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리 산
산행일자 : 2005년 6월 17일 - 6월 19일
백오동과
산행거리 : 83.5 Km
산행시간 : 48시간 30분
1) 동부능선
어천마을17일 02:00 - 웅석봉 - 밭머리재 - 왕등재 -외고개 - 세봉 - 하봉 - 중봉 - 천왕봉 18:05
2) 주능선
천왕봉 18 ;15- 장터목산장 - 연하봉 - 촛대봉 - 칠선봉 - 벽소령 -형제봉 - 연하대피소18일
05:40 -토끼봉- 화개재 -삼도봉 - 임걸령 - 노고단 13:00 - 성삼재
3) 서북능선
성삼재 14:05-작은고리봉 - 만복대 - 정렴치휴게소 - 고리봉 -세걸산 -세둥치 -부운치 -팔랑치 -바래봉 -덕두산 -인월 19일 02: 30
마이너님 제공
난 산을 좋아 한다. 그냥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산을 품으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
갈참나무 숲길이 초원처럼 늘어선 능선을 타고, 잡목이 번갈아 나타나며 고귀한 내 얼굴을 때리며 걷는 소로를, 풀벌레와 새소리에 귀를, 수많은 암봉과 암릉을 벗삼아 나뭇가지와 돌부리에 내 몸을 의지하여 하늘 아래 펼쳐진 수없는 산새들을 그려 보리라!
절벽으로 된 암봉을 넘어 큰 암장을 가진 바위 밑을 내 발로, 누런 가랑잎이 수북하게 깔린 잡목 속을 한 없이 걷는, 지능선상의 드리운 암벽들의 기묘함에 넋을, 햇살과 새 하얗게 흘러가는 구름은 산자락 기암들과 함께 산속의 최고 미녀가 되리라!
해당화
그것이 내가 소망하는 것이고 긴 여정의 시작이지만 두려움도 설레임도 모두가 주어지는 머 나먼 200리 길의 미로로 가는 산골 마을의 수줍은 소녀의 바람이어라!
나도 그런 한적한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오로지 산과 들과 하늘밑에 아름다운 초원을 계곡과 함께 내가 첫발을 닿은 어천마을은 가로등 불빛만이 훤하게 비출뿐 사방이 캄캄하여 한치도 볼 수 없는 조용한 시골로 이 소녀을 안아 주었다.
층층나무
랜턴없인 한 발자욱도 내 딛을 수 없는 암흑에 오직 단 하나 반딧불이 내 눈을 의심케 하며 계곡물이 흐르는 오른쪽에 귀 기울이고 길고 바람 한점없는 고요한 이 산속의 긴 여정의 시작은 된비알에 2시간 넘게 조우되어 웅석봉 정상을 만진다.
하늘에는 별 반짝 거리고 깜깜한 지라 지척이 안 보여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 쉽지 않고, 새소리 무슨 새소리인지 " 호호호호```"내 귀에 선사하며 밤새내린 이슬이 내 온몸을 나뭇가지와 산죽과 휘감아 돌아 적시어 비 맞은듯 생쥐이어도 내 마음 새털 구름같이 날아 가고 싶어라!
내 어릴적 보고 자란 연보라 보라 붉은보라색의 3중의 색조를 띠어 내 얼굴을 때리며 좁은 길을 더 좁게 터널을 만들어 유별나게 멋진 춤을 추고 있는 물결이 싸리꽃이 이렇게 예쁠줄이야!
안개가 자욱 끼어 허??게 드리우고 떡깔나무에 철쭉나무에 키가 큰 산죽 터널에 잡목숲을 이루어 사방은 보이지 않아 좀 답답함은 있으련만 새벽 공기의 상쾌함은 내 마음 은은하여 짙녹의 산 멋을 마음껏 그려 보리라!
산은 그대로 인데 나무는 세월의 나이를 알게 했고 산록은 아침 이슬에 생기가 돌았으며 오르고 내리막을 수없이 , 험상궂게 생긴 급경사를 나무 줄기와 바위를 잡고 네발로 가면서 이백리 길을 산속의 미아가 되지 않으려 황갈색 융단길을 산님들이 밟고 지나가 샅샅히 조각난 길을 수없이 걸었다.
세봉가는 길은 너무도 힘들었다. 그냥 나에게 보여주지 않았고 그냥 만져주지 않았으니 세상에 걷는것만큼 산님들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너무도 된비알은 잡목들로 우거져 있었으며 태양은 구름속을 헤쳐나와 태양빛으로 인하여 땀은 온몸을 젖시고 발길이 멈추기를 재촉해야 했다.
처음으로 이 산속에 들어와 더덕 캐는 할아버지를 반갑게 인사한다. 이렇게도 사람을 보지 못하고 사는 적막함이 외롭다고 표현해야 하는가? 중산리에서 올라 왔다는 젊은 청년도 사람인지라 한 자리 깔고 덕담까지 아끼지 않으니 이 입이 얼마나 간지러웠을까?
오늘 가지고 온 요물단지로 인하여 백오동과 난 웃을 수 있었다. 이년이 정말로 신기하다면서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면서 요물단지를 시험해 보기도 했다. 요물단지는 정말로 내가 가는 길을, 백오동이가 가는길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같은 마루금을 긋고 있으니 세상은 정말로 얼마나 놀라운가!
동부능선의 독바위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있어요 14:00
형제바위
물을 수없이 들이키며 키가 큰 갈참나무와 키가큰 철쭉과 이 능선의 내 눈길에 끌렸던 함박꽃도 오르는 힘든 나를 천왕봉의 환상을 꿈이 지친 나를 압도 했다.
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은 그 웅자함을 드러내면서 멀티비젼의 화면처럼 내 눈은 휘영찬란하게 반짝인다. 너무 높이 떠 있고 된비알을 이루면서 향해 치닫는 하늘을 찌를듯한 봉우리는 선뜻 나에게 보여주기 않을 것 같았다. 저 봉우리가 내 눈을 유혹하고 있으니 내 마음도 빨리 보고파 진다.
누가 자연은 최고의 예술가라 했던가! 누가 자연을 가장 아름답다 했는가, 가꾸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자연의 웅장함을 ! 한동안 꿈을 꾸었던 지리능선의 초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나를 인내하며 걸었던 순간이 되살아 난다. 얼마나 힘들었던가! 얼마나 나를 멍들게 했던가!
천왕봉이다!
1,914.5m다. 요물단지 고도는 1,920m 기록한다. 시간은 18시 조금 넘다. 온 천지가 초록의 산등성이를 펼쳐 놓은듯 대 자연의 표현할 수 없는 기묘한 경연장이다. 겹겹이 쌓여 있는 하늘밑의 초록금은 나를 중심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내손에 잡힐듯한 하늘금을 내 품에 평생을 살아 보리라! 산이 좋아 산에 왔으니 하늘향해 두팔 벌려 소리를 질러 보리라! 솜털처럼 피어오르는 새하얀 구름을 타고 훨훨 내 꿈과 함께 하늘로 날아 보리라!
누가 연하봉의 운해를 지리 10경이라 했는가? 산의 초록과 바람결에 드러나는 하늘의 코발트색빛, 하얗게 피어 오르는 선경과 진경을 수없이 보게 되는 행운아 였다. 순식간에 나타났다 없어졌다 다시 피어오르는 솜사탕처럼 ! 내가 새가 되고 벌레가 되고 나무가 되어 다시 만나면 꼭 이곳이 되리라 ! 속세를 벗어난 아름다운 이곳을!
천왕봉에서
고사목을, 바위의 절벽을 ,저물어 가는 하루의 길고 긴 나들이는 장터목 산장에 내려섰다.
산장엔 이미 바빠 있었다. 물을 그리워 했으며 배가 고픔을 알았고 누가 나를 찾아 헤매이는지 손폰으로 알렸고 가야할 머나 먼 길을 재촉했야 했다. 남들처럼 편히 잘 수있는 신세가 아니었으니?
어두움과 시작이었다. 달도 하늘에 떠있다. 어제는 보지 못한 아쉬움이었는데! 고사목이 펼쳐져 있는 초원을 지나 제석봉을 지나면서 백오동과 나는 길섶에 눕는다. 그동안 걷기만을 재촉했던 시간이 아쉽다. 무엇을 바라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걸어왔을까? 어느때보다도 신비스런 달빛을 보면서 동화속의 왕비가 되어본다. 걷고 걷는 수없는 자연의 순리를 이해하면서 ! ! 이리저리 눈을 돌려보아도 보이는것은 키 큰 나무와 하늘과 달과 어두움뿐!
이렇게 무섭지 않았는데 , 이렇게 외롭지 않았는데! 발길을 멈추게 했다. 백오동이와 난 처음으로 무섭다는데 일치되었다. 그렇찮아도 야간산행은 하지 말라는데 이를 어기며 조심조심 발길로 걸어가고 있는데 우리 발자욱을 듣고 짖어대는 개소리는 우릴 당장 삼켜 버릴듯 적막한 세석산장에 울려 퍼졌다.
너무도 힘든 여정이었다. 걷다보면 졸리고 다리도 아프고 달도 날 유혹해 이 몸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발이 가기에 내마음도 따라 가는 것이라! 넋을 잃고 생각해 보아도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걷는것 아니면 자는것이 아닌가? 내 머리위를 따라 달려오는 오늘따라 붉은 달이 그래도 이 어두운 밤길에 이마음 설레여 있느니 아직도 난 덜 자란 아줌마 이어라!
걷다 걷다 졸리면 그 길섶에 앉는다. 배낭이 베게이고 깔판이 요이고 내 잠바가 이불이요 길섶이 침대이요 온 천지가 달과 함께 내 세상이로다. 졸려서 자려고 하면 달아나 버리고 추워서 또 걸어야하고 걷다 보면 또 졸리고 그렇게 어두움과 걸었다. 벽소령의 명월을 보려고 그렇게 애타게도 그렸던가! 바라는 것이 너무도 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했는가? 함께한 어두움의 붉은 달은 벽소령까지 있어주지 않았다.
이미 새벽이었다. 어두움과 졸음과 배고픔과 추위와 같이 왔다. 연하산장이었다. 산군들이 벌써 바쁘다. 밥을 먹는이 밥을 짖는이들 아직도 등따시게 잠을 자고 있는이들, 배낭과 몸단장에 이미 채비를 마친 이들은 산을 향해 여러 모습들이 분주하게 들어온다.
우선 너무도 힘들고 지친 심신에 청량제를 주기로 했다. 백오동이와 난 산장으로 들어가 염치 불구하고 누웠다. 너두도 편한 침대이고 너무도 좋은 부러울것 없는 세상이었다. 밤새 달려오면서 몸이 정상치 않아 진통제를 먹은탓에 졸음은 급속도로 가했던 모양이다. "아저씨 일어나세요. 청소해야 돼요"한다. 난 아저씨가 아닌 아줌마라. 염치없어도 "좀 더 자면 안돼요" 한다.
2시간 정도 단잠을 잤다. 따끈한 물이 그리웠다. 컵라면을 먹는 순간만큼은 이세상 어느것도 부럽지 않으리! 많이 가져와 남는다고 도마도와 우유를 먹으라고 건네준 인심 좋은 아저씨가 그순간 너무도 좋아 보였다.
수없는 계단의 연속이었다. 얼마나 될까? 세보려 했지만 이미 계단을 몇계단 올라온 걸음을 다시 내려가 걷기에 너무 힘이 들어 그냥 올랐다. 토끼봉이었다. 저 멀리서 하늘을 찌르고 있던 봉우리가! 하늘을 오르는 나무다리였다. 삼도봉의 햇빛은 내 얼굴의 주범이다 . 무척 따갑게 암봉의 열기를 내 얼굴에 반사시킨다. 지나온 지리산 주능선이 각각 차례로 초록에서 검은색까지 그 음영을 드리우고 있었고 가까이는 반야봉이 그 옆으로 가야할 노고단의 하늘금으로 날 유혹했다.
수없는 고개를 넘으며 잡목터널을 거닐며 뜨거운 햇볕에 날 맡기니 이 한몸 어데 붙어 나겠는가!
미색빛을 띤 주먹만한 꽃송이 층층나무, 단풍나무와 무엇이 다를까? 당단풍나무, 도장의 재료로 쓰인다는 노린재나무, 밤에 빛을 발한다는 야광나무, 샤스레나무, 호랑버들, 잣나무, 시닥나무, 구상나무, 나래회나무, 쇠물푸레나무, 그리고 하얗게 피어나 유독 폼을 재고 있는 함박꽃들과 함께 하면서 내 눈을 휘영찰란하게 선사했다.
금마타리
사람은 가장 힘들때 도전해 보아야 자신을 알게 된다는 말을 뒤새김한다. 항상 먼저 가서 얼마를 기다릴까?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노고단에서 기다리고 있던 백오동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영원한 내 친구, 영원한 내언니 백오동이어라! 그리고 큰 키에 서 있는 구상나무와 철쭉과 산죽과 땅위에 펼쳐져 있는 초록 융단은 오이풀이어라!"
노고단대피소
지루한 넓은 길은 졸리고 힘들다 성삼재이다. 처음으로 임도를 버스를 본다. 이곳만 해도 살맛나는 세상처럼 보인다.
서부능선으로 가는 오늘의 마지막 여정이다. 18일 2시 10분. 시작부터 된비알 계속이어진다. 키 큰 산죽으로 이어져 사람하나 겨우 비집고 걸을수 있는 소로다. 가끔은 철쭉으로 가끔은 잡목으로 가끔은 키큰 산죽으로 어우러지는 터널숲은 지나가는 나를 그냥 보내지 않는다. 얼굴을 양팔을 다리를 때리며 함께 했다.
작은 고리봉(1,248m)에 올랐다. 오르는 오른쪽으로 반야봉과 노고단이 날 따라왔고 . 허리를 잘려 놓은 도로에 성삼재 휴게소가 노고단앞에 지키고 있었으며 가야할 북방향으로 만복대가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뾰족하지 않으며 화려해 보이지 않았다. 지도상엔 분명 작은고리봉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구례군에서 세워 놓은 표지석엔 고리봉으로 음각되어 있었다.
묘봉치를 지나 거대한 만복대를 오르는 그 끝없는 오르막은 너무도 힘든 나를 지치게 했고 수없는 물을 들이키면서 쉽게 내 주지 않았다. 초원지대가 광활하게 펼쳐져 키가 허리쯤 닿은 잡목들로 돌탑과 함께 지키고 있었다. 한눈에 들어오는 밋밋한 정상는 꽤나 넓은 정상으로 기억되리라! 걸어온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하늘금을 그어 놓은 거대한 파도는 굽이치고 있었다.
만복대 오르막
배가 고파온다. 오면서 때때로 배를 채우긴 했어도 밥이라곤 먹어보지 못한 하루가 신호가 오고 있었다.
남은 거리를 생각해 보면 점령치 휴게소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백오동이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은 없을듯했다. 해발 1,172m 의 휴게소에서 도토리묵과 짜장면 그리고 따끈한 커피로 무엇보다 이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오붓한 저녁의 만찬이었다.
발걸음을 재촉했다. 벌써 어두움과 함께 떠나야 하는 힘든 여정을 생각하면 아직도 갈길은 멀다.
고리봉(1,304.5m)이다. 분명 작은고리봉보다 낮아 보였는데? 이상하다. 수없이 이어지는 거목들과 암릉을 같이하며 올랐다. 가야할 봉우리들이 북동으로 펼쳐져 오라 하고 있는데 발걸음은 이제 지치고 지쳐서 더이상 힘들다. 그래도 가야하는 산속의 고아가 되고 싶지 않다. 세걸산, 팔랑치, 바래봉 , 덕두산 그리고 끝으로 인월까지 지도를 본다. 대충 km를 손가락으로 재보니 18Km된다 하니 백오동 어이없는 모양이다.
하늘에는 달 또 떴다 . 달은 어제보다 벌써 살이 쪄 올랐다. 어제 달은 오늘달보다 붉은빛이었는데! 온 천지는 어두웠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소계곡에 한 두 불빛이 비추며 윈쪽으로 들어오는 제법 큰 시골 풍경은 정겨워 보였다. 아마도 이곳이 운봉읍같다. 저수지도 논밭도 지리능선을 보면서 처음으로 보는 듯 눈이 자꾸만 그쪽으로 갔다.
랜턴없인 한발자욱도 걸을수 없는 어두움과 오직 거목들과 산죽길과 철쭉길은 3일째 이어져 왔다. 수많은 철쭉이 있기에 바래봉을 꿈꾸며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 유명한 바래봉의 철쭉나무를 내 길 안내자로 때로는 내 눈요기로 때로는 나를 때리는 매질을 하는 그런 철쭉나무로 기억되리라!
어두운 밤길에 때로는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앞에서 어덴가에 가고 있을 백오동을 생각하면 하나도 무섭지가 않았다. 이렇게 수없는 밤길을 혼자서 걸어보는 것이 난생 처음이라. 그래도 위안이 되고 무섭지 않은 것은 웬일일까? 그래서 혼자는 오지 못해도 백오동과 요물단지와 지도만 있다면 어느곳도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함박꽃
길고 긴 길은 바래봉에서 다 왔다는 짐작을 하게 한다. 멀고 먼 여정이었다. 먼저 샘터를 찾았다. 3일동안을 땀으로 배어 냄새가 진동을 했으며 발과 다리 손은 마취되어 있는듯 감각 되지가 않았다. 제법 넓은 도로로 이어진 바래봉 밑 도로에 샘에서 달빛을 보며 우리집에 목욕탕인양 여인내들의 치장을 했다. 몹시 추웠다.
지친 심신이 좀 가벼웠다. 있는힘을 다했다. 정상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정상 너무나 기대했기에 너무나 힘들었기에 그래도 용기를 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정상이라니 바래봉 꼭대기구나 할뿐이다. 18일 23시 55분이다.
덕두봉을 지나 인월로 가는 길 너무도 지루하다. 끝인줄 알았는데 끝은 보이지 않았다. 잘못 들어섰는지도 모를 의심을 했다. 요물단지는 이미 멀어져 미로의 길로 백오동이가 인도하고 있었다. 걷기가 미칠정도로 급경사였고 발 닦고 갈아 신은 양말이 편하지 않아 가는길에 더 많이 아팠다. 밤 12시면 도착하리라던 백오동의 말도 내가 늦어지는 바람에 시간은 더해만 갔다.
무섭기도 했다.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주저앉고 싶었다. 그리고 백오동과 울고 싶었다. 인월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이정목엔 1시간 30분 소요시간으로 표시되어 있었는데 밤길이라 그런가? 랜턴불빛에 달려드는 벌레는 내 얼굴에 달라붙어 걷는것 조차 힘에 겨웠다. 벌써 오래 전부터 기다리고 계시다는 백오동 사부님는 어떻게 기다리고 계실까?
길고 지루한 여정은 알수 없는 동네에 내발을 딛어 놓았다. 임도를 따라 동네 한가운데로 내려와 보니 인월이란다. 기다리던 백오동 사부님은 보이지 않고 차만 보인다. 그래도 다행이다. 잘못 내려온줄 알고 무척이나 걱정했는데 인월이라니 얼마나 천만 다행인가! 잘 정돈되어 있는 동네 휴게소에 배낭을 집어 던지고 내몸을 던져 버렸다. !
우리를 찾아 헤맸던 백오동 사부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늘 편안한 분 같은 동네에서 몇년동안 살아 언제 뵈어도 내겐 다정한 분으로 그렇게 우린 치킨에 콜라에 지친 목축임을 한다. 너무 오래 기다려서 무어라 인사드릴 수 없음이 죄송할 뿐이다. 너무나 고맙고 너무나 지쳤고 너무나 힘들었기에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 가 아쉬울 뿐이다.
백당나무
돌이켜보니!
백오동과 약속을 하고 잠이 오지 않았다.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 소래산 연습삼아 오랫만에 올랐다.
너무나 힘들다는 것을 아는분들은 날 가지마라 말렸다.
그래도 난 그분들의 소리를 내 귀에 넣지 않았다.
무슨 염치로 요물단지와 지도를 마이너님에게 도움을 청했다.
어쩌랴 내 고집을 들어준 분들의 고마움 잊이 못할 듯 하다.
난 혼자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할 산행을 백오동이가 있기에 했다.
또 해야 한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들머리가 어천마을이 아니라 수양산 끝자락 아랫소리당부터 함을 아쉬워했다.
지도를 받는 순간 그러했지만 또 내가 한번쯤 도전해 봐야할 숙제로 자리매김됐다.
지금이 아닌 내년쯤으로 백오동이가 가자고 하면 또한번 해 보고 싶은 마음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
★한국의 산하에서 산님들의 소리말
♠배종철님-
남자인 나도 감히 생각해볼수 없는 먼나먼 산행길을 산이 좋아
아니, 산을 품으며 살고 싶어, 밤도 낮도 없이 산행할수 있음을
한동안 숨도 쉬지 못하고 경이로운 마음으로 감탄했습니다.
주능선 하나만도 감히 엄두내기가 어려운데 동부능선과 서부능선을
함께, 힘들고 인간으로서의 한계점까지 참으며 완주한 황명옥님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산행기를 보면서 한편의 소설을 읽듯 내내 긴장했으며, 함께한
백오동이님은 어떤 분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산과 더불어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비양도님-
한국의 산하 산행기 게시판에 자주들러 여러 글을 읽었지만 이렇게 직접 써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늘 눈으로보고 지나치기만 했는데 님의 산행기를 읽고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대단하다, 존경스럽다는 말을 먼저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산행기를 읽으면서 3번 놀랐습니다.
첫째: 보통 사람은 엄두도 내지 못할 태극 종주를 하신 것과
둘째: 님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 분이라는 것과
셋째: 마치 내가 종주를 한 듯 실감나게 써내려간 수려한 글 솜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운해님-
한국의 산하 등단을 축하합니다.
♠숲바람꽃님-
대단하신분입니다.
어떤 어려움도 능히 이겨내시겠네요.
저도 태극종주 꼭 해보고 싶지만,,,,
여자분 혼자서..... 컥~
그러나 저도 용기가 나네요.
글솜씨도 좋으시고요.
늘 안산 하시길...
♠원이님-
요물님...
등단도 추카하고 그~~엄두조차 내기 힘든 태극종주는 더욱 축하드립니다..
다시해야 한다면..
둘보다는 셋이 아떨까요?? 만약.. 가능하다면~~~~
말만하는데도... 가슴이 떨려오는 감흥이 일어나네요..휴~~
두분.. 너무 대단한 강심장의 철녀님들이시네요.. 수고..수고많으셨습니다!!
♠윤명기님-
제가슴이 떨리고 있습니다.
황명옥님 산행기로 보아선 분명 여자분이신데 .............
무어라 말씀드리기조차 어렵습니다.
48시간을 혼자힘으로 요물단지와 백오동님을 따라 태극종주를 하시다니 감탄 감탄 입니다.
무탈하게 종주하심을 축하드리며 쓰신 글은 한편의 시 같음을 느낍니다.
거듭 축하 축하 드립니다.
♠노을진 산님-
찬사를 보냅니다.
글과 긴 태극종주 산행에...
이 글이 저에게도 태극종주의 꿈을 품게 합니다.
3일 간의 긴 산행과 간결하면서도 시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글...
♠tdcyoun님-
지리산 태극종주!
소녀의 바람이 어느여인의 태풍바람으로 220여리나 날라왔습니다
여인의 태풍이 끝내주는 태풍입니다.ㅎㅎㅎ~
님의 산행열정에 탄복을하며 투지와 인내가 대단하십니다
남자도 하기어려운 연약한 여성의 몸으로 2박3일간의 긴 산정에 대단히 수고많으셨습니다
건강에는 이상없으시죠?
님의 산행기를 보니 지난4년전 흰눈이 무릅까지 쌓여있을때 종주한 추억이 되살아 납니다
언제나 늘 안전산행하시고 자주 님의 멋진글 부탁드리며 강건하시기 바랍니다
♠나야님-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다른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약200리의 먼~거리를 48시간이라.......!! .(무박으로 봐도 되겠군요..)
끝없이 도전하는 용기와 강인한 체력에 감탄스러울뿐입니다.
진심으로 종주를 축하드립니다....
♠물안개님-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다른말이 필요없군요.
먼저 축하드리구요.
늘 건강과 즐산 이어가길 바래요
♠유순이님-
종주하심을 같은 여성으로 따불로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존경스럽습니다
님의 발자취를 따라 저도 태극종주를 하고싶읍니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산모퉁이님-
놀랍고 대단합니다.
여성이신데 대장정을 거뜬히 해 내신 그 용기에 힘찬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짝짝짝짝짝
말로만 듣던 태극종주... 가슴에 불이 댕겨지네요...
진솔한 산행기 구절 구절 즐감했기에 감사드립니다.
백두대간 잘 이어가시고 즐산, 안산 이어가시길 빕니다.
건강하세요.
♠청암 문삼남님-
야!~"
멋지네요.
감탄만하고 갑니다
♠이향진님-
황명옥 님 !
산하에서 처음 뵙습니다.
한마디로 철의 여인 이시군요
3일동안 연하천에서 잠깐 눈 붙이고 밤낯을 걸어서 그것도 산길을
여자의 몸으로 간다는 것은 정말 존경 스럽습니다.
그 와중에도 사진 촬영하시고 순간 순간 느끼시는 산행 느낌을
글로 담아 묘사하시는 능력이 대단 하십니다.
지리산 태극종주 축하드립니다 .
몸 추스려서 더 큰 종주에 도전 하시기를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극공명님-
아~ 목천의 요물님이 황명옥님이시군요.
전 대간이라는 것을 잘 모르고 그저 산을 찾아 그때 그때 오르고 내리지만
시간과 거리를 보니 정말 입이 벌어지는군요.
어쩜 그런 용기와 여유를 가지셨는지 너무너무 멎집니다.
저도 후에 백두대간 할때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참 다리 조심하시구요. 너무 무리하지 않나 걱정스럽습니다
♠산거북이님-
대단하고 놀라운 지리산 태극종주.
쓰신 분이나 읽는 사람이나 달콤한 여진이 언제까지고 지속될 것 같습니다.
상념의 깊이가 대단하시군요.
목천의 요물은 진즉부터 사연이 있는 아이디인 줄로 짐작했는데
지리산 검은 밤하늘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별빛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alson님-
황명옥님 그 말로만 듣던 지리산의 태극종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저 존경한다는 말 밖에 안떠오르네요 존경합니다
전 엄두도 못낼것 같습니다 아마도 유순이님은 해낼것 같네요
대단한 체력과 지구력에 놀랍습니다 그래도 항상 몸아껴가며 산행 하세요
그리고 글솜씨 또한 예술입니다 시인이신지 수필가 이신지..
아이방학때 화엄사에서 대원사종주 할 계획인데 그나마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데
황명옥님의 산행기보니 한걸음 뒤로 물러나지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안전산행 좋은산행 이어가세요
♠정중채(부부홈)
정말 대단하십니다.
말로만 듣던 지리산 태극종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언젠가는 태극종주를 하고싶은 곳인데...
산행기를 보니 단단히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밖에 않나는군요.
수고 많이 하셨고 덕분에 태극종주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무더운 장마철에 항상 건강하고 즐거운 산행 하세요.... (((^*^)))
♠TOMS님-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산행기에 완전히 녹아들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대간길 잘다녀오세요, 안전에 유의하시면서...
♠산이(똘배)님
한국의 산하에 멋진 등장하심을 축하드립니다.
너무 기죽이시는 것 같아 찔끔합니다.
산하에도 산행기 자주 올려주시고
때론 널널산행도 하시길 바랍니다.
불수사도북. 태극종주 이런건만 하시지 말구요^^*
요물님께서 또 무슨 거사(?)를 생각하고 계실 지 모르겠네요.
즐산하세요^^*
♠구자숙(코스모스)님-
가냘픈 여인이여....
목소리는 너무도 가냘픈 여인이...
불수사도북을 허리 수술하신분이 해냈다는 소식에도 놀랬는데.
아니?
정말?
태극종주를 작년에 실패한 저로썬
더이상에 말을 이을수 없군요.
눈물이 앞을 가려
내가슴이 꽁당 콩당 ...
대장정의 85km
태극종주를 진심으로 축하 축하 드립니다.
대구에 오시는날이 언제인줄 모르오나 ~
손꼽아 기두립니다...
무더운 여름에 건강하소서.....
♠이송면님-
대충 짐작을 했지만 역시 목천의 요물님 이시군요.. 전 지금쯤 조령을 넘고 있어야 하는데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허리에 담이 들어 꿈쩍 못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잘되었지요 뭐.. 온통 구름밖에 없는데 ... 좋은날 산행을 하라고 조상님들이 그렇게 한 모양입니다. 약을 먹고 주사를 맞으니 좀 덜한데 이참에 내일 밀린 일이나 하려고 서울 갑니다. 서울 가서 이런 저런 볼 일도 보고 배낭도 새로 하나 구하려고 동대문 시장을 갈까 어쩔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ㅎㅎ
야튼...
그라고..
먼길 다녀오셨습니다. 대간중 샛바람 폈군요. ㅎㅎㅎ
태극종주... 먼길이지요..
새삼스럽습니다.
작년에 실패한것도 생각이 나고... 마음 한구석에 항상 같이 한 사람들에게 미안함이 있어 언젠가 다시 하려고 합니다만... 잘 안되네요..
내년5월까지 1년 예상한 대간길이 잘 하면 올 늦가을쯤 끝날것 같아 다시 그때 태극길을 갈까 생각을 하는데 어떻게 될지도 모르겟고..
님 덕분에 새삼 지나간 시간이 떠올라 한동안 즐거웠습니다.
님은 죽어라 고생을 하셨는데..... ㅎㅎ 원래 그런거라 생각은 합니다만. ㅎㅎ
축하 드리고요..
산하에 오신것도 축하를 드리고요..
운해님과 대간길 일정도 가끔식 알려주세요.
그래야 중간에 어디서쯤 만나지요..
그때 한잔 하입시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산초스님-
백오동님과 목천의요물님등 함께 지난 3월 1차 삼.도.사.수.불 할때도
이렇게 대단한 산행을 할줄을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대단한 아줌마들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하긴 두분이 2차 불,수,사,도,삼을 하고 다시 삼각산 다른코스 산행에
합류하여 24시간 연속 산행을 먼저 하였으니 , 그정신력과 체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할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백두대간도 무사히 종주할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수고하셨습니다^^**
♠히어리님-
윗분들이 많은 댓글을 달아놓아서
제글을 올려봤자 사족에 불과 할것 같아 긴 얘기 안하겠습니다.
한마디로
대단하십니다.
남자도 하기어려운 태극종주를 잠 두시간 자고 끝내시다니,
전 1박 2일로도 부족할텐데...
더욱 더 건강하시어
가시는 산길마다 항상 안전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chonnum님-
미국에 장타소녀 미셀위가 있는데
한국의 산하에는 뚜엣으로 롱런 소녀가 있었군요
롱런소녀 벽오동님과 목천의 요물님 데뷰를 추카합니다
산초스님 산행기와 댓글을 읽어보니 두 분은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이미 유명한 고수셨더군요
촌넘 음메! 기죽어입니다.
담은 어디로 가실지 궁금합니다.
개마고원?
♠이상일님-
안녕하세요
목천의 요물님 오랬만에 뵙습니다.
언제냐구요? 지난 3월6일 산하사랑 광덕산 시산제때 뵈었지요
온양 이상일이거든요
댓글을 달아봐야 조족인지라 생략합니다.
정말로 대단한 산행 실력가 이십니다.
충남 태생분들이 다 말은 느려도 행동은 빠르고 민첩해서 그런가?
축하드리구요
늘 안산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우종완님-
님의 산행기를 읽고 태극종주에 대한 많은 지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님의 시간 안배가 너무 잘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산행기를 읽으며너 숨이 막히는 줄알았습니다
이럴수가를 연발하면서
정말 대단하십니다
항상 즐산하길 바랍니다
♠깃털님-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산악인이라면 해보고 싶은 코스이군요
산행기 읽다가 생각이 나서 한자 올립니다.
야간산행시는 랜턴을 잘 점검하여야 하네요
지난번 지리산 야간 종주하다가 렌턴 밧데리가 나가는 바람에 고양이 걸음을 하였네요.
사용하지 않했으니까 새것이겠지는 금물입니다.----되새김
향상 좋은 산행하시고 좋은 글 바라네요.
※ 댓글달아 주신 한국의 산하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첫댓글 요물님의 산행기를 보면서 다시한번 지리산 태극종주의 꿈을 키워봅니다.언제나 가능할지...잘 둘러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