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 뉴데일리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확정돼 징역 9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설정 스님) 산하 기구가 '인권상'을 수상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불교인권위원회(위원장 진관·지원 스님)는 14일 "올해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이석기 전 의원을 선정했다"면서 "오는 20일 오후 4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시상식을 개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될 예정.
'불교인권상'은 불교인권위원회가 매년 ▲인권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소통하는 '인권지킴이' 역할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으로, 올해로 24회째를 맞았다. 이번 인권상 심사에는 심사위원장 법산 스님을 필두로 진관·지원·도관·자인·범상 스님, 박준호·진철문씨가 참여했다.
불교인권위원회는 "인권상 수상자로 이석기 전 의원을 선정하는데 있어 찬반양론의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으나, ▲민족의 통일이라는 대원칙과 ▲부처님을 살해하려 했던 '데바닷타(Devadatta : 석가모니의 제자였지만 나중에 석가모니를 배반한 자)'에게도 성불의 수기를 주는 동사섭(同事攝 : 즐거움과 괴로움,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을 함께 나누는 것)의 자비행이라는데 합의, 24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아가 "부처님께서 세상을 선과 악, 옳고 그름으로 구분하지 않음으로서 일체중생 모두가 존귀함을 밝히셨고, 연기적 존재로서 하나와 전부는 다르지 않다는 진리를 말씀하셨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모든 '양심수'들이 석방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 무아마르 카다피. ⓒ 뉴시스
'독재자' 카다피, '위장간첩' 깐수에도 인권상1990년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산하 기구로 출발해 92년부터 불교인권상을 시상해온 불교인권위원회는 주로 정파성이 강한 개인이나 단체를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해 종종 자격시비 논란에 휩싸여왔다.
1994년 정해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1996년 김창환 전국지하철협회 의장, 2000년 라창순 범민련 고문, 2002년 차수련 보건의료노조위원장, 2003년 단병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 등 국내 노동 운동계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인사들에게 인권상을 수여해온 불교인권위원회는 2003년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공동 수상자로 발표해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불교인권위원회가 독재 정치, 인권 탄압, 테러 지원 등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던 카다피에게 인권상을 수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선 "수십년간 자국민을 철권통치하고 각종 분쟁을 일으킨 독재자에게 인권상이 가당키냐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불교인권위원회는 "카다피가 세계 각처에서 노동해방을 지원하고 반독재, 민족해방운동을 지원함으로써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을 위해 싸우는 강고한 투쟁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면서 "인간답게 잘 살 수 있는 행복한 사회건설을 주창하고 이를 실행하는 그 분의 진보적인 휴머니즘 사상을 높이 평가한다"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렸다.
불교인권위원회는 이후에도 간첩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정수일(무하마드 깐수) 전 단국대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하고, 광우병 촛불시위를 주도한 박석운 사회진보연대 상임운영위원장과 각종 반미운동에 앞장섰던 인사들에게도 수상의 영광을 안기며 선명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 진관 스님. ⓒ 뉴시스
진관 스님 "침략자 미국이 민족 통일 방해"불교인권위원회의 수장으로 오랫동안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진관 스님은 2002년 6월 22일 '민중의 소리'에 기고한 '민족정신에 대하여'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미국은 우리 조선 반도를 침략한 나라이고, 우리 민족이 통일하려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리비아 카다피 같은 지도자가 없는가"라는 왜곡된 역사 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이 글에서 진관 스님은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은 미국을 몰아내고도 얼마나 잘사는 나라가 되었는가? 우리도 미국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모범을 리비아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작 카다피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2003년 핵무기 포기 선언을 하고 완벽한 친미지도자로 돌아섰다. 이후 카다피는 2011년 발생한 반(反) 정부시위(아랍의 봄)에 휘말려 사망했다.
'집단탈북 여종업원 송환' 촉구…北주장 동조불교인권위원회는 2008년 3월 '유엔인권이사회'가 북한에 인권 개선 조치를 촉구한 것을 두고 "북한 인권 문제 거론은 미국의 정치적 목적에 의한 '친미사대매국노'들의 반(反)민족적 매국 배족 행위"라는 규탄성명을 낸 바 있다. 최근 벌어진 중국 유경식당 북한 종업원들의 집단 귀순 사건에 대해서도 불교인권위원회는 "부모를 생각해서라도 열두 명의 노동자들을 북쪽으로 보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주장을 답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은 16일 불교인권위원회 측에 28주년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내 "불교인권위원회는 지금까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대변해왔고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용맹정진해 많은 성과를 이룩했다"며 "앞으로도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번영, 자주통일의 이정표인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실천에 용맹정진하리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 ⓒ 뉴시스
다음은 불교인권상 역대 수상자 명단.
○ 1992년 제 1회 박정기(故박종철 부친)
○ 1993년 제 2회 윤석양 이병(군 양심선언자)
○ 1994년 제 3회 정해숙(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서준식(인권운동사랑방)
○ 1995년 제 4회 미군범죄근절을위한운동본부(단체)
○ 1996년 제 5회 김창환(전국지하철협회 의장)
○ 1997년 1998년 1999년은 내부 사정으로 인하여 시상식 없었음
○ 2000년 제 6회 라창순(범민련 고문), 이성호(부산연합 의장)
○ 2001년 제 7회 박정숙, 김선분(통일인사 공동수상)
○ 2002년 제 8회 차수련(보건의료노조위원장)
○ 2003년 제 9회 단병호(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무암마르 알 카다피
○ 2004년 제 10회 정수일(전 단국대학교 교수, 무하마드 깐슈), 허원근(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 군의문사)
○ 2005년 제 11회 김지태(미군기지확장반대팽성대책위원회 위원장)
○ 2006년 제 12회 신보라(한국불교대학생연합회 회장)
○ 2007년 제 13회 박석운(한국진보연대 대표)
○ 2008년 제 14회 각현스님(연꽃마을 이사장)
○ 2009년 제 15회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최상재(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 2010년 제 16회 반도체노동자들의 인권지킴이 '반올림'
○ 2011년 제 17회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미셸 카투이라(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
○ 2012년 제 18회 일본산 묘법사(반전평화운동)
○ 2013년 제 19회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 2014년 제 20회 김철관(인터넷기자협회장)
○ 2015년 제 21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 2016년 제 22회 쿠바국제우호협회(ICAP)
○ 2017년 제 23회 임기란(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전상임의장)
첫댓글 저러니 불교가 욕을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