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지막 날 조울증(양극성 장애) 환자가 자신을 진료하던 의사를 살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터졌다.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 속에서 스트레스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정신 질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을 보이는 대표적 정신 질환이 조울증이다.
조울증은 정확한 원인이 아직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회인으로서 무게감, 마음 한 구석에서 생기는삶에 대한 회의가 억눌려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하는 마음이 스스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조울증인지를 의심해 봐야 한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울증 환자에 대한 관리 체계도 개선돼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조울증 진료 인원은 2013년 7만1627명에서 2017년 8만6362명으로 최근 4년 새 20.6%나 증가했다. 기분이란 일정 기간 동안 지속되는 감정의 상태다. 기분은 평범하거나 보통일 수도 있고(평온하고 안정된 상태). 들떠 있거나(흥분 상태) 가라앉을 수도(우울 상태) 있다.
이에 대해 민경준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기분 상태는 다양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만, 자신이 이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고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즉 과도한 극단에 이르지 않는 상태”라면서도 “병적인 기분 상태에 빠지게 되면 자신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극단적인 기분 상태에 이르게 된다. 조절이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돼 그 사람의 대인관계, 학업, 직장ㆍ가정 생활 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고 했다. 조증이란 한마디로 지나치게 기분이 좋은 상태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분이 들뜨고 예민해지며, 생각이 많아지고, 자신감이 넘쳐 무모한 사업을 벌이기도 한다. 잠을 안 자도 피로한 줄 모르며 에너지와 의욕이 넘쳐나게 된다.
이에 대해 민 교수는 “평소보다 말이 많아져 심한 경우 횡설수설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가 되고, 아이디어가 수도 없이 떠오르거나 머리가 팽팽 잘 돌아가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며 “평소보다 산만해져 사소한 일에도 일일이 참견하거나 간섭하려 하고 매우 부산스러워지는 것은 물론 옷차림이나 화장이 화려해지고 외모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은 조증의 반대 상태다. 재미를 느꼈던 일에 흥미를 잃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만 부리거나 만사가 귀찮은 느낌을 받게 된다. 불면ㆍ수면 과다ㆍ피곤함ㆍ무기력감도 느낀다.
민 교수는 “우울증이 생기면 무가치함 또는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하며, 희망이 없는 듯 하고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에 골몰하게 되고, 실제 자살 기도를 하게 될 수 있다”며 “식욕과 체중의 변화 또한 우울증의 흔한 증상으로, 식욕이 감소하거나 또는 오히려 식욕이 증가하며, 체중 감소 혹은 체중 증가를 초래한다. 집중력이 저하되고 결단을 못 내리고 우유부단해진다”고 했다.
조울증이란 조증과 우울증이라는 두 가지 상태가 합쳐진 의미의 질병이다. 민 교수는 “조증 삽화 또는 우울 삽화 같은 극단의 기분 변화와 정상적인 기분이 번갈아 나타나며 재발이 잦은 것이 특징”이라며 “사람에 따라 조증 삽화가 자주 나타날 수도 있고 우울 삽화가 자주 나타날 수도 있으며, 각 삽화의 기간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울증에는 영향을 미친 심리적 요인의 해결, 가족 내 갈등 해결, 의사소통, 대인관계 호전, 사회 적응 등을 위해 정신 치료와 함께 신경세포를 안정화하고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약물 치료가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 된다”며 “정확한 조울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와 면담을 해 보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 병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의료진을 따라야만 입원 치료가 가능한 병이 조울증이다. 평소에는 멀정하게 보이고 문제점도 드러나지 않아 환자를 강제로 입원시키기 어려워 이번 사건을 야기시켰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퇴원 후 사례 관리, 외래 치료 명령제 등 조울증 환자에 대한 제도적 미비 탓에(이번에 사건을 일으킨 환자를)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며 “해외에서는 정신건강심판원 등을 통해 판사가 사법 체계로 이를 시행한다. 하지만 비용 탓에 우리나라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천상병 시인이 ‘내 한 가지뿐인 즐거움’이라 부른 막걸리. 막걸리가 올라간 술상, 아닌 밥상의 옛 풍경은 대략 이렇다. 논두렁에 펼쳐진 새참 밥상. 막걸리 한 대접을 벌꺽벌꺽 들이마시곤 손등으로 입 주변을 멋지게 훔쳐내는 사나이가 그려진다. 짧은 휴식 가운데 막걸리 한 대접을 즐기는 ‘폼생폼사’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입안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에 고개를 돌려 손바닥에 톡 뱉어보니 올챙이다. 막걸리 심부름 온 꼬맹이가 홀짝홀짝 마시다가 줄어든 양만큼 논물로 채운 게다. 그렇게 모내기 들판에서 시작해 허름한 대폿집, 민속주점의 찌그러진 주전자에 담기며 서민들의 웃고 우는 삶과 함께한 술이 바로 막걸리다.
전통주갤러리
그런 막걸리가 요즘 달라졌다. 서민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춘 ‘우리 술 전문점’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절기별, 지방별 특산 막걸리부터 새콤달콤한 과일 슬러시 막걸리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시뻘건 김치 쪼가리에 부침개 한 장이 전부였던 안주 상차림도 세련되고 화려해졌다.
올해는 소주, 맥주, 와인은 살짝 옆으로 밀어놓고 막걸리로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술을 술술 부르는 맛있는 요리는 기본이고, 연말 분위기 내기 좋은 장소들로 골라봤다.
느린마을 양조장
배상면주가가 운영하는 수제 막걸릿집.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가지 맛의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뒤로 갈수록 숙성기간이 길어져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고 맛도 깊다. 발효 기간이 짧은 ‘봄’은 신선하고 가벼운 맛, ‘여름’은 상큼하고 경쾌한 탄산감, ‘가을’은 쌉쌀하면서 강한 맛, ‘겨울’은 알싸하고 완숙한 맛으로 여운이 길다.
느린마을 양조장의 소고기 육전과 막걸리
막걸리를 사용해 조리한 안주 메뉴도 눈길을 끈다. 막걸리 증기로 쪄낸 ‘양조장 막고기 한 접시’와 막걸리에 재워 그릴에서 구워내는 ‘양조장 돼지 목살 그릴 스테이크’가 대표적이다. 기본 안주로는 막걸리를 거르고 남은 지게미로 만든 과자가 나온다.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27길 7-9(양재 본점) / 02-579-7710
막걸리 증기로 쪄낸 ‘양조장 막고기 한 접시’
백곰막걸리 양조장
건물 전체가 온전히 우리 술을 위해 꾸며졌다. 취급하는 우리 술의 가짓수는 무려 200여 종. 국내 술집 가운데 최고의 리스트다. 우리 전통주를 구분하는 세 종류 탁주(막걸리), 약주(맑은 술), 소주(증류주)를 모두 갖췄다. 메뉴판 앞쪽의 판매 순위 리스트를 참고하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백곰막걸리의 가리비찜
최근 가장 많이 팔린 탁주는 양산 이화백주로, 탄산이 섞여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막걸리계의 샴페인’으로 알려졌다. 제철 재료를 활용한 안주 메뉴가 화려하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1인당 5만원은 각오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48길 39 / 02-540-7644
백곰막걸리의 돼지수육
탄산이 섞여 톡 쏘는 맛이 특징인 ''이화백주''
한국술집 안씨막걸리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이름을 올린 막걸릿집. 경리단길 뒷골목 끝자락에 자리했다. 틀에 박힌 전통주점이 아닌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한식 술집의 멋을 보여준다. 인테리어, 음식, 식기 등에서 독특한 색과 맛이 묻어난다. 막걸리 외에 여러 가지 전통 소주와 약주 등도 갖췄다. 메뉴판에 주류 맵을 그려둬 개인의 취향에 따라 술을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안씨막걸리 여수 새꼬막
계절에 따라 재료를 바꿔가며 메뉴를 꾸리기 때문에 독특한 제철 요리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작은 사이즈의 주전부리 안주가 별도로 준비돼 있어 가볍게 한잔하기에도 부담 없다.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13가길 61 / 010-9965-5112
안씨막걸리 송고버섯
주유별장
주유별장(酒有別腸)은 ‘술을 마시는 사람의 장은 따로 있다’란 뜻으로, 주량의 많고 적음은 덩치의 크고 작음과 관계없음을 의미한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다양한 막걸리를 갖추고 있는데 가장 인기 좋은 메뉴는 ‘막걸리 슬러시’다. 시원하게 얼린 여섯 가지 맛의 막걸리가 깔끔하다. 달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청포도 막걸리 슬러시가, 고소한 맛을 선호한다면 오곡 막걸리 슬러시가 어울린다.
주유별장의 청포도막걸리슬러시
안주류는 모차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간 감자전, 다진 소불고기와 향긋한 깻잎을 넣고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를 올린 떡볶이 등 퓨전 한식이 대부분이다. 명동, 광화문, 여의도, 판교 등 여러 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서울 중구 퇴계로 100(명동점) / 02-6020-5757
바삭치즈반달감자전
묵전
막걸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다양한 전을 선보인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부침개 냄새에 군침이 확 돈다. 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주문 즉시 부쳐내 바삭하면서도 촉촉하다. 모둠전을 주문하면 김치전, 동태전, 두부전, 깻잎전, 오징어전 등이 기다란 그릇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온다.
모둠전
가평 잣 막걸리, 부여 앉은뱅이 막걸리, 제주 우도 땅콩 막걸리 등 지역별로 엄선한 막걸리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매장에서 직접 블렌딩한 하우스 막걸리도 인기가 좋다.
서울 강남구 언주로168길 22 / 02-548-1461
직접 블렌딩한 하우스 막걸리
출처 : 청사초롱
글 : 유지상(음식칼럼니스트)
사진 : 박은경(청사초롱 기자)
※ 위 정보는 2018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英 연구팀, 뇌졸중 "몇 분 내" 진단 센서 개발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뇌졸중 환자를 혈액검사로 몇 분 안에 확진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영국 워릭(Warwick) 대학 연구팀은 뇌졸중으로 의심되는 환자의 손가락을 찔러 채취한 혈액 속의 특정 단백질을 찾아내는 방법으로 뇌졸중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이 기술은 혈액 속의 퓨린(purine)이라는 단백질을 잡아내는 센서로 단 몇 분이면 환자가 뇌졸중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뇌졸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뇌경색이 발생하면 뇌세포는 산소와 포도당 공급이 차단되고 그로부터 몇 분 안에 이 단백질을 분비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센서는 언젠가는 뇌졸중 확진만이 아니라 뇌졸중 위험이 큰 환자를 가려내고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센서는 현재 영국 국립의료보험(NHS: National Health Service) 산하 의료기관들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뇌경색이 발생하면 막힌 뇌혈관을 신속하게 뚫어 혈류를 회복시켜야 하는데 그러자면 늦어도 뇌경색 발생 4.5시간 안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뇌졸중 의심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뇌졸중인지 아닌지를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는 뇌졸중 확인을 위해 CT 촬영과 함께 여러 가지 검사를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뇌졸중 의심 환자는 3명 중 한 명이 뇌졸중 '유사' 증상을 보인다. 편두통, 발작, 수막뇌염(meningoencephalitis)도 증상이 뇌졸중과 비슷하다.
공복혈당의 변동성이 큰 사람일수록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헬스조선 DB
공복혈당의 변동성이 큰 사람일수록 당뇨병 발생 위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최경묵·김정아 교수팀이 2002~2007년 최소 3회 이상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비당뇨인 13만1744명의 혈당수치를 2013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혈당변동성이 가장 큰 상위 25% 그룹이 혈당변동성이 가장 낮은 하위 25% 그룹보다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1.67배로 높았다. 혈당변동성은 평균 혈당치에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혈중 포도당 농도의 변화를 뜻한다. 이번 코호트 연구에서 조사기간 중 대상자 9303명이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그 중 혈당변동성이 큰 상위 25% 그룹(D그룹)에서는 2846명이 당뇨병 진단을 받았으며, 혈당변동성이 가장 작은 하위 25% 그룹(A그룹)에서는 2083명이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이는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가족력, 고혈압, 고지혈증, 생활습관 등 당뇨병과 관련 있는 인자들을 보정한 결과다.
<혈당변동량에 따른 당뇨병 진단 환자 수>
최경묵 교수는 “최근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혈당변동성은 당뇨합병증 및 심혈관질환과 관련된 중요한 연구주제로 제시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비당뇨인에서 공복혈당변동성이 향후 제2형 당뇨 발병과 연관됨을 제시한 첫 번째 연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따라서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변동이 심한 혈당 수치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안정화하기 위해 규칙적인 식습관과 지속적인 운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당뇨병학회 공식 저널 ‘Diabetes care’에 지난해 12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