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맨의 일본읽기] 도요타는 왜 AA형 종류주식을 발행했나①
- 작년 11월 도요타자동차 다나카 요시가츠 부사장이 수소를 내연기관으로 하는 연료전지차(FCV)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
최근에는 엔저(円底)를 앞세운 아베노믹스의 훈풍에 힘입어 도요타를 비롯해 마쯔다·후지중공업·미쓰비시자동차 등 완성차 8개 업체 중 4개가 2014년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실적이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8개 회사가 일본 국내에서 900만대, 해외에서 1700만대를 만들어 전 세계 8700만대 규모 자동차시장의 3분의 1을 기록했다. 세단에 스포츠카는 물론 경차부터 픽업트럭까지, 가솔린·디젤·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풀 라인업을 갖추고 열심히 수요자 입맛을 맞춰줬다. 이 때문에 연 500만대 전후의 일본 내수시장에서 수입차는 발붙일 곳이 크지 않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이 8.8%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은 수입차 점유율이 16.5%까지 치솟아 한·일 양국의 절대규모는 40만대, 25만대 수준이다. 한국보다 3~4배 큰 일본의 인구나 경제 규모에 비하면 일본의 수입차 판매 규모는 턱없이 작다. 도쿄에도 아오야마(靑山)·히로오(廣尾)·오모테산도(表參道) 같은 부자 동네에 500만엔 이상의 고급 수입차가 집중적으로 노출되는 편이어서 그렇지 외곽으로 가면 수입차 구경이 의외로 만만치 않다.
잘나가는 8개 일본 자동체 메이커 중에서도 한 곳만 꼽으라면 단연 도요타자동차다. 2014 회계연도 실적에 따르면 매출 27.2조엔, 당기순이익 2.17조엔으로 전년 대비 각각 6.0% 및 19.2% 상승했다. 역대 최대 및 일본 기업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낸 것은 물론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중에서도 당연히 1등이었다. 완성차 8개 업체 중 매출로는 42.4%를 차지했고 이익은 절반이 넘는 56.3%를 나타냈다. 한국에서는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도요타·닛산·혼다가 빅3라는 인식이 있지만 일본 국내에서만큼은 ‘도요타 및 기타업체들’이라는 분류 기준으로 얘기된다.
도요타는 ‘일본의 자존심’답게 엔 환산 시, 전 세계 기업 순이익 순위에서도 최상위권이었다. 애플(4조엔)·엑슨모빌(3.4조엔)·삼성전자(2.3조엔)·마이크로소프트(2.2조엔)에 이어 5위였다. 매출 대비 순이익 비율은 11%로, 특히 자동차 업체들 중에서는 도요타(1023만대)와 비슷한 판매대수를 기록한 폭스바겐(1014만대)의 7%를 크게 앞질렀다.
또 GM이나 포드자동차의 3~4%대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본업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 항목에서 도요타는 올해 2조7000억엔에 이어 내년 회계연도(2016년 3월까지)에는 3조엔이 확실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 시장 환경이 만만치 않지만 렉서스를 앞세운 고급차 라인에서 추가 성장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도요타가 세계적으로도 뛰어나고 일본 내 동종업체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중단 없는 전진’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혁신적인 원가절감 노력 및 노사관계를 골자로 하는 ‘도요타 웨이(Toyota Way)’를 포함, 60여년 전부터 계속된 ‘카이젠(改善의 일본 발음)’ 노력이 힘을 더하고, 미래 업계의 판도 변화까지 세심히 챙기고 있다는 게 많은 경제전문가의 평가다. 이 중에서도 특히 한국 산업계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지는 최근의 혁신 움직임 두 가지를 살펴보자. 한국 기업의 장점이었던 ‘스피드 경영’이나 주변 환경 전환에 따른 ‘패러다임 시프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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