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대만 여행기입니다. 2년전 오늘은 단수이 지역과 타이페이 북부를 돌았어요.
여담이지만 왜 이 여행기의 이름이 '요양'이 아니라 '유랑'인지 이날의 행적을 통해 알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브금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주제곡입니다.
<이날의 이동경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침밥은 먹고 출발해야겠지요. 다행이도 숙소 바로 앞에 아침을 파는 노점이 있어서, 거기서 끼니를 때울 수 있었습니다. 토스트도 팔고 주먹밥도 팔던 노점이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제가 돈없는 대학생이었다는 점이겠죠. 환전도 풍족하게 해서 간건 아니라서, 가장 싼 주먹밥으로 사먹었습니다.
대충 이렇게 생긴 주먹밥이었는데, 안에 든것은 달달한 과자...더군요. 앞에 사람들의 주먹밥에도 들어가던 과자라 맛이 궁금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단짠 조합에서 짠 맛이 좀 덜한 조합이었는데, 확실한 건 다시 저 과자만 단독으로 들어간 주먹밥을 먹으라면 못먹을 것 같아요. 이후로도 아침식사로 주먹밥은 거른걸 보면... ㅋㅋㅋㅋ
숙소를 중산 쪽에 잡은건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애초에 단수이 쪽에 갈 것을 염두에 있었기 때문에, 환승 없이 단수이선을 탈 수 있는 중산 역에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았죠. 만약 다른 곳에 숙소를 잡았더라면 타이페이 중앙역에 가서, 체감상 경의중앙선마냥 배차간격이 긴 단수이선을 환승하려 기다렸어야 했을 겁니다.
한 지역이 지명이 되기도 한, 단수이 강입니다. 한강만큼 넓고, 전철타고 가다보면 고오급 요트도 종종 보일 정도로 수심도 꽤나 깊은 모양입니다. 과거 단수이가 타이페이의 외항 역할을 했었다는 이야기가 허언이 아니라는걸 단수이 강을 보면 알 수 있죠.
단수이입니다. 식민지, 개항장, 그리고 대표 관광지에 이르기까지. 나중에 가는 타이난에 비견될 정도로, 여기도 꽤나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닌 동네입니다. 사실 처음 계획할 때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그 학교가 있는 동네 정도로만 알고 왔는데, 그런것 치고 볼거리가 꽤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정말 만족했던 곳이죠. 다만 저야 기독교 학교 출신에 주말교인이긴 해도 기독교도는 맞아서, 조금 더 보여서 재밌게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기독교 색채가 은연중에 스며들어있는 동네입니다.
단수이 관광지로 올라가는 길이었는데, 오토바이 행렬이 워낙 인상적이라 셔터를 눌렀네요.
여기도 올라가는 길이었는데, 돌아가신 외조부댁 근처에 있던 시장 생각이 나서 또 한컷.
이동네 토속 종교, 마주 사원입니다. 중국 남부~대만 쪽에 광범위하게 마주 신앙이 퍼져있다는데, 딴덴 몰라도 여기선 바다 쪽에 그렇게 이 사원이 많습니다. 언덕 쪽에는 영국인들과 선교사들이 세운 건물들과 학교들이 있는 것과 비교되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개항기 시기의 인구 분포가 이런 대조를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과거 대충 들었던 마주 신화는... 제주도 삼신할매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질할 수밖에 없던 동네여서 비슷한 느낌이었을지도요.
이지역에 기독교 뿌리를 내렸다는 조지 맥카이George Leslie Mackay 선생. 한국으로 치면 아펜젤러나 언더우드-그중에서도 같은 장로교 출신인 언더우드-와 비슷한 위상의 양반입니다. 이 지역에 있는 여학교, (원판과는 다르지만)옥스포드 대학교, 그리고 병원은 모두 이 분이 세웠다는군요. 달리 연희학교와 제중원을 세운 저 둘과 비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별개의 이야기지만, 이 동상이 회전교차로 중간에 있는 녹지 안에 세워져있는데, 좀 무서웠습니다. 그럴만도 한게 목 없는 동상이니.. ㅋㅋㅋㅋ
맥케이의 유산 1. 한국으로 치면 제중원 포지션의 서양식 병원입니다. 기독교 학교 다닐때 조선에서 개신교 선교사들의 주된 선교 방식으로 병원과 학교를 꼽았었는데, 대만도 마찬가지더군요. 다만 세브란스로 명맥이 이어진 제중원과 달리, 여기가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소백궁을 향해 언덕을 올라가다가 발견한 일본식 고택...인데 예뻐서 찍었다가, 어딘지도 몰라서 시간에 쫓겨 쓸려가듯 나갔던 곳입니다. 이 글 쓰려고 찾아보니 타다이키치 고택이라는군요.
마찬가지로 언덕 올라가다가 발견한 초등학교 벽면에 있던 한자 그림. 한자 한창 배울때 상형이니 형상이니 했던 것들도 기억나고, 그림으로 풀어낸 것도 재밌었고, 하다보니까 학창시절 서예 취미로 하시던 국어선생님이 한문 해석하시던 것도 떠오르고. 여러모로 옛날 생각 많이 나더군요.
여기가 소백궁小白宮입니다. 원래는 세관 사무청이었다는데, 하얗게 예쁜 건물 꼴이 작은 백악관 같다고 소백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는군요. 워낙 많이 걸었던 탓에 여기서 잠깐 쉬면서 음료수나 하나 사다 마셨었죠.
소백궁 안에서 전시중이던 고지도입니다. 저 큰 강이 단수이강이고, 빨간 점들이 영국인들이 사용한 요새 그리고 건물들이죠.
단수이에 오고자 했던 이유 중 하나이자, 맥카이의 유산 2인 담강중학교입니다.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여기도 기독교 학교입니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이기도 했죠. 원래 2주에 한번씩 주말에만 학교을 공개한다고 했는데, 운좋게도 그 토요일이 오픈일이었습니다. 제가 그 영화를 초4때 음악시간에 봤으니까, 10년도 넘어서 실제로 보게 된 셈이었습니다.
딴데는 몰라도, 여길 보니까 감이 잡히더군요. 아, 여기가 진짜 촬영지였군. 제가 갔을때 여기선 웨딩 촬영이 한창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사람이 빠지질 않더군요. 어쩔 수 없이 그냥 찍었습니다. 그런데도 뷰가 워낙 좋아서 제 끔찍한 사진 기술로도 좋게 나왔네요. ㅋㅋㅋㅋ
사실 여기를 맥케이가 진짜 세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무엇이냐면, 이 지역의 기독교 문화는 맥케이가 확립했다는 겁니다. 이 학교의 휴식공간에는 보시다시피 맥케이의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여기는 대만 럭비의 시작점으로도 알려져있고(실제로도 관련 비석도 세워져있구요), 학교 내에서 시간이 지나는 것을 파이프 오르간으로 알려줍니다. 처음 딱 그걸 듣는데 고등학교 시절 이사장이 학교에 자기 돈 들여서 갖고온 파이프 오르간 생각이 나더군요. 같은 소리에 옛 생각에 잠깐 잠겼던 곳이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여기도 228의 아픔을 빗겨나가지 못했던 것 같군요. 학교 안에 228 위령비가 있는 것을 보면서 씁쓸했습니다. 얼마나 그 파장이 컸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맥케이의 유산 3. 앞에 단수이가 붙은 옥스포드 대학입니다. 영국 옥스포드에 있는 본판과의 연관성은 일절 없구요. 붉은 벽돌 건물들이 예쁜 곳입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이제는 대학으로서 기능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옆에 있는 진리대학과는 달리 문이 굳게 닫혀있더군요.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최종 목적지였던 홍마오청입니다. 원래는 16세기 스페인 인들이 무역 전진기지로 세웠던 곳인데, 네덜란드가 전쟁으로 뺏어내 쓰다가정씨 왕조에게 근거지를 뺏기면서 같이 물러난 곳이었습니다. 청조 지배 이후에, 톈진 조약의 결과로 단수이가 개항장이 되자 영국인들은 이곳을 요새로서 같이 썼고, 그 이후에는 다들 알다시피 일본-대만의 지배를 받으면서 자연스레 소유권이 이전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진에선 보이지 않는데, 요새 앞에 가면 이 성을 소유했던 국가들의 국기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대충 9개쯤 됐던 걸로..
홍마오청 옆에는 전 영국 대사관이 있습니다. 이곳을 전진 무역기지로 사용했던 영국인들이 여기에 별에별 건물들을 다 세웠는데, 여기도 그중 하나 되겠습니다. 내부는 원래 전시하는 곳이 맞는데, 갔을때는 내부 수리중으로 1월 말에나 열린다고 적혀있더군요. 타이밍이 워낙 안좋았습니다. 아쉽지만 뭐 발길을 돌려야만 했죠.
단수이 부두의 창고 시설(이었던 것). 사실 여기까지가 단수이에서 계획하던 거였습니다. 너무 빨리 걸은 예상 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시간이 남아서 문제였지. 그래서 더 위에 있는 유적도 가보기로 했습니다.
더 위로 올라가다가 발견한 마주 사원..은 아니고, 기도소 정도의 건물. 더 놀라웠던건,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까 길 건너편에 사원이 또 있었다는 겁니다. 근처에 작은 기도소가 있던건 덤이구요. 여기서만 다섯 곳 이상의 사원을 봤습니다. 호올리.. 신앙심이 너무 뛰어난 것 아닙니까?
더 올라와서 찾은 바닷가인데, 여기쯤 왔을때 대충 잘못 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나다를까, 너무 멀리 와 버렸습니다. 가려던 곳은 너무 지나쳐왔고... 결국 뽈뽈뽈 대면서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진은 안찍었는데, 내려오면서 대만 육군 병영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소감이라면... 예전 리모델링하기 전 초등학교 느낌이더군요. 하얀 바탕에 쫙쫙 갈라진 벽을 있노라면.. 쟤네도 저런 곳에서 징집병 생활하느라 X같았겠다... 정도? 뭔가 안쓰러웠습니다..
목적지를 찾아가다가 잠깐 옆길로 새서 찾은 단수이 충렬사입니다. 타이페이 충렬사와 같은 구성은 맞아요. 거기랑 관리도 비슷한데 차이점이라면 근위식이 없다는 것과, 사람이 없다는 것이였죠. 다만 사당으로서 위치라면 단수이 쪽이 더 맞지 않나 싶은 생각은 들더군요.
목적지는 여기, 호베 성이었습니다. 완전 방어용 성이었는데, 이 성의 임무는 유사시 영국 주재원들을 보호하는 것이었죠. 성의 모양은 엠토 커스텀 배틀에 있는 사각형 성 생각하면 편합니다. 거기보다 낮은 담벼락에, 크루프 대포로 무장했다는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나름 실전경험도 있는 성이었는데, 청프전쟁 당시 대만 전역에서 단수이 공격이 있었을 때 청 측 포대로 참전한 경력이 존재합니다. 뭐 지금이야 전부 철거되고, 시멘트로 복원해놓은 지역만 존재하지만요.. 보면 볼수록 강화도의 보와 진들이 떠오릅니다.
점심밥은 어육완자탕에 고기만두였습니다. 솔직히 너무 적었던 것은 맞아서, 가게를 나가자마자 길거리 음식 하나 흡입해버렸네요.
그러고 역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한국에서도 커피 안마시고 밀크티 마실 정도로 워낙 밀크티를 좋아하다보니 하나 사먹을 생각을 했죠. 그 당시 한국에서는 못본 간판이 보이던데, 흑당 밀크티더군요. 가장 싼 걸 주문했더니 알바가 미친놈인가? 하는 얼굴로 다시 묻더군요. 알고보니 흑당 밀크티가 아니라 흑당 밀크(...)여서 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워낙 달아서, 한국에 와서는 흑당 거들떠도 안봅니다.
다음 목적지는 타이페이 북부 베이터우에 있었습니다. 어. 음. 근데...
그쪽 지하철 신베이터우선을 탔어야 했는데 베이터우선을 탔더군요. 그걸 알자마자 내렸는데.. 상대는 경의중앙선 이상으로 배차간격이 긴 신베이터우선이었고, 걷는 시간을 구글 맵으로 찍어보니까 대충 40분 정도 걸린대서 아무 생각없이 "당장 하자 ㅋㅋ" 하면서 그 길로 걸어갔습니다. 어떤 길이 기다리는지 알지 못한채 말이죠....
올라가는 길에 발견한 보물 1.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도 꼽혔던 곳이더군요. 목조로 지어졌는데, 베이터우 지역 자체가 산지로 이루어졌다 보니 주변 광경이랑 맞더군요. 건물만 뚝 떼내어도 이쁜 건물인데, 주변이랑 어우러지는 것을 보면서 그건 그것대로 멋지더군요. 괜히 세계구급으로 꼽힌 건물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발견한 보물 2. 베이터우 온천박물관이었는데, 아마 가려는 곳이 더 높이 있지 않았더라면 한번쯤 들려봤을 듯 합니다. 일제 시기부터 운영했던 온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박물관으로 운영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 난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이것도 산길 따라 올라가면서 발견한 풍광들입니다.
그렇게 산길까지 불사하면서 오고 싶었던 곳은 샤오스 선원이라는 곳입니다. 되게 재밌는 역사로 가득 차있던 공간이었죠. 2차대전기에는 여기에 위안소가 있었고, 국부천대 이후에는 여기에 그 유명한 트롤러장쉐량이 가택연금 되어있던 공간이었으며, 이후에는 관광지로서 그리고 온천으로 아직까지 운영중인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대만을 한 공간으로 정의하라면 여기로 데려올 것 같아요. ㅋㅋㅋㅋ
내부에 들어가면 장쉐량이 있던 공간이 복원되어 있고, 흉상도 있죠. 장쉐량이 가택연금 되어있었다는 사실 하나로 뽕 제대로 뽑는 곳이었습니다.
안에 관광용으로 표를 사고 들어가면 족욕권을 줍니다. 시간은 딱히 명시되어있지 않았는데, 덕분에 다리 좀 풀고 다시 걸어다닐 수 있었습니다. 딱 하나 걸렸던 점이 있었다면, 관광용으로 들어오니까 점원들이 영 불친절했었죠. 뭐 그러거나 말거나 하면서 족욕 할 것 다 하고 다녔습니다만.
그래도 풍광은 정말 예뻤습니다. 역시 거물이 가택연금될 정도면 이쯤은 해야겠다 싶더군요. 나중에 대만에 더 간다면 베이터우에서 살면서 친구들이나 만나러 가야겠습니다.
족욕 다 하고 선원 앞에서 만난 관우상. 여기도 민간신앙으로서 관우 숭배가 존재하는 모양이더군요. 물론 위빠는 그런거 없이 넘겨버렸습니다.
여기서 다음 목적지는 박물원과 박물관이었는데... 다시 그 산길을 내려가자니 엄두가 안나더군요. 버스는 주기가 길고, 해서 결국 택시를 탔습니다. 제가 중국어는 안되는지라, 대신 일본인 관광객들이 꽤 있던걸 기억하고 딱 세 번 일본어를 시도했는데 그중 첫번째가 이 택시였습니다. 근데 일본어를 못알아들으시고 영어는 대충 아시대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진짜 이분께 감사했던게, 제가 500원 넘게 나올까봐 긴장하고 있던게 보였는지, 550원인가 나왔는데 놀러왔고 처음 택시탔다고 하니까 딱 500원만 받으셨습니다. 어떻게든 더 드리려고 했는데 안받으시더군요. 그분께는 너무 감사드릴 뿐입니다.
무튼, 그래서 박물원과 박물관이 어디냐?
여기가 박물원이고
여기가 박물관입니다. 대만오면 다들 1순위로 가는 국립고궁박물원과 그 옆에 같이 세워져있는 순이원주민박물관이 그곳이죠. 두 곳의 티켓을 같이 발권하면 따로따로 사는 것보다 30%인가 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박물관-박물원 순으로 갔었구요.
처음 대만에 왔을 때 잠시나마 원주민 마을에서 채류해본 경험이 있는지라, 아는것도 보이고 반갑더군요. 여기에 대한 전반적인 평을 하자면-대만 역사의 다른 한 축인 원주민 역사에 대한 개괄적인 것을 보고싶다면 추천드립니다. 유물들도 좀 적다 싶지만 보존 상태가 괜찮은 편이고 해서 만족하실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보다 더 간략화시켜서 원주민 역사를 보여주는 곳도 있으니, 그곳은 내일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 관람을 끝내고 박물원으로 가려는데, 프론트 직원이 갑자기 불러세우더군요. 아까 그 택시기사님이 차에서 놓고 내린 손목 압박붕대를 돌려주고 가셨다고... 이젠 그분 성함도 기억이 안나지만 여기서라도 감사를 표해야겠습니다. 기사님 감사합니다!
대만 원주민의 역사를 보았으니, 이제 중화민국의 법통을 보러갈 시간이죠! 워낙 유명한 곳이니 아주 조금만 사진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가장 유명한 동파육 모양 옥형석의 경우 제가 갔을 시점에는 남부 분원에 전시되었습니다. 아쉽긴 하더군요.
18학년 1학기 때 동양사 관련 수업을 들으며 덜덜덜 떨면서 류서類書에 관한 발표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진품 류서를 보니까 왠지 차오르더군요. 발표 준비하면서 워낙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가, 실제로 보니까 신기하기도 하면서 내가 저것 때문에 그 고생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대요.
아니, 조선천자님 왜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 계십니까?
제가 갔을때 특별전시의 주제가 옥이더군요. 덕분에 이런 옥으로 만든 죽간.... 아니 옥간이라고 해야하나? 무튼 저런 대단한 물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유물 소개는 이정도만 하고 아무튼, 즐겁게 관람하고 나오면서 도록 한 권이랑 "나만 고양이 없어!"를 외치며 고냥이 그림 세 개를 사고 나니까 이게 왠걸, 일주일 일정의 이튿날에 환전해간 돈의 절반을 써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오이야, 우째냐? 하다가 차비라도 아끼겠다는 심산에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사진부터는 길가다가 흥미로웠던 거 몇개.
서울에는 서울돼지집이 없다.. 근데 타이페이에는 있네?
그 유명한 스린 야시장이 이 근처에 있더군요. 뭔가 사람들이 북적대는 것도 봤습니다. 근데 거기서 뭘 사고 하면 짐만 늘고 돈만 더 들까봐 못 들렸습니다. 야시장이야 뭐 대만에 워낙 많기도 하고 말이죠.. 지금도 여기 못간게 딱히 후회되진 않습니다.
공유 선생님... 언제 아수스 광고까지 찍으셨답니까?
지룽 강입니다. 아침에는 전철타고 여길 지나갔는데.. 설마 저녁에 걸어서 갈줄은 몰랐지... 이쁘긴 하더군요.
오토바이 이렇게 열을 맞춰 정갈하게 서있는거 보면 뭔가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세번째 지도 보시면 내려가다가 갑자기 90도로 꺾이신게 보일거에요. 시내에 있는 관우 사원 한번 가보려고 꺾었습니다. 으리으리하더군요. 시민들도 많이 찾는 것 같고 말이죠. 한국에는 관우 신앙이란게 거진 없다시피 하니 꽤나 흥미로운 현상이었습니다.
토토방을 지나가고 있던 때였습니다. 갑자기 한국어가 들리더군요. 아! 이 토토방에서 한국중계를 끌어다가 보여주고 있더군요. 참고로 해당 경기는 울브스가 4-3으로 레스터를 꺾었던 경기였습니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이날 너무 걸어서인지 이틀 지나서도 다리가 후들대더군요.
숙소에 들어와서야 알았습니다. 한국에서 발 통증을 줄여주는 패치 하나 안넣고 왔더군요. 결국 지하철역에 있는 편의점까지 또 가서 패치를 사왔습니다. 값을 보니 차타고 왔으면 냈을 차비랑 비슷하게 돈이 들었더라구요. 아이고 두야...
그렇게 해서 2일차의 일정이 끝났습니다. 내일은 3일차 일정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사진 잘봤습니다! 단수이 쪽은 못 가봤는데 저 감성 너무 좋네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잘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