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남일면 국궁장 이용자 모임인 무성궁술회가 국궁장 개장 2년만에 정식 출범했다. 2018년 1월 6일, 주말인 이날 오후 남일면 국궁장에는 평소처럼 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활쏘기를 즐겼고, 저물 무렵인 저녁 6시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서 출범식을 가졌다.
이 활터는 2016년에 청주시와 공군사관학교의 협약으로 시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국궁장이다. 공군사관학교 입구 옆에 있는 시민체육공원인데, 공사가 부지를 제공하고 청주시가 시설유지와 운영을 맡아서 2020년 4월까지 운영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공원 안에는 야구장, 배드민턴장, 축구장, 국궁장이 있어서 시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체육공원의 관리 주체는 청주시 남일면이고, 남일면사무소에서 담당 공무원을 한 명 배치하여 체육시설 전반을 관리한다.
체육공원 안의 국궁장도 이런 원칙 하에서 시민에게 개방되었고, 시민들은 누구나 개인 자격으로 와서 활쏘기를 즐긴다. 이렇게 2년이 경과한 현재, 국궁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숫자가 60~70명에 이르렀다. 저절로 사원들 간에 친목이 이루어지고, 시설 사용이며 집기 및 소모품 조달에 대한 고민이 생겨, 좀 더 원활한 활터 생활을 위해 친목회 형식의 모임이 필요해진 시점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제기된 각종 민원으로 시민 국궁장은 기존 활터 형식의 위탁 운영 방식이 허락되지 않고 시에서 직접 관리 운영해온 형편이다.
보통 활터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활터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이다. 위탁받은 국궁 동호인들은 1년간 지방자치단체의 시설을 이용하고 이듬해 자치단체장이 의회의 허가를 받아서 다시 이용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활터 사람들은 대부분 대한궁도협회 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한다. 전국대회를 비롯하여 각종 지방 대회, 승단 대회까지 거의 모두가 대한궁도협회의 주관하에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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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사광경
그러나 남일면 국궁장은 이런 방식을 취하지 않고 면사무소에서 직원 1명이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다 보니 활터에 필요한 물건이나 집기는 시민들이 직접 마련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궁창이며 점화장 같은 것은 면 담당자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물건이고 결국 활 쏘는 당사자들이 마련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시설 보수나 관리는 면사무소에서 담당하지만 활 관련 물품이나 소모품의 경우 시민들이 알아서 마련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 모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온 상태이다. 그런 모임으로 적합한 형식은 활터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이 곳 국궁장의 특성상 활터 조직은 허락되지 않으므로 사계 형식이 된 것이다. 사계는 민간 활터에서 구성원들이 꾸려오던 오래된 전통인데, 소속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요즘으로 치면 친목회 같은 성격이다.
시민 국궁장을 이용하는 그룹은 대체로 4가지 유형이다. 첫째는 활터 이전을 추진하던 구룡정 전임 임원들, 둘째는 활을 그만 두었다가 다시 쏘게 된 사람들, 셋째는 처음부터 이곳에서 활을 배운 사람들, 넷째는 인근 활터에 소속이지만 가끔 와서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또 작년 하반기부터는 무심천 둔치에 있던 직지정이 수해로 물에 잠긴 데다가 시의 단속으로 과녁 재설치가 불가능해지자 사원들이 시민 개인자격으로 이곳 국궁장을 이용하는 형편이다. 이들은 소속이 직지정이기 때문에 앞의 여러 유형 중 넷째에 해당한다.
이날 청주시 지북동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모임 운영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그 모임을 운영할 임원을 뽑았다. 모임 운영방식은, 시민 국궁장 이용자 중에서 원하는 사람들만 가입을 하며, 시민들이 좀 더 편하게 활을 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봉사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그러므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물론 가입을 원하지 않을 경우 가입할 필요가 없고 가입을 강요할 수도 없다. 이날 참석자들의 논의 결과, 이름은 '남일 국궁장 이용자 협의회, 무성궁술회'로 하기로 했고, 대표로는 강연원 접장을, 사무총장으로는 맹주찬 접장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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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원 회장과 맹주찬 총무
아울러 남일 국궁장 집궁자 협의회인 '장수바위터'도 함께 만들어졌다. 이 모임은, 남일면 국궁장에서 처음 활을 배운 사람들의 모임이다. 대표와 총무는 무성궁술회 임원이 겸직하기로 하여 대표인 사수는 강연원 접장, 총무는 맹주찬 접장이 맡았고, 선생은 정진명 접장이 추대 되었다.
현재까지 이곳에서 활을 배워서 쏘는 사람은 모두 7명이다. 그 동안 정진명 접장이 신사를 지도하고 활 공부를 안내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범 노릇을 해왔다. 그래서 이번에 저절로 '선생' 직책에 추대된 것이다. '선생'은 활 공부를 지도하는 사람을 가리키던 직책명이다.
청주시 남일면 국궁장은 여러 모로 기존의 활터와 많이 다르다. 운영 체계가 남다르고, 시민의 자발성에 기초한 운영 방식이 또한 특별하다. 기존의 활터와는 다른 이런 국궁장의 분위기가 앞으로 국궁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자료 : 국궁포럼, 편집 : 국궁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