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 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山) 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백석 선생의 시 「여승(女僧)」의 마지막 연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금 노다지 캔다고 집 나간 서방은 10년째 소식이 없고 하나 있는 여식 돌무덤으로 보낸 여인은 속세의 인연 훌훌 털고 떠났다지만...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에 질긴 인연인 양 한 올 머리카락이 눈물방울처럼 떨어지는 날도 있었다네. 우리네 삶의 족적을 거슬러 밟으랴치면 아픔 없고 눈물 없었던 때가 있기나 했었는지...
향토색 짙은 모더니즘 작가 백석 선생의 시「여승(女僧)」과「여우난곬족」을 프란체스카티(Zino Francescatti)가 연주하는 파가니니(Niccolo Paganini)의 곡 'I palpiti(op.13)'에 실어 감상해 본다. 사진이 구글에서 주워온 것들이라-그마저도 꼴랑 10컷뿐이니- 해상도가 엉망이지만...하지만 어쩌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건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진리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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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교장님! 글의 첫머리가 아련한 어릴적 정감을 끌어내는구만....님의 글솜씨에 찬사를 보내면서 항상 건강하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