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우(벽계수) - 느티나무의 추억 외 2편
박미림 - 양파를 까면서 외 2편
황숙(수정화) - 장미의 이름으로
이훈자 - 잠꾸러기 외 2편
황용미(이쁜글) - 가을에는 외 1편
명서영(하얀비) - 교차로 외 1편
서현미(별빛) - 나팔꽃사랑 외 2편
박기선(송엽) - 처서는 지났어도 외 2편
최현옥(꽃향기) - 가마솥 외 2편
송옥임(서지당) - 내 친구에게 외 2편
김순진(개똥참외) - 사촌누나 외 2편
정미선(늘푸른) 바다에 서면 외 2편
이경윤(후니) 메아리 외 2편
제 2 부
하이얀 프로포즈
황미선(귀여운여인) 하이얀 프로포즈 외 2편
권순화(눈사람) - 나 홀로 가야할 곳은 외 2편
이애순(사철나무) - 처음 만나던 날 외 2편
김기정(아하) - 얼마만큼 당신을 사랑해야 하나요 외 2편
이한룡(장백산) - 삶과 죽음의 차이 외 2편
이재옥(청다리) - 길 카페 외 2편
김은희(요범) - 사라짐에 대하여 외 2편
민영삼(청죽골) - 아쉬움 외 2편
정채균(푸른산) - 별 헤는 밤 외 2편
김정미(들꽃향기) -잊혀진 줄 알았는데
윤경향(풀꽃) - 평화로움을 읽습니다 외 1편
이홍주(실버들) - 내 아내가 있어 외 2편
신은아(영원) - 추억을 회상하며
방승엽(선화) - 아쉬운 시절
곽은경(솔향기) - 여고시절 외 2편
박준영(하얀설목) - 김삿갓 외 2편
김종희(사모아) - 도서관에 가는 길 외 2편
서성숙(소정) - 어머니
김윤자(진주) - 우리집 풍경 외 2편
박상원(천사남편) -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외 2편
김명숙(꿈나무) - 여유로운 삶
김인숙(숨은꽃) - 산골 외 2편
임종훈(뫼사랑) - 이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외 2편
제 3 부 산문
별 따러 간 해바라기
이원주(어진) -별 따러간 해바라기(동화)
이창우(벽계수) - 수락산을 다녀와서 외 1편
이재옥(청다리) - 과자 한 봉지 외 1편
임종훈(뫼사랑) - 안비와 함께 문경에서 온 편지
권오형(photo man) - 불효자의 눈물 외 1편
김윤자(진주) - 겸손한 삶
정채균((푸른산) - 청산은 깊어 좋아라
제 4 부 정모후기
헤어지기 정말 시로요
이애순(사철나무) - 헤어지기 정말 시로요
이창우(벽계수) - 길방카페 3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황미선(귀여운 여인) - 다정한 미소 아름다운 만남
정미선(늘푸른) - 즐거운 정모를 마치고
정춘선(우리사랑) - 만남 그리고 후담
권오형(photo man) - 깨끗한 산과 깨끗한 정신
축사
길방 문집 창간을 축하하며
뚝배기 (송세영 예재상사 대표. 길방 카페 고문)
가을을 흔히 천고마비(天高馬肥)란 말을 씁니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요즘은 말 구경을 하기 힘들고 해서 하늘은 높고 사람의 마음이 풍성해지니 저는 천고심비(天高心肥)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저곳에 가는 길’이란 카페하고 인연을 맺은 것은 이창우 시인 때문입니다. 평소 저는 이창우 시인과 의형제를 맺어 호형호제하고 삽니다.
무골호인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뼈 없이 좋은 사람’이란 뜻인데 이창우 시인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이창우 시인은 저곳에 가는 길(약칭 길방) 카페 모임 때만 되면 저에게 와서 회원들에게 나누어줄 선물을 내 놓으라 으름장을 놓습니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고 저도 그 중의 한 사람이기에 개당 만 원이 넘는 물건을 수십 개씩 남에게 주는 것이 아깝습니다. 그러나 길방 카페 회원들에게 준다는 것은 하나도 아깝지 않게 느껴집니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제 동생 같고 친구 같으며 살점이라도 떼어 나누고 싶은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작은 선물이 필요하다면 저는 아낌없이 내놓을 생각입니다.
정모의 횟수가 거듭되고, 산행을 하고 문예지에 소개가 되고 하더니 이젠 책이 나온답니다.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습니다. 이처럼 기쁜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등단한 프로작가든 아마추어든 책을 낸다는 것은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큰 경사입니다. 글을 잘 쓰건 잘 못 쓰건 한 사람의 글은 개인에겐 정말 소중합니다. 시골 농부에게도 철학이 있고 서울의 대학교수에게도 잘못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손에 쥐신 분께 부탁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글을 작가의 편에서, 작가의 생각을 이해하면서 읽어봐 주세요. 그러면 그곳에서 사랑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길방 회원들만의 문집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위한 우리들의 삶의 공간]이란 문집이이 첫 선을 뵈입니다. 처음이라 다소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로 격려하고 기뻐한다면 이를 모태로 해서 두 번째 세 번째 문집이 나오고 비록 인터넷 상에서 만났지만 우정을 쌓으며 자식과 가정에까지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만남의 장으로 발전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아마도 두 번째 세 번째 문집에는 지원자도 많아지고 회원들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시 한 번 길방 문집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위한 우리들의 삶의 공간]의 출간을 축하하며 회원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이 깃드시고 하시는 사업이 원만하셔서 날로 번창하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말
길방 문집을 세상에 선보이며
이창우(벽계수. 길방 카페 대표)
컴맹이나 다름없는 제가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 카페를 접하게 되어 오늘 이렇게 '저 곳에 가는 길'(약칭:'길방')이라는 글 동호회를 만들어 문집을 세상 밖으로 내게 될 줄이야 어느 뉘 알았겠는가?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게 느껴진다.
돌이켜보면 2001년 5월 3일에 그냥 내 마음을 달래려고 물어물어 다음에 만든 것이 '저 곳에 가는 길'이라는 카페다.
'저 곳'이 무엇이냐고 많은 회원 분들이 물어온다.
'저 곳'은 우리들이 바라고 희망하는 이상향. 이상국가 즉 '이데아를 향한 소망'을 말한다.
참 좋고 훌륭하신 분들을 운영자로 모시고 흘려온 세월이 3년이 지났다.
다섯 분의 운영자님들을 소개한다.
맨 먼저 아하(김기정)님을 만나게 되어 우리 카페 정모 때에 매번 참석하시어 모임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 주시고 카페 활성화에 앞장 서 주셨고 그 다음으로 개똥침외 (김순진 시인)님을 만나게 되어 작년 7월에 월간 시사문단에 우리 카페를 소개하는 영광을 안게 됨은 물론이고 작년 11월에 졸작인 제 글이 문단에 등단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될 뿐더러 이번에 '길방'문집까지 나오게 되어 여러모로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귀여운 여인(황미선)님을 운영자로 모시게 되었는데 정말 이만큼 길방이 크게 된 것도 귀여운 여인님 덕택이라 믿고 싶을 정도로 많은 희생과 봉사를 해 주셨다 그 멀리(강원도 평창)에 사시면서도 우리 카페 정모를 할 때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올라 오셔서 모임을 빛내주셨고 이번 문집 만드는 데도 많은 열과 성을 다해 주셨다.
그리고 사철나무(이애순)님을 운영자로 모시게 되었다 님은 말수가 적고 차분한 성격으로 길방 카페의 큰언니 역할로 여성회원들을 이끌어주셨다.
마지막으로 눈사람(권순화)님을 운영자로 모시게 돠었는데, 아주 젊고 활력이 넘치는 열정으로 우리 카페의 젊은 여성회원들을 끌어안으며 '길방'의 간판스타가 되어 주셨으며 경북 구미에서 정모 때 올라오시는 열정의 여인이시다
이상 다섯 분의 운영자님들이 있었기에 우리 카페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운영자님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거듭 고마움과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지면상 일일이 이름을 나열하지는 못하였지만 '길방'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열과 성으로 도와주신 운영자님이 아니신 일반 회원이신 모든 회원님들에게도 깊은 감사와 고마움을 표한다.
"살면서 어제, 오늘, 내일에 있을 살아 있는 대화방'이라는 소주제로 인터넷 활동을 통하여 詩를 접하면서 삶의 여유를 찾는 게 우리 카페의 취지에 걸맞게 많은 회원님들과 교분하면서 오늘을 살 수 있는 넉넉함이 우리 카페의 모든 분들에게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정모 때 마다 시집, 문집, 각종 선물을 회원들에게 주신 김순진, 이훈자, 송옥임 시인님들,photo man인 권오형 님과 뚝배기라 이름 지어진 의형인 송세영 사장님에게도 지면으로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이제 우리 회원님들의 순수한 마음을 담은 문집이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됨을 계기로 살아 숨 쉬는 회원님들의 글들이 줄이어 계속 나올 수 있었음 하는 바람이며 그리고 '길방'을 바탕으로 삼아 모든 회원님들이 문단에 등단할 수 있는 영광을 안도록 먼저 등단하신 회원님들께서 지도. 편달을 아끼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
끝으로 밤낮의 차이가 심한 환절기에 건강에 유념하시고, 하시는 사업이 날로 번창되시고 가내 두루 편안하시길 바란다.
다시 한 번 '길방' 문집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제 1 부
느티나무의 추억
느티나무의 추억 외 2편
벽계수(이창우)
차(車)가 다닐 수 없어
부득이 두 발로 걸어서만
읍내로 가야하는 들판에
스물 댓 채 자리한 마을
나이를 알 수 없는 느티나무
여름이면 잠시 일손을 멈추고
더위를 식히며
동네일을 상의한다
매미 소리에는
관심이 없는 듯
연신 부채를 흔들며
느티나무 그늘을 찾는다
일 년에 단 한 번 설날에
시루떡 한 짝
막걸리 몇 병을 갖다 바치며
건강과 농사 잘 되기를 기원한다
언제부터인가
줄기에 큰 구멍이 생겨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은 예감
누구 하나 조치를 취하는 사람 없다
느티나무가 마을의 수호신이자
대리인이라는 걸
요즘 젊은이들은 아예 잊었나 보다
이제 느티나무 추억은 지난 이야기다
바람처럼 스쳐간 사람
문득 생각이 나지요
바람처럼 스쳐간 그 사람이
불현듯 떠오르지요
내 가슴을 아리게 한 그 사람이
가끔은 생각이 나지요
내 속에서 떠나지 않은 그 사람이
이만큼 살았으면
그 사람이 이제는 잊혀질 줄 알았는데…
내 곁을 스쳐간 그 바람은
흔적없이 사라져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건만
어쩌다 한번
나를 스쳐간 그 사람은
아직도 떠날 생각조차 않으니
어떻게 그 사람을 떠나보내야 할런지…
바람
외로울 때
어디선가 불어와
날 달래주는
따사로운 바람 있었다
지난 추억 속에서
불현듯 태어나
온 몸을 모조리
삼켜버리는 바람
흐르는 강물처럼
흘려간 줄 알았는데…
지금도 그 바람은
어느 틈에 되살아나
내 가슴속 깊은 곳까지
연분홍 빛 되어 불어오는가 보다
강둑에 홀로 설 때면
야윈 가슴을 활짝 펴고
강 건너 저 높은 산 위에서
불어오는 따사로운 바람을
내 온몸으로 맞이하고 싶다
지나간 일들이거늘
흘려간 일들이건만
어찌하여 아직도
내 가슴 한 켠에는
연분홍 빛 바람이 일까
이창우 시인
월간 시사문단 시부문 등단
다음 카페 [저 에 가는 길]대표 운영 중
현재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1동 동장으로 재직 중
양파를 까면서 외 2편
박미림
알토란만한 양파 껍질을 깠다
한 겹 벗기고 나니
또 한 겹이 보인다
그 한 겹마저 벗겨냈다
나무에 나이테가 있듯
양파도 자기 나이가 있나보다
겹겹이 잠들어 있는 막을
흔들어 깨워댔다
허약한 무명 실 줄에 걸린
그 고독감을 켜켜이 쌓아
결국은 너를 쌓고 쌓은 막
내 오늘은 그 막을
거둬 내리라
너의 사지를 예리한 칼로
단절을 내리라
그리하여
네가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게
마른 날에 너 웃게 하리라
선풍기의 비애 그리고 자유
종일 돌고 돈다
한 방향으로 돌기만 한다
주인의 변덕스러운 마음 따라
강하게 혹은 여리게 그러다 아주 천천히!
주인이 미리 정해놓은 휴식 시간에 도달할 즘
잠시 깊은 잠을 잔다
이대로 잠들고 싶다
정신없이 돌고 돌아야 하는
나와의 싸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다
지금도 주인은 자기 편하고자
버튼 하나로 나를 돌려놓고 구속한다
그래도 주인보다는 나는 자유롭다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불쌍한 주인은
지금 나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
나처럼 정신없이 돌아보겠니?
외로운 날이면 밥을 비벼먹는 여인에게
하루 살아가는 것이 칼끝 같다고
말하는 여인에게 오늘도 난 가식으로
잠시 나를 내려놓고 여유 부려봅니다
내 수심의 바다에 깊게 잠수한 돌덩어리를
담가놓은 주제에 감히 여유 부리며
우리에게도 사랑하는 날은 온다고
거짓으로 메시지 날렸습니다
사는 건 바로 이런 걸까요
시퍼런 작두 칼날에 나도 서 있으면서
그녀를 위로하며 덜 아픈 척
덜 외로운 척 하는…
여인이여
난 당신의 아픔을 압니다
그건
내 아픔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엑스트라들의 역할만 틀릴 뿐
당신과 나의 짐은 주인공이라는 것입니다
비극과 행복 갈림길에 서 있는
우리는 인생의 주인공입니다.
누가 뭐라 해도
박미림 시인
문예사조 신인상 등단
김포문학상 공로상, 우수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김포시지부 사무국장, 이사 역임. 현 감사
시집 『벽을 바라보다』 발간
장미의 이름으로… 외 2편
수정화(황 숙)
매혹적인 향기에 취해
그대에게 다가가다
내 손 밑에 가시 찔림
모르고 마냥 행복해
했더이다.
모두 그대 향기에
자태에 빠져들어
소름 돋듯 돋아있는
진정한 모습을
못 보고 있더이다.
핏빛 같은 빨간색에
얼음처럼 차가운
가시를 가지고
인정사정없이
찌르더이다.
그대에게 다가가면
찔리고 아픈 것을 알면서도
달콤한 유혹에 빠져
다시금 그대를
찾더이다.
가을 빗속에…
나뭇잎은 낙엽 되어
찬바람에 날리우고
풀벌레 울음소리 그치며
고요한 숲 속에 가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숲 속의 향과 흙냄새가
깊은 가을이 되어
방안을 가득 채우며
온몸을 감쌉니다.
빗소리만 들리는
숲속은 누구하나 찾는 이
없어 적막하기만 하고
단풍으로 물드는 나무들만
옷자락을 적시우고 있습니다.
들꽃의 사랑
연보랏빛 그리움을 안고
총총히 떠 있는 별을 보며
외로운 달을 보며
너를 찾는다.
가녀린 잎으로 피어나
쓸쓸한 가을바람에
온몸 맡기며
너를 기다린다.
비탈진 들에서 피어나
돌보는 이 하나 없는
흔한 들꽃이지만
너를 사랑한다.
싸늘한 겨울이 오면
스러져 갈지라도
다음해 그 다음해에도
다시 피어나
너를 사랑할 것이다.
영원히…
황 숙 시인
월간 시사문단 등단
잠꾸러기
[부제: 대추나무] 외 2편
이훈자
하이얀 한복을 입고
고혹하다고 착각하지 말아 목련아
나 비록 소박하여
작은꽃 피우면서도
튼실한 열매 맺는단다
네가 꽃을 피워도
아직 잠든 나는 어떤 열매를 맺을까
궁리중이 었단다
너 잎새 큰 그늘 드리워도
뉘 우러러 볼 소냐
나 비록 그늘 없으나
뭇 사람이 우러르며
조상님 차례상에 가장먼저 오른단다
그러니 사람 외모가
아니라 마음 가짐이다
꿈
파도가 휩쓸고 간 모래사장엔
손이 헤지도록 새겨 놓았던
사랑의 밀어가
임을 따라나섰고
텅 빈 그 자리엔
채우고 또 채워도 양이 차지 않을
그리움을 쏟아 놓습니다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당신의 목소리인 양 환청으로 들립니다
저 바다 속에서
뛰어 나올 것만 같은 당신의 환영
당신은 물안개 되어 사라집니다
이내 나 또한
넘실대는 파도를 따라 떠나렵니다
당신도
모래사장에 새겨진 밀어도
파도는…
베갯잇을 흔드는 소리에
힘겹게 눈을 뜨니
휴대폰 알람이 나를 깨웁니다
도봉산 계곡에서
태양이 나뭇가지 위에서
푸른 나뭇잎 방석을 깔고 앉아
오동나무 단풍나무 억새풀
고스톱 구경한다.
그 아래 계곡에 발 담그니
시커먼 모기가
박꽃같이 허연 다리를 보고
덥석 물고 늘어진다
포식을 했는지
룰루랄라
콧노래 부르며 도망간 그 자리
붉은 자두 하나 열렸다
이훈자 시인
월간 시사문단 등단
문학공원 동인, 스토리문학관 동인
시집 「고모리 호숫가」동인지 「계룡산」
가을에는 외 2편
이쁜글(황용미)
성큼성큼
잘도 가는 시간아
더위로 지친 몸
냇가에 발 담그고 즐길만하니
눈 깜짝 할 사이 없이
가을이 되었구나
만남 없는 삶은 의미가 없는지
또 다른 만남들 속에 끊어질 듯
인연의 울타리만 이어놓고
뚜렷한 약속 없이 여름과도 이별하듯
우린 그렇게 새로운 시간을 맞는다
원 하던 원치 않던
현존의 의미 만들어
실낱같은 희망으로
작은 꿈 도 수놓고
다가오는 가을의 풍성함 얻어다가
삶의 질고로
뻥 뚫린 빈 가슴도 채우며
오늘을 준 어제를 사랑하리라
인내의 단을 쌓으며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은
더 더욱 사랑하리라
그러나
이별은 절대 서둘지 않으며…
들꽃이 전해주는 향기
고요 속 맑은 이슬 받고
뽀얗게 자라나는
나는 한 떨기 흔한 들꽃
외로운 이들 위해 홀로 서
고독과 허무를 달래주는
나는 한 떨기 작은 들꽃
내 대신 누가 잎을 펼치겠으며
내 대신 누가 꽃을 피워준단 말 이오
기다림 없어도 잎을 펼치겠고
비가 없어도 꽃을 피울 테니
곤히 자는 내 귀를 귀찮게 해도 좋고
정적을 뚫고라도
여럿이 모여 큰소리로 싸워대는 소리도 좋으니
내 눈엔
살기위해 노력하는
당신들의 분주한 모습들만 보여 주소서
저 깊은 땅속 기운이라도
내 힘껏 갖다 드리리다.
또 하나
언제나 변함없이
이 자릴 지켜 드리리다.
황용미 시인
월간 시사문단 등단
교차로 외 2편
하얀비(명서영)
비린내 획 지나가는 사거리
피투성이를 튀겨 내고 찌그러진 승용차가
다리미처럼 엎드려있다
뜨거운 삶의 흔적 흥건한 길에
빛과 어둠을 숨 가쁘게 번쩍이며
달려오는 119도 비명을 질러댄다
벌겋게 충혈 된 헤스티아*의 두 눈에
모기 소리 같은 애원이 매달린다,
구급대가 뛰어드는 틈바구니에서
몇 만 분의 일인지 모를 운명을
아찔하게 지나간 가슴들이
웅성웅성 불구경하고,
사람들 사이로 나도 모르게 쯧쯧
혀를 차며 교차로를 건너간다,
붉게 물든 가로수가
단풍 몇 잎씩 떨어뜨리고 있다
* 주: 헤스티아 : 부엌과 아궁이의 여신
그리움
그대 그리움에
홀로 가슴앓이 하며
기나긴 한숨 내 쉬고
그대 그리움에
까맣게 타버린
내 가슴 퇴색되어 가고
그대 그리움에
이 내 몸 잔해 되어
내 영혼의 빛 잃어가고
그대 그리움에
마음만 애태우다.
혼자 서러워 눈물 삼킨다
명서영 시인
월간 시사문단 등단
나팔꽃사랑 외 2편
별빛(서현미)
가장 짧은
내 삶이
너무나
서러웠어요
방긋 웃는
내 모습
감춰진
눈물이어요
못 다한
사랑
너무나
간절하여
한번 쯤
그대위해
활짝 웃고
싶었어요.
우리는 사이버 친구들
보고픈 얼굴들
불러도 늘 목마른 얼굴들
함께 있어도 질리지 않은
우리의 삶이 여기에 머문다.
오늘과 내일이 동일한 삶이여도
늘 그 자리에 앉아 있어도
삶에 지치고 힘겨울지라도
우리는
우리들의 울타리를 사랑하기에
서로를 다독이며
포용하는 눈빛으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만나지 못했어도
사는 곳을 알지 못하더라도
얼굴 또한
부딪히지 않는 우리 일지라도
글로써 동여 맨 끈이 있기에
매일 매일 그 끈을 힘차게 부여잡고
오늘도 그리움을 마음에 담아
파아란 하늘높이 띄어 보낸다.
그리움은
더 큰 그리움으로 이곳에 머물기를
사랑은
더 큰 사랑으로 이곳에 흐르기를
이곳은
삶의 향기가 스며있는
우리들의 테두리 안.
만물의 이치
아무리 울어도 눈물의 바닥은 볼 수 없거니와
흘린 눈물이 강을 이루어도 깊이를 잴 수는 없으리라.
기어 다니는 동물들은 다리를 잃었을 나름이고
걸어 다니는 동물 또한 팔을 잃었을 나름이니라.
세상과 만물의 이치는 공평하다하니
어느 누구 무엇 하나 혼자 빼어나질 못하였다.
한 발 앞을 나선다 함은 먼저 죽음을 뜻하였고
한 치 앞을 본다함은 더러워지기만 할 따름이란다.
무릎을 펴고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어 내 가느린 눈을 뜨나
나의 머리 위에는 세상이 없었다.
내가 그리던 것이 아니기에 아니, 아니었다.
하늘과 땅과 물과 바다와 바람과 태양
그 외 또 모든 상반되는 것들과 울리고야말 전율들에게
내 남은 마지막 한줌의 숨을 흩으리라 싶다
기어이 지친 가슴을 헤치고선 박혀있던 한…
흐려지는 초점사이에서 비로서야 참 세상을 찾는다
더 이상은 내 것일 수도 없는 지금에야…
그리고 이내 스치고만 가버린 그 숨 막힌 애착들
그들이 그들의 이야기가 그립다.
명서영 시인
월간 시사문단 등단
처서는 지났어도 외 2편
송엽(박기선)
곱게 빗은 듯
나무 잎 느리고
바람 한 점 안 보이는 맑은 하늘이고
등산길 미여지도록 넘치는
휴일을 즐기는 사람의 비틀거림
한잔 술에 기분이 어깨를 넘네.
처서가 지나고
추석이 가까워지는 휴일에
분묘는 예쁘게 다듬어 땀 흘리는 자손들
말끔히 단장한
묘지마다 자식들의 돌봄
하늘에서 보시고 복을 내리겠지.
고향에 살련다
언제가
내가 살던
흙 내 음 나는 고향
소 몰며
논 밭 갈고
벼 심던 그 시절 그리워라
풀벌레 울고
반디 불 날던
별이 총총한 하늘아래
나무 잎 새
흔들고 다가서는
바람 소리 들으며
산새 울고
산 제비 나는
초가 산간이면 어떠랴.
숲이 좋아
흙이 좋아
땅에서 살려는데.
아름다운 꿈
누구나 꾸는 그런 꿈
그런 꿈이 아니 랍니다.
봄이면 뒤뜰에
개나리 진달래 어우러져
꽃이 피는 동산이면
그곳에 작은 집을 짓고
루시아와 함께 살고 싶은
아침이면
홰치는 닭의 울음
정겨운 소리 귀에 담고
산양이며 토끼 닭에게 먹이를 주고
아침상 마주앉아 눈 마주치는 즐거움에
낮이면 밭에 나가
철따라 씨를 뿌려 가꾸고
가울 오면 알알이 익어가는
황금이 부럽지 않은
오곡을 거두어 드리는
추수의 기쁨을 함께하는
사계절 오고감을
바쁘게 지나면서
얻어지는 기쁨을 행복 가득히
지난 옛 얘기 오손 도손 나누며
산새가 조잘거리는
축복의 찬가를 들려주는
어머니 살던 초원의 꿈을.
박기선 시인
한겨레문학 시부문 등단
가마솥 외 2편
최현옥
새집을 지어 이사 하면서
옮겨놓을 마땅한 자리가 없어
헌 집 마당 구석에
아직도 죽은 듯이 누워 있는 가마솥
해마다 장 담그는 날
큰일을 해내던 일꾼이었는데
며칠 전 어머니 독에서 된장을 퍼내시며
해마다 밥상에 간을 맞추던 간장, 된장
올해는 콩을 어디다가 삶을꼬? 하신다
지금도 아마 옛 주인의 손길을
바보처럼 기다리고 있을 가마솥
메주콩 몇 자루 단숨에 꿀꺽하고는
뽀얀 김을 내뿜는 기관차처럼
꺼억꺼억 토악질을 하며
제 몫을 다 하던 일꾼
어머니의 칠십 평생 고단한 삶을 닮았다.
가마솥 안에서 노란 메주콩이 익어
툭툭 터지는 소리가 잠든 어머니 숨소리에 갇힌다.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린다
창 밖에 비치는 하늘은
외로움이 밀려오는 회색 빛
괜시리 코끝이 찡해온다
믿고 싶지 않지만
벌써 내 나이
불혹의 중반을 넘어서
그 모습이 외롭다
한 줄기 바람처럼 외로운 중년
이런 날이면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고 싶다
한 점 바람에도 행복을 꿈꾸고
한 점 바람에도 가슴 설레이고
한 점 바람에도 아파하고
한 점 바람에도 눈물을 보이는
빗속을 외롭게 날으는
한 마리 작은 새를 닮았다고
미세한 바람에 흔들리는
한 떨기 작은 꽃잎을 닮았다고…
안개꽃
아침 해가 눈곱도 떼기 전 부터
시아버님 조바심 내는 목소리
거북 등껍질 같은 시어머님 손마디가
아침 짓는데 바쁘기만 하다.
십이년 전 지게에 둘러맨 나무 한 짐으로
비탈진 산길 내려오시다
넘어지신 뒤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님
대문이 휜히 보이도록 방문 옆에
쪽지 창문 활짝 열어놓은 얼굴에 보름달이 뜬다.
언제나 우리 병아리들 기다리시며
쌀밥에 계란찜 올려놓는
어머님의 등을 힐껏 훔치며 재촉한다
방학 때만이 볼 수 있는
알밤 같은 손주 손녀들의 출현을
다시 보는 드라마처럼 기다리던 시아버님
불편한 다리 지팡이에 의지하며 손주 오면 줄 선물에
마을회관 구판장 가는 걸음이 새털처럼 가볍다
키보다 낮은 대문, 발로 밀고 혀 짧은 목소리로
할아버지 부르며 달려오는 병아리 걸음이
마당 가운데 돌부리에 넘어질세라
손주 이름 부르시던 시아버님 목소리가
굴뚝에서 안개꽃이 되어 피어오른다.
-시작메모-
시아버님 돌아가신지 벌써 8년이나 지나버린 세월
뒤뚱뒤뚱 걷던 손녀딸이 벌써 열일곱 소녀가 되어버린 지금 시아버님 살아생전 모습이 그립습니다.
토요일 시아버님 길일을 지내고 오면서…
내 친구에게 외 1편
서지당(송옥임)
내 오랜 친구여!
핏빛 포도주를 한 모금만 다오.
눈을 감으면 과거가
눈을 뜨면 현실이 돌고 또 돈다.
팔딱여도 깨이지 않는 꿈으로부터
난 얼마만큼 도망쳐 온 것일까?
시간은 왜 멈춰지지 않나?
지나간 날들은 왜
잊혀지지 않고 추억으로 남는 것일까?
내 친구여, 핏빛 포도주를
단 한 모금만 더 주었으면 해.
그리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내 인생이 잘못되었나 하는 얘기는
제발 너의 입으로 말하지 말아주길…
세상에 태어나 한번 뿐인 인생
모든 것 진실이 아니면 허상인 것을
과거를 좇아 현실을 좇아
다가올 미래를 좇아
우린 아직 많은 날을 살아가야 하리라.
* 월간 환경21 2004년2월호
봄이 오면
평화로운 봄 하늘 밑 여기저기서
앙상했던 가지들이 기지개 켠다.
아마도 곤한 잠에서 깨었나 보다.
나는 방안에서도 떨었는데
긴 겨울 다 가도록 추위와 바람 속에
가지들의 시련이야 오죽했을까?
논과 밭둑 사이로 양지를 두고
파릇이 돋아나는 새싹이
이젠 움츠리지 않아도 되는가 보다.
불탄 집터를 보며…
그리움이 남아있는 흉물스런 집터.
구시대의 유물처럼 덩그러니 외롭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차마 말 못할 서러움이 너무나 많다.
그저 하찮았던 물건 하나하나가
잃고 난 뒤에 너무 아쉽고 필요해
생각하면 자꾸 설움이 밀려와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 맺힌다.
작은 일에 연연하던 어리석었음이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난 뒤에
조금씩 새삼 깨달아 가지만
이제…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
내 지난날이 까맣게 불타고
내 젊음이 고스란히 재가 되었다.
이제 다시금 기운을 차려
내 의지의 꽃을 피워내야 한다.
송옥임 시인
호는 서지당
월간 문예사조 등단
문학공원 동인, 스토리문학관 동인
시집 「하얀 그리움」동인지 「계룡산」
문예사조 시, 소설 등단. 문학공원 동인회장
월간 스토리문학 발행인. 도서출판 문학공원 대표
시집 「광대이야기」외 동인지 다수
바다에 서면 외 2편
늘푸른(정미선)
말 없는 소리는
물거품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출렁이는 물결에
넘나드는 마음의 일렁임은
가슴에 쌓여진 고독처럼 춤춘다.
인생의 바다에서
첫 걸음 배우고
인생의 바다에
마지막 걸음 놓으리라.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먼 수평선에 그리움 띄우고
허무와의 씨름에서 벗어나
커다란 마음의 동그라미 그린다.
바닷가에 서면
숨겨진 신바람 소리는
그리움의 향수에 손수건 흔들며
인생의 포부를 그려 본다.
삶의 깊이와 넓이는
바다를 이루고
고통의 고개 넘을 때
바다와 같이 통곡한다.
비린내에 인정을 느끼고
풍만한 엄마 젖가슴 줄기 따라
바다에 누워 질곡의 삶을 노래한다.
가도 가도 끝없는
삶의 터전에서 바다와 닮은
나는 뚫린 가슴 사이로
사랑을 소중히 담아 은빛물결에 써 본다.
너만을 위해, 나의 사랑을 주겠노라고
바닷가에서 외치면
너만은 들을 수 있으리라고.
인연
내 너를 위해
마음자락 펼칠 수 있는 것이
내 삶의 힘이요
네가 나를 위해
마음 열어 주는 것이
우리의 힘이 되어
지나가는 시간
오는 시간
지금 이 시간 세월에 몸담고
가슴으로 가득
차오르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자.
너와 나의 인연에
우리라는 이름을 걸고.
생명의 어머니
생명은 언 몸을 녹여주고
겨울나무의 잔가지 사이로
추위와 맞대결에 대견히 여기고
생명의 어머니는
일그러짐에는 펴 주고
금이 가면 땜질 해 주는
비밀스런 사랑의 화신으로
아픔의 상처 치료하러 오셨다.
잔주름 하나 더 그어질 때
만족해하는 생명의 어머니는
산하대지에 따스한 손길 펴 보이며
품 안에서 추운 몸 기대라고
샘솟는 사랑으로 지그시 눈짓하면서
고독에 몸서리 쳐도
진실이 무너졌다 해도
어둠으로 버려져도 믿음으로 오는 님이여!
추위도, 서러움도, 고달픔도
생명의 어머니는 따스한 입맞춤으로
꺼질 듯 살아나는 생명을 주시고도
불 붙여 주려고 찾아 오셨구나!
정미선 시인
월간 시사문단 등단
메아리 외 2편
후니(이경윤)
사는 게 힘들다고
볼멘소리 투정부리면
그러지 마라
밥 잘 먹고 몸 성하잖니
촉촉이 젖어드는 목소리
눈시울 붉어지고
악을 쓰며 살 일도
속을 끓이고 살 것도
이제는 없으니
시꺼먼 응어리는 버려라
나지막하게 귓전에 울려
솟는 그리움 가슴 미어지고
만날 수 없음에
쭉정이만 남은 영혼이
소스라치는 마음을
바람소리로 치고 지난다.
* 어머니 제(祭)를 마치고
우산
급살 맞게도 내린다
맞을까 말까
다 큰 사람이 겁은 많아서
작은 우산 속 하늘빛 미소로
녀석이 빨리 오라며 손짓을
한달음에 뛰어들면서 은근슬쩍
동그란 어깨를 감싸 안고 비비니
환하던 얼굴이 일그러지고
바람 또한 거칠어진다
흥얼대던 콧노래는 이미 없고
비는 총 쏘듯 죽어라 갈기니
좁은 공간에서 물에 빠진 생쥐 꼴
조급증에 먼저 간다 고함 치고
냅다 튀어 저 만치서 돌아보니
살은 휘어져 나 몰라라 자빠진 화상
자지러지는 웃음소리
빗줄기가 매섭게 쏟아진다.
한 잔의 커피
사랑에 빠졌나 봐
어떤 영혼이 내 앞섶 헤치고 디밀어
그윽한 향기로 유혹하니 저절로 흥분되고
갑갑한 시어(詩語)로 머릿속이 광분(狂奔)할제
재바르게 붙들어 매어 흔적도 아니 남긴다
이미 마음은 풍선 되어 끝없이 날아오르니
쪼아대는 볕이 따가운들 무슨 소용(所用)있으리
음미(吟味)하면서 다소곳이 취하면 될 것을
이 순간은 세상에 부러움 아쉬움 하나 없어라.
이경윤 시인
한울문학 시부문 등단
제 2 부
하이얀 프로포즈
하이얀 프로포즈 외 2편
귀여운여인(황미선)
무언가 걸림 없이
마음소리 따라
마음 가는대로…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마지막 떨구는 잎새처럼
가슴 속 후벼대는
낙엽소리 따라
그렇게 정처 없이
발길 닿는 대로 떠나고 싶다
그립다 말 못하고
훅 내뱉어지는
어느 시인의 한숨소리처럼…
저기 저…
산과 들 다 일어나
다시 조용히 잠들 때까지
차마 하나 남은 감마저
떨어지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가 올 하얀 계절을
난, 서둘러 맞고 싶다.
하얀 밤…
하얀 그리움을
접히지 않는 종이 위에
마음 적으며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사락사락
눈오는 소리의
하이얀 프로포즈에
내 마음 멈추어…
하이세상 속으로
동화나라의 꿈을
아름답게 펼쳐보이고 싶다.
잊지 말게나 여인이여…
장엄한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려는
내 마음의 번뇌망상이여
무작정 비우려하는
여인의 이 어리석음이여…
그 마음 자체가 이미 욕심인 것을…
알면서도 마음을 연체시킨 내 마음이여
연체가 되어도 좋을 내 마음이여…
번뇌를 벗어나고픈 내 마음이여…
비운다 비운다 하여
잡히지 않는 마음이
비워질 리가 있겠는가
만져질리 더욱이 있겠는가
다만, 긍정을 향한 마음으로
한마음 자리를 찾아 갈 때…
이미 부정도 긍정도 실체도 아무것도 없음을…
그 마음이 곧 비움인 것을…
왜 그리 멀게만 보시려는가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다는 아니기에
귀로 들리는 것만이 다는 아니기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반쪽을
만나면서…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간다네…
아… 여여해진 내 마음이여
향기 속에 한 마음…곱게
탄생할 내 마음이여…
그대는 중생이기에…
닦고 닦이는 마음에서
향기 품어 나온다네
절대 잊지 말게나 여인이여
내 마음이 한 마음인 것을…
낙엽처럼 부서지다
맘속의 생각이
마음 밖의 언어로
표현 되어질 때
서로에게 있어
잘못 이해되어질 때가 있습니다
순수함의 언어로
느낌 그대로의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듣는 이에 따라서는
감정의 교차가 크다는 것
같은 언어라도
듣는 이에 따라서
기분 좋고 소중한 언어가 될 수도 있으며
또한 거북해질 수도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마음속의 언어가
마음 밖의 공기를 마시게 될 때
항상 조심
또 조심…하여야 하나봅니다
가깝다는 표현이 상대방에게는
버거운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닫게 되어지던 날
나는 동안… 왜 몰랐을까요?
이래서…
항상 내안의 나를
잘 성찰해야 하나봅니다
언어로 인한 나의 인식이
마른 낙엽처럼 부서져 내리던 날…
나 홀로 가야할 곳은 외 2편
눈사람(권순화)
조그만 창문 밖으로
하늘이 보인다
엷은 하늘에 희미한 구름
이 곳 저 곳 바람에 떠돌고 있다
요란한 기차는
어디를 급히 달려가는지…
저 아래 공사장에선
쇳소리와 망치 소리가 뚝딱 뚝딱
왜 이리 세상은
빨리 돌아가는지 정신이 없다
모두들 가버린
빈자리 지키며 혼자서 일어설 줄을 모른다
강물은 흘러흘러
바다로 가고
시간도 흘러흘러
세월은 가는데
그 세월 따라
이 육신도 자연으로 가겠지만
홀로 남은
이 외로운 영혼은 어디로 가나
인 연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차창 밖의 어둠을 향하여
지나간 시간을 곱씹어 본다
인연이란 참으로 흥미롭다
그냥 스쳐 지나갈 것만 같던
작은 인연인줄 알았는데
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오직 님들과 함께 할 수 있음이…
또한 반겨주는 친구와
커피 한잔에 정을 더하니
어찌 소중한 인연이라 하지 않으리오
나 비록 보잘 것 없으나 즐거웠던 날
훗날…좋은 인연으로 기억하리라
구절초이고 싶어라
가슴을 짓누르는
바윗덩어리에
목이 메이고
눈에 핏발이 선다
쓰린 위장 도려내어
강물 바닥에 버리고 싶다
치밀어 오르는 설움
견디기 힘들어
몸부림쳐도 보지만
그럴수록 느끼는 한계
찰나일지라도
이미 내가 아니길 바래보지만…
벗어날 수 없는 창살에 가리워
또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이렇듯 살아가야 한다면
차라리 아무도 보아 주는 이 없는
깊은 산속에 구절초이고 싶어라
세상살이에 지침도, 아픔도 알지 못한 채
끓어오르는 분노를 삼킬 필요도 없이…
그저 아름답고 순수한 한 송이 구절초이고 싶어라
처음 만나던 날 외 2편
설움이 복받칠 땐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쁨 속에서는 당신을 잊고 살았습니다.
너무나 많은 세월 흘러 느낌조차도 없지만
당신사랑 얼마나 컸는지는 기억할 수 있습니다.
내 나이 어느새 부모 되어 되돌아보니
돌아갈 수 없는 자리에 서 있더이다.
그리운 아버지! 소리 높여 불러봅니다.
꿈속에서의 한번만이라도…
꼭 한번만이라도 아버지의 자상하시고
다정다감하셨던 미소 짓는 얼굴 보고 싶습니다.
그리움에 사무치면 기억 속에 빛바랜 사진 되뇌이며
말없이 눈물만 흘릴 뿐이랍니다.
그리운 아버지…
얼마만큼 당신을 사랑해야 하나요 외 2편
아하(김기정)
난
당신을
그 따뜻한 봄날에
꽃이 피고지면은 하이얀 종이로
아주 곱게 단장을 시켜서
그 누군가 낯스런 남자라도 훔쳐가지나 않을까
몰래 숨겨두고
밤이면 밤마다
낮이면 낮마다
언제나 당신 곁에서
비가 오면 젖을세라
바람 불면 날려 갈세라
누가 만지면 터질세라
한시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다오
그 무더운 여름과 장마에
당신은 지칠 대로 지쳐버리고
날개 꺾인 새인 양
날개 축 쳐져 버리고
햇볕은 당신의 가리어진
살 속에 검은 물감을 칠하고는
이 가을이 가기 전에
한 점이라도 더 검게 하려고
마지막 남은 열기
뜨거운 열기로
당신을 괴롭히지만
당신의
그 어여뿐 자태를 시샘이라도 하려나 보오…
당신의 검고
그 매끈한 피부를
난 깨끗한 물로
조심스럽게 닦고 닦아
만지면 터질까봐
당신이 앉을 자리
곱게 만든 방석 위에
다소곳이 앉혀놓고
당신을 바라보는
이내 심정은…
사랑하는 당신을
양손으로 감싸 안고
한번에 당신을 소유하고 싶지만…
허지만
하나하나
오랜 시간 당신을
음미 하면서
나의 뜨거운 입김을
당신의 살결에다가
입맞춤할 때에
난 그 달콤한
당신의 살 속에서 베어 나오는 향기에 취해서…
또 다른 맛을 느낀다오
어쩌면 당신의
그 달콤한 맛은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
소중하고 고귀한 것을
이 가을의 문턱에서서
얼마만큼 당신을 사랑해야 하나요,
이 가을이 다가고 나면은
당신과 헤어지겠지요?
난 헤어지기 싫어요,
당신을 사랑 하고 있어요,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 하는지 아세요,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우린 헤어지겠지요.
당신의 그 고귀한
맛을 나에게 남기고
당신은 떠나가겠지요.
그래요 이제
이 가을이 더 깊어 지면은
당신은 나의 곁을 떠날 테지요,
잘 가세요,
우리의 남은 시간 당신을
많이많이 사랑할게요,
그리고
또 다시 이런 계절이 돌아오면
당신은 돌아올 거죠?
그 땐 당신을
더 더욱 사랑할거예요,
당신의 그 달콤한 속살 내음을
나의 입 속에 한 움쿰 밀어넣어
당신을 사랑할게요.
난 당신의
그 달콤함
때문에 잠 못 이룬다오
오늘도
김포의 오고 가는
그 길가에서
코스모스가
가느린 허리를 흔들면서
나를 유혹 하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고
난 당신을 가슴에 안고
차문을 열어 당신을
나의 옆자리에 앉혔을 때
당신의 그 향기가 온 차안에 은은하게 퍼질 때에…
향기에 취해버린 난 행복해 한다오
오늘 사랑하는
당신을 가슴에 안고
우리 집까지 와서
현관문을 열었을 때
우리 옆지기 님이 하는 말이…
뭐야!
아하,
이것이 뭐냐고!
엉? 포도…
김포에서 포도 축제를 하거든,
사 왔지 한 박스,
먹어봐! 봐!
참 맛있다.
찻잔 속으로 떠나보네…
나 혼자
여기에 홀로 앉자
바다가 보이는 창밖을 무심히 바라보며
쓰디쓴 차 한 잔을 마실 즈음이면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네.
바다가 고즈넉하게 보이는
여기 이 자리에 앉아서
나 홀로 조용히 차를 마심은
내 찻잔 속에 비쳐 오는
그대 모습 보기 위함이라네.
한동안 나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나를 반긴 그님과 함께했던
이곳이
나는 그리도 좋다네.
내 얼굴 잊은 지가 너무 오래인가
혹 몸이라도 불편하여 못 오시는가
아니면 내가 정말 미워 안 오시는가
그대 떠난 이 자리는
언제나 나 혼자 지키고 있다네.
바람결에 흩날리며
그대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데
뒤돌아서 훔쳐보면
처음 보는 여인이 소근거리는 소리라네.
내 마음이 외로워 찾는 이곳은
다방이란 말 대신에 바다가 보이는 찻집이 되었을 뿐
그 옛날 그대로인데
그대는 어찌하여
그리도 못 찾는가.
길가는 이 곳 사람을 부여잡고 사정하듯
그대이름을 물어보면 찾을 수도 있으련만
나 떠난 그대를 찾아 무엇 하겠는가
다 지난 일이 아니겠나…
꿈과 같이 흘려보낸 일이려니
그리 생각해보아도
어느덧 내 발길은 이곳에 와 닿아서
언제나 그러하듯
바다가 보이는 찻집에서
차 한 잔 을 주문한다네
지기님 시원한 녹차
한잔만 주세요,
만남이 있어도
만남이 있어도
여인이여
비가 왔네요.
님의 가슴에도
남은 님의 가슴에도
햐이얀 만남이
나를 더욱더 애절하게 하네요.
빗물 받아서 물베게 만들어
님도 하나 이 님도 하나 베고
사랑의 자장가를
불러 볼까요,
하이얀 물보라에
마음처럼
여인이여
만남이 있어도
님이여 뜨거운 여름 바람은
내님의 옷깃을 쓰치고
사랑이 가득한
님의 손을 만져 보지만
따듯한 온기는 어디가고
차가운 님의 향기만이
나를 냉대 하지만
님은 어디메 있느뇨…
있는 곳이라도 알려 주시면
당장이라도 달려갈 텐데…
님의 그 아름다운 모습이라도
볼 수 있다면
만남이 있어도
여인이여
님을 만나면
님의 따뜻한 온기에 흠뻑 취해
물안개 거두어다가 침대에 깔고
들국화 모아 뿌려 놓고
나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님과 이 밤을 지세우고 싶네요
내님의 사랑은
어느 누구라도
움직일 수 없는데,
님이여!
우린 이런 사랑을 해야 해요,
구구절절한 말은 다 버리고
오직 사랑만을 위하여서
내 영혼과 기억 속으로 달려가
우리의 아름다운
사랑의 안식처를
만들어 볼까요.
여인이여,
삶과 죽음의 차이 외 2편
장백산(이한룡)
죽은 자들은
욕망의 사막에 뛰어들지 않으며
연정의 갈증에 꾀어들지 않으며
고통스러워하지도 않거니와
잡히지 않은 신기루를 향해 헛되이
비틀거리지도 않으며
멀리 허공을 향해 부르짖지도 않는다
하지만
살아있음의 생명은
이모든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형제를 의존 하지 말고
친구를 두둔 자랑 말고
여자의 입술 믿지 말라
늘 그리워지는 한 사람
철없는 마음인지 몰라도
늘 그리워지는 한사람이 있습니다.
꼭 하고픈 말이 있었는데
아무런 말도 못하고
손 한번 잡을 용기가 없어 망설였더니
세월도 흘러가고
그대도 떠나갔습니다.
늘 새로운 변화만을 꿈꾸어오던 나는
조바심만 가득해지고
삶이 고달파질 때면
늘 그대에게 가고픈 마음만 가득해졌습니다.
그리움만 가득해 살아가기보다는
그대가 스쳐 지나간다 해도
단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다는
그리운 마음만 더 가득해집니다.
그대를 늘 그리워하며 살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 사람
분주한 하루해의 짧음이 안타까운
시간에도 간간히 보고픈 그 사람
그럴지라도 마음 한 구석 허전함에
만족함에 허기진 그리운 그 사람
간혹 한 동안 날 허공에서 그리움에
사슬에 꼼짝 못하게 동여맨 그 사람
그리움에 밤을 지세우게 하는 사람
얄밉도록 미워지는 이쁜 그 사람
그 무엇 하나 주고 받은것 없지만
모든 걸 주고 싶은 그리운 그 사람
나 죽어 세상에 다시 태어난 다면
그 사람 앞에 서고 싶은 그 사람
사랑의 부족함에 늘 미안한 그 사람
사랑해 말해도 아깝지 않은 그 사람
그 사람은… 당신이랍니다.
길 카페 외 2편
청다리(이재옥)
두 손으로
감싸 않은 종이컵 속에
잊혀져가는
여인의 체온이
손끝에 전해지면
일렁이는
커피 잔에 아른거리는 얼굴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가슴 속을 헤집고 다닌다.
이렇게
눈 내리는 밤에는
불화산이 되여
망각 한 조각을
하얀 눈 속에 묻어버리고 싶다.
잊혀져가는
얼굴위에
간간히 떨어지는 눈송이들
긴 실타래 같은 인연을 삼켜버린다…
두 손으로
꼭 감싸않은
종이컵 속에 커피
잊혀져가는 여인의 체온이 전해 옵니다.
작으만한 입술
하얀 덧니가 살짝 드러나게
미소를 지을 때
더 깊게 페인
보조개까지 어리는 종이컵…
그때처럼
코 끝에 스치는
여인의 향을 느끼며
모락모락
올라오는 커피향…
하얀 눈이 내린다.
살을 에이는 듯한 바람은
잿빛 하늘에서
떨어지는 하얀 눈송이마다
커피잔속에 어리는
얼굴위에
눈물이 되여 속삭인다…
이젠 잊혀진 사람이라고
추억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다시는 생각하지 말라고
그저 스쳐가는 바람이었다고…
긴 실타래처럼 질긴 인연
그건 바보들의 행진이라고…
촉촉하게
젖어오는 종이컵
추억 속에
내동댕이쳐
다시는 끄집어낼 수 없도록
아주 멀리 날려 보내련다.
늦둥이
살다 보니
늘그막에
늦둥이 하나 두었는데
고놈이 글쎄?
얼마나 재롱을 떠는지
애교가 철철 넘치네 그려!
늙은이 마음 쏘옥 뺏어가는 도둑놈이지
살다 보니
늘그막에
늦둥이 하나 두었는데
얼마나 애간장을 녹이는지
살살 녹여대는 눈웃음이
늙은이 마음 쏘오옥 뺏어가는 날강도라네
고놈이
나보고 귀엽데나
나 보고 귀엽다고 해도
고놈이 행복하다면 좋다
상처로 억룩진 잎 파리
물을 뿌려 촉촉하고 싱그런 풀내음
풍기게 하고 싶다.
귀엽고
이쁜 고놈의 귓밥을
자근자근 깨물어주고 싶다
또…
예쁜 유리병에 가두어두고 보고
제일 잘 보이는 선반위에 올려놓고 또 보고
외출 할 때는
주머니 속에 넣어두고
언제나 손 떼지 않고 만지리다
친구들과 어울려
막걸리 한 잔하면서
가만히 만져보고
담배 한대 피우면서 만져 볼란다 .
간고등어 같은…
자반 의 하늘 위에
양떼구름 떠있고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하얀 돛을 단배 타고
그리워하는 이마다 찾아보는
엉덩이보다 통통한 배는
과분 수이고
외로울 때나 울적할 때
내 곁에서 위로해주며
감칠 맛 나는
사랑으로 내게 다가와
아픈 가슴 어루만져주는
따사한 손길
뜨거운 불길 싫다않고
지글지글 웃어주는 너
내 입 속에 들어오려고
그렇게 투정을 부렸니
군침이 도는 것 사실이야!
몸뚱아리만 탐하는
사랑 말고
어머니가
뚝배기에 손 수 끓어주는
구수한 된장국 같은 사랑…
그런
사랑을 주는 넌
간 고등어야!
사라짐에 대하여 외 2편
요범(김은희)
기다리지 않았지만
그의 소식이 왔다
어디로 간다는 말없이
그런 그를 찾아 길을 나섰다
멍한 시선은 젖어 들고 있었다
기다리는 일은 결코 아닌 일이었건만
기다렸다는 듯이
왜 인지 모르지만 또 하나의 습관으로
하얀 봉투를 찾아 들었다
쓸쓸한 풍경 속에
남은 한사람으로의 풍경이 되어
한 그릇의 육개장에
그의 답례를 받는다.
슬픔까지 미움까지도
목구멍으로 넘긴다
그리고
더 이상의 무엇도 남길 수 없음과 동시에
육개장 한 그릇에
그와 나의 대화는 끝났다.
더 이상 궁금할 것이 없는 일임을 알았다
왠지 모를 쓸쓸함에 대하여 서도…
목숨보다 더한 사랑
목숨보다 더한 사랑으로
나라를 위해 바친
님들의 뜻을 새기면서
햇살이 비추는 비문 앞에서 고개숙입니다
님들이 뿌리신 헌신적인사랑으로
우리는 오늘도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디며
후손들에게 님들의 사랑의 뜻을
묵묵히 전하고 있습니다
님이시여
님들의 헌신적인 희생을
다 받들지 못하여
반쪽의 나라로 지켜가지만
진정 님들의 뜻을 알기에
무한한 사랑을 받들어 애쓰고 있습니다.
하나의 뜻을
하나의 의미로 전해 듣지 못하고
둘의 의미를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가 되어 죄인 같은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님이시여
지금껏 애써 지켜온 그 뜻으로
끝까지 이루어낼 용기와 희망을 져버리지 않고
님의 뜻을 이루게 하십시요.
님이시여.
님들이 남기신 고귀한 사랑의 몸부림과
님들의 쓰라린 아픔으로 이루어낸
평화로움 속에
전쟁의 포성과 두려움 없이
오늘도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 보면서도 못 잊어
지켜주시는 뜻을
다시는 져버리어 상처가 되는 일없이
평화와 안정으로
혼란을 이끄는 어리석은 일은
다시는 만들지 않는 현명한 후손으로
님들의 뜻을 지켜가겠습니다.
님이시여…
아직 그 뜻을 져버리지 않은 우리가 있습니다.
지켜보아 주소서…
꼭 하나의 뜻을 이루는 그날은 있으리라..
분단이 아닌 통일을 이루어내는
그날을 위해 노력 할 것을 약속합니다.
진정그것이 님들의 영혼에
보답인 것을 알기에…
님들 앞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약속합니다.
*보훈처 문예공모전 추모헌시부문 장려상수상작
그대는 아는가
먼 산에 물오른 봄날에
그대를 기억하는 벗이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그대가 쓸쓸한 가슴을 쓸어내릴 때
같이 쓸어내려줄 벗이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세월이 쓸고 간 상처가
아물지 못하고
다시 덧나는 사랑의 상처를
같이 보듬어줄 벗이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그대가 기쁨이 넘칠 때
그 기쁨이 그대의 가슴에 가득하길
바래주는 벗이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그대가 정말 힘겨울 때
힘겹다는 말 한 마디 할 수 있는
벗이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마음이 향하는 그곳에
그대의 안부를 불어주는 벗이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그대가 하는 일들이 비록 하찮아도
그대가 하는 일이어서
정직함을 믿어주는 벗이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그대의 빛깔 그대로를
알아보아주는 벗이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그대에게는
그런 벗이 있음을 잊지 말게…
아쉬움 외 2편
청죽골(민영삼)
보고픈 임을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 많은데
말주변 없는 나
입이 붙어 버렸네,
그래도 좋은 건
말없이 웃는 임의 얼굴
실없는 말 하면서도
속 후련해 좋았네.
짧은 만남 그리고
긴 이별이라 했던가
임 보내고
돌아서는 발길 무겁기만 하니
만남의 약속마저 설운 눈물이라
뒤돌아 가는 길에
휘어진 그림자로 남은 미련
긴 아쉬움에 쏟아지는 한숨소리…
여명 속으로
임이 내게 오는 길도
내가 임에게 가는 길도
오늘은 밤이 아니었으면,
임은 밤에 올 것이고
나는 밤에 갈 것이니
내 가슴은 오늘도
나를 배반하며 꿈을 준비할 태니까.
임이 가는 시간이
내가 와야 할 시간이
아침이 아니었으면,
임은 가고
나는 올 수밖에 없는 시간
여명 일수밖에 없다.
여명과 함께
나는 깨어 나야하고
임은 가야하니까.
그리움 적시는 밤
화려한 꿈속의 시간이
날개 짓 하며 전율을 느끼게 하는
홀로 깨어 있는 밤입니다.
순간 하루에도 열두 번씩
그대 있는 그곳을 향해 무언의 몸짓으로
나를 송두리째 내 던지며.
엄동설한 모진 바람
살을 에는 고통과도 같은
인고의 시간 속에서도
그대는 나의 무형의 보배로운
그림자 되어 내 작은 가슴 한 쪽에
영원불변의 꺼지지 않을
등불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녕 소멸하지 않을 그리움은
짙은 갈색의 가을 색채로
선명하게 각인되었음을.
어두운 골목 밤새워
홀로 불 밝히는 외등처럼
고향 같은 온유한 마음으로
그대 맞이할 마음의 문을
열어 놓으려 합니다.
덩어리 채 밀려오는 그리움 한 자락에
어찌 해볼 수 없는 오늘밤도
임의 그림자 쫓는
방랑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별을 헤는 밤
푸른산(정채균)
오랜만에 찾아간 적벽산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경호강변의 한적한
나의 처가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문득 하늘을 보고 소리친다.
저…별들 좀 봐!
크고 맑고 밤하늘을 빼곡하게 메운
강변의 모래알보다도 한참은 더 많을
별들의 성지 별들의 요새를!
순간 올 여름의 뉴질랜드에서
마우이아 노천 온천에서의
눈 속으로 빨려 들어올 것만 같았던
그곳 하늘의 별들이 떠오른다.
아직도 한국에서도 저토록이나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본다.
이른 새벽녘에 일어나
마당에 나가 보았다.
어젯밤의 하늘보다 더욱 또렸하다.
잡힐 듯이 바로 위에 떠 있는
저… 북두칠성은 이곳에 올 때마다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한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은하수를 따라서
나도 흘러 흘러서 달려간다.
님이 계신 곳을 향하여 노를 젓는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내 님의 별…
밤잠을 설치고 찬 밤공기 속에
놓치기 아쉬운 별들을 헤아리다
아침이 오는 소리에 살며시 들어와
침대에 누워도 눈앞엔 온통
크고 작은 별들만 가득하다.
오늘 인천의 희뿌연 밤하늘엔
빛 잃은 반쪽달만 비추일 뿐
보고 싶은 별들이 아니 보인다.
님이여…!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자
가슴 설레이는 별들의 합창을 만나자
맑은 밤 은하수처럼 눈부시게 살아나는
저… 별 하나에 우리 이름을 새겨보자
수많은 별들을 헤아리며
저… 별들만큼이나 많고 많은
이야기 나누며 다정히 강변을 거닐어보자.
오늘도 푸른 산에 비추이는 별들이
어서 오라 손짓하며 반짝이며 미소를 짓는다.
잊혀 진 줄 알았는데
들꽃향기(김정미)
아지랑이 가물거리는
끝자락엔
지금도 잊혀지지
않은 상처가
끝자락에서 아직도
맴도나 봅니다
잊혀 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아픈 기억은
아지랑이 끝에서
맴도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합니다.
가슴 아픈 기억이랑은
잊자고 다짐하고
다시 다짐하건만 역시
떠오르는 모습 모습들
언제까지일런지 모릅니다.
평화로움을 읽습니다 외 1편
풀꽃(윤경향)
무디어진 가슴을
섬세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사방에 울려 퍼지는 고운 음률이
온 공간을 채우고
차가워진 내 마음도 서서히
웃음꽃 피우게 만드는
음악,
네가 있어 다시 미소 짓습니다
자유로이
길가에 행복한
들꽃도 되어보았다가
파란하늘 흰 구름
고운 마음도 되어보았다가
저 멀리 고운님과 노니는
이름 모를 새도 되어보았다가
내 눈 속에
아름다움은 살아서 보는
좋은 것인가 봅니다
사각 사각
혼자서도 죽고 있는
다시 꽃피울 수 없는
메마른 가슴도
평온한 행복을 압니다
클래식 고운 키타
너와 취하여
때늦은 새싹 같은 여린 순으로
비 내린 다음날의
맑고 깨끗한 이슬을 주워 담아봅니다
슬픈 사랑
바람이 분다고
흔들리면 되나요
흔들린다고
울기만 하면 되나요
마주하는
연분홍 사랑
가슴에서 노래한다면
한낱 풀꽃이어도 좋아
사라져버릴 이슬이어도 괜찮아
봄 향기 스스로 피워
그대 가슴에서 살 수 있다면
머물 수 없는 바람이어도 좋아
바람 불 때마다
지쳐 지쳐 지쳐도
잊을 수 없는
사랑이니까
나의 당신이니까
내 아내가 있어 외 1편
실버들(이홍주)
남자는 다 저래 쯔쯔쯔…
드라마나 통화가 끝난 후 가끔
나를 슬쩍 쳐다보면서
아내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그럴 때면 참 아내가 무섭다
눈빛 또한 걸리기만 해봐 하는
무언의 압력과도 같은 그 눈빛
지은 죄 없이 발이 저려온다
그래도 아내는 사랑스럽다
따뜻한 밥과 신선한 반찬으로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고 식사 후에는 디저트로
소화 잘 되라고 미주알고주알 수다를 늘어놓고
내 아내가 있어 즐거운 저녁시간이 행복하다.
희 망
뒤뜰에
소리 없이 서있는
목련 나무
꽃망울 터뜨릴 것처럼
커져만 가고
겨우내
힘들고 고통스럽게
동장군을
이겨낸 바위처럼
지치고 고단했던 마음에
꽃 피울 준비를 서두른다
이젠, 고통과 무력감
모두 벗어 던진 채
목련꽃 필 즈음
하얀 아름다움
희망의 꽃으로
가슴속에
화알짝 피워 보리라
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아무일 없이 행복해 하자
삶의 목표가 늦어지고
때론 힘들어도
구름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는 게
우리네 인생인데
지금의 모습에
감사하고 기뻐하며
즐거워하자
그리고 기다리자
기다림이 더딜 지라도
참고 이겨내서
씨를 뿌리고
그날을 기다리자
추억을 회상하며
영원(신은아)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가지만
추억은 늘 그 자리에
머무는 것 같습니다
문득 그때 그 시절
그 사람을 생각해 봅니다
일과를 마치고
약속 장소에서 만나
걸어 걸어서
어느 바닷가에 도착했을 때
어둑어둑한 밤바다
그 곳을 홀로 지켜주던 등대
그 밤바다는 그 무엇으로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고
넓고 편안했습니다
그 불빛 아래서 행복해 했던
해 맑은 웃음
지금도 가슴 저리게 합니다.
그와 함께 했던 추억은
아픔 보다는 입가에
미소 짓게 합니다.
아쉬운 시절
선화 (방승엽)
포근히 미래를 꿈꾸던 그 시절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작은 돌을
바다에 던져 버리고
순진하고 귀엽기만 한
예쁜 마음과 멋있는
미래만을 내 마음에
살며시 들게 하고 싶어라
추억은 추억 그대로
사랑은 사랑 그대로
청순한 한 송이 꽃으로
청순한 한 송이 꽃으로…
여고시절 외 2편
솔향기(곽은경)
여러 시인들의 글을 읽다보니
갈래머리 여고시절이
그리워지는군요.
그 시절 누구나 그러하듯 시화부에 들어
시를 쓰고 인생을 고뇌하며
앞으로의 삶에 밤잠을 설쳤던 시절
나이 먹어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무디어지고 잊혀졌던 모습들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그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맑은 소녀를 발견합니다.
먼 그대
발이 있어도 달려가지 못합니다
그대에게 짐이 될까봐
입이 있어도 사랑한단 말을 못합니다
부담스러워 하실까봐
만져 보고도 싶지만
욕심이 생길까 해서 만져보지도 못합니다
그 님을 사랑하기에
사랑하기에
소리쳐 부르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서
그 대 이름한번 부르지 못합니다
그 대 너무 먼 곳에 계시기에
오늘도 난 가슴앓이를 합니다
그대를 사랑하기에
그 님에 행복을 빌기에
오늘도 가슴앓이를 합니다
내게 너무도 먼 그대여
그대를 사랑합니다
임을 보내며
서로의 길이 다르기에
서로의 삶이 다르기에
누군가 하나는 마음을 접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나 사랑하기에
가슴에 대못하나를 박고서야 난 떠난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댈 잡을 수 없어
그래도 견딜 수 있는 내가 떠난다
그래도 견딜 수 있는 내가 떠난다
몸은 떠나도
마음은 늘 님 곁에 있으리
임에 행복을 빌며
임에 행복을 빌며…
김삿갓 외 2편
하얀설목(박준영)
와석리 노루목
풍자의 전설 김병연
죽장에
삿갓 하나 전 재산
누더기 같은 세월 속
되새김질하던 구름 같은 인생
하늘 가린 삿갓 벗고
바라본 서산마루
설음에 붉게 우려진
노을 쏟아지고
길속에 빠져버린 추억
나뭇잎마저도 닳아 버려
속절없는 그리움에
쓰린 가슴 쓸어내린다.
그는 바람이었나봅니다
몇 시간을 컴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뭔가를 써야 하는데…
뭐라고 말은 해야 하는데…
쓸 수가 없었습니다.
꼼짝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춘기 소녀도 아니련만,
눈물은 왜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문득 바다가 보고 싶다는 충동에
무작정 강릉 경포를 찾았습니다.
바다만 보면 확… 트일 것 같은 가슴이
더… 답답하기만 합니다.
언제 인지도 모르게 살며시 다가온 바람…
그는 내 곁에 머물러 주질 못할 바람입니다.
아니 그는 떠나야할 슬픈 나그네였나 봅니다.
그저… 희미한 흔적으로나마 남아 있는
바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픈 추억일 지라도
마음 한 구석에 남겨두고 싶습니다.
바다
수평선 저 끝 쪽빛
흰색으로 획을 긋고
삼킬 듯 달려들며
희롱하는 성난 파도
저 무리
벗어난 갈매기는
몸 낮추고
비행한다.
도서관에 가는 길 외 2편
사모아(김종희)
숲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도서관엘 갔다.
휴게실 앞에
측백나무는 아름다운 자태로
반년을 기다렸다.
눈 오던 날에 그에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 눈물이 났다.
또 다시 그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내 삶이 끝날 것 같아
길게 그와 작별했는데…
난 겨울을 보내고
여름을 맞이하며
새로운 학년에 기말을 맞았다.
나 또한 아름다워지고자
그 자태로 버티려 했으나
세월이 주름들을 얹어주고
기쁘게 웃으라 한다.
너를 만나러 가는 길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은
늘 하이얀 꿈길이었다.
너를 만나기 위해
새벽마다
꿈을 꾸고
네 모습 그리며
아침바다를 본다.
냉철하고 냉냉한 가슴엔
늘 장미 향기 같은
향 내음이 풍겨나고
너로 인한
내 삶이 풍요로운 건
널 만나러 가는 길을 알기에
오늘도 난
꿈길을 달린다.
너를 잊어버린 날
너를 잊어버린 날들이 있었다.
삶에 때들이 심장을 덮고
뇌에 혈관들조차
쉬고 싶어지던 날에
너를 잊고 있었다.
가슴에 비늘 같은 죄악들이
떨어지던 날
그리도
사무치게 그리던 너를 찾았다.
너는
내 가슴 귀퉁이에 앉아
눈물 뚝뚝 떨어트리며
기도하고 있었다.
너를 위해
기도하던 행복한 날들이
추억되어 흐르고
어머니
소정(서성숙)
어느새 칠순을 바라보시는 우리 엄마.
고개 숙인 남자 아닌 아버지 덕에
곱디곱던 우리 엄마 언제? 벌써 할머니가 되셨다.
동갑이신 두 분이 미남 미녀로 만나셔
오남매에 아홉 손자를 두시고도
아버지는 청춘이신데
예쁜 엄마 모습은 그저 수심 찬 얼굴에 할머니가 되셨다.
그래도 아버지를 더 따르던 내가
이제 어미가 되어보니 나이가 들수록
변해가는 엄마의 모습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딸년의 마음이란 게
하루라도 푸근히 따신 진지 지어드리지 못하고
대신 삼아 올케언니에게 아부삼는다.
일찍부터 염색하시던 흰 머리칼은
나에 철없음이 방자함이 어리석음이 묻어졌으리라
저 깊은 주름사이마다 나에 불효가 심어졌으리라
엄마의 표정 없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에 마음은
아스라이 쓰라려진다.
돌아오는 성년의 날 장미꽃 이쁘게 안겨주고 싶은데
나 닮은 딸아이 그날 맞춰 귀국하려나
딸아이 스무 살 되어오면서 엄마의 시퍼런 가슴을
만질 수 있었다
미스코리아 보다 더 예쁘던 울 엄마
벌써 할머니 된 우리엄마
언제나 울타리인 어머니께
이젠 벗이 되어드리고 싶다
우리 집 풍경 외 2편
진주(김윤자)
창문 너머로 푸른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며
일어나라고 단잠을 깨운다.
우리 집이 천장산 끝자락에 위치하여
참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비둘기가 구구하며 노래 부르는 소리
매미가 우는소리
까치가 울어대는 소리
소쩍새가 소쩍소쩍 하며 노래하고
개구리들이 합창도 하며
아름다움을 서로 서로 폼낸다.
시골에서의 풍경과 모습을
우리 집에서 보고 들을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함인가?
때론 너무 감사하며 생활한다.
지금도 매미들의 합창을 들으며
나를 정겹게 해준다.
예쁜 장미꽃
빠알간 색을 곱게 담은
예쁜 장미
하룻밤 지나고
예쁘게 꽃봉오리 터지듯
터질 듯한 빠알간 장미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싱싱함을
젊음을
생기를
살아 숨 쉼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한다.
우이동 산행
가을 하늘은
높게만 보인다
우거진 푸른
산 속의 나무들
맑은 공기로
가슴속에 들어와
세상의 때 묻은 것 들을
다 토해 내라고 한다.
산비둘기가 울음 지을 때
다람쥐가 도토리를 모으다
우리 일행을 보고
도망을 간다
시원한 바람 불어와
등줄기 땀 씻어주고
발걸음 가볍게
춤추게 만드는구나!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외 2편
천사남편(박상원)
거침없이 달려온 길들을 때때로 뒤돌아볼 때면
알알이 한숨 섞인 눈망울이 맺힌다
구름은 가리어 태양을 숨기고
하늘은 피어나 바람을 일으킨다
어느 곳엔가 숨결을 흩어 놓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을 전해준다
가파른 기억 속에 네 향기를 묻어두고
긴긴 기다림과 고뇌의 물결 속에
뼈저리던 지난날을 회상한다
새는 울어 말을 하고 개는 짖어 말을 한다
아기 또한 울어 말을 하나
우는 것은 바람일 뿐일지니
바래어만 우는 아기가 되어서도 아니 될 것이며
또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들을
짖어대며 울어 대서도 아니 될 것이다.
허나 우리는
아무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짖지도 울지도 않고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며
그런 세상을 아이에게 가르치며
사막과 같은 삭막을 스스로 자행하며
푸르른 세상은 스스로 버려둔 채
있지도 않은 오아시스를 찾으며
신기루인지도 모른 채 달려가 쓰러지고
그렇게 살아간다
아무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기다림과 헤어짐
지나간 것들과 다가올 것들에게
그리고 현존하는 거짓과 잡음들에게
오늘날의 알량하게 지켜온 자존심과 함께
나는 오늘 이별을 고하리라
바람이 전해준 숨결 속에서
더 이상 찾아 헤매이지도 않을 것일지며
고집스런 기다림에 허무한 시간을
더 이상 지새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나의 경건함과 가다듬는 고뇌 속에서
너를 보내는 일에 망설임 없을 것이다
또한 나의 무지로서
새하얗게 지워낼 수 있으리라
새로운 태양은 이 가슴속에서
언제고 떠오르고 있다
오늘날까지 버텨온 그 모든 기다림과 바램들
시기하듯 질주해온 숨 가쁜 나날들
허무하기 짝이 없는 나날들
네가 없기에 더 없이 덧없는 나날들
여유로운 삶
꿈나무(김명숙)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아온 인생…
바쁘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아 서글퍼지는 것…
일이 많아 지쳐서… 여유가 없으신 것…
모두가 이해가 갑니다.
당신의 현주소가 저의 삶을 투영하는 거울과 같아…
뒤늦게 제 삶을 뒤돌아봅니다.
커다란 위업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이
허공을 떠도는 구름만 같습니다.
이 고개를 넘으면 시원한 숲 속 어딘가에 휴식처가 있으려니…
거듭거듭 기대를 반복하건만
달콤한 안식이 저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제 인생의 황금기에 몸을 싣고 있습니다.
바쁜 가운데서도 삶을 여유를 갖고 우리의 인생을 가꾸고…
그러나 과유불급이나 중용지덕의 조화로운 삶에도 충실해야 하겠지요?
바쁘고 힘들고 어려울 때 서로 나누는 우리의 대화가
사막 어디엔가 숨어있는 오아시스를 찾아내는 기쁨이 될 수 있겠지요?
서로 분주한 일과 속에서도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는 원시인(자연인)이 됩시다.
나날이 새롭고 행복하십시오
산골 외 2편
숨은꽃(김인숙)
인적도 없는 산골
산만 까마득하다.
까마득한 산꼭대기
구름만 무심히 지나친다.
봐주지도 않는 망태꽃
제혼자서 무성히 피고진다.
기차만 혼자 덜컹덜컹 제 갈길 간다.
아무도 찾지 않는 그곳에
한번은 가고 싶다.
낮 땡볕은 눈부시게 내리쬐고,
산새조차 졸리운 날갯짓하는 곳.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도 봐주지 않는 그곳에서
터벅터벅 생각 없이
나그네로 걷고 싶다.
무료한 하얀 나비
작은 꽃에 앉는다.
그림자조차 느릿느릿
나그네의 뒤꿈치에
매달려간다.
선운사
선운사에 가고 싶다.
가보고 싶다.
내 여고시절 그리움으로
한번은 가
동백꽃 뚝뚝 떨어지는 모습
보고 싶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그리움이기에
동화보다 더 아름답게
꾸며져 있는 곳.
그리움으로만
남고 싶다.
여고시절'눈물 같은 꽃'을 읊으며
가슴이 미어졌던'선운사'
이 나이엔,
시인의 뜨거운 가슴도 식어버리고
오동도의 동백처럼
섧지도 안타깝지도 않은,
관광객에 지친
초라한 모습만 보고 돌아 와
또 한 개의 그리움 내려 놓을까봐
그리움으로만
남고 싶다.
선운사에 가고 싶다.
일상의 단조로움에
텅 비어 있을 때
아무런 넋두리조차 나오지 않을 때
"선운사에 한번 가야지
이봄에는 눈물 같은 동백꽃
뚝뚝 떨어지는 모습 꼭 보고야 말아야지."
안부
이제사
나의 안부 궁금해 왔는가
나,
네 안부 궁금해
기웃 기웃
귀 기울이고
설레설레
발길 종잡지
못하였는데…
새카맣게 탄 가슴
무심한 듯
그저 얼굴만 내 밀었는가
하 궁금한 나 안쓰러우면
한 마리 새로라도 와
내 어깨에 내려앉지,
한 송이 꽃으로 와
보고 있어도 궁금함만 더하게
아무런 말없이 바람에 흔들리고만 있는가
이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외 2편
뫼사랑(임종훈)
삭풍을 맞으며
떨고 있는
나무 끝에 매달린
가녀린
잎새 하나를 보고도
눈물지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산행에 지친 당신을 위해
기쁨을 주는
옹달샘 같은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삶의 무게가
당신의 어깨를
짖 누를 때
언제라도 찾아와
기대어 쉴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을 보고도
잎새에 맺힌 영롱한
이슬방울을 보고도
함께 아파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찢어져
바람에 나부끼는
현수막같이 보일지라도
추위에 떠는
당신을 위한
화롯불 같은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아침을 열며…
아침에
난실의 창을 여니
코끝을 간지럽히는
진한 난향이
반가운 인사를 합니다.
이백삼십 여분의
한국춘란과 석곡
그리고
풍란과 부귀란들이
살고 있는 공간에
한 분의 산천보세가
같이 입주해 있습니다.
이틀 전
그 산천보세가
꽃대를 두 대 올려서
감미로운
난향을 내 뿜고 있습니다.
또한
소사나무 분재도 잎이 나오고
드디어 베란다도
활기가 넘치는 모습입니다.
산꾼과
난초…
별로 어울리지 않는 거
같지만
벌써 애란인으로
난 배양을 한지 15년이 넘었네요.
아침 날씨는 꿀꿀하지만
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지는 아침이네요.
소양호에서
구름을 뚫고 달님이
수줍게 살짜기 얼굴 내미니
호수에도 달빛이 고즈넉히 비치고 있더이다.
머리를 들어
달을 보니 그곳에는 당신이
살포시 미소를 머금고…
밤은 깊어만 가고
찌는 미동도 않는데
짝 잃은 산새들은
구슬피 울고
이름 모를 풀벌레는
짝짓기에 즐거운 비명입니다.
이 밤 당신이 더욱더
그리워지더이다.
이른 아침 짐을 챙겨
먼지 날리는 오솔길을 달려
잠이 들깬 산새들과 벌레들을 깨우고…
수정같이 영롱한 이슬방울을 머금고 있는
이름 모를 풀들의 열병을 받으며
대관식에 입장하는
그러한 기분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작열하는 태양…
피부에 느끼는 따끔거림.
이번에 집 떠난
훈장쯤으로 생각하며
다시금 내 보금자리의
포근함을 느껴봅니다.
제 3부 산문
별 따러 간 해바라기
별 따러 간 해바라기(동화)
어진 (이원주)
두 개의 해바라기씨앗이 상막한 시멘트로 덮여있는 옥상으로 떨어졌어요.
제비가 물고 가다 떨어뜨렸나 봐요.
하나는 옥상 조그마하게 만들어 있는 꽃밭에 떨어졌지만, 하나는 그렇지가 못했어요. 상막하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졌거든요.
도시 한 가운데 어느 옥상 위에 우뚝 서 있는 해바라기는 낮에는 해님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밤에는 늘 외로워했어요.
해바라기는 편식을 하지 않았나 봐요.
키도 크고 얼굴이 너무 환한 빛을 가진 꽃이었어요.
노란 빛 밝은 옷을 가라 입고 매일 친구를 기다렸어요.
하지만, 상막한 시멘트 바닥엔 친구가 찾아오지 않았어요.
늘 혼자인 해바라긴 멀리서 빛을 비추는 별님 아래에서 혼자 중얼거렸어요.
“우리 아이들은 드높은 하늘 아래서 살게 해주고 싶어. 맑은 공기와 수많은 별들도 볼 수 있는 곳으로 말이야!”
그러자 어느새 영글어 버린 씨들은 엄마 뱃속에서 곧 튕겨 나올 것만 같았어요.
바람이 세게 불어 줄기가 흔들리면 씨들은 땅으로 떨어지고 엄마와 작별 인사를 하며 멀리까지 흩어져 나갔어요. 흩어져 나간 해바라기 씨는 단단한 껍질에 보호되어 마른 풀 아래나 맨땅에서 겨울을 나야하는데, 얼어 죽지 않고 ‘겨울을 나는 친구들은 몇 되지 않는다.’네요. 땅에 떨어진 씨는 껍질의 줄무늬 덕분에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그래도 겨울 동안에 비둘기나 직박구리, 쥐 같은 동물들이 대부분이 주워 먹어 버린답니다. 특히 잡초의 씨나 곡류 등 주로 식물성 먹이를 즐겨 먹는 방울새는 해바라기 씨앗이 아직 익기도 전에 말랑말랑할 때부터 날아와서 씨를 쪼아 먹기도 해요.
그 무서운 겨울을 잘 이겨낸 해바라기 씨앗이 있었어요.
제비가 물고 가다 떨어뜨린 씨앗이랍니다.
어느 한적한 동네 깨끗하게 정돈되어있는 뜰이었어요.
싹이 트며 방긋방긋 웃으며 해바라긴 활짝 피었습니다.
그 곳은 자폐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한별 이라는 한 사내아이가 살고 있는 집이었어요.
그 아이는 사람을 멀리하기에 좀처럼 누구와 친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얼굴이나 몸을 때리는 행위, 머리를 벽이나 바닥에 박기까지 하며, 자신의 몸을 꼬집거나 할퀴고, 물고, 자신의 눈을 찌르거나 머리카락을 잡아 뜯고, 이물질을 먹거나 반복적으로 음식을 구토하는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였어요.
어느 날 아이는 창 밖에 활짝 핀 해바라기를 보았어요.
“이야, 너무 예쁘다. 엄마 저 꽃 이름이 뭐예요?”
엄마가 창가로 다가오시며,
“예쁘지? 저 꽃 이름은 해바라기라는 꽃이야. 해님의 모습과 닮았다는 이유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해님의 꽃'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걸쳐 들어왔대… 중국에서는 아마 ‘향일화’라 부른다지? 호랑나비, 표범나비들이 해바라기에서 나오는 꿀을 좋아하기도 하고, 꿀과 꽃가루를 모으고 있는 꿀벌, 꽃 속의 꿀과 꽃가루를 모으기 위해 이 꽃 저 꽃으로 부지런히 날아다니는 꿀벌들은 다른 그루의 꽃가루를 옮겨주면서 해바라기의 수분을 도와 준 단다. 그리고 다 익은 해바라기 씨앗을 사람들도 먹기도 한단다. 씨앗은 두뇌발달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좋아. 참, 그런데 키가 크고 햇볕을 많이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해바라기는 실내에선 키울 수가 없대…”
엄마는 해바라기에 대해 많은 걸 알려주었어요.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개미는 꿀 냄새를 맡으며 높다란 해바라기 줄기를 타고 꿀을 찾아 해바라기 꽃을 향해 기어 올라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한별이는 해바라기를 보며 신기해했어요.
"나는 해님을 보면 눈이 부셔서 눈을 뜰 수가 없는데, 엄마 참 신기하죠?"
“엄마, 나가볼래요. 가까이 가서 보고 싶어요.”
엄마는 흐뭇한 표정으로 대답하였어요.
“그래, 그럼 엄마랑 같이 나가볼까?”
“네, 엄마”
아이는 너무 좋아서 손뼉을 치며 폴짝폴짝 뛰었어요.
아주 한적한 곳에 피어오른 해바라기는 고운 햇살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랐어요.
밤에는 초롱초롱한 수많은 별을 보며 무럭무럭 자라나는 해바라기를 보는 것이 한별이에게는 큰 즐거움이었지요.
한별이는 해바라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밤에는 별들에 대해 이야기도 하기도 했어요.
해바라기가 물었어요.
“한별아 너 저기 하늘에 있는 저 별이 무슨 별 인지 아니?”
“아니.”
"나는 별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기도 한단다. 너무 멋지지“
“응”
“있잖아! 여름밤 하늘에 있는 별은 여러 모양을 하고 있어. 이름들도 여러 가지지. 내가 이야기해 줄게 잘 들어봐."
"진짜? 야호! 신난다."
" 전갈 별자리부터 해 줄게."
"응"
“전갈이라는 별은 헤라 여신이 사냥꾼 오리온을 죽이기 위해 풀어 놓은 전갈인데, 오리온은 무척 오만하여 세상의 모든 동물을 죽일 수 있다고 떠들고 다녔어.”
한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 하였어요.
“오리온이 그렇게 커? 싸움대장 인가봐.”
해바라기가 대답했어요.
“글쎄, 과연 싸움대장일까?”
“그 말은 올림포스의 신들을 화나게 했고, 결국 헤라 여신은 전갈을 풀어 건방진 오리온을 죽이게 했어. 그 후 전갈은 오리온을 죽인 공로로 하늘의 별자리가 되었어. 오리온은 하늘에서도 전갈이 두려웠는지 전갈이 서쪽 하늘에 질 무렵에야 동쪽 하늘에 보이기 시작한데“
“그래, 오리온은 겁쟁이네. ‘히히히‘ 웃긴다. 그렇지 않니 해바라기야.”
“응, 그리고 신화의 또 다른 이야기에는 전갈을 풀어 놓은 것이 아폴론 신이라고도고 해.”
한별 이는 별자리에 대해 흥미 있나 봅니다.
“그래, 그런데 전갈자리는 어떤 모양, 어떻게 찾니?”
“알려 줄게 너도 한번 찾아봐. 전갈자리를 찾아보려면 활잡이자리의 서쪽에 있는 S자 모양의 별자리로 남쪽 지평선 위에서 볼 수 있어. S자의 윗부분에 있는 붉은 색의 1등성이 특히 잘 보이기 때문에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아.”
“그래? 그럼 나도 한번 찾아 봐야지...”
“다만 S자 끝에 있는 전갈의 꼬리 부분과 그 동쪽의 활잡이자리 별을 혼동하기가 싶데.”
“그렇구나. 너무 재밉네 또 해줄 수 있니?”
“그럼 해줘야지. 하하하 이번엔 독수리 별자리 얘기해 줄게.”
한별 이는 점점 눈이 반짝반짝 해 졌습니다.
“독수리별자리는 미소년 가니메데를 트로이 언덕에서 납치하여 하늘로 데리고 간 공로로 별자리가 된 독수리야. 이 독수리는 제우스 신 이 변신한 모습이라고도 하고 혹은 제우스신의 심부름꾼이었던 독수리라고도 해.”
“내 생각에는 제우스 신 이 변신한 모습 이였으면 좋겠다.”
한별이의 생각을 말했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하늘로 납치된 가니메데는 신들의 사랑을 받으며 청춘의 여신 헤베를 대신하여 신들에게 술을 따르는 일을 하였다고 해. 독수리자리 동쪽에 있는 물병자리가 바로 술을 따르고 있는 가니메데의 모습이야.”
“이야 너무 신기해. 그럼 물병자리가 아니고 술병자리도 될 수 있겠네.”
“글쎄 술병자리라곤 부르진 않나봐. 하하하 한별이 칠월칠석이라는 말 들어봤지?”
“응, 견우, 직녀 이야기도 아는걸.”
“그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칠월 칠석의 전설 속에서 견우를 태우고 은하수를 건너는 배의 일부분으로 여겨지기도 해. 이 별자리를 찾는 길잡이별은 여름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직녀야. 직녀의 남쪽으로 이 별자리의 으뜸별 견우를 찾으면 돼. 견우의 양 옆으로는 두 개의 별이 나란히 견우를 시중들고 있대. 이 별자리는 견우를 위로해서 우산을 펼친 모습을 상상하면 된단다.”
“아하”
“칠월 칠석의 주인공인 견우(소몰이)로 서양에서는 알타이르(나는 독수리)라는 이름으로 불려오는데 견우는 백색의 0.77등급별로서 온 하늘에서 13번째로 밝은 별이며 지구에서의 거리는 16광년 의로 무척 가까워 견우는 빠르게 자전하는 별로도 유명한데 한번 자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겨우 6시간 정도야. 이러한 빠른 자전으로 견우의 모양은 타원형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어. 견우는 거문고자리의 직녀, 고니자리의 데네브와 함께 여름밤의 가장 중요한 길잡이별이야. 이 세 별로 이루어진 커다란 직각 삼각형은 '여름철의 대삼각형으로 불려진대.”
“와”
“한별이 졸리지 않니?”
“응 안 졸리는데 하나만 더 듣고 잘래.”
해바라기는 피곤했나봅니다.
“그러지 말고 한별아 오늘은 그만 자고 내일 또 해줄게. 내일은 무슨 별자리 이야기 해줄까? 돌고래 좋아하지?”
“응, 엄마랑 아빠랑 함께 돌고래 쑈 보러 간적 있는걸.”
“그랬구나. 그럼 내일 돌고래 별자리 이야기 해줄게.”
“응, 알았어. 그럼 나 자러 갈게. 내일 꼭 해줘야해.”
“그럼 해주고말고.”
한별 이와 해바라기는 서로 인사를 나누었어요.
“해바라기야! 잘 자.”
“그래, 한별이도 잘 자. 예쁜 꿈꾸고. 안녕!”
한별 이는 손을 흔들며 집으로 들어갔어요.
“안녕! 해바라기야”
고요한 밤 해바라기는 고개 숙인 채 잠들었습니다.
날이 밝아 오자 보슬보슬 비가 내렸어요.
한별이가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왔답니다.
“한별이 일찍 일어났네.“
한별이 모습은 힘이 없어 보였어요.
“한별아 왜 그러니? 어디 아프니?”
말없이 한별 이는 고개만 저었어요.
“왜 그러는 거야? 말해보렴”
그제야 한별이가 대답을 했어요.
“비가 와서 기분이 안 좋아.“
그때 해바라기는 기분 안 좋은 한별이 마음을 알게 되었어요.
“한별이 너 비 오면 별 자리 구경 못 해서 그런 거지?”
“응”
한별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어요.
“한별아! 비야 오늘은 내리지만, 내일이면 끝질 수 가있어. 아니 있다가 끝질 수 도 있잖아.”
한별 이는 큰 걱정 이였어요.
며칠 계속내리면 어쩌나 걱정 이였어요.
“한별아! 비도 내려야지 매일 날씨가 좋으면 않되는 거야.”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빨리 돌고래 별자리 이야기 듣고 싶단 말이야.“
해바라기는 걱정되었어요. 그러다 한별이가 감기라도 들기라도 하면 큰일이거든요.
“한별아 빨리 집에 들어가 그러다 너 감기 들겠어. 그리고 밥 많이 먹고”
“응 알았어. 있다 보자.”
그러자 오후가 되었어요.
비는 조금씩 그치고 있습니다.
얼마 후 해님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예쁘게 수놓아진 무지개가 떴습니다.
“한별아! 한별아! 빨리 나오렴, 무지개가 떴어.”
한별 이는 냉큼 밖으로 뛰어 나오며 하늘을 올려다보았어요.
“와! 진짜 무지개네. 너무 예쁜걸.”
그러며 한별 이는 신이나 팔짝팔짝 팔을 하늘 위로 향하며 마구 뛰었답니다.
그러자 해바라기가 한별 이를 불렀어요.
“한별아!”
“응?”
“비도 그치고 하니깐 무지개에 대해 조금만 이야기해줄게.“
“좋아 빨리 듣고 싶어.”
한별이가 재촉을 했습니다.
“호호호 애도 참...”
해바라기가 웃었어요.
“무지개는 말이지, 비가 그친 뒤 물방울이 많은 대기에 햇빛이 비칠 때 나타나는 아름다운 빛깔의 반원형으로 이루어 져있단다. 태양의 맞은편 쪽에 반지름이 빨강 부분에서 약 42˚, 보라 부분에서 약 40˚의 원호(圓弧)를 이루고, 그 사이에 스펙트럼으로 분광(分光)된 색이 나란히 있어. 색은 바깥쪽으로부터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 보라 순서로 있거든 그러나 이 일곱 가지 색들이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니야.”
한별 이는 많은걸 궁금해 했어요.
“그럼 스펙트럼은 뭐야?”
“어, 스펙트럼이란 가시광선을 분광기로 분해했을 때 얻어지는, 파장 순으로 늘어선 띠 모양 빛의 상, 물리학 용어로 쓰이고 있어. 예쁜 빛이기도 하지만 아주 강한 여러 빛을 갖고 있어.”
“그럼 왜 일곱 색을 다 보지 않을 때도 있는 거야?”
“그건 말이지 물방울이 적을 땐 그 여러 색을 다 비치지 않아.”
그러며 무지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어요.
“무지개가 없어졌어. 더 보고 싶은데.”
한별 이는 큰 실망을 하며 하늘만 바라보았어요.
“한별아 내가 얘기 해줄 테니 네가 하늘을 바라보며 상상 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한별이가 힘없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대답 하였답니다.
“응, 그렇게 할게. 하지만 너무 아쉬워.”
“그렇지? 한별아! 무지개 이름도 다양하단다. 안개무지개(흰 무지개), 주 무지개, 부 무지개, 과잉무지개가 있어.”
한별이는 또 한 번을 놀래며
“그렇게 많아? 나는 무지개면 다 똑같은 무지개인줄만 알았거든.”
“그렇지가 않아. 잘 들어봐. 주 무지개는 색이 모두 나타나고, 부 무지개는 색 배열이 주무지개와는 반대로 바깥쪽이 보라, 안쪽이 빨강이야. 안개무지개는 물방울이 작으면 빛깔이 뚜렷하지 못하므로 안개비나 안개가 낀 경우에는 흐린 흰색 띠로 보여. 이것을 흰 무지개라고도해.”
한별이는 너무나 신기했어요.
“나 흰 무지개 한번 보고 싶다. 히히”
그 다음에는 해바라기가 어떤 얘기를 해줄까? 한별이는 해바라기만 바라보고 있지 않겠어요.
“무지개에 대한 속담도 참 재미있거든. 한번 들어볼래?”
“응, 해주라. 해바라기야.”
그러자 해바라기가 빙그레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하였어요.
“우리나라 속담이 많긴 한데, 조선시대에는 무지개 현상을 보고 홍수를 예상하는 홍점이 성행하였다 고해. 또 아름다운 선녀들이 깊은 산속 맑은 계곡에 목욕하러 무지개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다는 전설이 있어. 재미있었니?”
그러자 한별이가 집 안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곤 한권의 동화책을 가져왔어요.
그 책은 바로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동화책이었어요.
“해바라기야 그럼 여기 선녀들도 무지개를 타고 내려왔겠네.”
그러자 한별 이와 해바라기는 방긋 웃었어요.
이야기가 끝나며 붉은 저녁노을은 저 산 너머로 넘어 가고 있습니다.
“한별아 이제 들어가 씻고, 저녁 먹고 조금 쉬었다 있다 또 만나자.”
한별이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해는 저물고 어두컴컴한 깊은 밤이 되었어요.
비가 내려서 오늘 밤에는 별 구경을 못할 줄만 알았지만 다행이 낮에 그치는 바람에
오늘 밤에도 별 자리를 볼 수 가있었어요.
비가 온 뒤여서 그런가 하늘은 더욱 깨끗하고 총명한 별들이 반짝 반짝이고 있습니다.
한별이가 해바라기 곁으로 왔어요.
“한별이 밥 맛있게 먹었니?”
“응, 많이 먹었어.”
“그랬구나, 구토도 하지 않고?”
“응”
“잘 했어. 이제 한별이도 씩씩한 어린이네.”
한별이가 급한 목소리로 말하였어요.
“해바라기야! 빨리 돌고래별자리 이야기 해줘!”
“그래 그런데 오늘은 돌고래 별자리만 듣고 들어가 자야해.”
“왜? 많이 듣고 싶은데.”
한별이가 욕심을 부리네요.
“한별아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키가 많이 큰단다. 밤9!10시 사이에 자야 키가 젤 많이 큰데.”
한별이가 화가 났나봅니다.
“치, 그런 게 어디 있어? 거짓말 말아.”
“그렇지 않아 어린이는 그 시간에 수면을 해야 그 시간에 젤 많이 키가 큰단다.”
한별 이는 해바라기 말을 듣기로 했어요.
“알았다고. 빨리 자도록 할게.”
“착하네! 한별이 자 그럼 얘기 할게.”
그러자 한별 이는 조용히 이야기를 들었어요.
“돌고래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심부름꾼으로 바다의 여왕 암피트리테를 설득하여 포세이돈과 결혼하게 한 공로로 하늘의 별자리가 되었어. 이 신화에 의하면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의 구애를 거절하고 아틀라스 산에게로 도망쳤으나 그녀를 찾아낸 돌고래의 끈질긴 설득으로 결국 포세이돈의 부인이 되었어. 이런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고래 인형을 선물로 주면 그 돌고래가 두 사람의 사랑을 이루어 준다는 이야기가 있어.”
“그럼 나도 돌고래 인형 하나 사야지.”
“한별이 사랑하는 친구 있구나.”
“응, 있어. 바로 너.”
“고마워. 너무 행복한걸...한별아! 돌고래자리의 알파별과 베타별은 그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는 별이라고 해. 두 별의 이름은 각각 수아로킨과 로타네브로 1814년 이탈리아의 파레르모 천문대에서 삐아치가 발간한 '파레르모 별 목록'에서 처음으로 소개 되었다고 해. 두 별의 이름은 그냥 읽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데. 철자를 각각 거꾸로 쓰면 당시 피아치의 조수로 있던 니콜라우스 베나토르란 사람의 이름이 되거든 별에 자신의 이름이 되어진대. 그는 별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평생소원이었기 때문에 삐아치 몰래 자신의 이름을 거꾸로 해서 두 별에 붙인 것이야.”
손바닥으로 입을 치며 하품을 하며, 열심히 듣고 있는 한별 이를 해바라기가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계속 이야기를 합니다.
“ 훗날 그 유래가 밝혀지긴 했으나 이미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을 사용하고 있어서 다시 바꿀 수가 없다고 해.”
“해바라기야! 돌고래자리 찾아보고 싶어.”
“그래, 알려줄게 함께 찾아보자. 독수리자리의 동쪽에 있는 별자리로 견우를 길잡이로 삼아 그 동북쪽에서 찾을 수 있어, 돌고래라는 이름에 비해 무척 작단다. 모양은 아주 선명하여 물 위로 뛰어 오른 예쁜 돌고래를 상상할 수 있어. 돌고래의 몸통에 해당하는 다이아몬드형의 작은 사각형은 '욥의 관'이라 불러지고 있어. 어때? 재미있니? 이 별들 외에도 수많은 여름 별들이 있어. 거미, 거문고, 방패, 뱀, 땅꾼, 목동 등 아주 멋지고, 예쁜 별들이 있어.”
이야기는 끝나고 한별이가 자야할 시간이네요.
한별이가 인사를 하며 뛰어가고 있어요.
“해바라기야 잘 자.”
“그래 한별이 안녕”
한별이의 뛰는 뒷모습은 마치 물속에서 힘차게 뛰쳐나오는 돌고래의 모습 이였어요.
그런 한별이 모습을 보며 해바라기는 기뻐했어요.
한별 이는 해바라기와 많은 이야기를 하며 성격이 좀 차분해지며, 말하기, 듣기에 익숙해 저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어느새 날이 밝아옵니다.
한별이가 아침 인사하러 나왔어요.
“해바라기야! 잘 잤니?”
해바라긴 방긋 웃으며 대답합니다.
“응 아주 잘 잤어. 너도 잘 잤지?”
“그럼, 별 꿈까지 꾸며, 아주 잘 잤지.”
그러며 한별 이 입가엔 해 맑은 미소를 띠웁니다.
한별이가 급히 어디 론가 뛰어 가고 있어요.
“한별아! 어디 가니?”
그러자 한별이가 무엇인가를 들고 왔어요. 물 조리에 물을 한 가득 담아왔지 뭐예요.
해바라기는 한별이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났어요.
"한별아 고마워.”
해바라기가 말하였어요.
“난 네가 있어 너무 좋아.”
한별이가 말 하였어요.
그러자 해바라기가 "그래, 다행이다. 네가 좋다니 말이야." 라고 맞장구를 칩니다.
“나 소망이 하나 있는데…” 한별이가 말하였어요.
“그래? 소망이 뭐야?” 해바라기가 되묻습니다.
“해바라기야! 나 별 따로 하늘나라로 가고 싶어.”
“한별아! 별은 꿈속에서 따면 되잖니. 그리고 그 별들로 예쁘게 수놓아 봐. 아주 멋질 것 같아.”
“하지만, 꿈을 꾸어야지 딸 수 가 있잖아. 그리고 따려고 하면 잠이 깨는 걸.”
해바라기가 약속했어요.
“그럼 내가 별 따다줄게.”
“정말?”
“응”
그러며 가을이 문틈까지 다가오고, 한별이 건강은 아주 많이 좋아졌어요.
이제 한별이와 해바라기가 이별을 해야 할 시간입니다.
“한별아 내가 내년 여름에 꼭 별을 따서 올 테니, 넌 그때까지 건강해야 해?”
“응, 그럴게. 그 대신 꼭 와야 해.”
“그래 꼭 별 따서 올께.”
"해바라기야! 안녕, 많이 보고 싶을 거야"
"한별아 나 별 따러 간다. 안녕!"
한별이는 헤어짐을 외롭게 느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흑흑, 안녕!"
이렇게 해바라기와 한별이는 긴 이별을 하였어요.
여러분들도 해바라기를 한번 심어보세요.
해바라기가 별을 따다 주지 않을까요?
이원주 동화작가
월간 스토리문학 동화 등단
문학공원 동인
수락산을 다녀와서… 외 1편
벽계수(이창우)
2004. 5.30(일)
우리카페가 만들어지고 나서 두 번째 등산모임을 갖기 위해 수락산역(서울 지하철 7호선,1번 출구 앞)에서 모였다
09:30분까지 모인 회원들의 수는 12명…. 등산을 하기 위한 적정한 인원이었다.
서기 님, 선구자 님, 숨은꽃 님, 늘푸른 님, 사육회 회원인 안효수 님, 이순규 님, 이남현 님, 김상선 님과 박복숙 님 (이남현 동장 친구 동생),제 친구 김철수 님, 안산에서 올라오신 손정민 님과 저 벽계수 등 12명이었다. 참고로 사육회 맴버는 모두 현직 구청 과장 및 동장들이며 맴버 중 동대문구청 주택과장인 김건한 님만 개인사정으로 참석치 못했다
산행을 하기 전에 족발과 서울막걸리 등 먹을 것들을 준비하여 우리 일행은 산행을 시작하였다.
등산로입구에는 계곡의 물이 흐르는 소리는 우리 일행의 마음을 무릉도원으로 이끌어 주었다. 계곡을 따라 산 중턱에 오를 즈음 내 친구인 김철수 님과 김상선 동장님은 헉헉대기 시작하였다. 김상선 동장은 간밤에 밤새 고스톱을 하였다고 하며 김철수 님은 산행이 10년 만에 처음이라 하였으며 또한 지병인 혈압이 높다하였다. 그래서 내심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가다가 쉬고 쉬고는 또 가고….
그리하여 우리 일행은 남근바위라 불리우는 하강바위까지 갔다. 몇몇 일행이 더 이상은 가지 못한다 하여 남근바위 부근에 점심을 자리를 보고 각자 가져온 먹거리를 펼쳐놓고 올 때 사온 술과 족발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시작하였는데 일행 중 3명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선구자님이신 우리구청 어린이집을 경영하는 성원장님과 안산에서 올라오신 손정민 님과 밤새 잠 한잠 못잤다는 김상선 동장님이었다.
내 핸드폰은 019라 터지지 않아 이순규 동장 핸드폰인 011로 그들을 불렸다. 선구자님과 손정민 님은 정상(674M)인 태극기가 꼽혀있는 곳까지 갔다고 알려왔는데, 김상선님은 우리 일행이 의정부(장암역)쪽으로 내려갈 줄 알고 미리 천천히 혼자 그리로 가고 있다고 하여 다시 되돌아오라고 연락을 취하였더니 투덜대며 찾아 왔다.
산 정상에서 주고받으며 먹는 막걸리에 족발 안주의 맛이란 정말 죽여주었다
그렇게 점심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처음 출발지점인 7호선 수락산역 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그 때가 아마 오후 4시 경이었다.
우리 일행 모두가 한 마음으로 호프나 한잔 하자고 해서 호프집을 찾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드디어 찾은 곳 코끼리 호프집(수락산역 1번 출구 옆)이었다 2층 집이었다.
우리 일행 12명은 호프집 공간 거의 반을 차지하며 앉았다
병맥주와 호프로 산행의 피로를 달랬다. 미인이시고 마음씨 착해 보이는 호프집 주인이신 김보영 사장이 서비스로 마른안주와 복숭아 캔을 그냥 주어 더 술맛이 났다. 코끼리 호프집 사장 김보영 님의 가게 전화번호는 02-933-2378, 011-757-5706 이라고 일려주었다 다음에 가게 되면 꼭 찾는다고 했으며 평상시에도 오라고 미소 띈 얼굴로 우리 일행을 배웅해 주어 기억에 남는다. 참고로 호프집 술값 전부를 선구자이신 성원장님이 모다 부담해 주어 감사했다. 그리고 우리 일행은 노래방을 찾아 아래로 내려와 KBS노래방에 도착하여 노래와 술로 나머지 여흥을 즐겼다 그리고 해산하여 집으로 각자 향했다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이용하여 장위동(드림랜드 앞) 집에 도착하니 오후 6시 20분 경이었다.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고는 세상모르게 잠에 빠져 버렸다
이렇게 우리 카페 두 번째 등산은 막을 내렸다
아~참! 매달 서울근교로 등산을 하기로 오늘 모인 회원들께서 하나같이 제창하셔서
6월에는 제 사정(공무원교육:6월14일~6월26일)으로 갖지 못하므로 7월 첫째 일요일에 갖기로 잠정 합의했음을 알려드린다
다시 한번 호프를 사주신 선구자님에게 감사드리고 오늘 산행에는 다른 회원님에게 전혀 회비부담을 주지 않았다
끝으로 한분의 낙오도 없이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을 마칠 수 있게 맑은 날씨로 우리 일행을 반기는 행운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2004. 5. 31(월) 카페지기 벽 계 수
문경새재 주흘산을 다녀와서
2004. 5. 2(일)07:30
우리 일행은 서울 지하철 5.7호선이 교차하는 군자역 5번 출구 앞에서 모여 전원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물론 문경새재로 가기 위해서다.
버스는 구름이 약간 뒤덮인 하늘을 헤치고 고개를 넘나들며 목적지로 향했다. 중부고속도로를 지나 영동고속도로로 진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륙고속도로로 진입하여 문경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도착한 곳이 문경새재, TV 드라마 ‘왕건’의 세트장이 있는 대형 주차장 에 우리일행은 하차하여 간단한 인원점검을 하고난 뒤 등산할 준비를 마치니 그때가 10시 경이었다. 대형 야외음악당같이 생긴 본부석에는 고전무용과 노랫가락이 흘러나오고 행사진행에 바빠 보였다. 다른 날 같으면 진입로에서 입산요금을 받았는데 오늘은 무료라 고 한다. 아마도 5월1일부터 5월10일간 문경 산악대축제를 하는 관계로 그런가 보다.
새재 1관문을 통과하여 등산을 시작하니 시간은 등산로 입구에서는 문경시청 직원들이 무료로 쌀티밥과 주흘산 산행대회 준비사항이라는 안내문등 각종 홍보물은 나누어 주었다. 약 세시간을 땀을 흘리며 오르니 정산을 오른 시간이 오후 12시 51분 경이었다. 정상에서 ‘주흘산산행대회기념’(2004. 5.2)이라고 쓰인 기념 메달을 받았다.
주흘산은 해발 1,075M이의 높은 산이다. 주흘산의 가장 높은 곳을 주봉(主峰,1075M)이라고 하는데 주봉이란 생김새와 山勢를 한데모아 평할 때 가장 으뜸으로 여기는 곳을 말하며 주흘산은 문경의 鎭山으로 남아의 기품을 간직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학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形勢 또는 冠모습을 한 형상의 명산이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산세의 아름다움이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우리일행은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 하산하면서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마련하여 각자가 싸가지고 온 음식과 반주로 주린 배를 채웠다 그 식사하는 맛은 정말 맛이 있었다.
하산 길에 해발 615M에 있는 꽃밭서덜이라는 곳은 바위무덤 이었다 자연 그대로 형성된 곳으로 그 모습이 과히 절경이었다. 그리고 하신을 하니 그곳에서도 시청직원들이 타올과 기념물품을 무료로 주어 감사했다.
하산할 때 더위를 식히라고 가랑비가 내려주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주차장 옆 음식점에서 최다 인원참가상은 타지 못했으나 2위를 하여 시상금 30만원을 탔다. 그러기에 기쁨이 더하였고 상금 중 20만원은 문경시청에 불우이웃을 도우라고 전해주었다, 나머지는 막걸리로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돌아오는 길에 문경온천에서 온천욕을 하니 피로는 씻은 듯이 날아가는 듯 하였다. 충주로 오는 중에 자장면으로 저녁 식사을 하였는데, 저녁식사는 장병국 회원이 생일 턱으로 내주어 고마웠다.
서울에 돌아오니 도착시간이 저녁 9시40분이었다.
다음에는 5월16일(일)08:00 군자역에서 모여 가평군 소재 연인산으로 갈 것을 예정하였다.
참으로 즐거운 하루였다. 이처럼 주흘산 등산을 할 수 있게 주선해 준 임원진에 감사한다.
2004. 5.3(월) 주흘산을 다녀와서 벽계수(이창우)
과자 한 봉지와 팥죽
청다리(이재옥)
오늘은 노동자의 날이라고 산사에 많은 분들이 다녀가신다.
꼬부랑 할머니는 손주며느리 손을 잡고 중년의 아주머니 아들 손을 잡고 비탈길을 숨 가쁘게 올라오신다.
머리에는 팥죽을 이고서….
방금 목욕을 하고 왔는지 얼굴이 말끔하고 연신 싱글벙글이다.
산사 앞에 여신도 따끈한 차를 끓이며 힘겹게 올라오시는 분에게 차를 대접하느라 분주하다.
동자승은 영문도 모르는 채 빨갛게 얼어버린 귓밥을 만지며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말썽을 피운다. 하지만 너무 귀여워 귓밥을 깨물어주고 싶다. 한참 개굴스러울 때가 아닌가?
석가래 끝에 매달린 물고기 풍경이 바람에 흔들리며 산사의 적막을 깨운다.
동자승이 먹다가 잊어버리고 간 과자 한 봉지…. 봉지에는 팝콘이라 쓰여 있다.
이놈들이 이걸 잊어버리고 얼마나 찾았을꼬?
산사를 내려가면서 지고 온 바랑을 뒤집고 있겠지….
슬쩍 뜯어서 먹어 보았다.
바스락거리며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맛이 고소하니 그만이다. 요놈들이 이래서 과자를 많이 먹는구나?
나도 모르게 과자 봉지에 자꾸만 손이 간다.
허허 벌써 밑바닥이 보이네 그려… 이놈들이 얼마나 맛있게 먹었을꼬?
두고두고 잊어버린 과자를 찾겠지?
읍내에 가서 한 박스를 사두었다가 맘껏 먹여야지, 귀여운 녀석들….
찾지 말라고 전화나 해줄까? 내가 잘 보관하고 있다고 말이야!
어느 중년 부인네가 나 먹으라고 팥죽을 방에 밀어 놓고는 먹어 보란다.
아…행복하다.
그런데 새알은 몇 개나 먹어야 하나?
나이만큼 먹어야 머리가 안 쇤다고 하던데… 그 많은 새알을 어떻게 다 먹노?
날씨 따뜻하고 조용한 날 온다고 비빔밥을 준비하라고 어느 이쁜 여인이 말씀을 하신다.
허… 어디로 도망을 갈까?
날씨도 추운데…
그지예?
2003/12,22
인연이란 연줄 같은 것
냇가에는 얼음이 얼었다.
동네 아이들이 가죽신에 쇠 날을 단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어릴 적에 네모나게 나무를 깎아 그 위에 굵은 철사로 날을 만들고 송판을 얹어 앉아서 탈 수 있도록 썰매를 만들어 타던 기억이 난다.
누가 불을 피웠을까? 메케한 연기가 나는데도 빙 둘러서서 언 손과 발을 쬐고 있다. 어떤 녀석은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면서 고개는 돌리지만 따뜻한 불 앞을 떠날 줄 모른다.
바람은 이쪽저쪽 번갈아 가면서 불어 연기를 피하느라 고개를 연신 젖는다.
바람이 제법 불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연을 들고 뚝 방으로 올라가 연을 날리기 시작한다. 큰 방패연을 가지고 온 아이, 제비같이 날씬한 가오리연을 가지고 온 아이, 각기 다른 모양으로 하늘에는 연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아이들은 누가 더 멀리 높게 날리는 가를 내기라도 하는 듯이 신이나 추운 줄도 모르고 연줄을 댕겼다 늦추며 연 날리는 솜씨를 뽐내고 있다. 어떤 아이의 연은 조금 올라 가다가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또 어떤 아이의 연은 하늘에서 빙빙 돌며 제 꼬리를 잡으려 한다.
그 중에서 아빠 연이 제일 놀고 멀리 날고 있었다. 셈이 난 엄마 연은 ‘나도 더 높이 날 수 있다 뭐’하며, 힘을 내어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어느덧 엄마랑 아빠는 나란히 하늘을 날고 있다. 무척 다정스럽고 행복하게 보인다.
아빠 연이 엄마 연에게 싸움을 걸어 왔다. 둘이서 토닥토닥 다툼이 일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싸우는 소리는 뚝 방에 있는 아이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그냥 하늘 높이 떠 있는 아빠 엄마의 장한 모습을 넋을 잃고 보고 있을 뿐이다.
아빠 연과 엄마 연은 줄이 엉키고 말았다.
아이는 영문도 모르는 채 싸우지 말라고 소리를 쳤지만 아빠 연은 더 세게 연줄을 조이고 엄마 연도 질세라 연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늦추었다 한다.
이제 서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하며 씩씩거리고 있다. 엄마 연은 여자 마음을 몰라주는 아빠 연이 야속하다. 괜히 투정부리고 핀잔주는 아빠 연이 밉다. 엄마 연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속으로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 엄마 연줄이 그만 끊어지고 말았다.
엄마 연은 당신 같은 연은 같이 살아갈 수가 없다며 그만 둥지를 떠나 저 멀리 바람이 쉬어 가는 곳까지 엄마 연은 자꾸만 멀어져간다. 저 멀리 까마득하게 멀어져 가는 엄마 연을 보고 ‘다시 돌아오라’고 ‘내가 잘못 했다’고 소리를 치지만 엄마는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고 날아가 버린다.
빠 연은 때늦은 후회를 하지만 소용이 없다. 멀어져가는 엄마 연을 부르다 지친 아빠 연은 허공을 두세 번 돌다가 그만 땅으로 곤두박질을 하고 말았다.
이 광경을 유심히 보고 있던 한 젊은 남자가 여남은 살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의 한 손을 잡고 ‘애야! 가자’하며 쓸쓸히 돌아선다.
뒷모습에 겨울 햇살이 가여운 듯 보듬고 있다.
-산행일기-
안개비와 함께 문경 성주봉에서 온 편지
뫼사랑 (임종훈)
문경새재에 있는 집에 벌초하러 갔던 차에 또 다시 집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성주봉을 찾아 나섰다.
부모님들은 날씨도 잔뜩 흐려있고 어제 저녁에도 비가 내렸기에 ‘무슨 산이냐’며 말리신다.
그래도 이 병을 어쩌랴? 가까운 산에 잠시만 갔다 오겠다며 차에 올랐다.
문경시 문경읍 당포1리의 경로당 앞 넓은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성주사를 향해서 발길을 옮긴다. 성주사는 사찰이라기보다 아주 조그마한 점보는 집 스타일이고 변변한 사찰의 건물도 단청도 없다.
위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며 리본을 보니 부산 쪽 산악회 10여 곳이 넘게 다녀간 게 보인다. 아무래도 부산에서의 접근시간을 고려했을 때 적당한 거리라는 생각이 든다.
초입에서 15분여를 오르자 대슬랩이 나타나고 슬랩을 거슬러 오르기를 또 25분정도 오르자 장군봉 밑에 도달된다. 장군봉에 오르기 전에는 급경사에 로프가 설치되어있고 물먹은 로프를 놔두고 바위를 잡고 오르자 사방이 확 트이며 당포리와 요성리 앞쪽의 누렇게 익어가는 논들과 과수원이 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문경온천 부근의 10여개의 모텔 촌이 보인다.
조금 더 오르자 장군봉 정상이다.
“야호…” 소리를 한껏 지르며 가져온 물로 목을 축인다. 이런 게 산에 오르는 기분이다.
정상을 지나 조금 진행하자 로프가 매어져 있는 급경사의 하산로가 나타난다. 이곳은 작은 봉우리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성주봉 정상까지 이어지며 내려가는 길과 곧바로 있는 오름길은 어김없이 안전로프가 매어져 있다. 혹시나 싶어 안전을 고려하여 30미터 보조자일과 하강기 등을 챙겨갔지만 필요는 없다
장군봉을 지나 두 번째 봉우리에서 점심을 먹고 천천히 산행을 하는데 안개비가 내리고
운무가 덮였다 벗겨지기를 수 십 차례…. 첫 번째 안부에서 점심시간 포함 성주봉까지 한 시간이 소요되었고 정상에서부터 하산 길은 급경사로 로프를 잡고 몸의 균형을 유지해야하고 마지막에는 약간 오름길로 올라 다시 내려와야 한다.
정상에서 15분쯤 하산하면 좌측으로 운달산 가는 길이 있고 직진을 하면 절골로 하산을 하게 된다. 하산하는 등산로에는 달콤한 다래가 떨어져 있어 가끔 입맛을 다시게 했다.
또한 군데군데 참나물도 보이고 너덜길이 시작되고부터 30여 분간 계속된 후 움막의 흔적이 있는 곳에서 끝이 난다.
이곳은 석유를 운반한 금복주 댓병(2리터) 여러 개와 석유곤로가 나뒹구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조금 더 하산하니 오른쪽으로 반석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뽐내고 5분여를 더 내려오니 김용사로 가는 법장골과 만난다. 법장골에선 비로인해 물이 많이 흘러내려 두 번이나 신발을 벗고 건넜다. 점심시간까지 5시간이 소요되는 아기자기한 산행이 가슴깊이 각인되는 하루였다.
불효자의 눈물
photo mam(권오형)
역시… 고향 길로 갈 때는 빨리 가고 싶어 새벽에 출발하고 올 때는 천천히 오고 싶어 저녁에 출발한다.
모든 분들이 다 그렇게 할 것이지만…. 나는 더욱 더 그러하답니다.
제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생각하면…. 일 년 전 어머니께서 갑자기 불편하실 때는 몸과 마음이 피곤하여 견디기 힘들었죠. 비 오는 날, 회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아래 글을 올리면서 나의 답답함을 풀곤 했답니다.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시다.
하지만 나의 어머니는 더욱 위대하시다.
가까이에서 본 자식들은 알겠지만 다른 분들은 잘 모를 것 이다.
열여덟 젊은 나이에 미운 오리새끼처럼 아들을 바라던 집안에서 태어난
막내딸….
지금 내 셋째 딸을 보면 그때 외갓집의 막내가 얼마나 똑똑하고 예뻤을까? 짐작을 하고도 남는다.
식구 많은 집안에서 양반집이라고 칭하는 옹고집스런 집안의 외아들에게 시집온 막내!
일년 열두 달 내내 제사와 갖은 행사로 몸서리치던 날들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보내신 내 어머니!
그 와중에서도 우리 육남매를 곱게 키워 가진 건 별로 없어도 착한 마음들을 갖게 잘 키우신 내 어머니!
중풍으로 쓰러져 아무도 돌보지 못했던 고집불통 시아버지를 십 년 넘게 홀로 모시어 효부 상을 독차지하신 어머니!
육 남매를 키워 오시며 매질 한 번 하지 않고 당신 자신의 몸으로 실천하면서 교육하신 어머니!
그런 내 어머니가 노환도 아닌 병으로 고생하시니 자식 된 마음 너무도 아프고 괴롭구나.
자식들 다 키우셨으니 이젠 비둘기처럼 자유롭게 기분 좋은 마음으로 살아가TU도 부족할 텐데…
죄지은 듯 괴로운 마음에 매일 매일 보고 싶어도 뵐 면목이 없어 최근에는 곡주를 더 가까이 하는 것 같다.
시집오시기 전이나 시집온 이후나 항상 긍정어린 마음으로 선하고 진실되게 살아오신 어머니! 제발 빨리 쾌차 해 주십시오.
못나고 능력이 부치지만 어머니께서 몸소 실천으로 자식들에게 뿌려놓으신 그 깊고 숭고한 사랑은 몸 속 깊숙이 지니고 살아간답니다.
어머니! 내 어머니!
한없이 불러보고 싶군요. 오늘같이 비 오는 날이면 더욱 더 불러보고 싶어요.
어머니! 세 며느리들이 정말로 고맙습니다.
긴 병에 효자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 세 며느리는 어머니를 성의껏 모시는군요.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요즘 보면 어머니의 교육방법이 제일 효과가 있는 듯 합니다.
당신이 그러시니 자식들도 그러하고 또 그 자식들도 그러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어머니! 다음달에는 좀 불편하시더라도 밖으로 나가 소풍하면서 가족들과 행복한 하루를 지냈으면 합니다.
어머니! 내 어머니! 사랑합니다.
비 오는 저녁에 못난 아들이….
여름밤을 보내며…
동대문포토클럽회원들의 하계 단합대회를 개최하자는 열성회원들의 성화에 못 이겨 경기도 가평군 북면 화악리에 있는 동료회원의 별장(?)으로 장소를 정하고 1차(오전10시), 2차 (오후6시)로 출발시간을 정해서 주말 저녁 밤을 거나하게 보내고자 하였다.
나는 회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할 수 없이 오전에 출발하였다.
우리 귀염둥이 여성회원은 회장이 온다는 전갈을 받고 있는 정성능 다하여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놓아 정말 배가 터지는 줄 알았지만, 뒷 개울가의 그늘막에서 발 담그고 앉으니 더위는 물러가고(땀을 그렇게도 많이 흘리는 내가 한 방울도 안 흘렸으니…) 음식은 계속 뱃속으로 들어간다.
늦은 저녁, 회원들이 차례차례 모여 밤11시가 되어서야 전부 모였다. 추운 밤공기를 마시며 회원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잔과 그동안의 동향을 돌려받았다.
서로서로 위하는 우리 회원들은 오늘도 역시 상대방을 위한 말씀들을 하신다. 나는 너무나도 고마워 흐뭇한 미소만 지을 뿐이다.
새벽2시가 되어서도 절반의 회원들은 축구중계를 보며 계속 우리회를 위한 싱그러운 토론을 하게 두고 난, 들마루에 천막 친 야외 침실에서 겨울 솜이불을 덥고 그야말로 노상취침을 하였다.
솜이불 사이로 간간이 시원하다 못해 추운 바람이 들어왔지만 너무나도 깨끗하고 맑은 공기였다. 내 온몸이 다 밝아진 것 같다.
아침 6시 짧은 취침시간이었지만 눈을 뜨니 도시에서의 찌든 몸이 완전히 한꺼풀 벗겨진 것같이 깨끗했다. 근처 작은 계곡에 조그만 저수지와 그림 같은 별장이 있다는 또 다른 회원을 길잡이로 그 계곡을 향했다.
인적이 없는 그 계곡에 어떻게 이렇게 멋진 집을 지었을까? 정말 의문이었다. 하루 종일 햇빛도 비치지 않는 그 곳에… 정말 한 폭의 그림이었다.
단풍이 물든 가을날에 또 촬영오기로 하고 해병대사진전우회원들이 온다는 기별을 받고
아침 식사를 위해 그 자리를 떠났다. 아침이 되어 바쁜 회원은 먼저가고 나머지회원들은 춘천 주위를 헤매면서 촬영과 미식을 즐기다 또다시 바쁘게 집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 생각했지만 한 여름 밤을 불태운 회원들의 모임을 아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들 흡족히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아서인지 얼굴들마다 미소가 그치질 않는다.
먼 산 너머 지는 붉은 태양처럼…
겸손한 삶
진주(이윤자)
우리들은 생활하면서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남들보다 '내가 더 돋보여야지' 하는 마음을 가진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기적인 마음이 들 때도 있으니까요. 모든 시기심은 교만에서 출발합니다. 나를 낮은 곳에 두고 남을 보면 시기할 일이 없어집니다. 그러나 나를 높이 올리고 보면, 나보다 조금만 더 높거나 인정받아도 시기심이 발동하게 됩니다.
시기심이라는 못된 친구는 높은 것을 좋아합니다.
높은 곳에 모여 있다가 누구든지 높은 곳으로 올라오기만 하면 따라 붙습니다.
그래서 한 때는 자신을 우쭐해지도록 해주지만 결국은 천길 낭떠러지로 밀쳐 내고 맙니다. 시기는 그림자와 같아서 언제나 따라 다닙니다. 흐린 날이나 밤이면 없는 것 같으나 조그만 빛이 있으면 금방 옆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기심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시기는 꼭 나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시기심을 긍정적으로 잘 활용하면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기는 잘 사용하기보다는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님들도 공감하시죠.
그런데 저는 우리 님들이 겸손함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더라도, 어디를 가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며 항상 나보다 남을 더 섬겨주는 우리 님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겸손함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겸손해서 망한 사람은 하나도 없고, 겸손해서 손해 본 사람도 없습니다. 겸손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사랑받는 최상의 길입니다. 성경 말씀에도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님들도 항상 겸손을 마음속에 품고 생활하며 남을 높여주는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청산은 깊어 좋아라
푸른산(정채균)
임이여!
어느덧…
가을의 향기가 물씬 풍겨오고 길가엔 코스모스 한들한들 이름 모를 들꽃들이 춤을 추며 힘겨운 우리에게 쉬어가라고 손짓합니다.
주말엔 언제나 편안하고 아늑한 휴식 같은 친구가 되어주는 푸른 산 늙지 않고 맑은 물 길이 흐르는 그 곳… 으름넝쿨에 탐스럽게 열린 으름열매가 반기는 곳.
대한민국 5대 불가사의 하나인 마이산 석탑과 담수시작 얼마 안 된 청정수로 알려진 용담댐이 있는 내 고향 진안으로 조상님 벌초를 다녀왔어요.
억수로 쏟아 붓던 비도 멈추고 가을바람 살랑거리는 시원한 날씨에 새벽부터 시작하여 오후까지 바쁘게 쐐기에 쏘여가며 벌레에 물려가며 전신에 흐르는 빗물 같은 땀을 닦는다.
평소 이틀씩 하던 벌초였지만 숙부님의 배려로 일손을 사서 많은 곳을 미리 해놓으셔서 단 하루인데다 때맞추어 술잔을 따라주는 아내와 제수 조카들까지 함께하니 즐겁기만 하다.
동생은 예초기를 힘차게 돌리는데 그 솜씨는 가히 예술의 경지라 할 수 있지요.
그럼 난 뭐 했냐구요? 거친 풀과 잔 나무들 낫질하고 조카들은 갈구리질은 도맡아서 했지요.
중간 휴식시간엔 그저 시원한 소주 한 잔… 과일 안주에 크…윽 넘 맛좋더군요. 물론 아이스박스를 준비해 갔지만 아버지 산소아래 언제나 흐르는 옹달샘에 냉각시킨 참이슬 댓병 소주 맛이 최고지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산에서 뽑아다 심어놓은 옛집 마당가의 박달나무 열매가 거의 다 떨어졌건만 남은 것과 땅에 떨어진 고운 것들만 주워다 씻어놓으니 달콤한 그 맛에 추억 속에 빠져들며 미소 짓고 한 접시 가져와 술을 담가 놓았다.
뒷동산에 오를 때마다 부르던
♬~~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청산에 살리라는 우리 가곡을 시원하게 한 곡조 뽑아 제끼고 나니 한결 부드럽게 일할 수 있었다오.
옛 동네에 들르니 동네 아주머니들 고추 따기에 여념이 없더라구요. 다정히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항상 그러하듯이 준비해간 음료수와 이슬이 한 병씩 드리니 즉석에서 호박과 풋고추를 따다가 준다. ^*^
고향의 인심은 이런 것, 역시 고향은 좋~은~것~이여!!!.
돌아오는 길에 용담댐을 들러서 담수전경과 수력발전 모습을 지켜보고 마치 공원처럼 조성된 시원한 그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광장을 가득히 메우고 다정하게 주말을 즐기는 모습들이 푸른 산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였다오.
올라오는 길은 또다시 퍼부어대는 빗속에 마치 귀성행렬 같은 붐비는 고속도로에 지친 몸 더욱 힘들게 하였지만 그래도 고향의 즐거운 생각에 미소 짓는다.
제 4부 정모후기
헤어지기 정말 시로요~
헤어지기 정말 시로요.
사철나무(이애순)
고르지 못한 날씨에 비가 오면 우리 님들 한분이라도 못 오실까봐 내심 걱정했었는데 그래도 우리 길방은 축복받은 님들만 계시다는걸 알았네요.
날씨부터가 환영해주는 우리의 만남….
언제나 길방을 위해서 노력을 아끼지 않으시는 쥔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이번 모임을 주도해주신 아하 운영자님! 고맙다는 말씀 전해드리구요. 언제나 변함없는 멋진 모습에 우리 길방님들의 모습 담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멀리 평창에서 잠시라도 보고픔에 달려와 주신 우리 길방의 안방마님 귀여운여인 님 이렇게라도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요. 항상 동생의 손을 잡아주시는 언니님 자매의 정 너무나 보기 좋답니다. 많은 정담 나누다 가시어요.
변함없이 멋쟁이로 자리하시는 개똥참외님! 월간 스토리문학 창간 늦게나마 축하드리구요. 길이길이 무궁한 발전 있으시길 바랍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어디메서 많이 본 듯한 얼굴 어진님 인상이 참 좋았습니다. 일찍 오셔서 총무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구요. 감사드립니다.
우리 길방의 큰언니로 푸근함과 따뜻함을 전해주시는 늘푸른 님, 두 번째 만나 뵈니 더욱 더 반가웠구요. 꽃보다 더 아름아운 소정님 두루두루 축하가 담겨있는 꽃바구니 선물 넘 고마웠습니다. 그 아름다운미소 오래오래 간직하시길요….
요즘 우리 길방의 참신하고 예쁜 얼굴들 솔향기님, 꿈나무님, 숨은꽃님, 진주님,….님들이 계셔서 지가 좀 게으름을 피워도 마음 든든하답니다.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처음 뵈었지만 넉넉한 미소로 이웃집 아저씨 같은 포토맨님 만나서 반가웠구요. 좋은책 선물 감사드립니다.
승마로 몸매를 다지신 아이리스님 닉 만큼이나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얼굴을 제대로 익히기도 전에 바쁘셔서 떠나버리신 손정민 님 담에는 시간여유 마니 가지고 오셔야 해요. 잘 들어가셨지요?
어려움을 극복하고 웃는 얼굴 마주할 수 있어서 반가웠던 송옥임 시인님 더욱 더 힘내시구요.
우리에게 귀한 시집 선물(고모리 호숫가)을 주신 이훈자 시인님 시집출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여전히 정이 넘치시는 박미림 시인님 늦게까지 함께해주셔서 좋았구요. 늦게라도 자리하여 끝까지 함께해주신 미소가 아름다운 황숙 시인님. 우리 네 분의 건필을 비옵니다.
시간이 없어 얼굴 보러 잠시 들렸다는 사모아님 오늘 시험 잘 치르시길요….
ㅎㅎㅎㅎㅎ생각만하여도 웃음이 납니다. 우리사랑님 마음속에 아름다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분위기 우먼이었습니다. 배꼬비가 달아나는 줄 알았어요. 만나서 넘 반가웠어요.
누가 이런 분위기를 서로 모르는 남이라하겠어요. 너무나 화기애애한 자리 서로를 존중해주고 아껴주는 그런 마음들이 뭉쳐서 어깨 나란히 원을 그리며 음악에 맞춰 오른발 왼발 어쩌면 고향 친구들 만나 함께하는 기분이었답니다.
사랑하는 길방님들이시여
이 마음 오래오래 간직하시구요. 보고픈 님들 이번 정모에 안보이셔서 마음 한 켠 서운함도 있었지만 못 오시는 마음 이해하기에 다음을 기약합니다.
우리 님들 무사히 잘들 들어가셨지요?
끝으로 다시 한 번 쥔님께 감사드리구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길방을 위해 선물 보내주신 뚝배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담에는 꼭 뵐 수 있기를요.
특별히 뷔페 사장님들의 푸짐한 서비스 우리쥔님의 넓은 마음이 전해지지 않았나 싶네요.
탤런트 이영애 오빠님 뵐 수 있어서 영광이었죠. 정말 멋지시더군요. 우리 길방 남정네들보다는 쬠 못했지만 말여요.… ㅎㅎㅎ내말 맞죠?
암튼 기다리고 기다렸던 우리 길방의 정모는 이렇게 시작과 끝이 평온 속에서 마무리를
하였답니다.
오늘도 편안한 휴일 보내시구요. 가정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요.
언제나 변함없는 길방을 위해서 화 이 팅 !
길방카페 3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벽계수(이창우)
2004. 6.26(토) 17:00
운영자 아하 님이 회원들의 성화로 정모를 공고한지 꼭 보름째 되는 날이다.
이번에는 얼마나 많은 회원들께서 오실까?
오셔서 멋진 만남의 장이 되어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선다.
26일 낮 뚝배기 형님을 만났다
오늘 오실 분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드리려고 자동차 방향제 쟁반 왁스 등 30개를 선물 받아 오늘은 쉬는 토요일이지만 사무실에 들렸다. 준비물을 챙겨보기 위해서이다 혹 빠진 것이 있나하고….
경동웨딩홀 2층 귀빈실에 막 도착하여보니 앞서 행사한 곳이라 청소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중 홍경인 부사장을 만나 경동웨딩홀 사무실로 막 가려는 참인데
내 뒤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
어진님이었다. 고맙게도 일찍 오셨다.
함께 사무실에 들려 음료수를 먹으며 대화를 하다가 시간이 되어 귀빈실로 가서 "저 곳에 가는 길" 현수막을 붙였다.
이 현수막은 지난 번에 이곳에서 하고 그냥 가서 이곳 종업원들이 그냥 버려서 다시 제작한 것이다.
닉네임을 넣은 이름표를 펼쳐놓고 도착하시는 순서대로 달아줄 준비를 해놓고 나서 뚝배기형님이 주신 선물로 펼쳐놓았다
그러던 중 회원들께서 한 분 두 분 도착하였다
멀리 강원도 평창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오신 귀여운 여인님과 그 언니, 김포에서 열심히 오신 아하 운영자님과 박미림 시인님 , 안산에서 오신 박정민 님 , 인천에서 오신 사철나무 운영자님, 월간스토리문학 창간호를 선물하신 개똥참외 김순진 시인님, 본인 시집을 선물하신 수선화 이훈자 시인님, 새똥참외님과 함께 오신 서지당 송옥임시인님, 개봉동에서 긴바지를 입으시고 멋진 몸매를 뽐내신 늘푸른 정미선 작가님, ‘바늘 가는 데 실 간다’는 속담이 있듯 늘 함께 다니시는 솔향기 님과 숨은꽃 님, 솔향기님, 숨은 꽃님과 같은 일을 하시는 우리에게 꿈을 키워주시는 꿈나무님, ‘우리사랑캐어센타’를 운영하시며 독거노인을 돕는 일을 하시는 우리사랑님, 승마로 몸을 단련시키신 분당에서 오신 아이리스님, 오늘 카페 3주년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직접 꽃바구니를 선물하신 소정님, 내일(27일) 시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임에 참석해 주신 사모아님, 서방님을 성남까지 모셔다 드리고 뒤늦게 용인에서 오신 수정화 황 숙 시인님, 금년 사진전을 갖은 책자를 선물하신 입선 작가이신 photo man님, 그래도 약속을 지키려고 늦게나마 참석해 주신 진주처럼 보배롭게 사시는 진주님, 오늘 회계를 맡아 열심히 해주신 어진님, 그리고 못난 카페지기 저 벽계수 등 22명이 참석해 주셨다.
토요일인 관계로 약속들이 많았겠지만 그래도 참여해 주신 회원님들에게 감사드린다.
이제 해가 갈수록 낮 익은 얼굴들이 늘어나고 회원들의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길방 카페가 날마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웨딩홀에서 준비해 주신 케일과 샴페인을 시작으로 길방 카페 정모가 시작되었다. 얼마 전 생일이신 사철나무 님, 시집을 내신 수선화 이훈자 시인 멀리 평창에서 오신 귀여운 여인님 등 우리들은 케익에 촛불을 붙이고 나서 훅 불어 끄고 업소 측에서 준비해 주신 큰 칼로 케익을 잘랐다. 그리고 샴페인을 터뜨렸다 우리 모두는 샴페인 맛을 보며 좌담에 들어갔다 수선화 이훈자 시인님의 본일 시 낭송,개통참외님 김순진 시인의 본인 시낭송, 서지당 송옥임 시인의 본인시 낭송 등 다사로운 행사는 척척 진행되었다. 물론 업소 사장단이 주신 (이 술을 먹으면 뭔지는 모르지만 둘려 업는다는) 복분자 술을 먹어가면서….
그렇게 저녁 여덟시까지 여흥을 즐기다가 우리 일행은 업소 지하에 있는 노래방으로 장소를 옮기기 전에 오늘 준비한 선물을 드렸다
수선화 이훈자시인의 시집, 개똥참외 김순진 시인의 스토리문학 창간호, photo man 님의 사진 첩, 뚝배기님의 주신 자동차 용품 등 한분씩 드렸다 물론 이미 챙기신 분도 있었지만….
모두다 하나같이 노래를 너무나 잘 하신다 아마 전직이 가수출신인 것 같다 음료와 술로 여흥를 즐기다 보니 멀리에서 오신 분들은 할 수 없이 한 분씩 자리를 떴다 그렇게 그 소중한 만남 길방 카페 3주년 행사가 끝이 났다
오늘 3주년 행사에 참석하여주신 모든 분! 사정이 여의치 않아 참석치 못하신 분!
모두다 길방 카페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카페지기인 제 개인의 작은 바람은 타 카페 못지않게 우리 카페가 보다 활성화되는 바람직한 카페가 되었으면 한다.
2004. 6. 27(일) 카페지기 벽 계 수
다정한 미소, 아름다운 만남
귀여운여인(황미선)
버스에 몸을 싣고 정모를 향해 떠나는 길…. 차창 밖으론 가느다란 빗줄기가 툭툭 유리창에 획을 긋고…. 풍경을 스치며 버스는 앞으로 앞으로 빠르게 달려간다.
동안의 정들었던 카페 가족 식구들…. 만난다는 설레임과 보고픔을 안고 글로써 정을 나누며… 마음을 나누었던 회원님들….
어떤 모습으로 만나지게 되어질까…. 사뭇 혼자만의 상상을 하며 지루하지 않게 그렇게 모임 시간을 향해 난 달려가고 있었다.
터미널 도착…. 하여….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회원님들의 답글과 언젠가 만난 적이 있었던 것 마냥 친근감이 가슴속에서 여울져오고….
점점 더 장소를 향한 나의 발길은 콩닥 콩닥 수줍은 소녀 마냥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상투와 댕기” 첫 번째 번개모임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의 장소. 멈추어 섰을 땐 왠지 "상투와 댕기"라는 간판이 나를 반가이 맞아주는 것 같았고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장소에 들어서니 벽계수님 뒤를 이어 이미 몇 분이와 계셨고 언니는 모임이 끝나는 나를 위해 후배 집에서 정담을 나눈다며 장소를 떠났다.
그리고 한 분 두 분, 들어오시는 회원님들을 반기며 정말 전혀 낯설지가 않다는 느낌이 와 닿았고 언제나 보아온 사람처럼 그렇게 반갑고 정겹기까지 했다.
한 분 한 분 악수도 나누며… 자리가 정돈 되었을 땐, 이미 회원님들의 얼굴엔 반가움의 미소가 번지고 있었고 마음이 활짝 열리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개똥참외님의 분위기 있는 멘트의 시낭송에 회원님들 깊이 빠져들었고 벽계수님 자작시 낭송, 황숙님 자작시 낭송….
참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곧이어 쥔장님의 인사말씀을 시작으로 한 분 한 분 저곳에 들어오신 계기와 소감들을 재미있게 표현해 주셨고 감되는 부분에선 머리가 끄덕여 지기도 했다.
주인장님으로써 항상 솔선수범 하시지만 그 뒤론 운영진님들의 보이지 않은 수고로움도 많았다. 서로서로 처음 만남의 얼굴에서 인사도 나누고 이야기도 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따스한 질화로와도 같이 알맞게 무르익어 갔고…. 회원님들 한 분 한 분 마다의 개성과 분위기가 돋보여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앞에서 일일이 열거를 다 하셨기에 개인적인 회원님들의 느낌은 생략하기로 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편안함과 정다움을 나눈다는 것….쉽지는 않을 터…. 사무적이지 않는 가족적인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말 하나가 되어지는 느낌, 너무 좋았다.
끝까지 회원님들의 정성과 수고에 회원님 한 분 한 분께 감사함을 전하면서 다음 정모 때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정과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서 만나 뵙게 되길 진심으로 소망해본다
저 곳에 가는 길 더욱 발전될 수 있도록 힘을 키워주시는 개똥참외 김순진 시인님께 글로서나마 감사함을 전해드리며 보다 더 성숙되고 알차고 모범적인 카페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저 곳에 가는 길 다녀가신 모든 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해드리는 마음이다
소중한 추억, 아름다운 기억되셨으면….^^*
끝까지 수고해주신 벽계수님을 비롯한 운영진들 님께 깊은 감사함 전합니다. 멀리서 오신 눈사람님…. 개인적인 대화 나누지 못해서 아쉬웠고…. 광주에서 비행기 타고 오신 장백산님 정성에 감사함 전해 드리면서….
제일 나중에 참석 해주신 하늘 님! 끝까지 저 귀여운여인을 언니 집에까지 자동차로 배웅해 주시어 정말 고맙다는 인사말 전해드립니다.
참석해 주신 모든 님들….
너무 반가웠구요…. 님들 사랑합니다! 다정한 미소, 아름다운 만남. 소중한 기억으로 저의 마음 갈피에 옮겨 놓으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003/ 11/17 귀여운여인
즐거운 모임을 마치고
늘푸른(정미선)
길방의 지우님들의 다정함과 아름다움에 빠져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리를 마련해 주신 벽계수님과 운영자분들과 오신 님들!
걸맞지 않게 봄비가 아닌 여름 장미비가 억수같이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많이 참석해 주신 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장소부터 넓직하고 분위기 있고 음식도 깔끔하고 맛있는 경동 웨딩홀! (이번에 가서 보니 이름 있는 탈렌트 오빠가 하는 곳인 줄 알았지요)
"저 곳에 가는 길" 이란 정겨운 켓치 아래 화려하고 아담한 예쁜 꽃바구니가 놓여있고 케익이 준비되어 있었지요.
벽계수님의 생신 축하와 길모임의 자축과 송옥임 시인님의 시집 발간 축하가 여러 님들의 환호와 축하 속에 건배를 외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답니다.
모임은 공간 속에서 얼굴은 모르지만 서로의 글로 마음을 통해 낯설지 않게 이미 정은 두텁게 쌓여 있었지요.
내 옆자리에서 끝까지 같이한 "소정"님의 서글서글하여 웃음띤 눈매가 눈에 선하고
멀리서 오신 장백산님 반가웠습니다. 무사히 잘 가셨는지요?
"귀여운여인"님은 이름대로 날씬하고 분위기 있었고요
"사찰나무"님의 조용한 운치는 여성의 극치를 보여주셨어요.
잘 들어 가셨지요? 수고하셨습니다.
만남, 그리고 후담
우리사랑(정춘선)
처음 만남이라 조금은 어색하기도 했지만 금새 운영진들의 친절한 분위기에 친숙한 것처럼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들 한 인물하시고 글 한 솜씨하시고 노래 한 자락하시고 술 한 잔하시고 마음씨착하시고 한 분위기하시고 신사숙녀적이시고 모두모두 한 매너 하셔서 넘 즐거운 시간이 되어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나의 생활 철칙 중 한 가지는 인터넷상으로 사귄 사람은 절대로 만나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 어쩌다가 코가 꿰여 중년후기의 호기심이 작용하였는지 그만….ㅎㅎㅎ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가득안고 돌아왔습니다.
감사했구요. 아직 저쪽테이블에 계셨던 님들과는 제대로 야기를 못해 본 거이 조금 아쉽다고나 할까요. 암턴 초면에 넘 각설이모습을 뵈드려서 타령까정 가야하는데 참았다는 것만 알아주시고 이해해주셔요.
원래는 지가 몹시 조신한 여인이걸랑요
근데 노인(어르신)대상으로 재롱을 피운답시고 지내다보니 완전 망가졌네요. 후원금으로 거둬들인 수입(오만천원)은 다음 등산 때 예쁜 타월 스물다섯 장정도 준비할 수 있겠네요.
만나서 행복했고 가슴이 따뜻한 저녁이었답니다.
정모에 참석하신 분들과 이 카페를 이용하시는 길방 동지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나타날게요.
깨끗한 맘과 깨끗한 정신
photoman(權五衡)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미인들의 환영 속에 마음 들떠 할 말도 잊었답니다.
무박2일로 촬영갈 계획이었으나
최근 벽계수님이 본사에서 사업소로 자리를 옮겨서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서 조금마한 힘이라도 되어 줄 겸
계획을 취소하고 정모에 참가했답니다.
예쁜 글을 쓰시는 분들처럼
모두 모두가 마음이 깨끗한 분들 같았습니다.
제가 취미로 하는 사진도 깨끗한 맘과 깨끗한 정신이 있어야만
꾸밈이 없는 사실을 그대로를 옮겨 놓은 듯한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다음에 산에 갈 때 같이 동행 할 기회가 있을 때는
순수미를 가지신 길방의 모든 분들을 제 카메라에 담아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행복한 한주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첫댓글1)제1부 목차중 박기선(송엽)을,박기선(기선)으로.2)이창우프로필중 [저 에 가는 길]을,[저 곳에 가는 길]로 3)명서영시인 프로필에 시집[오르가슴]추가,4)나팔꽃사랑외2편 별빛(서현미) 밑에 "나팔꽃사랑"시 제목이 없고 5)서현미프로필에 명서영시인프로필로 오기 6)가마솥 최현옥을 꽃향기(최현옥),또 최현옥프로필 빠짐
첫댓글 1)제1부 목차중 박기선(송엽)을,박기선(기선)으로.2)이창우프로필중 [저 에 가는 길]을,[저 곳에 가는 길]로 3)명서영시인 프로필에 시집[오르가슴]추가,4)나팔꽃사랑외2편 별빛(서현미) 밑에 "나팔꽃사랑"시 제목이 없고 5)서현미프로필에 명서영시인프로필로 오기 6)가마솥 최현옥을 꽃향기(최현옥),또 최현옥프로필 빠짐
7)제1부 중 송옥임시인 글 제목 "내 친구에게 외 1편" 을 "내 친구에게 외 2편"으로 수정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