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물량 많고 보호확약 물량은 적어
실제 상 초반 등락폭 상당
"추격매수는 기관 보호예수 끝나는 6개월 이후 추천"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은행이냐 플랫폼이냐’를 두고 논란이 지속됐던 카카오뱅크가 드디어 증시에 입성했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를 기록하지 못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 형성 후 상한가)’을 실현하지는 못할 예정이지만 강한 매수세로 장 초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공모주를 청약 받지 못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지금이라도 주식 매수를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의 추격매수 적정 시기가 적어도 6개월 후라고 조언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계획대로 코스피에 상장했다. 시초가는 공모가(3만9000원)의 두 배를 무난하게 형성할 것이라는 업계 예측과 달리 5만3700원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낮은 시초가에 개장 직후 강력한 매도세가 나와 주가는 5만1000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장이 열린지 5분 만에 강한 매수세가 형성됐고 이후 주가는 시초가보다 26.6% 상승한 6만8000원까지 올랐다. 상한가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상한가에 근접하자 지금이라도 주식 매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글들이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 빠르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격 변동성 ▲기관 보호예수물량 기간 등을 잘 살펴 추격매수를 할 것을 조언한다.
가장 먼저 봐야할 것은 가격 변동성이다. 장 초반 카카오뱅크 주가 최저가는 시초가 대비 5% 하락한 5만1000원, 최고가는 26.6% 상승한 6만8000원이다. 불과 1시간 안에 31.6%의 등락이 생긴 것이다.
장 초반 매수를 했다가 벌써 손해를 보고 있다는 사람도 나왔다. 실제 한 개인투자자는 “카카오뱅크가 상한가를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장 초반 추격매수를 했지만 이내 물려버렸다(주식 매수 후 가격이 떨어지는 것)”며 “다시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도 “카카오뱅크의 경우는 기관수요예측에서 2500조원의 자금이 몰렸고 일반 공모 청약에서도 청약 경쟁률 182대 1, 증거금 58조를 모은 만큼 첫날 큰 변동성이 예상됐다”며 “투자는 개인 판단이기 때문에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변동성을 조심해서 매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전문가들이 눈 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은 첫날 유통가능 물량과 기관들의 의무보유확약 기간이다. 만약 기관들의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짧고 비율이 낮다면 첫날부터 매도세가 강하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의 22.54%에 해당하는 1억712만2710주로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바이오사인스의 13%(967만주), 11.63%(889만주)보다 많다. 반면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59.8%로 SKIET의 64.57%, SK바이오사인스의 85.26%보다 낮다.
특히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의무 확약 비율은 27%에 불과하다. 92%에 달하는 국내 기관의 확약 비율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유통물량은 많고 확약 비율은 적으니 매도물량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기관들은 장 초반 158만7000주를 순매도하며 매도세를 키웠다.
이에 대해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뱅크는 소위 ‘보유자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며 “추격매수를 원하는 개인들은 적어도 기관의 보호예수물량이 끝나는 시기인 6개월까지는 기다렸다가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상장 직후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를 따라 매수를 하는 행위는 추천하지 않는다”며 “공모주 청약에 성공한 사람들도 오늘 가격이 많이 올랐을 때 매도하는 것을 고려해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전 11시 46분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시초가 대비 18.44% 상승한 6만3600원을 형성하고 있다.
출처 - http://kpenews.com/View.aspx?No=1994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