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지역 산지공판장의 마늘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30~50% 늘었다. 출하량 과다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자 산지에서는 정부가 마늘가격 안정을 위해 수매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이방농협 산지공판장의 경매 모습.
출하물량 과다로 가격 급락 공판장 개장 이래 첫 거래 중단
농가 피해 최소화·값 지지 위해 정부 선제적 수매·비축 나서야
경남 창녕과 합천의 산지 마늘공판장이 출하물량 과다로 마늘가격 하락이 심화되자 개장 이래 처음으로 휴장을 결정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올해 마늘 생산량이 2017년보다 9.3% 증가해 공판장 출하물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지공판장을 운영하는 창녕 이방농협(조합장 임가용)·창녕농협(조합장 성이경)과 합천동부농협(조합장 김명기)·㈜합천유통(대표 장문철)은 마늘가격 지지와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당분간 공판장을 휴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산지에서는 정부가 마늘가격 안정화를 위해 일정 물량을 서둘러 수매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달 출하량, 지난해 전체 출하량 육박=올해 건마늘 경매 첫날인 7월2일부터 8월2일까지 한달간 이방농협과 창녕농협에 들어온 마늘은 각각 10만861t, 8만823t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8%, 53% 많은 것이고, 2017년 한해 동안 출하된 물량(7월2일~10월20일)을 이미 초과했거나 육박하는 양이다. 합천동부농협도 한달간 출하량이 4만여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나 늘었고, 2017년도 전체물량(2700t)을 훌쩍 넘었다.
전국에 마늘 재배면적이 늘면서 생산량이 증가하자 농가와 상인간의 거래도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마늘을 팔지 못한 농민들이 너도나도 공판장으로 출하하면서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
7월 초순 대서마늘 상품 1㎏은 3000원 전후에 거래됐으나 점점 하락해 8월 들어서는 2500원 전후로 떨어졌다. 이미 중도매인들도 어느 정도 저장할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 마늘가격은 갈수록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손희식 이방농협 공판장장은 “출하량은 계속 넘쳐나고 시세는 갈수록 떨어져 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물량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때문에 공판장을 개장한 지 22년 만에 처음으로 휴장을 논의해 6~8일 3일간 경매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합천동부농협과 ㈜합천유통도 같은 기간, 창녕농협은 7~8일 이틀간 일시적인 휴장을 결정했다.
◆정부수매로 일정 물량 격리해야=산지에서는 가격 폭락사태를 맞기 전에 정부가 서둘러 수매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마늘이 농가 손을 떠나기 전에 정부수매가 빨리 이뤄져야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격지지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재 창녕농협 산지유통센터장은 “마늘 반입량이 지난해보다 30~50% 늘어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현재는 마늘 수급조절 매뉴얼상 안정단계에 속해 있지만 조만간 하향해 ‘주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일정 물량을 수매·비축해 가격 폭락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이경 전국마늘조합장협의회장(창녕농협 조합장)은 “마늘 생산량 증가로 가격 하락은 이미 예견됐고, 그래서 가격 안정을 위해 몇차례 농림축산식품부에 정부수매를 통한 물량 격리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농민들이 더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농식품부가 하루빨리 2000t 정도를 수매하는 등 가격 안정화 대책을 강구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