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잠간 한 눈판 사이 재천 26도 열대야[뜀꾼]
* 2013/08/03(토) 26도, 높은 습도
* 참가 회원(10명): 강영구(14.2k), 김훈(14.2k), 김유일(14.2k), 김종철(6k), 이일재(12.2k), 이정만(12.2k ), 이희한, 장상용(10k), 정종수(반포 한강, 영동6교), 채희묵(14.2k)
* 식사대: 60,000원 (5,000원x10명=50,000원, 모주 한주전자 10,000원)
*종수 득외손자 기념 아침 쏴!!! 축하!!!
영동6교 (5:39) - 6900m지점(6:30) - 오작교(6:38-42) - 영동6교 (7:37)
문자:
정종수: 뛰어가고 있음 5:12am
황민연: 2박3일 패키지로 청산도 보길도 휴가 중 8:30pm(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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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국제 평화 마라톤대회(10/3<목>)까지 61일
접수 6/3~9/6 10,000명(풀:1,000;하프:1,000명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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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춘천마라톤 (10/27<일>) (김유일, 채희묵 접수 완료)
(출전 예정 뜀꾼: 김훈, 김유일, 안병택, 정종수, 채희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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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부터 훈, 정만, 청암, 유일, 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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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초까지 무더위 예보
장마가 7일에나 끝나고 무더위는 9월 초까지 갈 것 같다는 예보다. 이번 주가 휴가의 피크일텐데 TV나 신문도 고속도로 피서차량에 대한 중계를 하지 않는 것 같다. 남부에는 일찍 온 찜통 더위로 중부에는 지루한 장마 때문에 피서 인파 대이동 시점이 교란돼 눈에 크게 띄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26도의 열대야에 재천 달려
잠깐 장마가 남쪽으로 다시 내려간 사이 서울은 25도를 넘는 26도를 기록하며 열대야 현상이 간밤에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일요일부터 월, 화까지 비가 온 다음 끝난다니 금년 장마는 한 달 20일이 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면 얼마나 푹푹 찌어대는 가마솥 더위가 될까.
장마로 급해진 숫매미의 구애소리
장마가 길어 8월초 성하(盛夏)의 대표 곤충인 매미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장마에 숫매미가 구애를 할 수 없었단다. 오늘 새벽도 참매미의 세레나데에 암매미가 움직인게 아니고 내가 얼람이라도 들은 듯 잠에서 깼다. 정말 아리따운 소프라노가 아닌 초울트라테너 숫매미의 처절한 소음이다.
숨고르기 하는 참매미
소음이라고 구박 말기를
수 년에서 17년까지 땅속에서 굼뱅이로 살다 세상 구경을 잠간 한 다음 종족을 잇게하고 생을 마감해야하는 숫매미로서는 너무 절박하단다. 참매미는 해가 중천으로 오르면서 더욱 음통을 채근거리는 말매미 때문에 자신의 소리가 묻혀버린다고 하소연한다. 말매미도 마찬가지 심정이어서 오죽하면 밤까지 고성의 세레나데를 부르겠냐고 푸념을 한다. 둘 다 이 신천지에 살 날도 길어야 한 달도 안되니 너무 시끄럽다고 구박하지 말란다.
지금의 우리 젊은이들과 달리 숫매미는 본분을 다하기 위해 이렇게 필사적임을 알아달라는 것이다.
멧돼지와 일전 위한 청암, 훈의 무기
모임장소에 갔더니 청암이 못을 박는 묵직한 마치를 꺼내든다. 그러더니 같이 타고 온 훈도 유사한 것을 꺼낸다. 양평 고구마밭을 보호하기 위해 판자로 멧돼지가 침입할 만한 곳을 막고 못을 박아야 한단다. 멧돼지와의 일전이 벌어질 태세다.
영구도 차에서 내리고 어제 비를 핑계로 안올려려고 꾀를 부리며 전화를 했던 유일도 민연사부가 하사한 배낭을 메고 다가 온다. 양평고구마밭의 주인인 정만도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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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사부 SPECIAL
민연사부는 보길도와 땅끝마을에서
청산도와 보길도, 윤선도의 녹우당, 땅끝마을을 누비고 다니는 민연 사부는 카톡에 수시로 사진과 함께 현지를 생생하게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42.195km의 둘레길이 청산도에 조성된다며 가을에 뛰어보자는 제의도 했다. 소위 서편재길. 교회 집사님인 종철은 일요일만 아니면 가고 싶다는 답을 올렸다.
우리 6명은 둑으로 올라갔다. 역시 영구와 유일이 앞으로 나간다. 고구마밭에 갈 정만, 청암, 훈은 멧돼지 퇴치방법에 관해 얘기를 나눈다. 아이디어 뱅크인 훈은 침입 예상 변두리에 판자로 막고 못을 박아 멧돼지의 접근을 막자고 한다.
42.195km에서... 그런데 어부인은 어디다 숨겨두고다닌디아
마음이 포근해지는 청산도의 녹색 여름
땅끝마을에서
간장게장 백반이 단돈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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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멧돼지 얘기 두 개
그런데 멧돼지 관련 좋은 얘기 하나와 나쁜 것이 하나가 나온다. 양평 그 동내에서 한 농부가 멧돼지를 잡겠다고 구덩이를 크게 파놓았는데 그 속으로 빠져들어 맨손으로 잡으려다 본인이 죽은 사례를 정만이가 해 준다.
청암은 아는 사람이 4륜구동을 몰고 가다 저돌적으로 가로지르는 멧돼지를 치어 차가 박살났는데 그 멧돼지의 쓸개로 약술을 만들어 부서진 찻값을 빼고 남았다는 생각지 않은 일도 있었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가래나무의 추자
다들 천변 아랫길로 내려간 사이 나는 일단 여물어가는 나무의 열매를 잡아보기 위해 계속 둑으로 달렸다. 정말 찜통이다. 먼저 지난번에 봐 둔 끝이 뾰족한 추자가 열리는 가래나무에 디카를 눌렀다. 너댓개가 모여있는데 동네 사람들이 카메라를 정조준한 표시가 길가 관목에 나 있다. 그게 우리의 토종이라면 둥근 호도가 열리는 호도나무도 가래나무과로 중국에서 온 사촌이다. 부드러운 껍질에 싸여 땡볕을 받으며 가을을 향해 가고 있다.
추자가 여물어가는 가래나무
70년대의 낭만이 서린 마로니에
우리가 70년대 많이 불렀던 마로니에 노래가 있는 열매도 보기 좋게 달려있다. 소형 아령같기도 한 갈색 열매가 밤 같은데 독성이 있어 청설모나 다람쥐도 거들떠보지 않는단다. 동숭동의 서울대 문리과대학 대학로 마로니에가 노래의 주인공이자 낭만이 가득 들어있는 말.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1971)”이라는 제목은 모를지 몰라도 박건의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만은 당시를 산 우리는 다 기억한다.
나는 처음 마로니에가 몽마르트 언덕이나 되는 줄 알았었다. 영어로는 열매를 강조해 horse chestnut (말밤)이라고 했는데 우리말로는 잎이 7장이라고 칠엽수.
마로니에(칠엽수) 열매
모감주나무는 꽈리나무라고 하면 어떨까?
다시 천변길로 내려갔는데 앞에 유일 혼자 달린다. 영구가 출구전략이 잘못돼 뒤로 쳐진 것 같은데 나보다 먼저 간 3명은 어디를 가나 보이지 않는다. 역시 여물어가는 모감주나무의 꽈리를 옆에 세우고 달리는 유일을 집어넣었다. 어려운 모감주 이름대신 꽈리나무라고 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저렇게 많은 꽈리를 볼 때마다 든다. 그 안의 열매는 판이하지만 영낙없는 꽈리 아닌가. 튤립꽃 같다고 해서 튤립나무, 고추잎과 꽃이 그대로 나무에 있다고 해서 고추나무, 매발톱꽃이 나무에 있다고 해서 매발톱나무 아닌가?
강건너에서 손을 흔드는 영구--- 너무 멀어... 땡겨볼걸
짝잃은 유일과 모감주 나무 꽈리
멀리 삼총사가 여유있게 천천히 나타난다. 그래서 기다리다 역시 모감주나무열매와 구도를 맞췄다. 천변 남쪽에서 이미 영구뜀꾼이 손을 흔들어보였다.
모감주나무열매와 삼총사.. 한 꽈리에 열매 보여. 가을에 까맣게 익어 염주알로 쓰여
6시 8분
수국이 제철을 시작
정만, 청암 주암교에서 반환
오늘은 정만이 주암교(6900m지점)까지만 가겠단다. 청암도 스톱. 거기서부터 훈과 나는 오작교를 향해 보조를 맞췄다. 거의 다 가더니 스피드를 낸다. 흔치않은 일이다. 선바위까지 갔을 걸로 예상했던 유일과 영구가 오작교 돌벤치에 앉아있다. 26도나 되는 날씨에 포기한 것 같다. 사실 모임장소에서 정만의 스마트폰에는 군포 26도 서울 27도로 표시되어 있었다.
마타리, 참나리와 뜀꾼
딸내미가 아버지와 수변 무대 산보
부용꽃의 꽃봉오리
천변 야외수영장... 장마가 길어 수지가 맞을지...
반환점을 먼저 넘어가 버린 정만
반환점에 도착한 청암
유일, 배낭에서 포카리스와 초콜릿바 내놓아
둘이서 스포츠 드링크 포카리스를 마시고 초콜릿바를 내놓고 먹으란다. 나는 바나나와 생수를 내놓을 기회마져 박탈당했다.
LSD를 한 영구, 유일
다시 일어섰다. 영구가 전날 LSD(오랜시간 천천이 뛰는 마라톤 연습 주법)를 해 너무 힘들다며 쳐진다. 유일도 왕복 3시간 LSD를 했단다. 정말 덥다. 어제 관악산 계곡이 눈에 선하다. 너무 잘 정돈된 서울대입구 관악산 계곡. 설악산 계곡쯤 되어보였다.
만년 전세... 한번 이사하면 월세로 해달라고 할테니 절대 전세 나가지 마시기를
렌즈를 맞추니 날아가고 있는 가마우찌 (숨은그림찾기) 힌트: 물위에 날라가고 있읍니다.
행운(네잎클로버)을 찾고있는 아가씨
일건달 여성 선수 나타나
건너편에 서울남부혈액원이 있는 보행자교 못미쳐 일요건강달리기클럽(일건달) 여성 주전 선수가 따라붙으며 “전고”를 외친다. 주암교에서 날씬해 사진을 찍으려다 놓쳤는데 아는척을 안하고 되돌아와서 우리를 부른 것이다. 지난 동아마라톤 4시간 26분에 주파한 58개띠. 오는 춘천마라톤과 중앙마라톤을 다 뛰겠단다. 보디빌딩도 했지야고 말을 건네니 감짝 놀란다. 어떻게 아느냐고? 그런 것은 묻는게 아닌데...
여풍당당의 대명사인 일건달의 여성 주전선수가 우리 일행과 보조를 ... 최근 보디빌딩에도 데뷰
"2013 강남 Best 몸짱 발표회"에서 -- 출처 "일건달" 홈피
종철 미국에 부인 안따라간 이유 “국정조사”를
그러자 종철이 뒤 늦게 달려온다. 그만 세웠다. 우리는 그 여성선수를 따라가기 힘들어 종철에 맡겼다. 둘이 파트너가 되어 잘 간다. 그런데 종철이 의심스럽다. 어부인과 작은 딸이 큰딸 손자보러 미국에 갔고 아들은 기숙사에 있다. 나 홀로 집에다.
본인이 미국에 가지않은 이유를 오늘 아침 알았다. 그렇게 다정하게 둘이 뛰지 않은가. 어부인과 작은 딸이 돌아오면 “국정조사”를 제안할 계획이다. 국회도 걸핏하면 하는데 가정사도 중대하므로 당연한 게 아닌가. 따라가지 않은 속샘은 뭐고 이 여성과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
종철 여기서 뒤로 돌아. 계속 둘이서 뛴다. 그 사진은 나중에 제시
머리 -- 젊음의 표시
‘일건달’ 또 한 여성 멤버
영동5교에 다가서는데 종수 전화가 온다. 5시12분 뛰고 있다고 문자를 보내고 난 1시간 45분 후다.
5교를 지나는데 또 한 여성마라토너가 앞에 나타난다. 역시 일건달 두 핵심 멤버 중 다른 한 선수.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는데 수줍어하며 계속 달린다. 근접 촬영에 실패했다.
또 한분의 일건달 여성 선수
영동6교 건너편에서 손을 흔드는 '일건달'의 핵심 여성멤버인 마라토너 겸 보디빌더 문희씨
둘이 같이 뛰었다고 만면에 웃음을... 저런 웃음을 예전에 본적이 없음... 국정조사 증거로 채택할 예정
상용, 희한, 종수, 주차장에서 만나
상용과 희한이 주차장에 나와 있다. 반포에서부터 뛰어온 종수도 있다. 상용은 뛰다 정만을 만나 돌아왔단다. 우리는 홍초 두 컵씩 마시고 교회 화장실로 갔다. 청소 아주머니가 세수만 하지 등목까지 하느냐며 단호하다. 겨우 얼굴만 씻고 나왔다.
모주로 종수 뜀꾼 외손자 탄생 축하
국밥집에는 8명이 두 테이블을 잡고 모주를 한잔씩 따랐다. 나와 영구는 따로 앉았다. 우리 10명은 종수 외손자의 탄생을 축하하며 잔을 높이 들었다. 추카! 추카! 추카!
종수 뜀꾼의 외손자. 3.4kg. 조금많은 몸무게? 출생후 50분이라 눈을뜨지 못했답니다. 할아버지들이 축하해주는 줄을 알고있겠지요. 친정집에서 산후조리중.. 축하!!!! 지난해 5월 결혼한 작은 딸의 첫 결실이랍니다.
종수 외손자 탄생을 위하여 (8월1일 세상에)
4인방, 멧돼지 강제 접근금지를 내리러 양평으로
정만, 청암, 훈, 희한은 농사 잘 지어놓은 고구마를 멧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양평 농장에 가 강제로 접근금지를 하기로 했다. 어부인들은 당연히 필요없다. 부모도 너무 자녀들을 못살게 굴면 법원이 접근금지 명령을 내리지 않는가.
정말 서로에 목숨을 위협하는 대신 상생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 네 뜀꾼은 더욱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시 반부터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멀리서 천둥소리도 난다. 또 비가 오면 매미는 언제 짝을 찾아 사랑을 나누나하나... 비가 개더니 말매미 소음이 블랙홀이 되어 모든 소리를 빨아들인다.
채희묵 배상
첫댓글 멋진 사진과 명문에 열대야를 잠시잊었읍니다. 멧돼지퇴치를 위하여 장장 3시간동안 흘린땀은 아침뜀길에서의 그것과 비교가 안되었지요
어떤 저돌적인 멧돼지라도 침투할수없도록 단도리 잘하고 돌아왔답니다. 뜨거운햇살을 받으며 달콤한 황금고구마생각에
시간 가는줄몰랐읍니다.
황금고구마와 멧돼지!?!?!?
청암 난 어제 큰 실수를 해서 하루종일 고생 했답니다. 목욕하러가서 3시간반을 뛴후에 모주 한잔 먹고, 옥욕탕에서 찬물로 몸을 식힌후에 온탕에 들어가서 누운채로 잠이 들어 버렸읍니다. 25분을 잤는데 안압이 올라서 눈이 벌개가지고 하루 종일 안약넣고 몸 식히느라...... LSD, 혹은 장거리 시합하고 나서 따뜻한물에 장시간 있는것은 혈관확장하여 좋지 못합니다. 다른 친구들 이런 실수 하지 않으시도록.....피곤한몸이 스르르 잠이 들면 몸이 식지 않아서 좋지 못합니다...
아 그렇군요 정말... 핏덩이 손자 올렸읍니다.
세상에 거칠것이없는 진정한사부 하늘을지붕삼고 땅을 자리삼아 오대양육대주를 누비는 사부가 그까짓 일가지고
무얼그리 놀라셨읍니까? 온탕속에서 잠잘수있는 호연지기가 부럽습니다. 당신은 진정한 사부입니다.
그런데, 늦게야 읽어보니, 기가 막히네?^^ 여자 선수를 따라 뛰라고 해놓고 이렇게 뒤통수를 때리는게 우리나라 기자의 행태인가? 나는 뛰라고 해서 오랜만에 재미있어서 시키는대로 한 것 뿐인데? 내가 무슨죄인가? 집사람 이틀후 면 온다는데, 국정조사 증인대에 세울려고??? 나는 결백해^^^
평소에 준비한 자만이 행운을 잡는 법. 종철은 무죄이오이다. 주력이 비슷해야 뜀꾼들은 주로에서 우정을 나누노니 그 일건달 여성과 주력을 맞추소서. 전고의 이름을 걸고 훈련에 매진하소서.
감사합니다. 황싸부님 뜻대로 하겠습니다. 웃자고 한 짓이고, 웃으며 살아야지요, 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