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백억은 바우배기님과 지방 답사 투어를 자주 다닌다.
3년 전엔 어여쁜 금기둥님과 많이도 지방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녔는데 ...지금은 그 경매 답사
파트너가 중년 신사 바우배기님으로 바뀌었다.
솔직히 말해 앤카페 5대 미인 중 한 사람인 금기둥님과 함께 지방 답사 투어를 하는 것보다는 그
답사길의 흥미진진함과 긴장감이 떨어져 살짝 김이 빠지는 바 없지 않지만 ...그래도 머 밥 사 주고
기름값까지 대시며...거기에다 손수 운전까지 하시며 ...향토 막걸리에 얹은 지방 특산물 안주까지 사
주시니 ...옆에서 쫄래쫄래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는 것인 바 ...반감된 흥미와 늘어진 긴장감이 있는
대신 ...털털한 편안함과 느긋한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이었다.
바우배기님을 살짝 소개하자면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시고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으시며 (이 점
때문에 일백억은 운전 부담 없이 맘 놓고 술을 먹을 수 있었다. ㅎㅎ~) ...고교 시절엔 이젠 고인이 된
김현식과 함께 음악 활동도 했었다고 하신다.
대학 들어가기 전 음악 활동 당시엔 친구 김현식보다는 오히려 가창력이 더 좋아 리드 싱어 역할을
맡았다고 하시니 ...역시나 노래방에서 술 한 잔 안 드시고도 멋드러지게 노래를 소화해내실 때 예사
롭지 않다 했더만 ...이런 충격적인(?) 과거 경력이 있었던 것이었다. ㅎㅎ~
앤카페에 오시기 전에 서울 교대 앞의 모 카페에서 경매 공부를 하여 분당 대형 아파트를 낙찰받았다가
이거이 반토막이 나는 바람에 숱한 마음 고생과 큰 재정적 손실을 겪고서야 그 악몽의 투자 건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고 하신다.
아마도 가슴 속 깊은 곳에서는 피눈물을 흘리셨으리라. ------- (에구 ! ...불쌍혀라 !)
그런 투자 실패의 쓰라림을 딛고 앤카페에서 열심히 공부하시더만 요즘 연거퍼 소형 아파트와 빌라를
낙찰받고 계신다.
앤소니 원장님께 탄탄한 경매 이론을 배우시고 ...꿈장사님께 무피(소액) 투자의 막강 비법을 터득하시더만
...이제는 앤카페에서 제일 잘 나가는 투자가로 변신해 있다. ㅎㅎ~
과거의 투자 실패 쓰라림을 간직한 바우배기님과 수도권 이남과 강원 지역의 이곳저곳을 많이도 답사 다녔다.
그 답사 중 발견한 충남 태안군 태안읍 소형 아파트 물건 !
현장에서 아파트 관리인을 만나 이런저런 탐문 끝에 점유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인근 부동산 사무실에 들러
시세 확인하고 ...종합적으로 계산해 보니 수익률이 넉넉히 나온다.
바우배기님 ...입찰하기로 결심하셨다.
입찰하러 서산 법원으로 출발하는 당일의 아침.
수원 인계동의 트레보 센타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이곳이 일백억과 바우배기님이 답사나 입찰 시에 도킹하는 약속장소다.
일백억 ...출근시간대에 시내를 통과하는 버스의 지체를 미리 계산치 못하여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늦었다.
약속 시간에 늦었지만 ...바우배기님은 특유의 넉넉한 여유로움을 보이신다.
"허허 ...괘안네. 지금 출발해도 충분히 입찰할 수 있어. 그런데 말야. 어제 내가 허리를 삐끗했지 뭔가. 안 하던
청소기 돌리다가 그만 허리를 삐끗했어. 해서 ...오늘 아침 복대를 하고 나왔구먼."
"에쿠야 ...행님, 운전할 수 있겠심까? 제가 할까요?"
"아냐 ...괜찮아. 운전 정도는 할 수 있어. 정 힘들면 자네에게 부탁할게. 자! 그럼 출발해 볼까?"
간밤에 허리를 삐끗하여 복대를 두르고 나오신 바우배기님이 너무도 안쓰러워 보였지만 ...어차피 치러야
할 전투를 앞둔 전사의 입장에서는 중도에 그 전장으로의 행차를 그만둘 수는 없는 일.
비장미 흐르지만 ...이를 악물고 남쪽으로 내쳐 달린다.
달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허리를 삐끗한 후 예감이 좋지 않아 작성해 둔 입찰표를 다시 정정하여 입찰금액을 30만 원 더 얹었다는
얘기며 ...일백억은 언제 새 장가 갈 거냐는 얘기며 ...신임 야당 원내대표 이종걸의 인물됨됨 얘기며 ...
눈에 들어오는 자연 풍광 중 연녹색 푸르름의 초여름 기세의 당당함에 대한 얘기며 ...등등 ...두 중년 사내
의 수다는 끊이질 않고 서산 법원 도착하기까지 내내 줄곧 이어진다.
그 수다 중 특이한 게 하나 있었으니 ...바로 입찰금액에 대한 얘기였다.
바우배기님 왈 ..."이보게 말야. 내가 이렇게 복대까지 하고 입찰하러 나가는데 말일세. 만약 나가서 떨어
지고 나면 얼마나 아쉽겠나? 간발의 차이로 떨어지고 나면 내 억울해서 어떡하겠는가? 그래서 살짝 쪼끔만
더 얹어 썼네."
일백억도 맞장구를 친다.
"행님 ...잘 하셨심니다. 거 뭐 쪼깐한 금액 차이루 떨어지구 나면 얼마나 기분 더럽겠심니까? 아주 잘 하셨
심니다." -------- ㅎㅎ~
마침내 ...차가 서산 법원에 들어선다.
살짝 긴장감도 엄습해 오고 ...........
바우배기님 ...운전석에서 내려 입찰봉투가 든 뒷자리의 가방을 꺼내들려고 고개를 숙인다.
"에구구 ...일백억. 손이 안 닿는구먼. 자네가 대신 꺼내서 들고 가게나."
"예. 알겠심다. 행님."
차에서 빠져나온 두 사내 ...법원 입찰장으로 향한다.
바우배기님의 걸음새가 영 어색하다.
똥 싼 바지 입은 사람 맹쿠로 ...혹은 이제 막 포경수술 하고 나온 초딩 6학년 맹쿠로 ...양 다리를 널찍이
벌리고선 엉기적 엉기적 걷는다.
이때 ...바우배기님 이 양반 말씀이 걸작이다.
"야 ...일백억. 이거 머 포경수술 하고 나온 애 같지 않냐? ㅋㅋ~. 그라구 보니 거시기에 얽힌 두 가지 얘기가
생각나는구먼. `X을 알아야 면장을 하지~ !'와 `X까고 있네~ !' 등인데 ...자네 이 얘기 들어봤나?"
"아니요... 행님. 못 들어봤는디요."
"그럼 한 번 들어봐. 에 ...뭔 얘긴고 하면 ... 하나는 ............ .............. ................... .................... ........
..... 다음은 ................ ............ .................. ................. ............... ............. ............. 이런 얘길세."
일백억 ...배꼽 빠지게 깔깔깔 웃어댄다.
웃다가 숨이 고르지 못해 켁켁거리기까지 하며 낄낄거린다.
바우배기님도 본인이 얘기해 놓고도 껄껄껄 웃으신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에구구 ...에구구 ...허리야. 웃다가 허리가 울렸따 ! ...아이쿠 ...시큰거리네 ...에구구 ........ "
웃다가 보니 ...드뎌 입찰장 도착이다.
대출 딜러 아줌마들이 명함을 돌린다. 받아든다.
오늘 진행물건 찌라시 돌리는 아줌마 있나 하고 휘둘러 보니 아무도 안 보인다.
시골 법원이라 그런가 공짜 찌라시 배포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빈손으로 기웃거리다가 입찰함에 투찰하고는 입찰장을 빠져나온다.
허리가 많이 안 좋으신 바우배기님을 입찰장의 딱딱한 의자에 앉게 할 수는 없어서 차로 돌아와 푹신한
의자에 몸을 눕히고는 음악을 틀어놓고 입찰 마감이 될 때까지 차에서 대기한다.
흘러나오는 뽕짝과 7080 가락이 흥을 돋군다.
허리 아픔도 잊을 겸 ...무료한 시간도 얼렁뚱땅 보낼 겸 ...두 사내가 목청을 돋우며 따라 부른다.
그렇게 흘러흘러 시간은 지나가고 ...또 다시 엉기적 엉기적 어색한 걸음걸이를 하시는 바우배기님을
모시고 입찰장으로 향한다.
시골 법원이라 그런가 토지와 임야 물건이 제법 많다.
개찰 진행하는 집행관 대빵의 업무처리 속도가 영 느리기만 하다.
이 양반도 충청도 출신이라서 그런가 (ㅎㅎ~) ...수도권 같으면 빠릿빠릿하게 속전속결로 후다닥 진행을
이끌건만 ...여기 서산 법원은 그 진행물건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찰 진행속도가 영 지지부진하기
만 하다.
진행속도 답답하고 ...찌라시 없어 진행내용은 더욱 답답하고 ...
암튼 ...시간은 이러구러 흘러 ... 드뎌 ... 바우배기님 입찰물건 개봉 시간이 다가왔다.
응찰자들을 호명한다.
흐미 !
7명이닷 !
순간 ...일백억 ...재수없는 독백을 하고 만다.
"아이쿠 ...낙찰받기 힘들것네."
그러나 이 독백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바우배기님은 씩씩하게 법대 앞으로 나서신다.
어떤 결기도 보이면서 늠름하게 법대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허리에 복대까지 한 양반이 법대 앞에선 꼿꼿하게 서서 정면을 똑바로 바라보신다.
운명과의 한 판 승부일까?
`복대까지 차고 수원서 여기까지 내려온 이상 ...쉽게 무너질 수는 없다. 내 꼭 낙찰받으리라 !'
머 ...이런 독기 ?
암튼 ...독기인지 결기인지 ...옹골찬 모습으로 빳빳이 서서 운명의 판가름을 기다린다.
집행관 대빵 ...제일 먼저 바우배기님을 부른다.
1등인가 보다.
여기 서산 법원은 1등만 부르고 ...나머지 패자들은 부르지를 않는다.
얏호 !
낙찰이닷 !
일백억도 방청석에 앉아 있다가 법대 앞의 바우배기님 옆으로 다가간다.
"행님 ...2등은 얼마예요?"
"응 ...얼핏 보니 12만 원 차이 났더군. 내가 6145만 썼는데 ...2등은 6133만 원이야. 겨우 12만 원
차이 났어. ㅎㅎ~"
"아쿠야 ...행님 ...축하드림다."
귓속말로 속삭이듯이 둘 간에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는 1등 영수증을 받아 입찰장 밖으로 나온다.
바우배기님 ...담배부터 꼬나 문다.
"퓨우우 ~ ...담배맛 조 옷 타 ! ...간신히 1등 했네."
"그러게 말임다... 행님 ! 마 ...30만 원 더 안 썼으면 딱 18만 원 차이로 2등한테 밟혔을 겁니다. 12만 원
차이로 1등 했승께 ...30만 원 더 쓰지 안 했으면 18만 원 차이로 지는 기라예. 그랬시믄 ...마 ...계속해서
...`十八' ... `十八' ... 했을 틴디 ...안 그렇게 돼서 마 ...엄청씨리 다행입니다. 행님 ! ㅋㅋ~ "
바우배기님이 맞대응 하신다.
"그러게 말야 ...일백억 ! ... 떨어졌으믄 연신 ... `十八' ... `十八' ... 했겠지 ! ㅋㅋ~ "
일백억이 이때 복대 투혼을 언급한다.
"행님 ...이게 다 행님 복대 때문인 기라예. 마 ...행님이 허리가 안 나갔심 머 ...복대도 안 했을 끼고 ...
머 그래 되마 30만 원 더 올려쓸 이유도 없었을 끼고 ...이게 다 마 ...행님 낙찰받게 할라꼬 허리가 삐끗
했나 봄니더. 것 참 신기한 일도 다 있네예. ㅋㅋ~ "
바우배기님 왈 ...
"글게 말이다. 허리 안 나갔심 더 욕심 부리지 않았을 틴디 ...복대 한 김에 30만 더 썼더만 이런 결과가
되얐구만 ... ㅋㅋ~ "
일백억 또 맞장구 ...
"마 ...이게 다 행님 복인 기라예. 행님 허리하고 낙찰하고 맞바꾼 기라예. 인쟈 낙찰도 받았으니 앞으론
허리 치료하는 데 집중하이소 ~ "
바우배기님 ...
"그래 ...알았따 ...일백억 ! ... 이렇게 낙찰받고 보니 허리 아픈 것도 살짝 잊었따 ! ... 30만 원 더 안
썼으믄 어찌될 뻔 했노? ... ㅋㅋ~ "
일백억이 손바닥을 활짝 펴 바우배기님과 힘차게 하이 파이브를 한다.
`철썩~ !' 소리가 경쾌하기만 하다.
복대 투혼이 ...
빛을 발한 ...
눈물 짠한 ...
하이 파이브 ...
다.
첫댓글 일백억 회장님의 맛깔나는 글솜씨는 역~~~쉬...굳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지켜본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네요..
이제부터는 답사기와 입찰기로 글소재를 찿으셨네요..
다른 건 다 됐고..
일백억님이 시도때도 없이 말하는 앤카페 5대미인이 누구누구냐고?
그때그때 다르다고? 페엥!!
ㅎㅎ 재미집니다.
입찰의 긴장감을 글로 풀어내신 솜씨가 대단하세요..!
글은 생동감 있으며 재밋게 잘쓰셨는데
일백억님은 아파트 입찰 언제할거여
같이 내려간김에 작은거 하나 넣어보지그랬어..
그리고 앤 - 카페 5대 미인이 누구요 ,
금기둥님 빼고 4대미인은 누구지
공개해봐 궁금해 ,,,
재미있는 낙찰기이네요~~~ ㅎㅎ
배우배기님 축하도 드리고.....회장님 글도 잘 읽었습니다~~~^^
너무너무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형님 잘 봤습니다.
야설보다 입찰기가 더 잼나고 배울게 많아요~~
ㅜc, 헐말 안헐말 다썻네~%^$@#*ㅋ
인자 파트너 바꿔야것네.
5대 미인중에선 안될꺼같고~~
공고낼꺼나ㅋ
포경이 뭐죠? 고래잡이인가요? 며칠 전 울산 앞바다에서 몰래 포경하다가 여러 명이 걸렸다고 합디다.
일백억님 글보고 전부터 생각했던거지만 정말 글 잼나게 쓰시네요.
어쩜 그렇게 표현력이 좋은신지..부럽네요.
또다른 잼나는 글 기대하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두분이서 즐겁게 임장 다니시네요. 부러워요~~
바우배기님, 치료 잘받으시고 얼른 쾌차하세요~~^^
일백억 작가님의 멋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방랑 시인 김삿갓님의 글을 읽는 듯한....
언제 봐도 재미 있습니다~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바우배기님이 낙찰받으셔서 그런지 글이 유쾌합니다^^
일백억님의 필력은 대단하세요~^^
단숨에 다 읽고 바우배기님과 가까워진 느낌이예요.^^*
저두 어여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네요~~
앤까페 5대 미인을 공개 합니다.
안수현ᆞ이안용ᆞ김철수ᆞ한래수ᆞ
서영찬ᆞ보너스로 6대 미인ㅡ>김광석(천지인님)
※미인이 꼭 여자를 일컫는 다는 편견부터 ᆢ흠
일백억님의 맛깔나는 글 잘 봤습니다.
바우배기님의 복대투혼이 대단하시네요..^^
담에 만나면 바우배기님, 파쓰라도 한장 사드려야겠네요...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늦었지만 낙찰 축하드립니다
항상 재미지고 내용도 알찬 글 잘 보고있읍니다~
낙찰 추카추카요~
재미있습니다.ㅎㅎ
ㅎㅎ .... 오랜만에 일백억 친구의 글을보러 들럿더니 역시 그곳에가서 들여다 보고있는듯한 Live 중계 ~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 일백억 화이팅 ~~~
한 편의 소설을 읽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문단으로 데뷔하시죠.
암튼 잘 지르셔~ 바우배기님.
축하드립니다~~
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글이 아니라 드라마 한편 본 느낌입니다.
햐~~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