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 시각) 오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 전시장 6번 홀. 하얀 천이 걷히자 ‘콘셉트 EQV’가 모습을 드러냈다. 프리미엄 세그먼트(차급)에서 세계 처음으로 순수 전기 배터리로 구동되는 다목적차량(MPV)이다. 뛰어난 퍼포먼스와 기능성에 무공해 주행이라는 특성을 결합했다.
벤츠 부스에서 한 블록 떨어진 기아자동차(35,400원▲ 950 2.76%)부스에서는 크로스오버 전기차 콘셉트카 ‘Imagine by KIA’가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Imagine by KIA’의 전면부는 전조등을 둘러싼 독특한 형태의 조명 라인을 통해 기아차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호랑이 코’ 그릴을 세련된 형상으로 재해석했다. 그레고리 기욤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는 "감성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을 통해 좀 더 따뜻하고 인간적인 자동차의 미래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제네바 모터쇼가 이날 언론 사전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모터쇼는 디트로이트·파리·프랑크푸르트와 함께 세계 4대 모터쇼로 불린다. 올해는 현대자동차(119,500원▲ 0 0.00%)를 비롯해 포드,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등이 제네바 모터쇼에 불참하면서 위상이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모터쇼는 신차를 알리기 좋은 기회다.
제네바 모터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200여개 업체가 신차 150종을 포함해 총 900여종의 차량을 전시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네바 모터쇼는 매년 ‘친환경차’를 강조해왔는데 올해는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이 ‘차세대 전기차’를 대거 선보였다. 순수전기차(EV)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HEV) 등을 내놔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격전을 치른다.
◇제네바 모터쇼 점령한 ‘차세대 전기차’
메르세데스-벤츠가 다목적차량(MPV) 전기 콘셉트카인 ‘콘셉트 EQV’를 선보인 데 이어 BMW는 새 7시리즈와 뉴 X5, 뉴 3시리즈의 PHEV 모델을 전시했다.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결합으로 탄생한 뉴 7시리즈 PHEV 모델은 최고 출력 394마력의 힘을 낸다. 신형 배터리를 장착해 전기만으로 최대 54∼58㎞(유럽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오는 7월 전 세계 출시 예정인 뉴 330e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이전 모델보다 약 50% 늘어난 최대 60㎞에 이른다.
아우디는 2020년 말 출시 예정인 4대의 순수 전기 구동 차량을 공개했다. 또 4대의 신형 PHEV 모델을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였고, 포뮬러 E 레이스카인 ‘아우디 e-트론 FE05’을 전시했다.
아브라함 숏 아우디 AG 회장은 "아우디는 이미 2025년까지 신형 아우디 모델 3대 중 1대는 전기 구동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이 될 것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웠다"며 "이러한 비전에 발맞춰 배출가스 없는 이동성(emission-free mobility)을 실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푸조는 7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뉴 푸조 208의 전기차 모델인 ‘뉴 푸조 e-208’과 함께 고성능 PHEV 중형 세단인 ‘508 PSE’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시트로엥은 경형 해치백 전기 콘셉트카인 ‘에이미 원’(Ami One)을 공개했다. 영국의 애스턴 마틴도 최초의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곤다 올 터레인’ 콘셉트카를 내놨다.
일본에선 혼다와 미쓰비시, 스코다 등이 참가해 전기차 콘셉트를 선보였다. 혼다는 ‘어반 EV’의 프로토 타입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기아자동차(35,400원▲ 950 2.76%)가 새 전기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아직 명칭이 공개되지 않은 이 차는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제작했으며, 기아차가 앞으로 내놓을 차세대 전기차 모델의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전략모델·고성능차 등 신차 총출동
전기차 이외에도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다양한 신차가 공개됐다. 국내 브랜드 중 쌍용자동차(5,170원▲ 50 0.98%)는 최근 출시한 신형 코란도를 유럽 무대에 선보였다. 쌍용차는 신형 코란도의 스포티한 디자인과 넓은 적재 공간, 첨단 차량제어기술 등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소형 SUV 티록의 최상위 모델인 티록 R과 현 폴크스바겐 모델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신형 투아렉 V8 TDI를 선보였다. 아우디는 TT RS의 부분변경 모델을, BMW는 7시리즈의 6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각각 내놨다.
프랑스 르노는 7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5세대 클리오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시트로엥은 콘셉트밴 ‘스페이스투어러 더 시트로엥니스트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미국 브랜드 지프는 뉴 체로키 트레일호크와 컴패스 나이트 이글 등을 선보였다.
새로 출시된 고성능 수퍼카도 볼거리다. 메르세데스-AMG는 ‘SL 500 Grand Edition’과 ‘SLC 300 Final Edition’, ‘S65 Final Edition’ 3가지 고성능 스페셜 모델을 전시했다. BMW는 ‘인디비주얼 M850i 나이트 스카이 에디션’을 최초 공개했다.
마세라티는 르반떼 트로페오와 르반떼 GTS를 선보였다. 르반떼 트로페오는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 G TS의 530hp V8 엔진을 재설계해 최고 출력 590마력, 최대 토크 74.85㎏·m의 뛰어난 힘을 자랑한다.
페라리는 최근 공개한 최신형 8기통 모델 ‘페라리 F8 트리뷰토(Ferrari F8 Tributo)’를 이번 모터쇼에서 최초로 실제 차량을 선보였다. 람보르기니는 ‘제로백 3.1초’의 수퍼카 ‘우라칸 에보 스파이더’를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