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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제주도를 가본 이는 뭔가 우리나라 땅 같지 않아서 자꾸만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 길가의 야자수 같은 이국적 식물들 때문인가도 싶지만, 야자수가 없는 곳에서도 그 느낌은 여실하다. 눈에 특별히 걸리는 것이 없어서일까. 그러나 사방이 휑한 평야지대는 한반도 내륙에도 많다. 그 내륙의 평야지대와도 또한 다른 무언가가 있다. 산악지대는 분명 아닌데, 그렇다고 완전한 평야도 아닌 모양으로 펼쳐진 땅-. 한라산 중복의 횡단도로를 거슬러 오르면 비로소 무릎을 치게 된다. 여기저기 올록볼록 솟아 있는 희한한 야산더미들이 실은 그 뭔가 다른 분위기의 근원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