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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장애인 고용 언제쯤? 자폐인 고용의 실태"
글쓴이 장지용
작성일 2020-10-13 00:00:00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 언제쯤? 자폐인 고용의 실태"
장지용 (에스타스)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 저조는 자폐인이 아닌 다른 장애 유형을 가서도 똑같이 저조한 편이다. 이제는 고장 난 라디오 같은 지적이 될 정도로 매번 지적받는 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국정감사 자료를 통하여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 저조는 또 드러나고 말았다. 이제는 ‘또’라고 써야 할 정도로 뻔하고 또 뻔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올해의 통계는 전체 노동자 수 1,307,208명 중 대기업 근무 장애인 노동자는 30,099명, 장애인 의무고용 이행비율이 2.3%였다. 100명 이하의 중소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이행비율은 그보다 0.05% 높은 2.35%였다. 조그만 회사보다도 책임감이 없는 대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장애인 고용 의무 비율을 준수한 대기업은 약 25% 정도밖에 안 되는 것도 비극적이지만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원인은 대기업의 지나친 이익 중심의 구조와 장애인 인력을 안 선발해도 인력이 자진해서 오는 그러한 취업 시장의 구조, 지나치게 낮은 장애인고용분담금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인적 의견은 장애인고용분담금은 최소 최저임금의 150%, 최대 최저임금의 400%~600%까지 부과할 수 있는 징벌적 수준의 인상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쉽게 말해 고용분담금을 낼 바에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속 편할 수준으로의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한국의 복지 시스템에서 기업복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높아서, 대기업 취업이 안정된 일자리와 복지혜택으로 돌아오는 비율이 대단히 높다. 두둑한 연봉은 기본옵션이라고 할 수 있겠고.
자폐인이 대기업에 근무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지는 아직 통계조차 없다. 그리고 자폐인이 대기업 공채에 합격한 사례는 아직도 없다. 장애인 공채로 들어간 사례도 없고, 끽해야 계약직 신분이거나 자회사 고용 등 변칙적으로 고용한 것에 가깝다. 이러한 것은 엄격히 말하면 ‘반칙’이다.
대기업은 자폐인 고용에 본격적으로 신경 쓸 시점이 다가왔다. 지적장애와 달리 지적기능에서는 장애가 없는 확률도 약 15% 정도는 된다고 하니 이 15%를 위한 고용 프로젝트를 가동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자폐인 사회를 혁신시킨 새로운 이론인 ‘신경다양성’이 고용 분야에서도 적용 가능하다는 지적은 이미 미국 경영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고 그런 이야기는 일전에도 언급된 바가 있다. (자세한 것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7년 기사를 참조하라)
내가 직접 경험한 바를 보면,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국내 대기업에서도 자주 회람하는 것 같다. 대기업 자회사 인사팀에 근무할 시절, HR실 실장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정기구독하고 있었고 그러한 내용을 직원들에게 회람시키곤 했었다. 아마 나는 그 당시 정직원이 아니었기에 몰랐지만, 아마 그 결론을 직원 교육으로 썼을 것 같았다.
그러한 ‘선진 경영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선진 경영이론인 신경다양성 기반 일자리나 자폐인 고용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지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그들의 상상력에는 자폐인 직원이라는 단어를 상상해본 적도 없고 그들 사전에 자폐인 직원이라는 단어는 올라와 있지 않은 듯하다.
이제는 마무리된, 전형적인 ‘공대 개그’를 이용한 시트콤 ‘빅뱅 이론’의 주인공 셸든은 당사자와 관계자가 애써 부인하고 있지만, 자폐인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끔 보이기에 그러한 추측이 잦았던 캐릭터였다. 그러한 직원은 고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겠지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폐인을 고용하려는 의지는 적을 것이다. 기업들이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진 것이 결국 미래 자기들의 경쟁력 상실이라는 관점에서는 비극적이다.
자폐인들의 역량을 끄집어내 자기 기업의 새로운 ‘비밀병기’로 활용할 수 있는 경쟁력은 충분히 있다. 자폐인들이 결국 ‘비밀병기’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한 것을 시도하라. 진짜 당신 기업에서는 결국 성공적인 성과를 내게 될 것이다.
이왕이면 대기업처럼 돈도 많고 역량을 발휘하기 쉬운 직장에서 고용하는 것이 좋다. 요즘 IT 분야 채용이 많아졌다고 들었는데, IT 분야에서 자폐인 채용이라면 진짜 역량 재훈련만 걱정해도 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직무 이런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금 제일 먼저 할 일은 자폐인을 고용하는 것이다. 직무, 인권보장 이런 것등 질적 강화는 아직 무리다. 일단 ‘양적 확대’가 제1의 과제이다. 지금 대기업에서 자폐인을 위해 쓸 돈은 ‘의학적 모델에 갇힌’ 목적의 ‘기부금’이나 ‘실종 방지’를 위한 ‘기부금’이 아닌 자폐인 직원에게 줄 ‘월급’이다. 자폐인이 직장에 다니면 어차피 ‘재활’과 ‘일상생활 유지’, 그리고 부모의 부담 경감, 생활습관 개선 등은 결국 따라오게 마련이기에 그렇다.
나는 그렇게 대기업에 묻는다.
“언제야 자폐인 고용할 거야? 말 거야?”
당신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밀병기’는 지금 버려지고 있다. ‘무관심’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