. 한없이
섹시하고 아방가르드하다가도 가끔 알 수 없이 기괴한 옷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그녀지만 스트리트 브랜드와의 만남에서는 실용성, 판매율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그런 의미에서 유니클로는 어떨까. 유니클로는 스트리트 브랜드 중에서도 정말 베이식한 아이템을 주로 판매하지만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일본을 편애한다는 점과 유니클로 자체가 독특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추구하고 있다는 데에 높은 점수를 주어 매칭했다. 이 둘이 만난다면 전례
없는 미니멀 아방가르드 스타일이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혹은 유니클로 매장에 아주 섹시한 란제리가 걸리든지. 다음으로 미우치아 프라다.
콜래보레이션에 관심 없다고 단언한 그녀지만 프라다의 세컨드 라인 미우미우를 만들기도 했으니 희망을 걸어볼 만도 하지 않을까? 가죽 가방에
주력하던 프라다의 전통을 깨고 실용적인 나일론 백을 만들어낸 그녀의 장점을 살려 레스포삭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싶다. 꽃밭을 연상시키는 레스포삭은
그녀의 손을 거쳐 한결 시크한 백으로 거듭날 듯. 후세인 살라얀이나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몸에 꼭 들어맞는 업체 재단에 능숙하니 나이키 같은
스포츠브랜드와 손잡고 인체공학적 스포츠웨어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 게스키에르의 07 S/S 발렌시아가 컬렉션에 등장한 메칼 레깅스를 보면 그에게
우주복 디자인을 맡겨도 괜찮겠다는 믿음이 생기니까.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2007-2월호를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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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디터: 양윤경 Choi Sung-wook(태그), Hong Sera(신문), Frederic
David(칼 라거펠트), Firstviewkorea, Imaxtree.com(컬렉션), Rexfeatures, Wireimage.com,
Courtesy of H&M, Courtesy od Targe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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