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하죠. 설리와 이선균씨 이 둘은 각각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가수와 유명한 배우였습니다. 그 둘의 죽음을 담담하게 표현하기엔 둘 다 어딘가 석연치 않은 부분과 안타까움이 공존했죠. 사람이 갖고 있는 선과 악을 명백히 보여주는 게 대중의 연예인을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전 이 둘의 죽음을 가야라는 잊혀진 나라를 통해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연예인을 바라보는 태도가 우리는 좀 더 친절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이로 인해 이익을 누가 얻게 되는지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한 거 같아요. 그들의 죽음에 가려진 정치적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어떤 사건을 가리기 위한 방편이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을 거에요.
두 번째 책에서 좋아하는 음식이 순대라고 말했었는데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하는 음식이 바뀌나 봐요. 비건을 추구하는 비건이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만은 아닌데 순대는 이제 잘 안 먹게 되더라고요. 어릴 때 읽었던 만화책에선 작가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쓰여있던 게 기억나서 한 번 적어봤었는데, 뭔가 쓰다 보니 내가 캐릭터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설리씨의 죽음은 의문을 남기고 사라졌지만 그 이면에 뭔가가 있지 않았을까란 호기심이 생겨 첨부했습니다. 이선균씨 죽음은 팬으로서 국민으로서 그의 죽음이 남은 자들에게 위로가 되길… 작품으로도 성공했던 그의 사생활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그래도 남겨진 자들에겐 그의 작품과 그가 베풀었던 친절은 사람들 마음속에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소개>
저자 올리비아경
누구에게나 삶은 어렵고 힘들다. 별일 없어 보이는 사람도 늘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각자 견디며 살아가고, 나 역시 망설이거나, 피하거나, 참거나, 아주 조금 용기를 내면서 그 시간들을 지나왔다. 그 삶의 갈피마다 나에게는 글창작이 있었다.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나의 어설픈 욕망들을 이해해주었고, 괜찮은 척했지만 괜찮지 않았던 나의 모멸감을 달래주었다. 그리고 뜻대로 풀리지 않은 일에 화가 날 때 나를 다독여주었고, 인정받기 위해 기를 쓰는 나에게 너무 애쓰지 말라 위로해주었다.
[저서]
∙ 2022년 「괴물의 피아노 위에 일기장을 놓고 온 소녀」
∙ 2023년 「타로, 판타지 그리고 동화」
<이 책 본문 中에서>
진아 : 근데 우린 공부 왜 하는 거야?
서현 : 돈 벌려고.
진아 : 나 나중에 사탕수수 쥬스가게 할 건데?
서현 : 엥?
진아 : 저번에 니네 집 갔는데 맛있어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려면 지금 하는 공부는 그냥 교양 수준(?)이고 쓸데없는 것도 많아서 적당히 하려고.
서현 : 교양이야?
진아 : 사람들이랑 이야기는 해야 하잖아?
서현 : 가야금은?
진아 : 글쎄, 지금은 하고 싶지 않네. 아빠 사업 잘 안 되고 나선 이젠 다 스위스 물가 같아. 그렇다고 공부를 하기엔 내가 하고 싶은 걸 포기하고 싶진 않고, 뭔가 학교 다니는 게 시간낭비 같단 생각이 들어. 분수에 맞게 살아야지.
서현 : 유신이가 고기 사준다는데 너랑 나.
진아 : 엄마가 고기 사주는 남자 조심하라고 했는데 안 먹어.
서현 : 걔 알바하잖아. 중학생 때부터 했대.
진아 : 공부 못한다는 얘기네.
서현 : 돈이 있잖아.
진아 : 그냥 편의점 가서 맛난 거 사달라고 해야지 무슨 고기야?
서현 : 그려 그럼.
진아 : 라면 사달라고 할까?
수로가 진아가 한 말에 웃음을 지어 보인다.
<서평>
숨 가쁘게 살다가 잠시 곁을 둘러보면 인생이 공허하다. 나는 누구인가? 무얼 위해 이리도 열심히 살고 있는가? 어느샌가 꿈과 사랑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던 시절은 사라지고, 살아가는 게 아닌 살아지는 인생 속에 갇힌 나를 발견한다. 이 책 「살아가고 있어, 그냥」을 통하여 필자는 시나리오 형식으로 따스한 위로를 전해주고 있어 독자들의 헛헛한 마음을 채워주고 있다.
(올리비아경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140쪽 / 신국판형(152*225mm) / 값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