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순이익 반토막에도 직원 늘어…WM·IB 인력 확대
10곳 중 7곳 증가…KB '자산관리', 삼성 '기업금융' 확대
전문 인력 육성…증권사 업무 늘며 전 부문 상시 채용
국내 대형 증권사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절반가량 줄었지만 직원 채용은 되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영업 중심의 중개 서비스를 벗어나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금융(IB)과 디지털 인력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31일 국내 증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자산상위 10대 증권사 중 7곳의 직원수가 증가했다. KB증권은 2018년 이후 4년여 만에 직원 3000명을 넘었다. 지난해말 2956명에서 올 6월말 3033명으로 68명(2.3%) 증가했다.
개인고객 대상 거래 업무를 맡는 리테일(1596→1658명)뿐만 아니라 디지털 부서 등이 포함된 본사관리(848→860명) 직군의 인력이 고루 증가했다. IB업무 위주의 본사영업(521→515명)은 소폭 감소했다.
KB증권 관계자는 "고객중심의 자산관리 영업 전략과 투자솔루션 제공 역량 강화를 위해 WM총괄본부를 WM영업총괄본부, WM솔루션총괄본부로 확대 개편하면서 직원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말보다 55명(3.7%) 늘어난 1556명, 삼성증권은 46명(1.8%) 증가한 2622명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39명(1.3%) 늘어난 3100명으로 집계됐다
대신증권(13명, 0.9%)과 한국투자증권(8명, 0.3%), 신한금융투자(3명, 0.1%) 등도 소폭 직원이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본사관리·본사영업·지점 등 3대 직군 규모가 일제히 확대됐다. 삼성증권은 위탁매매 부문은 소폭 감소했으나 기업금융, 기업영업 등 IB부문이 증가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비대면 고객이 증가하면서 위탁매매 부문 직원을 온라인 우수고객을 상담하는 FM팀로 전환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FM(파이낸셜매니저)팀이 속한 기타 부문은 1344명에서 1365명으로 늘었다.
IB부문은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대규모 거래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주식거래대금이 줄면서 개인투자자의 거래 수수료가 줄자 채권자본시장(DCM), 법인영업 등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있다.
직원규모 1위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말보다 222명(5.8%) 줄어든 3587명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올해 초 희망퇴직을 실시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39명(4.1%) 감소한 902명, 하나증권은 35명(1.9%) 줄어든 1824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10대 증권사의 순이익 합계는 2조685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조6656억원)보다 42.4% 급감했다. 글로벌 긴축 흐름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주식 거래가 줄었고 증권사 수수료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수익 감소에도 국내외 주식투자, 자산운용 등이 보편화하고 있는 만큼 전문 인력 육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채용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해외주식운영을 담당하는 신입·경력 직원 채용을 진행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지점과 본사영업 등 전 부문 경력 직원을 뽑고 있다. NH투자증권은 IB부문, KB증권은 IT·디지털 전 부문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신탁 등 적극적인 금융투자 인구가 늘어나면서 증권사의 업무 범위도 확대되는 추세"라며 "IB, IT 분야의 상시채용을 진행하는 곳이 다수인 만큼 당분간 채용 규모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1] 202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