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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무예 여행 스크랩 고수를 찾아서 <12> 주짓수 박준영 사범
天風道人 추천 1 조회 474 13.08.31 11:3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고수를 찾아서 <12> 주짓수 박준영 사범
"무기 없는 1대 1 맨손 격투에서는 최고 무술이라 자부", 브라질 현지서 한국인 첫 우승, 국내 최초 검은띠 승급 목전에


2006년 2월 브라질의 한 '주짓수(브라질 유술)' 경기장. '파울리스타 서키트 2006'이란 이름의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파란띠 -76㎏급 시합. 크지 않은 체구에 인상마저 곱상한 동양인 한 사람이 매트 위로 올라왔다. 상대는 주짓수 본고장에서 잔뼈가 굵은 브라질 선수. 동양에서 온 작은 선수는 안중에도 없다는 표정. 1회전을 가볍게 끝내고 2회전에 진출해야겠다는 거만함이 가득했다. 대회관계자나 관중들도 경기 결과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웬걸, 시합이 시작되자 모든 이들의 입이 딱 벌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동양인 '주짓수까(주짓수 선수)'가 단 10초만에 전광석화같은 암바(팔꿈치 관절 꺾기)로 상대를 물리쳐 버린 것. 브라질 선수는 동양인에게 '탭(손이나 발로 항복 의사를 밝히는 동작)'을 하는 굴욕을 피하려 암바 상태에서 끝까지 버티는 투혼을 발휘했다. 용기는 가상했다. 그러나 처참한 결과가 나와 버렸다.

"뚜둑하며 인대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조금 당황했습니다. 브라질 선수는 팔이 덜렁덜렁한 상태로 경기장을 떠났고요."

현재 우리나라 주짓수계 최강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알려진 박준영(33) 동천백산유술회 사범이 들려준 일화다. 박 사범은 이 대회에서 연전연승, 시상대 맨 윗자리에 오른다. 결승전에서는 '트라이앵글 암바(삼각조르기 상태로 팔꿈치 관절 꺾기)'로 상대를 항복시켰다. 한국인이 브라질 현지 주짓수 대회에서 체급 우승을 차지하기는 처음이었다.


# 자타공인 주짓수 최강자

 
  박준영 사범의 '백초크(뒤에서 목을 조르는 기술)' 공격에 상대가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백초크는 3초면 상대가 기절하고 10초가 지나면 목숨을 잃게 되는 위험한 기술이다. 박수현 기자 park@kookje.co.kr
주짓수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무술.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10년 안팎이다. 최근 MMA(종합격투기)가 인기를 끌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딱 부러지는 주짓수 일인자를 찾기는 힘들다. 박 사범은 이런 상황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주짓수계의 최고수로 떠오른 인물이다. 박 사범이 거둔 화려한 우승 경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2006년 초 한국인 최초로 브라질 현지 주짓수대회에서 우승한 이래 세 차례 1위에 올랐고 올해에는 무려 여섯 차례나 정상의 자리에 섰다. 지난 7월에는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열린 '캄피오나토 문디알 2007' 갈색띠 -70㎏급에서 우승을 하는 기염도 토했다. 캄피오나토 문디알은 주짓수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일종의 세계 선수권 대회. '파울리스타 서키트' 등 이전에 출전했던 여타 대회보다 훨씬 수준이 높다. 따라서 캄피오나토 문디알 우승은 박 사범의 주짓수 기술이 세계수준임을 완벽하게 입증한 것. 이 대회 우승으로 박 사범은 검은띠 승급이 확정됐다. 이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연말께 제가 브라질에서 훈련하던 마카코 골드 주짓수팀의 팀 마스터 조르제 마카코가 우리나라를 찾아 관원들 앞에서 검은 띠를 직접 매 줄 예정입니다. 현지에서 받을 수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 검은띠 주짓수까가 없는 점을 감안한 것입니다."

박 사범의 주짓수 검은띠 승급이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이전에 격투기 등 여타 무술을 했던 사람이 아니라는 점. 박 사범은 10년 가까이 헬스클럽을 운영한 보디빌더 출신이다. 각종 대회에서 수상도 여러 번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케이블TV에서 이종격투기를 보다 주짓수에 입문했다. 불과 5년 전의 일. 주짓수계에서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도 최소 10년 이상을 수련해야 검은띠를 딸 수 있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한 등급 올라서는 데도 3~4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박 사범의 초고속 승급은 국내 최단기일 뿐 아니라 본고장 브라질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진기록이다.

"보디빌딩을 할 때는 체중이 90㎏까지 나갔죠. 힘이라면 자신 있었고요. 그런데 처음 주짓수 도장을 찾았다가 60㎏도 안되는 고등학생에게 지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이런 운동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 때부터 본격적인 수련에 들어갔습니다. 배울 때마다 새로운 기술을 접할 수 있어 아주 재미가 있더군요."

국내 대회에서 몇 번 우승을 한 박 사범은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브라질행을 선택한다. 지난 2005년부터 매년 3~4개월씩 현지에 머무르며 본토 기술을 습득했다. 박 사범이 속한 마카코 골드 주짓수팀은 이종격투기에서 유명한 슈트복스 아카데미 산하. 슈트복스 아카데미에는 반데레이 실바, 마우리오 쇼군 등 종합격투기대회인 프라이드와 UFC의 최정상급 선수들이 속해 있다. 박 사범은 이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기술을 습득했다. 지난 4월 미크로 크로캅을 하이킥으로 실신KO 시켜 대이변을 연출했던 가브리엘 곤자가와는 친구 사이다. 내년 초에 도장을 개관할 생각인 박 사범은 앞으로도 2년에 한 번꼴로 브라질로 가 선진기술을 배운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브라질 현지에서 처음 시합에 나섰을 때는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바로 이긴 뒤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브라질에 머물 동안에는 하루 내내 운동에만 몰두했습니다. 브라질 선수들이 처음에는 동양인이라 깔보더니 실력이 쌓이니 나중에는 친구가 되더군요."

# 맨 손 무술로는 최강

    박준영 사범이 상대에게 무릎 관절을 꺾는 '니바'를 시도하고 있다. 박 사범은 현재 부산 남구 대연동의 '동천백산유술회'(관장 채인묵) 도장에서 주짓수 지도를 하고 있다. 동천백산유술회는 우리나라에서는 꽤 유명한 주짓수 도장. 박 사범과 함께 브라질에 가 갈색띠 부문에서 여러차례 우승을 한 성희용 사범 역시 이곳 소속이다. 대연동에 본관이 있으며 전주 울산 대전 등지에도 도장이 있다. 종합격투기팀도 지도한다.

대연동 도장을 찾았을 때 박 사범은 관원들과 매트 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주짓수의 특징은 반드시 상대방과 실전에 가까운 스파링을 한다는 점. 얼핏 보면 유도와 비슷하다. 그러나 밭다리후리기 등으로 상대를 매트에 메다꽂으면 승부가 결정되는 유도와 달리 쓰러진 상태에서도 공격이 계속된다. 항복을 할 때까지다.

"주짓수는 상대가 원하면 스파링을 받아줘야 합니다. 처음 도장에 온 초보자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몸과 몸을 서로 부딪히며 수련하는 것이죠. 그래야만 기술이 늡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범인 저도 운동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주짓수의 기술은 1만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 생기고 있다. 하나의 기술이 나오면 그것을 방어하는 기술이 또 나타나는 까닭이다. 주짓수 기술은 다른 격투기 종목에 비해 훨씬 위험하다. 동작 하나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박 사범이 한 관원과 스파링을 시작했다. 뒤로 돌아서는가 싶더니 번개같이 상대의 목을 뒤에서 감는 '백초크' 기술이 들어갔다. 상대의 얼굴이 일순 새카맣게 변한다. 더 이상 조임이 계속되면 큰일날 터. 상대의 항복 선언이 이어진다. 백초크는 맨 손으로 사자를 잡을 수 있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3초 만에 기절하고 10초 이상 계속되면 죽음에 이른다. 트라이앵글 초크 기술도 재빠르다. 순식간에 상대의 경동맥을 제압한다. 무릎관절을 꺾는 니바 역시 깔끔하다. 눈깜짝할 사이에 상대가 무력화되고 만다. 브라질의 주짓수 경기에서 10초 만에 상대를 제압했다는 박 사범의 말이 비로소 피부에 와닿는다. 웬만한 무술 수련을 한 사람이라도 주짓수까의 손에 잡히면 성한 몸을 보존하기가 힘들듯 보인다.

"주짓수는 무기가 없는 상태에서 벌어지는 1대 1 맨손 격투기 가운데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신체가 작은 사람이라도 수련을 하게 되면 큰 사람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죠. 따라서 격투기 선수라면 반드시 익혀야 무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을 상대로 기술을 써 본 적은 없습니다. 호기심을 가진 친구들이 가끔 기술을 걸어보라고 하는데 한 번 겪고 난 뒤에는 다시는 하지 마라며 손사래를 칩니다."

이종격투기 덕분에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주짓수는 아직도 저변이 얇다. 주짓수를 수련한 선수들이 종합격투기 경기에서 스탬핑(누워 있는 상대의 얼굴을 발로 밟는 것)이나 사커킥(상대의 얼굴을 축구공을 차듯 발로 가격하는 것) 등 잔인하기 그지없는 기술을 구사하는 것을 본 때문. 엄밀히 말해 주짓수와 종합격투기는 다른 것이지만 일반인들 눈에 곱게 보일 리는 만무한 일. 박 사범도 이를 인정한다.

"그게 주짓수계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짓수는 부드럽고 신체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무술입니다. 도장 관원들도 주로 30대 이상입니다. 의사나 경찰 등의 직업을 가진 40, 50대가 꽤 될 정도로 배우는 연령층이 높습니다. 또 수준에 맞게 지도를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편견을 버렸으면 합니다. 브라질에서는 여성이나 아이들도 배우는 게 주짓수입니다."


# 일본에서 건너간 실전 무술

- 주짓수(브라질 유술)란

주짓수는 80여 년 전 유도를 하던 일본인 마에다 미츠요가 돌출행동으로 자신이 속했던 강도관에서 파문당한 뒤 브라질에 건너가 그레이시 가문에 그 기술을 전수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마에다는 기존의 유도에 사무라이들 사이에 대대로 내려오던 유술을 접목한 실전무술을 추구한 인물. 이런 이유로 그레이시 가문에 전해진 마에다의 기술은 자체 발전을 거듭해 가공할 무술로 탈바꿈했다. 주짓수가 널리 알려진 것은 1993년 미국에서 열린 UFC에서 그레이시 가문의 호이스 그레이시가 연전연승하면서부터다. 체구가 비교적 작았던 호이스 그레이시는 거구들을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기술로 제압했다. 주짓수를 더 유명하게 한 인물은 호이스 그레이시의 형인 힉슨 그레이시. 그는 이종격투기에서 450전 무패의 신화를 남겼다. 현재 프라이드나 UFC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은 반드시 주짓수를 배운다. 그렇지 않으면 누웠을 때 상대가 가하는 그라운드 기술을 도저히 배겨낼 수 없기 때문이다.

주짓수는 지렛대의 원리를 적용해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것이 특징. 그런만큼 근접전에서 아주 효과가 있다. 호신술로서의 기능도 탁월해 브라질 현지에서는 '발리투도(뭐든지 할 수 있다는 포르투갈어)'로 불리기도 한다. 주짓수에는 태권도와 같은 단 개념이 없다. 흰띠에서 시작해 파란띠 보라띠 갈띠 검은띠로 승급을 한다. 시합은 도복을 착용한 상태로 유도처럼 선 자세에서 시작된다. 시합시간은 흰띠는 5분, 파란띠는 6분, 보라띠는 7분, 갈색띠는 8분, 검은띠는 10분이다. 상대가 항복을 하면 경기가 끝난다. 제한시간까지 '탭'이 나오지 않으면 점수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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