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꿈이 많았다. 그 중 하나가 작가였는데, 이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특히 친정아버지는 여자들도 앞으로는 세상에 나가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남녀 차별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며 많이 배워야한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ESL영어공부에서 특이한 점 하나가 냉장고로 유명한 회사나 박물관을 관람하거나 야외학습에서 야생나무에 대해 배우며, 아이디어 개발이나 환경보호교육, 사업성을 키우는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들이 독특해 보였다. 어느 초여름날 인디애나폴리스시 GE를 방문했는데, 초등학교에서 노란 유니폼을 입고 아이들이 단체로 견학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요즈음 이공계 학생 취업을 위한 기업방문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어릴 때부터 교과서 프로그램에 맞추어 유명기업의 현장을 견학시켜 이론과 함께 모든 방면에서 실기방면의 교육을 시킨다면 보다 많은 식견과 아이디어로 국가의 미래가 달라지리라 생각해 본다.
미국의 대학입학에는 본인은 물론 부모들이 봉사를 많이 하면 점수를 가산해주는 제도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화여대나 배재대의 복지학과에도 이런 제도가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미국은 부모들이 학교 등의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기부금도 많이 내곤 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를 활성화 시킨다면 손길이 필요한 곳곳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이밖에 교사들도 방학동안 교육과 관계한 연수를 많이 보내, 세상이 얼마만큼 빠르게 변모해가고 있는지 눈으로 보고 실감하게 해 교육을 실기와 병행케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컴퓨터 게임에 연결된 새로운 직업들이 예상되는데, 우리나라가 앞서 발전시켜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좋은 제품들이 나오면 좋겠다.
패스트푸드점으로 미국에서는 버거킹과 맥도널드 등이 있는데, 여행을 다니다보면 의외로 뷔페를 겸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보통 십여 가지 메뉴를 갖추고 있는데, 신선한 야채 등 샐러드를 여러 번 가져다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우리나라에는 KFC등에 뷔페가 들어와 있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이를 도입해 학생들이나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낸다면 매출을 훨씬 많이 올릴 수 있으리라 본다.
골프장 등의 회원들도 10% 혹은 20% 혜택을 주는 회원제를 연결한다면 일반인들을 고객으로 끌 수 있고, 외국 패스트 푸드점처럼 고객에게 선물을 줄 때 우리나라 전통부채 또는 칠보나 자수를 곁들인 휴대폰걸이 등을 선물한다면 전통문화를 유지하는 비결도 될 것이다.
최근 ‘파티플래너’란 직업이 뜨고 있는데, 이를 도입한다면 수익성 높은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일반인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생일파티를 미니 볼링장에서 여는 것을 보았다. 집안에서 하는 행사를 열린 공간에서 재미있는 운동을 하면서 부모들도 함께 편하게 파티를 즐기는 것이었다. 피자집에서 열기도 하는데, ‘척키치즈’란 체인 피자집은 생일파티에 척키라는 마우스 인형옷을 입고 여러 동물들과 노래하며 밴드연주도 하고 케잌을 제공하거나 사진도 찍어주어 어린이들은 물론 동반한 어른들까지 즐겁게 해주고, 매장 안에 각종 게임기가 있어 점수가 찍힌 쿠폰이 나오면 인형이나 악세서리같은 선물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밖에도 미니기차로 피자접시를 운반하는 피자집도 특이한 이벤트로 성황을 이룬다. 우리나라도 생일날 서비스로 일반 케이크대신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좋아하는 떡케이크를 종류별로 제공한다면 반응이 좋을 것 같다.
시동생은 두산식품 KFC에 근무할 때 월드컵 행사가 있으면 스카웃되어 외국 회사들을 대행해 제품판매를 하기도 하고 대기업들 추천특산품을 선정해 관리하기도 했다. 코카콜라 등 해외대기업 본사를 방문해 로열티 관계를 교섭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도 좋은 제품들을 홍보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시회 등을 가졌으면 한다.
최근 백화점을 쇼핑하는 이용객들이 카트를 말없이 가져가는 바람에 백화점은 수거에 애를 먹고 있는 모양이다. 카트관리인을 두어 미연에 방지하면 따로 수거하는 수고를 덜 수도 있고 아이들에게도 어린들이 모범을 보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 같다.
내 꿈 중 하나가 작가였는데 나는 은연중 우리 두 딸도 글을 잘 쓰기 바랐던 것 같다. 그래서 어릴 적 남편의 미국연수를 앞두고 ‘캠프’등 영어도 시켰지만 ‘글사임당’ 프로그램을 통해 글쓰기 요령과 함께 논술과 토론방법을 익히게 했다.영어공부 또한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디즈니월드 만화영어 테이프를 세트로 구입해 놀 때에도 그냥 틀어두고 하루 종일 테이프 두 개를 교대로 반복해 틀어주었다. 많은 양 보다는 반복해 듣고 보는 것이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큰 딸은 미국에서 초등 삼학년이어서 영어로 시에 대한 느낌을 쓰기에 처음엔 어려워했지만 몇 달이 지나자 혼자서 영어문장으로 쓰기도 했다. 이것을 모아 담임선생님이 하나하나 코팅해 반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는 것을 보고 한명 한명에게 신경을 써주는 미국 교육방식이 부러웠다. 덕분에 칠년 후 다시 미국에 가자 큰 딸은 에세이를 곧잘 쓰곤 했다. 그런데 둘째는 그 훈련이 안되어선지 에세이 쓰는 것을 어려워했다.
내가 ‘팔마문학회’에서 총무를 맡았을 때는 초고 쓴 것을 신문사에서 쓰는 교정법을 가르쳐주면서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고 타이핑을 시켰다. 글 쓰는 요령과 교정훈련을 익히게 하기 위해서였데, 아이들은 부지중 글쓰기 방법을 익힌 것은 모르고 엄마가 논술이나 글씨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요즈음 아이들은 컴퓨터에는 능하지만 쓰는 말은 줄임말을 많이 써서 한글을 잘못 쓰게 될까 우려된다.
나는 돈이 생기면 서점을 자주 가곤 한다. 요즘은 집이 책으로 넘쳐 되도록 도서관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렇게 사놓은 책들을 두 아이가 관심을 보이며 읽을 때 엄마의 가슴이 얼마나 기쁨으로 설레는지 딸들은 잘 모를 것이다.
억지로 독서를 시키는 것 보다는 주위에 책이 자연스레 비치되어 잠깐씩 언제라도 독서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에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책을 나이에 따라 아낌없이 투자하곤 했는데, 조카들에게 다시 물려주니 하나도 아깝게 생각되지 않았다. 친정아버지께서는 세계의 유명한 그림과 조각들이 나오는 미술품에 관한 책과 생물도감들을 사주셔 생물학에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흥미를 느끼도록 해주셨다. 문학잡지도 세트로 사주셔서 세계소설이나 한국 고전소설은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자연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독서를 통해 모든 지식을 다양하게 습득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부모님의 관심 때문이리라.
우리의 음식문화
김계선
가을이 되면 순천에서는 여러 가지 축제들이 열린다. 팔마문화제 행사에 순천만갈대제화 함께 낙안읍성문화제를 위시해 즐거운 행사가 연이어 이뤄진다. 순천의 맛있는 음식으로는 순천만 갯벌에서 나는 짱뚱어탕과 추어탕을 비롯해 와온 전어회며 칠게(일명 찔룩게)가 식당 곳곳에서 나와 입맛을 돋군다.
한국의 특산품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인삼이다. 순천에도 알로에 화장품이며 산삼배양즙같은 좋은 제품들이 나와 우리의 건강을 도와준다. 몇 년 전 나는 뜨거운 햇빛에 외출하다 오면 머리가 아플 때가 많았다. 그런데 어떤 분 권유로 산삼 배양즙이 팩제품을 소개받았는데, 한 박스를 먹은 다음 신기하게도 머리 아픈 것이 나았다.
고혈압이 약간 있는 나는 고협압 뿐만 아니라 저혈압에도 효과가 좋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인삼은 예로부터 불로장생으로도 알려져 왔는데, 요즈음 김치 등 여러 가지 식품에도 첨가되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로부터 김치는 고려시대부터 담궈져 저장되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선시대<태종실록>에 ‘침장고’란 말에서 김장을 하여 저장한 것이 아니가 생각되며, <훈몽자회>에서는 ‘딤채’로 기록되고 있어 현재 김치냉장고 이름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닌가 추정해본다.
김치 종류는 백 오십여 가지가 있으며, 발효식품인 김치는 소화에 도움을 주곤 한다. 미국 마켓에서 주로 ‘종가집’ 김치가 한국 가게에 비치되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요즈음 몸에 좋은 웰빙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아는 일본인 여성이 집에 와 백김치를 좋아하는 것을 보았는데, 인삼백김치나 인삼 무우동치미 등을 개발한다면 수출에 좋으리라 생각 된다.
우리나라 인삼재배지는 충남 금산이 가장 유명한데, 매년 가을철 열리는 ‘금산인삼축제’에서는 인삼기획전시관 전시를 비롯해 ‘인삼 캐기 체험대회’같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것 같다.
평소 아파트 앞 빅스토어 반찬가게에서 남편이 좋아하는 오이김치나 간장게장을 사곤 한다. 한번은 집에 오신 어머님이 그 게장이 입맛에 맞으셨는지 드시고 싶다 찾자 남편이 마켓에 사러 나갔다. 그런데 마켓에 없어 상가 앞 반찬가게에서 참게로 만든 게장을 사왔다. 어머님이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자 순천에서 많이 나오는 달랑게(일명 찔룩게)로 간장게장을 캔으로 만들어 수출한다면 요즈음 순천만 꼬막종자가 많이 녹아버리는 상황에서 얼마만큼 수입대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선선해지는 가을철엔 순천 화포에 들러 물이 드나드는 뻘밭을 바라보며 먹는 매콤한 추어탕이 일품이다. 순천만을 찾아 갈대를 보며 전어회나 튀긴 찔룩게가 푸짐한 백반정식도 맛있는데, 와온은 특히 살이 통통한 전어회와 전어구이가 일품이다.
어릴 적 친정어머니는 바쁜 가운데서도 간식을 여러 가지 만들어주셨다. 어릴 적 모찌는 제과점에서나 살 수 있는 귀해서 사먹으려면 값비싸 많이 먹을 수 없는데 집에서 만들어주시니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밀가루로도 베이킹파우더나 막걸리로 발효시켜 만든 찐빵을 만들어주시고 탕수육, 수수떡도 만들어 주셨는데, 지금도 그런 간식을 즐긴다. 친정어머니는 요리학원에서 중식과 한식을 배우기도 하셔서 특이한 음식이나 별식을 만들어 주시곤 했다.
요즈음 아이들은 안 먹는 야채들이 많은데, 도라지나 인삼을 응용한 빵이나 슬러시 등을 만들어 내는 것도 한국적 상품이 될 것이다. 인삼 사용처가 적어 정부에서는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이를 보쌈김치에 넣거나 인삼강정이나 인삼튀김을 만들고, 버섯과 함께 굽거나 전복에도 섞어 인삼전복죽 등 여러 가지 음식을 개발해 내 용도를 넓힌다면 인삼이 많이 쓰이게 될 것이다.
밀가루 대신 쌀국수를 이용한 국수들이 나오고 있는데, 인삼을 섞어 인삼국수를 만들거나 미역인삼국수나 단호박인삼국수 등을 만든다면 고급 수출품목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친정어머니께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를 신혼 초 남편이 과 학생들을 데리고 오면 탕수육을 만들어주기도 했는데 어떤 학생들은 처음 먹어봤다며 더 먹고 싶어해 고기를 더 사와 다시 만들어 준적도 있었다. 인삼을 썰어 넣어 인삼탕수육을 만들어도 좋겠다. 포도씨유나 올리브유처럼 인삼유를 만들어 본다면 올리브보다 가치가 높은 최고의 기름이 되리라 생각된다.
신혼시절 이년 여 동안은 매일 아침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요리강습을 보며 노트에 부지런히 기록하고 실습해보곤 했다. 남편은 취미가 요리 나며 웃기도 했다. 그때는 시동생과 시누이를 가르치며 대학학비와 생활비를 대느라 돈이 별로 없던 시기여서 재료가 싼 요리만을 고르기도 하고, 비싼 재료는 싼 재료로 대체해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 덕분에 요리솜씨가 나아진 것 같다.
우리나라 주식인 쌀은 기름지지 않아 밀가루를 주식원료로 쓰는 서양에서도 쌀로 만든 밥이나 국수를 선호한다. 최근 친환경 차원 왕 우렁이 농법을 쓰고 있는데, 왕 우렁이가 벼를 먹곤 해 농부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모를 심기 전 왕 우렁이를 옆 논에 따로 분류해 키우거나 골뱅이 캔을 만들어 판매하고, 벼농사가 끝난 다음 왕 우렁이를 다시 논에 넣어 토양을 친환경적으로 살린다면 애로점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저장하기 불편한 호박 등도 미국처럼 캔으로 만들어 저장한다면 피자나 과자류 여러 곳에 쓰일 수 있으리라.
최근 영광굴비도 황토지장수에 담궈 만들어내는가 하면 대나무즙에 담근 고등어나 연잎고등어, 죽초 목즙액이 나오고 있다. 둘째딸은 고등어가 비린내가 난다고 좋아하지 않아 카레를 묻혀 튀겨주니 좋아한다. 이를 응용해 카레즙에 담근 고등어를 퓨전수산물로 내놓는다면 학교급식 품목으로 손색없을 것이라 본다. 씻어 나온 쌀이 나오고 있는데, 찰기가 많고 변색이 적은 남평 쌀을 황토지장수로 씻어 황토지장 쌀이나 약하게 탄 죽염수에 씻어 죽염 쌀을 만든다면 좋은 상품들이 되리라 본다.
미국에서는 맛있는 배를 먹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었다. 돌배 비슷한 것이 있긴 해도 한국에서 나는 맛있는 배는 어디에도 없어 변질되지 않도록 유통과정에 신경을 쓴다면 배를 수출해 세계적으로 호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미국은 뼈를 이용한 사골을 먹지 않아 뼈 값이 무척 싸다. 십여 년 전만 해도 뼈를 그냥 버렸는데 한국인들이 찾고 있어 판매을 하고 있다. 뼈를 수입해 사골을 만든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싼값에 구입할 수 있어 좋으리라.
가장 한국적인 것이 다른 나라에는 없는 품목이므로, 우리만의 음식은 가장 세계적인 상품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우리만의 자연적 음식이 웰빙 식품으로서도 상품가치가 높을 것이다.
자연치료법과 건강
김계선
우리나라는 옛 부터 병에 걸렸을 때 한방치료와 더불어 수지침을 병행해왔다. 나는 가끔 동의보감을 보며, 선조들이 오래전부터 어떻게 이러한 자연치료법을 통해 의학을 발전시켜왔는지, 또한 이러한 책을 낼 수 있었는지 허준이라는 분이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정형외과 전문인 남동생도 수지침 효용을 알고는 기법을 배워 치료의 효험을 보고 있는데, 요즘은 일반병원에서도 감기증상에까지 한약 재료를 혼합해 쓰고 있어서 반갑다. 이러한 기법을 서양에도 널리 알렸으면 한다.
신혼 초 남편이 박사과정을 하며 위가 안 좋았는데, 아는 분의 권유로 양배추녹즙의 효능을 알게 되었다. 아침저녁으로 식전에 먹으면 더 효과가 있는데, 생감자를 한 조각 넣고 양배추의 풋내와 감자의 아린 맛이 날수도 있으므로 사과도 한 조각 넣으면 맛이 좋아진다.
십여 년 전 미국에서 교인 중 박사과정을 앞둔 한 여자 분이 위가 많이 상해 마무리를 못하고 며칠 뒤 귀국을 한다며 한병칠 목사님이 예배 시 광고를 하셨다. 한국에서 교수를 하던 분이신데, 공부에 전념하다 위를 다치신 모양이었다. 나는 예배가 끝난 후 그분에게 식사를 못하시면 양배추 녹즙을 드시거나 양배추에 쌀을 넣어 죽을 끓여 드시고, 밥을 드실 수 있게 되면 양배추를 삶아 쌈을 해 드시던지 매끼 양배추를 드시도록 권했다. 그분은 그걸 드시고 위가 좋아져 박사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하셨다 한다. 이후 위나 장이 안 좋은 분들께 권해드리면 효험을 보시곤 했다.
이렇게 우리나라 자연 치료법을 알아두면, 위나 간이 좋지 않은 이들은 양약을 쓰지 않아도 좋다. 의사들 중에 이러한 치료법을 반신반의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제 의학계에서도 성분을 조사해 상품이나 치료법을 개발해 다른 나라에 알려도 좋을 듯하다. 또한 기미가 있는 사람에게 감자나 가지를 강판에 갈아 꿀 한 스푼과 밀가루에 섞어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동의보감에서 본 것 같아 권하면 정말 거짓말처럼 기미가 많이 없어져 다니곤 했다. 그러나 효험을 알면서도 정작 게으른 나는 오이 마사지 한번을 제대로 하지 않는 편이다.
요즘 태풍으로 배등 과실이 떨어져 과수원을 하는 이들의 고민이 많다. 이때는 건강원에 의뢰해 쥬스를 만들어 팩을 만든다면 수입이 될 수 있다. 이때 배에 도라지를 섞으면 기침이나 기관지 해소에도 좋다.
남동생 또한 수지침을 병행해 배우고 있는데, 우리의 선조들은 어떻게 이렇게 좋은 방법을 터득했는지 감탄을 할 때가 많다. 이를 의약계는 물론 식품이나 제빵, 제과에도 자연식을 응용해 배빵이나 배과자르 만들면 좋을 것이다. 친정어머니는 우리 형제들이 당근이나 감자를 잘 먹지 않으면, 이들 재료를 빵에 넣어 당근영양빵등을 만들어 주시곤 했다.
아이들은 녹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커피를 줄이고자 부러 녹차를 마시곤 한다. 녹차에 습기차지 않기 위해 대나무 상자에 보관하는 것이 좋은데, 대나무는 나쁜 냄새 제거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녹차는 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기피하는데, 최근 우리나라에도 카페인을 제거한 녹차 등이 만들어져 나오곤 한다.
이러한 대나무로 컬러플한 석작을 만들곤 하는데, 플라스틱 옷상자 대신 대나무 옷상자를 만든다면 냄새도 없애고 습기나 곰팡이를 막아 우리의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커튼대신 롤 스크린을 사용하는데, 이를 대나무로 가늘게 만들면 좋은 수출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골프장이나 스포츠 시설에도 응용해 여름용 천장 있는 의자세트나 유아용 침대 등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옛날에는 왕들이 대나무 평상 을 만들어 시원한 여름을 보냈다는데, 우리도 가끔은 왕 같은 호사를 누려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리나라에 한지같은 문화적인 것이 사라져가고 있는데, 이를 대량화하여 황토벽지나 스텐드 등 생활용품으로 친환경적 제품을 개발해 수출한다면, 행사성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어 후진양성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전통공예가들의 앞날이 밝아질 것이다.
내가 볼 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에 행사날 아이들을 한복을 입혀 시내에 나갔는데, 상가에서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며 전통의상이 멋있다는 말을 많이 했다. 우리 한복을 아사같은 전통 천을 이용해 여러 모양으로 개량해 보급한다면, 세계적인 상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본다.
요즘 미국에서는 독립선언서 등의 오래된 유물을 정리하는 사업을 국가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도 보관가치가 있는 서적들이나 그림, 서예 등을 수집해 우리의 역사관을 키워나가야 하리라. 최근 도시간판을 바꾸는 사업이 일고 있는데, 이왕이면 한국적 스타일과 한국적인 풍취가 풍기는 재료를 이용한다면 외국인들이 방문할 때 간판만 보아도 우리나라 미와 정서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여권표지도 한국적 디자인을 도입해 표지만 보아도 나라를 알 수 있도록 태극무늬를 이용한 디자인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란 TV프로에서 ‘고관절대사 강직성척추병’이란 병으로 몸이 마비된 40대 환자가 인터넷 DJ를 하는 것을 보았는데, 수지침으로 치료할 수는 없는 것인지 궁금했다. 광주의 지산한의원(전 장흥한의원) 황원장님이 한약과 수지침으로 알려져 있으신데 그런 분들을 중심으로 불치병들을 치료하는 곳이 생긴다면 좋겠다.
챔버스트 오케스트라 대표께서 황기로 고생하신다는 말을 듣고 황원장님께 오래 자리에 누운 환자분이 욕창이 심하신데 좋은 약이 없느냐 전화로 묻자 황기 육백 그램을 물에 달여 음료처럼 계속 삼 일간 복용하면 좋다고 해 전화로 감독님께 알려드렸더니 이후 많이 좋아지셨다고 한다.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휠체어나 의료용 기구의 등받이 부분을 대나무같이 통기성 좋은 재료를 써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여장남자 모임이 정기적으로 열리는 것을 보았다. 사회에서 힘들어 일탈하고 싶은 욕구가 그러한 모임으로 그들만의 비밀스런 동아리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모조건 그들을 호모나 게이로 몰기보다는 왜 그러한 행동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연구해야 하는 건 아닐까? 비정상으로 몰기보다는 차라리 여장남자 장기대회를 많이 열어주어 코믹하고 재미있는 취미로 끌어 주는 것이 그들 안에 존재하는 잠재된 끼를 발산케 하는 해결방법이 되지 않을까.
대학에서 같은 학과에 키도 자그마하고 여성스러운 남자선배가 있었다. 다른 이들은 혹시 여자가 아니냐며 웃기도 하지만 음악 서클에서 함께 합창과 중창을 하며 음악을 즐기고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을 그렇게 오해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의상도 유니섹스를 즐기는 경향이 있고, 목걸이를 하거나 장발을 하는 등 남녀를 가리지 않는 자기욕구들이 자연스럽게 발산되고 있다. 그러나 유교적인 우리 한국에서는 시선이 곱지 않은 편이다. 이러한 욕구들을 무대로 끌어내어 배우나 코미디계로 유도해 준다면 정말 여자의 성으로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오히려 힘든 사회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길을 마련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가수들도 여성성이 잠재되어 있다고 본다. 이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감성이 발달된 사람들이며, 오히려 메말라 가는 이 사회를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여, 이 사회의 전쟁이나 폭행, 또는 범죄를 오히려 줄여주는 기능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남들과 똑같은 행동을 해야만 좋아하는 우리나라에도 개개인의 독특한 특색과 개성을 인정하는 시스템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고 바래본다.
한국의 문화와 세계의 문화
김계선
여수로 어머님을 모시고 거북선축제 구경을 가게 되었다. 여수 앞바다에 떠있는 거북선은 전남국악협회장이신 정홍수 회장님께서 이조시대 책자를 보고 배를 복제해 띄운 것이다. 이후 서울에서 ‘귀선’이란 모임의 회장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전국 유명한 교수들에게 의뢰해도 거북선 모형을 물에 띄워 균형 잡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셔서 정 회장님을 전화로 연결해 드렸다.
정 회장님은 사십여 년 전국을 다니시며 우리 민요를 녹음하고 그 고장 소리들을 연구해 오신 분이다. 잡지사에서 취재이후 두 분 사진을 확대해 액자로 만들어 드렸더니 ‘소동패’란 곡을 녹음해주기도 하시고, 거북선 자료를 복사해 주기도 하셨다. ‘예림마당’을 운영하며 판소리를 가르치시는 김향순 사모님은 나와 같은 고향인 영광 분이셔서 반갑다며 일식집에 데리고 가서 대접해 주시고 지금도 전화를 드리면 반갑게 받으신다.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어른들은 부지런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그런데 우리 부부는 둘 다 잠이 많은 편이다. 신혼여행을 다녀 와서였다. 시댁 어른들에게 일찍 일어나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그만 늦잠을 잤다. 시계를 맞춰놓았는데 잠에 취해 그만 소리를 못들은 것이다. 못들은 정도가 아니고 한 오 분간 계속 울어도 안 일어나더라는 것이다. 보다 못한 큰시누이가 문을 두드렸단다. 그래서 한동안 부끄럽고 민망했다.
그래선지 나는 잘못을 하는 후배가 있어도 어느 정도는 그냥 넘어가곤 한다. 실수를 안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거니와 단점 없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본인은 자랑이라고 하는 것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단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점에 가까운 사람보다 옥의 티라는 말이 있듯 빈틈이 있어야 오히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
내겐 이모들이 많은데 그중 셋째이모는 대통령상을 받을 정도로 자수솜씨가 빼어났는데, 원래 외가가 대대로 자수솜씨가 좋았다 한다. 큰 이모는 고창 모양성 안에 자수박물관을 차렸는데, 형제들이 함께 도우면서 명인신청만 해놓고 돌아가신 외할머니 뒤를 이어 사업을 해나가고 있다.
가끔 이모에게 외국인들은 장식역할만 하는 것보다는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물건을 좋아하는데 그렇게 물건을 만들면 어떻겠느냐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모는 그렇게 나가다 보면 전통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했다. 내 생각은 전통적인 것과 실용적인 것 두 가지로 분류해 물건을 만들어 나가면 수익성도 있어 자수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 같다. 이를 국가에서 보조해 주어 특히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지체장애우들에게 자수를 가르친다면 전통을 이어나가는 길도 되고 장애우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보통 우리나라 공예가들은 전통만 고집하는 경향이 많은데, 서양인들은 실생활에 필요한 것이면 비싸도 사는 것을 보았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가족사진을 넣을 수 있는 자수목걸이나 자수를 놓은 사진틀, 자수를 놓은 개량한복이나 원피스류, 자수커튼 등을 개발한다면 호응이 좋을 것이라 본다. 특이체험을 원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우리의 전통공예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해 주면 우리나라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계기도 되고, 관광상품으로서도 한 몫 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본다.
몇 년 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차문화축제 ’를 본적이 있는데, 옥돌 차탁이며 장식품 등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것들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제주도에서 녹차사탕을 생산하는 공장을 가진 분이 상품을 홍보하는 것을 보고 미국 쵸코렛 공장인 ‘허쉬’를 방문해 녹차 쵸코렛과 녹차로 만든 제품 등을 홍보하고 녹차원료도 수출을 해보라고 권해드렸다.
외국인 바이어들도 카메라를 가져와 특이한 것이 있으면 찍어가곤 했는데, 다기전시장에서 다기보다는 홍보용 다기에 있는 조그만 가재에 흥미를 보이며 찍기도 했다. 그곳 가게에서 가재에 대해 설명을 못하자 나는 우리나라 계곡에서 나는데, 끓여먹거나 튀겨먹어도 좋을 거라고 했더니 누군지 묻는 것이어서 명함을 주기도 했다. 아마 식품관계로 들른 듯 했는데, 행사장에는 외국인들을 위해 그곳 상품을 잘 알면서도 회화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안내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택견협회와 바둑협회 임원으로 활동하시는 이동팔국장님은 예전 잡지‘길눈’에 같이 근무하면서 어려우실 때 도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지금은 좋은 자료를 구해주시거나 공연이 있을 때 티켓을 구해주기도 하신다. 당시 잡지‘길눈’에 근무하며 전남곡성 ‘심청축제’ 취재차 석운 윤병하 선생님께 받은 선물인 탈춤 추는 모습의 부채는 액자를 만들어 걸어놓으니 거실 분위기가 달라진다. 송암 강종래 여수예총 회장님의 설경그림과 순천 가전선생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두 마리 부부참새의 정겨운 그림은 내게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의 문화를 가꾸는 이런 분들을 볼 때마다 우리문화가 더욱 활성화 되고 활짝 꽃피울 수 있으면 좋겠다. 장애우들에게 바둑을 가르쳐 대회에도 내보내고 우리나라에 바둑세계대회를 유치할 수 있다면 더욱 좋으리라.
미국 인디애나 주 ‘그린우드’에 있는 전자제품 상가에 들렸는데 오디오를 둘러보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나라 삼성 오디오제품이 빈 박스가 높이 쌓여있는 곳의 가장 구석에 놓여있고, 게다가 앞부분 망이 찢겨져 있는 것이었다. 빈 박스를 옆으로 약간 밀어놓고 직원을 불러 창고에 새 제품이 없어서 이걸 디스프레이 했느냐 물었더니 새것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새 물건을 놓지 왜 찢긴 걸 그대로 두느냐 물었더니 아무 말 못했다. 그래서 나는 한국 사람인데 이걸 보니 이상하다며 새것을 갖다 놓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외국에 나가면 자연히 애국자가 된다더니 우리나라 제품이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과히 좋지 않았다. 그래서 성균관대 행정학과 이명석 교수님께 현재 주재기자로 와있는 경제신문기자가 선후배 되시니 그걸 우리나라에 알려 우리나라의 제품관리가 소홀히 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이 교수님도 우리 제품이 그런 취급을 받는지 몰랐다고 하셨다. 일본 제품은 어딜 가든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데, 우리 제품도 하루빨리 제대로 대접받도록 기업에서 제품개발에 힘쓰고, 우리의 제품에 항상 관심을 가진다면 더욱 대접을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
미국 영어코스에서 특이한 점 하나가 냉장고로 유명한 회사나 박물관 등을 관람하고 야외학습으로 야생나무 등을 배우며, 나름의 아이디어 개발이나 환경에 대한 보호교육과 사업성을 키우는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들이 독특했다. GE를 방문할 때 초등학교에서도 아이들이 단체로 견학 오는 것을 보았다. 요즈음 이공계 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기업방문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어릴 때부터 교과서 프로그램에 맞는 유명기업의 현장을 방문시켜 이론뿐 아니라 나름대로 모든 방면에서 실기적인 안목을 키우는 교육을 시킨다면 보다 많은 식견과 아이디어로 국가의 미래가 달라지리라 생각해 본다.
또한 미국의 특이한 교통정책 중의 하나가 스탑(STOP) 싸인이다. 큰 도로에는 신호등이 있고, 작은 사거리에는 스탑 싸인을 만들어, 일단 차들이 라인 선에 정착한 다음 선에 빨리 도착한 순서대로 출발하는 규칙인데, 신호등을 만들기 애매한 곳에 설치하면 좋겠다.
또한 고속도로를 달릴 때면 자동차에 ‘크루즈’라는 속도계 잠금장치가 되어있어 90km로 달리고 싶다면 그 속도에 걸어놓고 달리면 된다. 속도를 바꾸고 싶을 때면 브레이크를 밟아 크루즈를 풀고 다시 원하는 속도를 맞추면 된다. 미국은 차들이 빨리 달려야 하는 큰 도로를 제외하고는 거의 노랑선이 그어져 있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상가나 큰 몰에서는 주차비를 거의 받지 않는다. 이는 물건을 사러온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으나 돈이 없는 서민들을 배려한 복지정책의 차원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좋은 도로정책을 도입해 쓴다면 교통사고가 훨씬 줄어들고 보다 안정된 도로정책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 본다.
문화와 수출
김계선
이맘때 가을철엔 미국의 스모키마운틴 단풍이 기억이 난다. 안개가 산꼭대기에 자욱이 끼어 마치 수채화를 그려논 듯 색이 선명한 단풍들은 카메라 셔터를 자주 누르게 하곤 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즐겁게 일 년씩 두 번을 살면서 편리한 점과 불편한 점들이 기억나 적어본다. 이민가시는 분들에게는 조금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미국의 욕실 바닥에는 물이 빠져나가는 곳이 없어서 불편하다. 그래서 미국은 샤워할 때 물이 욕조 밖으로 튀지 않고 욕조 안으로 흐르도록 샤워커튼을 쓰는데 바닥에 물이 흐르면 닦아야하는 불편이 따르곤 했다. 우리나라 욕실바닥은 물이 빠져나갈 수 있어 매우 편리해 좋은 것 같다.
반면 미국은 화장실 변기의 배수구가 넓어 화장지가 잘 내려가는 반면 우리나라예전 변기는 배수구가 좁아 화장지를 휴지통에 버려야 해서 제때 화장지를 치우지 않으면 냄새가 심하다. 휴게소 같은 공공시설엔 배수구가 넓은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관공서는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이 부족해 장애인들이 방문시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가능한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에는 장애가 있는 장애인을 위해 비행기 기내처럼 버튼 식으로 닫을 수 있도록 잠금장치를 만든다면 훨씬 편리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방충망도 요즈음은 튼튼하게 만들어 도둑의 침입을 막을 수 있도록 제품이 만들어져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것을 계속 개발해 가족의 안전과 치안을 위한 시스템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특히 은행이나 공공건물에도 화장실 설비는 물론 접수대 높이를 낮춘다거나 휠체어가 지날 수 있는 길 등 장애우들에 대한 여러 가지 배려가 필요한 실정이다.
미국은 화장실이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한 곳이 많았다. 그림이나 꽃이 담긴 액자가 걸려있는가 하면 꽃으로 만든 예쁜 리스에 향내 좋은 꽃향기가 은은히 풍기는 방향제가 유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우리나라도 요즈음 화장실이 깨끗하게 변화되어 가고 있어 기쁘다. 이를 병원이나 관공서 화장실에 응용해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를 만든다면 좋겠다.
가정집이나 관공서에 가면 이미지는 화장실로 판단된다고 한다. 아무리 다른 곳을 아름답게 꾸민다 해도 화장실이 더럽거나 깨끗하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비행기나 기차에도 화장실이 있는데, 예쁜 꽃 액자 등을 비치한다면 더욱 깔끔해 보이리라. 또한 기차에 요일별 서비스를 만들어 일요일에 비즈니스나 결혼식 행사로 교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CTX 방송 등을 방영하는 구간을 만든다면 기차이용객들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서울에 가면서 시간여유가 있어 기차역에 있는 컴퓨터를 하려는데, 동전을 넣자 타이머만 작동하고 컴퓨터가 뜨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컴퓨터에 동전을 다시 넣었더니 작동이 되었다. 적은 금액이지만 작동에 하자가 없도록 보수를 해놓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관공서 화장실에는 방향제를 많이 쓰고 있는데 향기가 좋지 않은 제품들이 있어 향이 좋은 장미향을 쓴다면 장미향이 넘치는 한국이 될 것이다. 미국이나 서양인들도 장미향을 좋아하는지 로즈마리 등 여러 가지 장미향을 이용한 비누, 샴푸 등이 엘고닉 마켓(자연식품이나 천연상품을 파는 곳)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장미향을 수출품목에 여러 가지로 이용해도 좋겠다.
또한 음악이 흐르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화장실에도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면 더욱 좋겠다. 백화점에는 빠르고 경쾌한 음악을 틀어주면 고객들이 동작이 빨라져 물건을 많이 사게 되고 느린 음악이 흐르면 물건은 사지 않고 자꾸 이것저것 돌아보게 된다고 한다. 또한 식당이나 손님이 빨리 일어나야 하는 곳에 빠른 음악이 흐르면 빨리 자리를 비운다고 한다.
식물들도 빠르고 밝은 음악이 흐르면 성장이 빨라지게 되고, 공장에서도 빠르고 즐거운 음악이 흐르면 일의 효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러한 성향들을 감안해 양식업에도 응용해 보면 어떨까. 이렇게 고객관리와 생산관리를 한다면 영업은 물론 생산률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미국은 여름에는 어느 화장실에나 에어컨을 켜고, 겨울에는 히터를 켠다. 그래서 미국에 냉. 난방 겸용 에어컨을 수출하면 좋으리라. 거기에 공기정화기가 딸린 물건이면 더욱 좋겠다. 또한 사막이 있는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처럼 기후변화가 심한 곳에도 담요 등 따뜻한 난방용품도 좋을 것 같다.
환경과 추억
김계선
요즈음 방콕의 해수온도가 날로 높아져 몇 십 년 안에 방콕의 절반이 물에 잠길 수도 있다고 한다. 일본도 삼십년 안에 지진과 해일이 일어 나라의 절반이 물에 잠기게 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환경오염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아이디어가 좋은 세계 유수의 과학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바다 밑까지 부패되어 태풍을 불러오고 큰 해일이 빈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해수온도가 높아지면서 해마다 적조현상으로 세계가 고민 중이다. 우리나라도 황토살포로 대충 넘어가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바다 밑바닥에 황토가 쌓여 수질오염을 불러와 장기적으로 매우 위험한 해결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오히려 염려하고 있다. 이렇게 지구온난화현상은 백화현상을 불러오기도 하고, 한류성 어류는 죽어가고 난류성 어류만 늘어서 바다는 날마다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환경청 발령으로 국립환경연구소 수질화학과 ‘영산강 하구사업팀’으로 들어가 근무하며 우리나라 강과 하천이 피혁 등 공장의 정수시설 부실로 인해 수질오염이 심각함을 느꼈다. 정부에서 자금난으로 허덕이는 소규모 영세업자들에게도 환경시설 같은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면 환경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의 가장 시급한 정책은 단기적인 것보다 장기적 환경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이상기후 등 앞으로의 재난에 대비하는 길이라 본다.
특히 바다 속에는 파선된 배들이 녹슬고 있고 양식이나 조업에 쓰던 물건들이 밑바닥에 쌓여 해양을 더욱 오염시킨다고 한다. 거기에 핵실험 등으로 인해 바다오염은 더욱 심화되어 왔으리라. 지금은 핵개발 보다는 환경오염을 막는데 힘쓰고, 친환경적 태양에너지나 수력, 풍력 에너지, 식물성 기름 등을 개발해 낸다면 공단,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자동차, 비행기의 연료로도 쓸 수 있어 세계적인 품목이 되리라 본다.
십여 년 전 맨 처음 골프를 조선대 고진석 교수님에게 배우고, 지금은 인디애나주립대학의 골프 수석코치를 맡고 있는 마이클에게 몇 번 레슨을 받았었다. 이후 2003년도 두 번째로 방문했을 때 쟈쉬에게 레슨을 받으며 대학 소속 골프장에서 잔디 깎는 미국인 한분을 만났다. 같이 배우는 한국인들과 골프장휴게소에서 그 아저씨와 차를 한잔 한 적이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우리는 깜짝 놀랐다. 그분은 지인들과 6.25때 눈을 다친 한국여성을 미국에 불러 수술을 시켜주었고, 그녀가 아직도 미국에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미국인은 근처에 농장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꿈은 그 농장 한쪽에 골프장을 만드는 것이라 했다. 이후 그분은 만날 때마다 멀리서도 모자를 벗어 흔들며 반갑게 인사하셨다. 그래서 골프장에서 열심히 잔디를 깎으며 연구를 하고 계시는 모양이었다. 나는 자국민도 아닌 우리나라 사람을 위해 자신의 돈을 들여 수술해준 그분들이 고마웠다. 그래서 귀국을 앞두고 한국에 와 이메일을 보냈는데 메일이 틀렸는지 연락이 없었다.
미국은 땅이 넓은 편인데, 특히 인디애나 주처럼 시골에서는 풀밭에 페어웨이만 깎아 골프장을 만든 곳이 많은데, 약을 뿌리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서인지 건설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없다. 캐디 없이 본인이 카터를 끌거나 카를 빌려 부부가 칠팔십 만원으로 일 년 내내 필드에 나가 마음껏 칠 수도 있어 부담이 없어 좋았다. 공원마다 테니스장과 수영시설이 있고, YMCA 스포츠센터에도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운동시설이 많아 부러웠다.
때때로 손녀 손자들을 데리고 골프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정겨운 모습에 마음이 푸근해졌다. 우리나라도 땅이 좋지 않아 농사에 적합하지 않은 놀고 있는 산이나 땅에 골프장 등을 만들어 서민적인 운동시설을 설치하면 좋겠다. 필리핀 등 농사에 적합지 않은 곳에도 그러한 운동시설과 함께 휴양지로 유치한다면, 오히려 좋은 스포츠 관광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미국은 나무가 많고 공기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주택단지 사이로 천연으로 골프장을 만들기도 한다. 물웅덩이가 있으면 그대로 이용해 별다르게 꾸미지 않아도 노오란 깃털을 가진 예쁜 아기 오리들이 엄마오리를 따라 뒤뚱뒤뚱 걷는 모습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우리나라 복지에도 유니세프 등에 의뢰해 장애우들의 문화생활이나 복지환경을 위해 예산을 확보했으면 한다. 몇 년 전 ‘순천장애인 체육대회’가 있어서 장애인사랑봉사대 이사로 참석했는데 실내체육관 온도가 너무 낮아 추워서 밖으로 나와 햇볕을 쬐었다. 일반인인 나도 추운데 장애우들은 얼마나 추울까 싶어 이강석 회장님께 기금을 마련해 드릴테니 온도를 높혀 달라 부탁드렸다. 이후 순천대 교수님들이 기금을 조성해 주셔서 노인들을 위한 김장준비에도 쓰여 졌다고 한다.
그때 옆에서 듣고 계시던 분이 인사를 해오셨는데, 조춘기 교육위원이셨다. 그분은 매년 참석하신다며 반가워하셨고, 가끔 교육위원회 활동에 대해 이메일을 보내주곤 하신다. 그날 장애인 노래자랑대회가 있어 심사를 보았는데, 잘 부르는 사람들이 몇 명 눈에 띄어 잘 가르쳐 일반대회에 내보낸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겠다 생각된다.
현재 할리스 커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시동생이 몇 년 전 프리머스 본사 상무이사로 있을 때 이강석회장님의 영화 무료관람 부탁이 있어, 성신원과 장애인복지센터를 순천 프리머스 소경원지점장에게 연결해 주었다. 앞으로도 그러한 문화지원과 함께 우리의 영화산업 회사들도 더욱 발전해 나가리라 본다. 이후 장애인협회에서 장애우들의 제주도여행 기금마련 행사 때 순천여고 운영위원을 맡고 있어 순천여고 선생님들과 순천제일교회 교인들께서 티켓판매와 현금기금을 받아 280만원을 마련해 주시기도 했다.
이강석 회장님은 철도운동장 무료급식소를 관리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가끔 들렀다. 갈치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 집에 갈치 두 박스가 들어온 적이 있어 급식소에 갖다드렸더니 노인 분들이 맛있게 드신 것을 보고 마음이 기뻤다. 냉장고를 바꾸게 되었을 때는, 쓰던 중고냉장고와 쓰지 않는 컴퓨터 책상을 비롯해 작은 물건들을 이강석 회장님을 통해 아름다운 가게에 보내드렸다. 광양 농아인협회 연구위원을 맡고는 있지만 내가 해준 것은 우리 제일교회 전도사였던 설현정씨를 통해 순천 농아인협회 행사 때 십오만 원 여원의 볼펜을 사준 것 밖에 없어 미안할 뿐이다.
십여 년 전 인애원에서 상담과 글쓰기 등을 가르치고, 송년잔치를 앞두고 노래와 율동을 가르치기도 했다. 기금마련을 위한 바자회에서 판매를 도와드렸는데, 지금도 그때 만난 보리스님 같은 분들과도 가끔 전화를 하기도 한다. 1997년도 사월 초부터 신문사에 근무하게 되어 바빠져 봉사는 하지 못하고 인애원에 기금을 내기도 했는데, 요즈음은 다른 곳을 도와주느라 신경을 못 쓰고 있어 미안하다.
교회 여전도회에서는 은빛마을과 예광마을에 봉사를 가 김장봉사나 목욕과 청소를 하기도 했는데, 할머니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함께 노래를 부르면 매우 즐거워하셨다. 은빛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어린 꼬마들이 오면 제일 반겨하시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아이들이 병균에 감염될 수도 있다고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마음이 애잔하다.
몇 군데 복지관에도 도시락 봉사를 다녔는데, 꽃게 등 재료가 가끔 신선도가 떨어진 것이 있어서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신선한 것을 택하고 위생을 관리하는 사람을 두었으면 하는 바래본다. 매월 장기기증협회와 교회의 ‘작은자 돕기’에 기금을 보내고는 있는데, 주위에서도 많은 분들이 다함께 동참한다면 더욱 좋은 복지사회가 이뤄지리라.
미국은 환경보호 차원에서 나무나 가지를 처리할 때면 비닐노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스템플같은 가게에서 제 용도로만 나오는 종이끈만을 사용하게 한다. 선물포장에도 종이노끈을 사용하는데, 이를 수출품목으로 넣는다면 좋겠다.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할 때 봉사한 시간보다 더 많이 써주어 빨리 보내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장애인단체 등에 보내어 장애우들과 크리스마스 카드 등을 만들어 놓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두어 달 전에 판매에 들어간다면 봉사와 함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최근 버린 옷가지를 이용해 색다르게 변형하거나 백을 만들고 있는데, 크리스마스 리스나 산타 양말, 산타 선물보따리를 만들어 이용하고, 유치원이나 교회 유치부 시설에서도 이용한다면 쓰레기도 줄고 상품을 만들어 수입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집집마다 쓰지 않고 놓아두는 물건들이 많은데 이를 모아 더욱 많은 기금을 조성한다면 어려운 이웃을 더 많이 도울 수 있고 재활용 차원에서도 좋으리라 본다.
코스모스
-< 내 마음의 시, 내 마음의 노래>
김계선
가을의 꽃 하면 역시 코스모스인 것 같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들이 곳곳에 색색으로 피어있어도 코스모스가 보이지 않으면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들어 이리저리 코스모스를 찾아 눈길을 돌린다.
코스모스를 보고 있노라면 가요중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하는 노래가사가 떠오른다. 고향의 향수 때문일까. 코스모스의 여리고 어여쁜 모습에서 또한 어릴 적 친구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영광군 염산면 반안리에 있는 북초등학교 옆에 분홍, 빨강, 흰색으로 무리지어 코스모스가 피어나고 벌들이 웅웅대고 날아들면 동네 꼬마들은 신이나기 시작한다. 여자애 남자애 구분 없이 모두들 고무신이나 운동화 한 짝을 벗어들고 한 다리를 겅중거리고 있다가 꿀을 빨고 있는 벌 옆에 다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잽싸게 신발로 나꿔채어 신발을 빙빙 돌리기 시작한다.
한참 돌리다 신발을 털어내면 벌은 힘을 잃고 떨어진다. 그러면 아이들은 꽁지에 붙은 벌침을 뽑아내곤 입을 대고 꿀을 빨아댄다. 나는 먹고 싶지는 않아 재미로 벌을 잡아 아이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그러다 간간히 아이들은 벌에 쏘이기도 했다. 그러면 아이들은 모두들 주위에 모여들어 걱정을 해주며 집에 가서 된장을 바르면 낫는다는 둥, 소주를 바르면 낫는다는 둥 주워들은 ‘동의보감’ 식 치료법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보리가 노랗게 익을 즈음엔 밭둑을 지나가며 이삭을 꺾어 손바닥에 비벼 가시를 털어 입에 넣으면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느껴진다.
정미소를 경영하시는 할아버지는 닭을 많이 키우셨다. 처음엔 닭장에 장닭도 키우셨는데, 장닭들이 너무 사나워 이웃사람들이 안집에 들어오려면 막대를 휘두르며 쫓아내고 들어와야만 했다. 그래선지 안집 입구에 있던 닭장을 치우고 안채 옆에 양계장을 지어내어 작은 닭만을 많이 기르기 시작하셨다.
나는 할아버지가 아침 일찍이 달걀을 거두러 가시면 따라가 일을 돕기도 했다. 하얗고 노란 달걀을 거두고 나면 다음날 또 달걀을 많이 낳곤 하는 닭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덕분에 후라이는 실컷 먹었다. 때론 삶은 달걀을 먹은 껍질에 쌀을 씻어 물을 조금 부어넣어, 밥을 하고 난 부뚜막 멥재 불 위에 올려놓고 한참 놀다 와서 꺼내면 고슬한 밥이 되어있었다. 나는 이것을 간간히 즐겨 만들어 먹곤 했다.
한번은 집 뒤쪽에 있는 밭을 지나오는데, 일꾼들이 닭을 구워먹고 있었다. 불러 세워 닭다리를 건네는 것이어서 무슨 닭이냐 물었더니 이 근방에 닭이 많은 집이 너희 집이지 않느냐며 흔연스레 먹어치우는 것이었다. 나는 정직하게 말하지 않고 훔쳐 먹는 일꾼들이 한편 괘씸하기도 해서 할아버지께 지금 일꾼들이 닭을 구워먹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할아버지는 허허 웃으시기만 했다.
할아버지가 통이 크신 것은 알지만 도둑질은 사실 나쁜 것이 아닌가. 그냥 웃어넘기는 할아버지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동네에서는 수박서리로 간간히 시끄럽기도 했다. 어린 아이들은 재미로 수박서리를 하지만 주인 입장에서는 온통 발로 짓밟아 놓는 아이들이 골칫거리일 터였다. 훔쳐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일까?
동네에 행숙이라는 언니가 집에서 오분 거리에 살고 있었다. 가무잡잡하고 키가 큰 언니는 나보다 나이가 몇 살 위였는데, 여름이 되면 가끔 호르가리란 농수로에 아이들과 놀러가곤 했다. 수로가를 붙잡고 물장구를 치고 노는데, 한번은 물이 갑자기 밀어닥치며 떠내려 가는 것을 언니가 구해주었다. 그 뒤로 언니를 따르곤 했는데 가끔 언니 집에 놀러가면 삶은 고구마를 내어와 먹기도 했다. 언니 집에서 먹으면 유독 맛이 좋은 것 같았다.
한번은 살얼음도 가시지 않은 초봄 어느 날 나물을 캔다는 언니를 따라가기로 했다. 경험이 없는 나는 욕심에 바구니도 큰 것을 들고 가만히 부엌에서 제일 큰 칼을 들고 집을 나섰다. 나물을 한참 캐고 있다 아이들은 먼저 돌아가고 서투른 나는 뿌리까지도 캐곤 했다.
행숙이 언니가 옆에 있는 보리 순을 보더니 보리 싹을 곁들여 국을 끓이면 맛있다고 해서 누구 밭인지도 모르고 보리 순을 베어냈다. 한조금이나 베어내고 있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누가 보리를 베어 내냐며 달려오는 것이었다. 우리는 놀라 언니는 집 쪽으로 도망가고 나는 아주머니 달려온 곳이 우리 집 쪽이어서 곧 잡히고 말았다.
누구 집 딸이냐 묻자 정미소라고 했더니 나를 앞장세우고 따라오셨다. 주눅이 들린 채 부엌에 들어서는 데 할머니가 나오셨다. 아주머니는 이집 딸이 보리를 다 베어냈다며 이르는 것이었다. 나는 처음 나물을 캐러가 언니들 하는 대로만 했다며 변명을 했다.
할머니가 방에 가서 이야기하자며 권하자 못이긴 척 아주머니가 들어가더니 곧 방에서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제서야 나는 아주머니가 부러 화를 많이 내는 척 한 것을 알고 안심을 했다. 이것이 나의 첫 나물캐기 에피소드다.
이맘때 코스모스가 피어나면 고향친구들을 떠올리고 행숙이 언니와 나물캐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혼자서 슬며시 미소를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