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 후부터 전에는 안나오던 채널이 나오는데..
이게 유로스포츠 채널인거 같은데 프로사이클 경기를 자주 방영해주곤 합니다.
예전처럼 동호회 팀으로 싸이클을 타진 않지만, 늘 관심이 있어왔던 지라 보게 되더군요. ^^
아마 일반 사람들 눈엔 저게 뭐가 재미있지 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인데..
프로싸이클 도로경기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면 생각보다 흥미진진합니다.
생각처럼 그저 빨리 달려서 먼저 들어오는 거랑은 많이 다르죠.
백여명이 넘는 라이더들이 펠로톤(peloton, 뭉치, 덩어리)을 이뤄 달리는 것도 장관이고..
그 펠로톤이 마치 살아움직이는 생물처럼 맞바람과 측풍에 대응하는 방식..
각 프로팀 마다 트레인(train, 열을 지어 같이 달리는 그룹)을 구성해서 달리는 모습..
전략적인 브레이크어웨이(BA breakaway, 펠로톤에서 앞으로 뛰쳐 나가는 행위)의 성패..
암묵적인 룰에 의해 상당히 신사적인 선두 교체..
파이널을 향해 질주하는 같은 팀의 리드아웃맨의 희생과 그 뒤를 따르는 스프린터..
각 팀 스프린터의 가속 타이밍 싸움과 우승선을 향한 폭발적인 질주..
이런 것들이 프로싸이클경기를 멋지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싸이클을 타는 동호회원들이 열(트레인)을 구성해서 도로를 달리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데..
팀원들끼리 서로의 체력을 나누면서 장거리를 가는 이것이야 말로 싸이클의 참맛입니다.
한번이라도 드래프팅을 이용한 자전거 타기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 맛을 잊지 못합니다. 뽕맞는다고 하죠. ^^
달리는 싸이클의 페달을 밟는 인간의 힘은, 거의 90%가 공기(앞바람)의 저항을 뚫는 데 사용되고,
불과 10% 정도 만이 휠타이어와 지면의 마찰을 통해 가속하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
따라서 장거리를 타는 싸이클의 특성 상, 이 공기저항을 최대한 줄이는 게 핵심이 되지요.
줄을 지어 타면 선두에 선 사람은 혼자 탈 때 대비 약 2% 정도 이득을 볼 뿐이지만,
그 뒤 사람은 30%, 그 이후부터는 40% 정도 힘을 절약해도 같은 속도로 타게 됩니다.
선두를 서로 바꿔가면서 타면 혼자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거리를 빠르게 갈 수 있답니다.
펠로톤과 트레인 선두의 희생.. 또 리드아웃맨의 희생을 통해 팀은 에너지를 세이브하고..
이런 전체 에너지를 모두가 나눠지며 팀의 승리를 만들어가는 로드싸이클 경기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p.s.
1. 리드아웃맨이란.. 싸이클경기 마지막에 해당 팀 스플린터의 앞에서 달리면서 자신의 체력으로 스프린터를 보호하고,
자기 팀 스프린터가 치고 나갈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선수를 말합니다.
과거 뚜르 드 프랑스나 지로 드 이탈리아에서 보여주었던 마크 렌쇼(리드아웃맨)와 마크 커벤디쉬(스프린터) 듀오의 질주를 보면 익사이팅합니다.
렌쇼도 대단했고, 당시 '미사일' 커벤디쉬를 능가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스프린터는 아직 없는 거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pL8LqBFhTA
2. 싸이클 경기에서 각 스테이지 중간에 한덩어리를 이루어 들어오는 선수들의 기록은 동일기록으로 처리합니다.
펠로톤의 경우 선두와 끝이 거의 수십미터가 되는 데도 먼저 들어온 선수나 마지막에 들어온 선수나 기록이 같으니 이상하죠? ^^
3. 뚜르 드 프랑스에서는 현재(이전 스테이지 합산 기록) 선두인 선수는 노란색 상의(져지)를 입고 달립니다.
반면 지로 드 이탈리아는 분홍색이에요(말리아 로자). 물론 포디움에서 우승자에게 같은 색 져지가 입혀집니다.
4. 경기 중간에 한 선수가 경기 외적인 이유로 서게 되면 같이 달리던 다른 선수들도 모두 기다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종의 스포츠맨쉽으로.. 정해진 룰은 아니고, 선수들 같의 암묵적인 규칙이라 합니다.
첫댓글 저도 케이블 sk일때는 무료라 매일밤 봤는데 kt로 바꾸고선 못 봐서ㅜㅜ 옐로져지입고 대회나갔다 업힐에서 2-30명한테 추월당하고,,,그후론 집에서 로라용으로만 입네요 ㅎㅎㅎㅎㅎ
싸이클 라이더 끼리 하는 말 있잖아요.. 뚜르드프랑스 옐로 져지하고 지로의 핑크색 져지는 함부로 입고 다니면 안된다고..
땡땡이 져지나 그린 져지도 마찬가지. 업힐에서 따이면 얼굴 좀 팔리죠. ㅋㅋ
근데 사실은 저도 산티니에서 산 말리아 로자가 있어요. ^^
자전거 저랑 같네요. 저도 콜나고인데.. 익스트림 파워입니다. 좀 구형이죠. 휠은 멋 내려고 달고 다니는 404에요. 606은 좀 너무하다 싶어서리.. ㅎㅎ
로드싸이클은 팀 경기라서 조직적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한데.. 이걸 한강 둔치 산책로에서 하는분들이...-.-
한강병림픽ㅜㅜ 진짜 너무 무서워서 아들 데리고 한시간 차로 이동해서 한적하게 타구와요
그건 안될 일이죠. ㅠ 한강병림픽.. ^^
근데 한강에선 어차피 못합니다. 100미터도 안가서 사람이 있는데.. 그렇게 속력을 낼 수도 없고요.
동호회 중급 정도 이상은 나가야 가능한데.. 저도 나간 지가 오래 되었네요. 이젠 초급 정모도 못따라갈 겁니다. ^^
제대로 된 동호회 모임이라면 한강길은 그냥 어쩔 수 없어서 지나가는 길 정도 생각하죠. 거긴 자전거길이 아니라 공원이니까요.
@질주본능 뭉탱이로 호르룩 불어대며 비켜비켜 달리는 ...-.-
@고무시인 자전거 타기를 다시 배워야 할 사람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