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학교에서는 난방 연료용 솔방울 따기가 방과 후 학생들의 중요한 일과였다.
당시를 회상하는 40대 중반 P씨(대학교수)의 말이다. "친구들과 마을 뒷산에 올라가 솔방울을 따기도 하고 주워 담기도 했습니다. 고학년은 두 포대 저학년은 한 포대를 채워야 했어요. 생각하면 참 힘들기도 했지만 친구들과 놀러 나온 기분도 들었지요. 그땐 그게 아주 당연한 일로 생각되었습니다. 한 번은 선생님과 함께 뒷산에 오른 적도 있는데, 때 아닌 노래자랑대회가 열렸어요. 춥고 어려웠던 시절이지만 마음만은 따뜻했어요."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시인 김용택은 '김용택의 교단일기'에서 그때를 회상한다. "교실이 훈훈하다. 2년 전부터 석유난로 대신 심야전기를 이용한 충열식 난로를 놓았다. 장작을 가지고 와서 난로를 피워 도시락을 구워먹고 고구마를 구워먹던 시절을 지나, 조개탄(아! 조개탄 불 피우기는 힘이 들었다)과 갈탄 시대를 지나, 석유를 땠다. 모두 교실 공기를 맵고 탁하게 하던 난로들이었다. 특히 조개탄을 땔 때 교실엔 오소리 잡으려고 오소리 굴에 연기를 피운 것처럼 연기가 가득했다."
시린 발과 곱은 손은 과거의 추억에 불과한가? 아니다. 2007년의 경우 충분한 난방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교실이 전국적으로 7만8000여 개로 전체의 15.9%라 한다. 조개탄 난로 난방 효과의 교실 내 지역 간 불평등은 자리바꿈으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지만, 지역 교육 예산이나 학교별 격차에 따른 난방시설 불평등은 정부가 발 벗고 나서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