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살아내며, 12월의 일기, 친구의 꿈과 성취
꿈을 꾸고만 있지 않았다.
꾼 그 꿈을 이루려고 무던히도 애썼다.
긴긴 세월이 흘렀고, 적잖은 비용도 들였음을 내 잘 안다.
그렇게 혼신을 다했다.
끝내 그 꿈을 이뤄냈다.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김용균 친구가 일구어낸 꿈과 성취를 두고 하는 말이다.
6년 전으로 거슬러 2017년 6월 어느 날의 일이다.
친구가 내게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을 보내왔다.
‘작은 음악회’라는 제목의 팸플릿이었다.
열흘쯤 뒤로 다가온 그달 22일 목요일 낮 12시부터 한 시간 동안에 걸쳐,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복합물류단지인 가든5 웍스동 1층 로비에서 열리는 음악회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해로 개점 10주년을 맞은 우리은행 가든파이브점이 그 기념으로 주관해서 여는 음악회였다.
친구가 내게 굳이 그 팸플릿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띄워 보내주는 이유가 있겠다싶었다.
그래서 찬찬히 그 내용을 훑어봤다.
역시 그랬다.
가든5 하모니카 동호회 ‘러블리’ 회원의 일원으로 친구가 출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빠생각’ ‘과수원길’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곡을 연주한다는 내용이 그 팸플릿에 담겨 있었다.
놀라운 도전이었다.
하모니카라면 나도 어릴 적부터 불어왔고, 지금도 기회가 닿으면 하모니카를 불고는 한다.
그렇다고 어디 내놓고 부를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평소 불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불고 또 불어도 솜씨가 늘지 않아서 늘 그 모양 그 짝의 실력일 뿐이었다.
그런데 친구는 그렇게 다중이 모여드는 공개된 곳에서 감히 하모니카 솜씨를 내보이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내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음악회에 달려갔다.
우리 같은 중학교 동기동창인 조현태 친구도 초대를 받았던지, 이미 그 음악회 현장에 발걸음 하고 있었다.
특별한 관심으로 그 음악회를 지켜봤다.
예사로운 솜씨가 아니었다.
평소 열정적인 삶을 살아온 친구의 이력으로 봐서, 뭔가 일을 큰일을 낼 것 같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친구를 쭉 지켜봤다.
초대를 받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고 어디 풍문으로 연주회 소식을 들으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 그 현장으로 달려가고는 했었다.
친구는 합창단과 하모니카 동호인들을 이끌어 일본 오사카도 다녀왔다고 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갔다가 되돌아오지 못한 교포들을 위문한다는 명분이었다고 했다.
놀라운 헌신이었다.
그렇게 흐른 세월이 6년, 그 세월에 친구는 드디어 그동안 꾼 꿈을 성취하고야 말았다.
이번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오후 4시, 가든5 툴동 10층 대강당에서 있었던 코리아팝스 하모니카오케스트라 창단 연주회가, 바로 그 성취였다.
친구도 기뻤겠지만, 그동안 친구가 묵묵히 걸어온 그 혼신의 삶을 지켜본 나 또한 기뻤다.
연주회 초입부터 콧잔등이 시큰했고, 두 눈시울이 뜨거웠다.
결국 터지고 말았다.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 그 서곡을 연주할 때였다,
그 곡을 빌려 지은 찬송가도 떠올랐다.
그리고 친구의 신앙심 깊은 삶으로 이어졌다.
찬송가 549장으로, 곧 이 곡이었다.
‘내 주여 뜻대로’
다음은 그 노랫말 1절 2절 3절 전문이다.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온몸과 영혼을 다 주께 드리니
이 세상 고락 간 주 인도하시고
날 주관하셔서 뜻대로 하소서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큰 근심 중에도 낙심케 마소서
주님도 때로는 울기도 하셨네
날 주관하셔서 뜻대로 하소서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
내 모든 일들을 다 주께 맡기고
저 천성 향하여 고요히 가리니
살든지 죽든지 뜻대로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