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해안별 해맞이 가이드!! <서해 편> |
당진 왜목마을 - 서천 마량포구 - 무안 도리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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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붉은빛이 도는 물안개로 뒤덮여 있다. 안개 속에 어렴풋이 드러난 섬도 몽환적인 핏빛이다. 삐죽삐죽 솟은 굴양식장 말뚝도 덤장도 어느 새 붉디붉은 홍싯빛. 바다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해는 왜목 해안의 오른쪽, 어두운 그림자로 누운 노적봉 어귀에서 떠오른다. 정확하게는 남근석처럼 생긴 돌기둥 바로 위에 소담히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누군가가 일부러 번쩍 들어 올려놓은 듯 독특한 모습이다. 동향의 포구 앞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어 서해안 일출이 가능하다는 왜목마을. 이곳의 일출은 이렇듯 붉되 전혀 눈부심이 없어 터질 듯 탱탱한 홍시 같다. 붉되 눈부신 동해 일출이나 금빛과 붉은빛이 적절하게 어울린 서해안 지역의 다른 일출과는 사뭇 다른 색채다. 주변이 붉어 더욱 노랗게 보이는 해. 왜목마을 일출이 유난히 예쁘고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이라는 평은 이 같은 왜목 일출의 독특한 색채 때문일 게다.
하지만 해가 늘 돌기둥 위에서 솟는 것은 아니다. 인근 국화도와 장고항 노적봉 사이 2㎞ 해상을 사이에 두고 날마다 해뜨는 지점이 좌우로 이동한다. 가장 좋을 때는 2월. 바로 돌기둥 위로 해가 솟는 때다.
마을 양쪽에 바다를 품고 있는 왜목에서는 일몰 역시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감상 포인트는 왜목마을에서 1㎞쯤 떨어진 교로리 끝(대호방조제 초입). 소·대난지도와 풍도, 육도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이 매우 어여쁘다. 따라서 바다에서 솟는 아침 태양과 바다로 지는 저녁 태양을 고스란히 지켜보는 게 왜목마을의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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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왜목마을에 이어 두 번째로 주목받기 시작한 서해안의 일출 명소. 포구가 마치 휘어진 칼처럼 바다로 툭 튀어나와 있어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산 하나를 넘어야 일몰을 볼 수 있는 왜목마을과 달리 '앉은 자리에서 등만 돌리면' 일출·일몰을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 하지만 사철 일출을 볼 수 있는 왜목마을에 비해 이곳의 바다 일출은 소설인 11월 22일부터 다음해 1월 20일경까지로 한정돼 있는 단점이 있다. 이 기간을 벗어나면 태양이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것이 아니라 인근 산에서 떠오르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붉은 태양의 웅장함이 감소되고 만다. 마량 해안 어디서든 일출을 볼 수 있지만 감상 포인트는 100m 길이의 방파제에서 동남쪽 마서면 죽산리를 바라보는 것. 일출시각인 오전 7시 40분경이면 뿌연 해무 사이로 띄섬, 쌍도, 할미섬, 아목섬이 아련하게 보이고 그 사이를 비집고 검붉은 해가 수평선 위로 솟아 남쪽으로 기운다.
사위를 노란빛으로 물들이며 둥실 솟는 해. 이즈음엔 출어에 바쁜 어선들과 금강 하구언 갈대밭에서 날아온 고니, 청둥오리 등 철새 떼와 어울려 고운 한지 느낌을 준다. 남성적인 동해안 일출과 달리 애잔한 여성미가 돋보이는 마량포구의 일출.
또 다른 서천의 일몰 감상 포인트는 춘장대 해수욕장. 모래사장이 단단하기 때문에 자동차로 낙조 속을 질주하며 황홀경을 맛볼 수 있다. 숨겨진 일몰 명소는 호젓한 해변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장포리다. 할미섬과 쌍도 사이 바다로 떨어져내리는 낙조 풍광은 젊은 연인들의 가슴을 낭만에 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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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가 솟는다. 시나브로 다가서는 엷은 홍조에 질펀하게 퍼진 어둠은 정신없이 제 옷을 챙겨 입고 달아난다. 소리 없이 은근히 아침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노령산맥이 숨가쁘게 달려나가다 마지막 사력을 다해 세워놓은 바다 건너 야산 위로 계미년 첫해가 사뿐히 올라앉는다. 처음에는 수줍은 새색시처럼 고개만 내밀더니 이내 기세 등등 두둥실 떠올라 삼라만상을 붉게 아우르며 염화미소와 같은 포근함을 안겨준다. 바다로 길게 뻗어나간 해제반도 땅 끝에 위치한 도리포는 몇몇 어선들이 드나드는 아담한 포구다. 동쪽으로 물결 잔잔한 함경만이 넓게 펼쳐지고 그 너머에는 야트막한 야산들이 고만고만한 어깨를 이어가며 줄지어 늘어서 있다. 신년에 도리포에서 떠오르는 해는 거의 바다 한가운데서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여름철에는 포구 바로 앞산에서 떠오르지만 겨울철에는 위치를 옮겨 건너편 가장 낮은 산 위에서 떠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리가 한참 떨어져 있어 바다 한가운데서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포구가 번잡스럽다면 새로 닦인 해안일주도로를 타고 언덕 위에서 새해를 맞이해도 좋다. 도리포에서는 일출과 더불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송구영신하면서 가는 해를 바라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 도리포 건너편 칠산 바다의 해넘이는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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