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만물상
[만물상] 무효표에 담긴 ‘양심’
조선일보
이용수 논설위원
입력 2024.04.12. 21:17업데이트 2024.04.12. 23:03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4/04/12/UCLPZP7AWFEGNHAHYCPX7I7O3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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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상훈
1954년 자유당은 4년 중임 제한을 이승만 대통령에 한해 없애는 개헌을 추진했다. 재적 203석의 3분의 2인 136표 이상이 필요했다. 자유당은 야당과 무소속 의원을 회유해 137표를 확보했다. 결과는 찬성 135표, 반대 60표, 기권 7표, 무효 1표였다. 자유당은 “사사오입 원칙에 따라 개헌 정족수는 135표”란 논리로 부결을 가결로 뒤집었다. 만약 무효 1표가 찬성이나 반대로 갔다면 사사오입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국회 표결 때 의사국장은 ‘가·부·可·否’ 4개 이외의 문자나 기호를 표기하면 무효 처리된다고 거듭 안내한다. 기표소 벽에도 같은 내용의 안내판이 붙는다. 그래도 무효표가 나온다. 의원들이 표기법을 모를 리 없다. 무효표는 고민의 산물로 기권보다 더 적극적인 의사 표시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표결에서 자주 나온다.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에선 무효표가 7장 나왔다. 작년 9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 동의안 표결에선 4명이 무효표를 던졌다. 찬성표를 던지고 싶지만 차마 그러지 못한 민주당 의원들이었을 것이다.
▶일반 유권자들도 무효표로 의사 표시를 한다. 2014년 일본 오사카 시장 선거에서 무효표는 역대 최대인 13.5%였다. “장난치지 마세요” “세금 낭비하지 마세요”라고 적거나 백지를 냈다. 위안부 망언을 일삼던 하시모토 시장의 불통 행정에 대한 경고다. 지난달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은 87.3%를 득표했다. 재외국민 투표에선 72.3%로 차이가 났다. 무효표가 7% 가까이 쏟아진 영향이었다. 대선 직전 의문사한 푸틴의 정적 나발리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적는 등 저항 움직임이 일었다.
▶이번 총선 세종갑에선 무효표가 6700장 나왔다. 전체의 5.5%였다. 세종을(1.2%)의 4배가 넘었다. 선거 직전 민주당 후보가 부동산 갭 투기 의혹으로 공천 취소된 곳이다. 덕분에 민주당을 탈당한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가 당선됐다. 무효표 대부분은 국민의힘 후보를 찍기는 싫고 그렇다고 김 후보에게도 표를 주기 싫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나왔을 것이다.
▶경기 수원정에서 ‘이대생 미군 성상납’ ‘퇴계는 성관계 지존’ 같은 말로 큰 논란을 일으킨 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2377표 차로 신승했다. 그런데 그 두 배인 4696표의 무효표가 나왔다. 나머지 수원 지역구 4곳은 1400~1900표 수준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차마 이런 사람은 못 찍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일까. 그렇다면 그나마 ‘최소한의 양심’이 담긴 무효표일 것이다.
이용수 기자 논설위원
루체른
2024.04.12 22:51:54
도둑을 발견했는데 차마 도둑이야 소리는 못지르고 그냥 속으로 도둑이야 외쳤다는 것도 양심인가. 지역구 무효표 내고 비례 조국 찍었다면 2배로 양심없는 것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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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
2024.04.13 00:58:56
줄초상을 치르고 난 뒤 모두 얼떨떨한 표정이다. '세상에 ~ 이럴 수가~' 너나 없이 내뱉은 장탄식이다. 어제 어디를 다녀오느라 택시를 탔다. 기사님 왈, '출구조사 직후 손님 모셔다 드린 뒤에 곧장 핸들 놓고 술타령으로 울분을 풀다가 귀가했단다. 그 말에 곁들여 정부 여당을 질타하는 소리가 뒤를 이었지만 그 말은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달라 여기 옮기지 않는다. 멘탈붕괴란 이런데 쓰려고 생긴 말 같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해 보자. 이번 선거결과는 헌법개정이나 탄핵, 대통령 재의신청에 거부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단 나라는 지키게 됐다는 뜻이다. 물론 윤석열 3년이 그냥 허송세월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그렇다고 나가 기둥뿌리가 뽑혀나가지는 않는다. 다만 홍준표 같은 회색분자가 이 틈을 노리고 날뛰는 꼬라지 보면 이재명보다 더 가증스럽고 추해 보이지만 그러나 낙심하지 말자. 누구 좋으라고 낙담인가? 재기의 꿈을 다지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어떻게 세운 대한민국인데 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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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snfree
2024.04.13 01:15:22
그러니까… 입에 걸레 달아놓은듯 막말 쏟아내는 인간이랑 한평생 범죄자 심리 연구로 범죄자 검거에 힘썼던 전문가랑 비교해서 찍을 사람이 없어서 무효표 만들었다는건데… 이게 정상적인 민의라서 받들어야된다고? 민의가 다 옳다고 누가 그럽니까? 아닌걸 아니라고 못하다보면 앞으로 100석도 못하는 날이 온다! 국힘 제대로 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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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uny
2024.04.13 03:31:55
이용수도 이런 허접한 분석을 칼럼이라고 쓰고 있나??.... 그것은 바로 양심적 행위가 아니라, 부정선거의 흔적이라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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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
2024.04.13 07:50:35
세상에 자기 시간 내서 겨우 자기 의사 표시한다는 것이 무효표 투표인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한국 사람들은 절대 그런 짓 하지 않는다. 이건 거의 100% 부정 선거의 증거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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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2024.04.13 06:50:24
보수는 이런 순진한생각 땜에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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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由
2024.04.13 01:38:52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키고 싶다면 이미 선거라는 운동장은 좌파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부터 인정하는것에서 시작해야한다.즉 지금은 3~40년전에 공산주의자 비슷한 의심만들어도 낙선되었듯이 지금은 오히려 극우 또는 친일 프레임만 저들이 걸어도 낙선되는게 주지의 사실이 돈거다. 그나마 저항할 힘(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자 일때)이라도 있을때 의원내각제 개헌 또는 선거법을 중선거구제나 정당명부제등으로 개정하여 이번 선거처럼 전체지지는 45%지지임에도 의석수는 1/3을 조금넘어 저드?l 독주를 넋놓고 바라볼수밖에없고 결국에는 자유민주주의가 사라지는 최악을 피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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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그르트
2024.04.13 08:14:13
그러니까 민주당 지지층에서 차마 이 사람 찍지 못하겠다는걸 보여주러 일부러 투표장까지 가서 금 바깥에 찍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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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재규어
2024.04.13 08:05:13
양심? 투표하느라 시간 낭비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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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4.13 04:46:49
투표에서 무효표는 고민의 산물이지만 선택의 애로이기도 하다. 최악 피해서 차악 선택이 그나마 최선의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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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식
2024.04.13 05:02:22
역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가장 많은 무효표가 나왔다고 한다 이는 국민이힘당윤정권의 실정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힘당이나 윤정권을 지지 성원한 유권자가 기권보다 자신의 선택권을 지키는 의서표시였다 지지 할수도 지지 않할 수도 없는 경우 무효표로 자신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판단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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