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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제가 판에 글을 쓰게 될 줄이야...
사실 카테고리는 맞지 않는데 조언을 구할 곳이 없고, 어디에 물어야 할지도 몰라서
최대한 사람이 많은 곳에 올리니 이해 부탁 드려요ㅠ
저는 4살짜리 아들 하나, 2살짜리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 애 둘 맘이에요.
저에게 2018년은 기업들과 싸우는 해인가봐요.
애기 아빠가 회사내에서 상사의 인신공격 및 사직 권고를 못 이기고 지난 달 사직을 하고,
한 달동안 이리저리 직장을 구하러 다니다가 겨우 지인의 추천으로 한 곳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다음달부터 출근이라 서로 고생 많이 했다며 시간이나 난 김에 앞으로 언제 갈지도 모르는 여행한번 가보자고 결정했죠.
그리고 기왕에 가보는거 조금 무리해서 해외로 가보자고 해서 저금통 깨고, 통장에 모아뒀던 돈 싹싹 긁어모으고, 카드 무이자 할부 이용해서 급하게 홍콩으로 결정한 후 일주일 전에 티켓팅해서 지난주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예상치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어요.
아침 8시 비행기라 7시 30분 부터 탑승한다기에 7시 15분쯤 가서 줄을 섰는데 줄을 길게 세워놓고 한 승무원이 순서대로 다니며 여권과 탑승권을 체크하더라구요.
그리고나서 여권은 넣어도 된다길래 애기아빠 가방에 넣고, 제가 탑승권만 들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 옆에 있는 벤치에 가서 앉기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하더라구요.
저희 부부는 신혼여행도 국내로 다녀와서 해외여행은 이번이 첫 처음이에요.
그러다보니 면세점을 구경할 기회가 없었는데 저희가 비행기를 탄 대구공항은 비행기 탑승구와 면세점이 붙어있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도 주변을 뚤레뚤레 구경하다가 면세점이나 구경하고 올까? 싶어 저는 탑승권을 들고 줄을 서 있고 애기아빠가 한번 둘러보고 오기로 했습니다.
7시 30분에 시작된다던 탑승은 7시 40분까지도 대기되었고, 사람들은 더 이탈이 심해졌구요,
저희 애기 아빠도 둘러보던 중 제 동생에게 선물을 준다고 벨트를 하나 산다고 하더라구요.
그것을 계산하는 사이에 7시 45분쯤 탑승이 시작되었고, 저는 늦으면 혹시라도 비행기를 못탈까 싶어 전화로 막 애기아빠를 재촉했어요.
애기아빠는 상품을 담은 쇼핑백에 직원이 모든 것을 챙겨줬다 하기에 그것만 들고 급하게 뛰어왔고 저희는 탑승권만 확인한 채 비행기에 올랐죠.
그런데 비행기에서 입국 심사 신청서인가? 그것을 작성하려다보니 우리 아들 여권이 없는거에요.
알고 보니 면세점에서 본인 확인차 여권을 확인했는데 그때 우리 아들 여권을 제출했었고,
면세점 직원이 여권을 자기네들 계산대에 있는 수첩 밑에 깔아둬서 그걸 못챙겨준거에요..ㅠㅠ
(CCTV로 확인한거고, 면세점측도 자신들의 실수라고 인정은 했어요..ㅠ)
그 결과, 홍콩 도착후에도 입국이 거부되어서 비행기에서 한시간 가량 대기했고,
항공사 직원의 도움으로 입국 심사를 따로 받으러 가서 2시간쯤 대기후 잘 되지도 않는 영어로 인터뷰 하고, 또 한시간 대기 후 무슨 서류를 받아서 공항경찰에게 가 또 무슨 확인서를 받고,
우리 아이들은 오후 2시가 다되도록 밥을 못 먹어서 칭얼대고, 그래서 공항에서 대충 밥 먹인 후
호텔에 체크인 하려면 임시여권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아이들때문에 패키지 여행도 못하고 자유여행이었던 저희는 택시를 타고 빙빙 둘러 한국 총영사관까지 가서 우리 아들 임시여권을 발급받아서야 호텔에 체크인할 수 있었어요.
그러는 동안에 입국한 날 하루를 꼬박 날린거죠.
저 위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도 그나마 잃어버린 것이 아이의 여권이었기 때문이었고,
만약 어른의 여권이었다면 저희는 입국도 못하고 그대로 그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뻔 했습니다ㅠ
하루를 날리며 어린 저희 아이들은 하루종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호텔에 도착해서도 밤에 도착해서 주변에 뭐가 있는지를 모르니 한국에서 싸간 햇반과 김, 참치로 저녁 한끼를 때우고 잠들었어요.
처음에는 저희 신랑이 두고 온 줄 알았어요. 그래서 얼마나 싸웠는지 몰라요.ㅠㅠㅠ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면세점 직원이 아예 안준거였더라구요.
귀국해서 면세점 직원에게 항의를 했어요.
맨 처음에는 저희가 분실을 한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CCTV를 보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자기네들이 확인하고 녹화본을 보내주겠다고 제 번호를 받아갔어요.
확인해보고 오더니 자기네들 잘못이 맞다며, 죄송하다고, 그런데 주말이라 관리자와 연락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한국인데 주말이라 연락이 안되는게 말이 되냐고, 저희는 홍콩까지 가서 여권이 없어 이 어린 애들이랑 무슨 일을 당한지 아시냐고 말했더니 그제서야 또 통화해보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관리자와 겨우겨우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관리자는 자꾸 저희가 분실한거라 하고, 또 만약 잘못이 있더라도 면세점 잘못이 아니고 여권와 탑승권을 탑승 직전에 확인을 했어야 되는데 항공사 잘못이라 하더군요.
항공사는 자기네들이 줄을 세워서 이미 확인을 한 후 였고, 원래는 탑승구에서 확인을 해야하지만 그 방침은 공항마다, 항공사마다 다르다며 자기네들 잘못이 아니라고 해요.
어쨌든 그날은 밤 10시에 도착하기도 했고, 저희 아이들이 너무 피곤해 해서 연락처만 받고 돌아왔는데, 그 연락처로 오늘 다시 확인해보니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네요.
면세점은 항공사 잘못이다, 항공사는 면세점 잘못이다.
저희는 그날 여권 발급 비용, 교통비, 예약해둔 일정 취소 등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는데 그것을 책임질 사람이 없어요.
게다가 이렇게 기업들이 책임 떠넘기기 하는 사이에 저희 아들은 여권 분실로 인터폴에 등록이 되어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고 하네요ㅠ
지금도 눈물만 나요.
차라리 내 여권을 잃어버려서 내가 인터폴에 등록이 되었다면 상관이 없는데 아직 4살 밖에 안된 우리아들 앞으로 해외여행이라도 갈라치면 혹시나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지, 입국때마다 저희가 입국심사때 겪었던 일들을 겪어야 하는건 아닐지 너무 걱정이 되어요.
다른 사람들은 몇번씩 해외여행 잘만 다니던데 우리는 해외여행을 갈 팔자가 아닌건지 첫 해외여행이 어쩜 이렇게도 가혹할 수 있는지..
면세점측은 녹화해서 보내주겠다던 CCTV영상도 보안 문제로 보내주지 못하겠다 하구요,
법적 책임은 없으나 도의적 책임은 있으니 5만원 상품권 준다 하고,
항공사측에서는 아예 사과도 못 들었네요.
면세점도 항공사도 자기네들 측에 있는 법률팀 운운하며 법적 책임 없다는 것만 얘기하고 있는데
법쪽으로는 문외한인데다 해외여행도 처음 가본 저희는 도대체 여권 검사?를 어디에서 해야 맞는 건지, 면세점이 잘못한 건지, 항공사가 잘못한건지도 모르겠거든요.
사실 홍콩에서 도움 받을 때에도 도대체 어떻게 비행기에 탄 거냐며 항공사를 질책하는 내용 많이 들었구요,
면세점에서는 CCTV가 있으니 빼도박도 못하는 증거가 있는 셈인데
애매한 문제 때문에 앞길이 구만리 같은 우리 아들은 자기 잘못도 없이 인터폴에 등록만 되었네요.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고, 누구 잘못이 가장 큰 걸까요?
저희가 고생한것, 감정이 상한 것은 다 차치하고라도 여권발급 비용과 일정 취소 비용, 교통비 만이라도 받고 싶은데 그건 안될까요?
혹시라도 아시는 분이 있다면 도움을 좀 받고 싶어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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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퍼 면세점 잘못인데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