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충기 수필: 백령도 이야기>
해병대 체육대회
9월 27, 28일은 이곳 해병여단이 주관하는 “민,관,군 체육대회”가 열렸다.
이곳 해병여단의 4개 대대와 7~8개의 직할부대(중대규모)는 묶어서 직할대 A,B로, 또 대청부대와 공군부대(레이다 기지의 1개 대대가 있음)가 팀을 만들어 대항전 참가하였다. 축구, 농구, 족구, 총력전(줄다리기), 씨름, 릴레이 6종목은 부대대항이었고, 그 밖에 하프마라톤, 피구, 단체줄넘기, 낚시게임, 과자파티 등은 군가족 및 일반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아, 아~~ 총력전....
나는 줄다리기를 보고 감격할 줄은 정말 몰랐다. 대대 대항 줄다리기 게임은 8팀이 참가했는데, 한 달쯤 전부터 특별 훈련에 돌입한다는 해병대 줄다리기인 총력전은 특별훈련으로 통나무 끌기, 나무 통째로 뽑아내기, 산악 달리기, 많이 먹고 체중 불리기 등으로 거의 필사적이라고 한다.
한 팀이 30명씩인데 간부(부사관)가 5명씩 꼭 끼어야 한다. 얼굴은 온통 회색과 붉은색으로 악마처럼 분장을 하였는데 얼굴에서는 살기(?)가 넘치고, 구령에 따라 일사 분란한 동작으로 진행된다.
아, 아... 저 굵은 팔뚝, 떡 벌어진 두꺼운 가슴팍하며, 거친 숨소리.. 젊음이 용솟음친다.
시작 전, 먼저 상대편 부사관이 두 명씩 나와서 한 명 한 명, 상의는 물론 바지주머니와 가랑이 등을 샅샅이 뒤진다. 혹여 돌멩이라도 집어넣어 체중을 불릴까 하여... 이상 없음이 확인되면 곧 이어 경기가 시작 된다.
첫 번째 구령 - 발뒤꿈치로 땅을 파서 발받침을 만드는데 연병장은 온통 뽀오얀 흙먼지로....
두 번째 구령 - 앉으며 풀어헤친 상의 앞섶을 꼬아 줄에 감을 준비를 한다.
세 번째 구령 - 재빨리 앞섶을 줄에 감고 발받침에 뒤꿈치를 박아 넣으며 줄을 움켜쥐고
네 번째 구령 - 일제히 몸을 일으켜 몸을 뒤로 30도 각도로 젖히며 줄을 당긴다.
악문 이빨,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근육, 우렁찬 함성과 응원소리......
우리 아들이 근무하던 2대대 근처 연화리 교회의 부녀회에서는 일주일 전부터 출전 해병들을 데려다 돼지머리에 감자를 넣고 푹 삶아서 먹여 체중을 불렸다는데 결국 결승전에서 포병대대에 지고 말았다.
예전에는 경기에서 지면 대대본부까지 2~3km를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기도 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