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디워 논쟁 때 다수에 맞서 할 말 하는 거 보고 강직하고 순간적으로 논리를 구사하는 속도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긴 했었죠. 그런데 가면 갈수록 밉상이네요. 가장 맘에 안 드는 점이 쓸데없이 공격적이에요. 상대 비하하고. 특히 머리 운운하는 비하를 많이 하는데 같잖네요
얼마전 진중권이 썼던 '뭘 했다고 피곤한가?' 라는 글의 반박글을 써봤습니다. 진중권의 글은 밑에 붙여넣을께요. 진중권은 자세히 들어보면 논리보다는 말장난에 치중하더군요. 그래서 진중권식으로 까불거리면서 말장난으로 까보려 합니다.
※보잉 747
전부 말장난이라 생략
※법인세 인하
나도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서 마법처럼 경제가 살아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정희 시대와는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훨씬 더 민주적이 되었고 이미 어느 정도의 성장을 했기 때문에 박정희 시대의 경제정책은 사용할 수도 없고 사용한다고 해도 먹혀들지도 않을거다. 그래서 진중권이 원하는 게 뭔가? 이대로 앉아서 망하자는 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야 하지 않겠나?
작은 정부와 경제 살리는 정부가 형용모순이라고? 훗~ 정부가 작아지면 없어지나? 법인세가 줄어든다고 해도 20%의 법인세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세수 중 법인세는 일부에 불과하다. 세금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은 작은정부에게도 유효한 과제이다.
게다가 규제를 푸는 것이 '행동'이 아니라는 건 괘변이다. 이건 마치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살 때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지켜보는 것은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비슷한 논리이다. 연애에서도 구속할 때와 사랑할 때를 적절히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유를 주는 사랑은 방치가 아니다. 진중권은 연애를 해도 여자친구에게 이렇게 말할거다.
"자기~ 사랑하는데 구속하지 않는 것은 동그란 삼각형, 즉 형용모순이얌!"
진중권 여자친구님~ 지못미~~
법인세 인하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면 개인적으론 중립(이라기보단 잘 모르겠다에 가깝지만)이다. 법인세 감세가 효과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라는 건 그냥 진중권 자신의 생각이다.
실제로 경제학 교과서에도 세율을 줄이면 오히려 세수가 늘어난다는 내용의 래퍼곡선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들이 있다. 하지만 기업의 비용을 낮춘다(혹은 기업의 기대수익을 높여서 투자를 유인하고)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에서 감세정책의 영향에 대해 말이 많지만 부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미국과는 다른 특수한 측면이 있다. 외국자본을 유치해야 하는 것이다. 세계 기업들이 점점 더 글로벌화 되고 지역적은 경계가 사라짐에 따라 각국은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 싱가폴, 홍콩, 대만과 비교하여 우리의 법인세율은 높다. 미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높지만 미국이야 워낙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선진국이고 세계경제의 중심이니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다. 일본의 경우 돈이 너무 많아 한 때 마이너스 금리가 있었을 정도로 금리가 매우 싼 나라이다. 세계 기업들의 글로벌화는 세계각국의 대세적인 법인세 인하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가 법인세을 10% 낮췄지만 성장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게 웃긴 논리다. 그럼 우리의 경제 성장은 박정희, 전두환이 다 했다는 논리도 성립하는거네. 그리고 국내 환경이 열악한 것이 더 컸는데도 경기 침체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노무현도 주범 맞는 거네. 법인세 인하는 경기 부양책이기 때문에 주로 경기 침체 때 이루어 진다. 진중권 이 인간은 비오는 날 우산들고 가다가 어깨에 비 맞으면 우산 써서 비맞았다고 우산 탓 할 인간이다.
법인세 인하의 문제는 세수가 줄어든다는 것에 있다.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악영향이 부메랑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있다. 양날의 검. 문제는 법인세를 올리느냐 내리느냐가 아니다. 법인세를 적절하게 인하하였는가가 문제가 된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선 정부가 계산을 통한 계획에 의해 정책을 실시하는가와 진중권이 계산을 통해 비판하는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진중권은 정부가 남 따라하기라고 넘겨 짚었는데 난 진중권이야 말로 남들 이야기 주워담아 흉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총제 같이 상대적으로 간단한 문제에 사용한 자료와 논리를 보면 진중권의 수준은 법인세를 논할 수준이 결코 아니다.
※출총제 폐지
진중권은 출총제 폐지시 투자를 하겠다고 한 기업이 1%라는 설문조사를 제시했다. 출총제에 해당하는 기업은 그룹의 자산이 10조원이상 개별기업의 자산이 2조원 이상은 그룹에 해당한다. 이건 7개의 그룹과 25개의 개별그룹이 해당된다.
그런데 1%가 어떻게 나오는 거지? 하나의 기업이 YES를 했어도 4%인데. 설마 정말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꼴통짓을 한 건 아니겠지? 설마..... 설마 아닐꺼야.... (아시는 분 자료 제시해 주세요).
진중권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립하는 두 세력으로 세우고 고용비율에서 중소기업이 88%를 담당하므로 대기업에 유리한 정책인 출총제가 잘못됐다고 비판하는데 이 논리 또한 웃긴 구석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왜 진중권은 하필 매출비율이나 수출기여도, 경제의 파급효과 등 다른 변수는 언급하지 않고 고용비율만을 언급했을까? 고용비율이 그나마 중소기업의 기여도를 가장 부각시킬 수 있는 변수라고 판단했나보다. 그런데 대기업이 고용비율의 12%를 담당하고 있다면 우선 진중권이 말한 1%를 위한 정책이라는 이야기는 맞지 않는다. 대기업에 등살에 중소기업들이 고생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소기업들의 상당수가 대기업의 하청을 하고 있는 회사이다. 상대적으로 대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매출이 크기 때문에 전후방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대립 관계도 성립하겠지만 공생관계도 성립한다.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회사가 아니라도 대기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분은 정확히 정해진 기준이 없다. 보통 종업원 300이상인 회사 정도를 대기업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299명의 회사가 대기업은 아니고. 진중권의 설문이 어떤 기준을 정해서 했다고 보자. 그 기준이 7개 그룹 25개 회사와 나머지를 대기업으로 보고 나머지를 중소기업으로 본 걸까? 나는 이 점이 의심스럽다. 만약 일반적인 기준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눈 설문조사라면 진중권은 또 꼴통짓 한거다.
대기업의 고용기여율이 매년 떨어진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할까? 대기업의 고용은 그대로고 중소기업의 고용의 수가 늘어난다면 대기업의 고용기여율은 떨어질 것이다. 대기업이 부도가 난다면 고용기여율은 떨어지겠지. 때문에 기여도를 해석하려면 특정 기업의 기여도가 증가하는지 감소하는지를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이나 LG그룹의 고용기여도를 봐야 하는 것이다. 내가 따로 조사를 해보진 않았지만 이런 그룹들의 기여도가 특별히 떨어지고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최근 삼성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지만 그만큼 고용도 늘어나고 있다. 설사 토탈해서 고용이 줄어든다고 해도 큰 낙차는 아닐 것이며 구조조정은 효율을 추구하기 위하여 실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출이라는 측면이나 다른 산업에의 영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삼성, SK 등의 대그룹의 중국 등의 해외에 많이 진출했고 또 하고 있는데 규제가 많은 국내 여건보다 해외 여건이 더 좋아서 진출했다고 해보자.(국내 여건이란 것이 규제 때문만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나 많은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 삼성,SK 등의 고용기여도가 떨어지겠지. 그럼 진중권은 삼성, SK등의 고용기여도가 떨어지고 있으니 대기업에 유리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완전히 반대의 결론이 되는 것이다. 진중권이 말하는 고용기여도의 감소가 이정도의 의미이다. 대기업을 무조건 까기만 하면 된다는 단순 목표가 이런 웃지 못할 결론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진중권의 닭짓의 하이라이트는 이 부분이다. 진중권은 출총제가 폐지될 경우 1%만이 투자를 할 것이고 11%만이 검토하겠다고 말하며, 출총제 폐지의 무용론을 주장한다. 이게 출총제 폐지를 반대할 만한 결과일까? 진중권은 중소기업의 산업을 대기업을 빼앗아 갈 우려 때문에 출총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결과 자체가 의심스럽지만 그대로 인용한다고 했을 때 대기업중 소수만(1%,11%) 투자한다고 했다. 이를 해석하면 중소기업이 산업을 빼앗길 우려가 없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자!승!자!박! 진중권은 출총제 폐지를 도와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설문을 인용했다. 백번을 양보한다고 해도 이 설문은 중립적이다. 기업이 사업확장을 하는데 불편한 점이 적지만 중소기업에 피해가 갈 소지도 적은 것이다. 진중권이 제시하고 있는 자료, 그 자료의 해석력, 구사하고 있는 논리가 이 정도다. 딴에는 정부고 대기업이고 까기만 하면 자신의 주장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들여다보면 웃음만 나온다. 진중하지 못한 진촐랑 교수님, 생각 좀 하고 글쓰시죠.
개인적인 출총제에 대한 의견을 말하자면 조심스런 찬성이다. 중소기업이 애써 발전 시켜놓은 산업에 대기업이 거대한 자본으로 진출을 하면 중소기업이 이겨 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고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내가 아는 발명가분이 있는데 발명만 했다하면 누군가가 꼭 빼앗아가고 그 바닥에서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빼앗아가는 사람은 중소기업급의 사장이다. 더 큰 규모의 회사에게 불리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의 문어발식 행태가 이대로 괜찮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는 출총제의 부작용 때문에 폐지에 찬성을 하는 것이다.
세계의 기업들은 점점 글로벌화되고 있다. 지역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 되는 기업들은 더 이상 어느 나라 기업이다라는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이런 글로벌화로 인해 각국은 외자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더 이상 국내 경쟁이 아니라 세계 기업을 상대로 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우리 나라에서 재벌이라 해봐야 세계 기업들을 상대로는 구멍가게에 불과하다. 가뜩이나 불리한 마당에 출총제는 외국기업에는 적용이 안되고 우리에게는 적용이 되는 역차별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들이 많아야지 나라 경제가 발전하는가? 흔히들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진중권은 일본의 예를 들었는데 일본은 내수 중심의 경제고 우리 나라는 수출 중심의 경제이다. 중소기업 위주의 대만의 경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우리 나라가 IMF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이만큼 회복한 것은 대기업들의 수출기여도가 컸다. 중소기업만 있었다면 삼성,LG 같은 고부가가치 전자제품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대기업의 '규모의 경제'에 의한 기술 발전이 지금의 한국의 수출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균형있게 발전하는 것이다. 이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진중권이 말하는 대로 대기업을 규제해야지만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대운하를 위한 삽질
솔직히 대운하가 어떤영향을 미칠지 잘 모른다. 얼핏 들은 여러 이야기를 토대로 대충 생각해봤을 때 좀 무리가 있는 사업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여러 논란에서 느낀 것은 반대하는 사람들도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반대를 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저 남들이 그렇다니까 감정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수랄까.
내가 현정부에 바라는 것은 유연한 태도를 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명박정부가 내세우는 것이 '실용'이니만큼 고집을 부리면 끝이다. 다른 사람들 말에 경청할 줄 알고 아니라고 생각되면 행동을 수정할 수 있는 유연함과 정직함과 결단력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진중권의 다른 말은 그렇다 쳐도 총선에서 대운하를 뺀 것은 총선 끝난 후에 대운하를 밀어붙이기 위한 연기라는 하는데, 정부에서 대운하를 철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거나 재검토를 하는 것일 수도 있지 않나. 대운하를 반대한다면 비아냥대기만 하는 것보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대운하에 대해 다시 생각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라고 한다면 자신이 좀 더 건설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지 않을까?
※포토제닉의 전시행정, 북조선식의 현장 정치
경제가 불황일 때 구성원들의 '낙관적인 예측'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진중권의 삐딱한 시선으로 보면 뭘 봐도 안 좋게 보이겠지만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이명박의 노력은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희망이 없는 시대'라는 것이 현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생각한다. 경제침체니 빈부격차니 하지만 이승만 시대 만큼이나 할까. 솔직히 말해 개인적으로 앞으로의 경제에 대해 썩 낙관적이진 않지만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가지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실제 경제에도 직접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노무현정부에서도 실제보다 현 경제에 대해 항상 낙관적으로 이야기해왔다. 정치적인 측면이 없지는 않겠지만 부정적인 기대에 사람들이 웅크리고 있으면 가뜩이나 나쁜 경제 더 나빠지기 때문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런 점과 관련해서 할 말이 많은데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고.
처음엔 진중권의 비약에 얼굴이 찡그려 졌는데 <조선일보>운운하는 데에는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진중권이 말한 것에서 사실만을 뽑아보자.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고 필요하다 싶은 것을 지시하고 탁자를 원탁으로 바꾸고 칸막이를 없애고... 이게 다다. 그런데 진중권이 이를 어떻게 말하는지 볼까? 방문이벤트를 이야하다가 북조선이 나오고 김정일이 나오고 통치 스타일이 나오다가 독재가 나오고 도취에 가까운 자기환상도 나오고 과거로 돌아가기가 나온다. 완존 극단적인 비약이다. 진중권이 그토록 욕하는 <조선일보>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진중권 만큼은 아니다. 최소한 진촐랑처럼 깐죽대고 천박한 언어를 구사하지는 않는다. 진촐랑은 자신은 언론이 아니므로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교수고 이미 유명한 하나의 브랜드이다. <조선일보> 욕 할 처지가 아닐텐데.
이하는 진중권의 '뭘 했다고 피곤한가?'
===================================================================================================================
"뭘 했다고 피곤한가?"
좌충우돌 20일을 평가한다
"새 정부가 탄생한 지 20일이 됐는데, 내 생각에는 한 6개월쯤 된것 같다".
대한민국 1%를 섬기는 정부. 겨우 출범 20일만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대통령 따라배우기 운동하느라 새벽잠을 못자 하루종일 '어리버리(early bird)'한 증상을 호소한다는 공무원의 처지에 관한 얘기라면 이해가 간다. 또 출범 20일 만에 한꺼번에 노무현 정권 5년치의 피로감을 느껴야 하는 불쌍한 국민들의 처지를 말하는 것이라면 이해가 간다.
대통령과 장관은 도대체 그동안 뭘 했다고 그렇게 피곤할까?
듣자하니, "취임식날 저녁 청와대에 들어갔는데,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았고 열흘이 지나도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대체 인수위는 그 동안 뭘 했던가? 오렌지를 '오륀지'로 표기해야 국가 경쟁력이 살아난다고 농담할 시간은 있으면서, 정작 청와대 업무의 인수인계를 챙길 시간은 없었단 말인가? 게다가 컴퓨터도 작동 안했다면서, 청와대에 들어가 제일 먼저 한 일이 기껏 인테리어 바꾸는 공사였던가?
노무현 정권이 청와대에 들어가 e-정부 시스템이라도 구축해 놓은 반면, 이명박 정권은 들어오자마자 테이블 갈고 칸막이 치우는 공사부터 했다는 사실. 또 e-정부 시스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반면, 이명박 정권은 청와대에 들어가 열흘 동안 컴퓨터 사용을 못했다는 사실. 이는 매우 상징적이다. 그런데 이건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이명박 대통령, 혹시… 컴퓨터 전원은 켜셨나요?
■ 보잉 747 ■
연속 7% 성장을 할거라고 장담하더니, 갑자기 '경제 위기' 운운한다. 그저 집권하는 것만으로도 주가를 3000까지 끌어 올리겠다던 슈퍼맨의 출현을, 증시는 1600의 폭락 장세로 환영한다. 어찌된 일일까? 간단하다. 슈퍼맨이 나타나 경제를 살린다는 믿음 자체가 환상이라는 것이다. 한국경제는 이미 세계경제에 깊숙이 편입되어 있어 한국 혼자서 그것도 대통령 혼자서 살릴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다.
이명박 정권에 기대감을 갖고 표를 던진 사람들. 그들은 '시장경제 살린다'고 하니 '재래시장 살린다'고 생각해 그에게 표를 던진 시장 할머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게 어디 이 할머니들의 잘못이겠는가? 시장경제 살린다며 사진을 찍으러 재래시장으로 달려가니, 순박한 이들은 당연히 그 말을 그렇게 알아듣지 않겠는가? 이것이 바로 '민생 행보'라는 이름의 포토제닉 이벤트가 만들어내는 웃지못할 해프닝이다.
아무튼, 멋지게 보잉 747기에 오르려던 승객들. 탑승하려다가 보니, '보잉 747'이 아니다.
한나라 투어에서 마련한 탑승기는 동체에 '뼁끼'로 747이라 쓴 쌍발 프로펠러기... 매직으로 'NIKE'라고 쓴 고무신이라고 할까? 뭘 더 바라겠는가. 싸구려 저가 여행이라는게 원래 그런거다. 그저 '선진 랜드'로 데려다 준다던 이 비행기가 캄보디아 정글에 추락하는 일만은 없기를 바라는게 더 현실적일 것이다.
■ 법인세 인하 ■
'MB노믹스'는 서로 모순되는 2가지 수사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 "큰 시장, 작은 정부가 경제를 살린다"는 최신 유행의 신자유주의 레토릭과, △ 대통령만 바뀌어도 경제가 성장한다"는 박통 시절의 시대착오적 레토릭. 이 두 요소는 원래 서로 잘 안 어울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자는 시장 주도의 성장전략, 후자는 정부 주도의 성장전력이기 때문이다. 물론 2MB 용량의 두뇌에서라면, 이 둘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게다.
신자유주의 전략은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같은 규제 완화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연구는 대체로 법인세 인하가 경제성장률을 제고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가령 미국에서 법인세, 소득세 인하는 반짝 효과에 그쳤을 뿐이다. 외레 세수의 감소를 가져와 의회에서 감세안의 입법을 추진할 경우 세수결손을 충당할 방안까지 덧붙이라는 법안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일본은 법인세, 소득세 낮춰서 재정이 파탄이 나는 바람에 이류국가로 전락한 경우. 일본인들은 감면해준 세금을 저축하는 행태를 보였단다. 우리의 경우에도 그동안 10% 가량 법인세를 낮춰왔으나 성장률 제고 효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외레 기업들 사이에 빈부격차만 확대했다는 게 정설. 기업들은 세율인하로 획득한 자금을 사내유보금으로 적립하여, 자사주 방어에 사용하곤 했다. 지금 대기업들이 돈이 부족해 투자를 안하는 게 아니다.
실제로 인터넷으로 기사들을 검색해 보라. 법인세 인하가 경제성장률을 제고할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놓는 근거는 놀라울 정도로 빈약하다. 그저 '외국에서 법인세 인하경쟁을 하고 있으니, 우리도 해야한다'는 식이다. 이게 MB노믹스의 이론적 토대다. 노무현 정권도 이미 법인세를 2% 낮춘 바 있다. 그런데 그게 성장률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됐다는 얘기는 없다. 거기서 다시 5%를 낮춘다고 뭐가 달라질까?
■ 출총제 폐지 ■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권에서 추진하는 출총제 폐지도 마찬가지다. 출총제는 그동안 이미 상당히 완화되어 있어 투자제약 효과랄 게 별로 없단다. 이것은 출총제를 폐지해도 투자증대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보도에 따르면, 설문조사에서 출총제가 폐지될 경우 투자를 하겠다고 대답한 기업은 고작 1%에 불과했으며, 투자를 검토해 보겠다고 한 기업의 수도 11%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의 92%가 현재 출총제 폐지에 반대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이 압도적인 반대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중소기업들이 매우 두려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는 게 중소기업이라는 사실이다. 보수언론에서는 대기업이 온 나라를 다 먹여 살린다고 말하나, 실제로 대기업의 고용 기여율은 외레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일본의 기술입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기술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애써 기술혁신을 해놓으면, 그 성과는 대기업에서 모조리 가져가는 게 대한민국의 거래관행이다. 대기업이 아무리 잘 나가도 그 효과가 전체 경제로 파급되지 못하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산업 연관성이 파괴되어 있기 때문이다. 출총제 폐지는 중소기업인이 우려하듯이 이런 비정상을 더 강화하기 쉽다.
MB 정권은 규제라는게 왜 존재하는지 잊은 모양이다.
기업은 사익을 추구하고, 정부는 공익을 추구한다. 그래서 사익의 추구가 공익에 위배되지 않도록 늘 적절한 규제와 감독이 필요한 것이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태가 저 지경이 되도록 정부나 지자체는 뭐했냐?'는 게 늘 언론의 상투적 마무리 멘트가 아니던가? 성과급까지 걸어놓고 규제완화 경쟁을 일으키는 앞으로 전국 곳곳에서 남대문을 불타오르게 할 것이다.
■ 대운하를 위한 삽질 ■
효과는 변변치 않고,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MB 정권 사람들의 두개골에 뇌라는 기관이 담겨 있다면, (열어보지 않아서 독자들에게 확인해 드릴 수 없다), 이걸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정부 주도로 성장을 주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대운하 사업이다. '대운하사업을 민간자본을 유치해 하겠다'는 개그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정부주도의 성장이라는 서로 모순되는 요소를 억지로 결합해 놓은 것이다.
그래도 노무현 정권은 욕을 먹어가면서 인위적 경기부양은 삼가했다. 김대중 정권 시절에 일어난 카드 대란처럼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든 도덕적 타락에도 불구하고 오직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호 하나로 당선된 정권은 처지가 다르다.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경기가 살아난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경기'를 '경제'로 착각하는 생각은 이런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잠재성장률을 2%나 상회하는 성장. 이는 '뽕'을 맞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 뽕이 대운하 사업이다. 하지만 약물 투입으로 성적을 올린들, 몸이 망가지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그냥 땅을 팠다가 다시 묻는 삽질로도 건설경기는 살릴 수 있다. 하지만 대운하는 생태와 환경을 망가뜨리고, 그것을 복구하는 데에는 천문학적 액수의 비용이 든다. 그러니 운하보다는 그냥 땅을 팠다가 다시 묻는 사업 쪽이 차라리 더 경제적이다.
물류혁명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관광혁명이란다. 제돈 내고 3시간 동안 24㎞짜리 터널에 들어갔다가 나와 LG 창업주 생가, 박정희 생가를 둘러볼 '또라이'들이 한국에만 100만명, 중국에 1000만 명이라고 한다. 독특한 취향을 가진 이런 관광객들을 위해라면, 차라리 서울시와 협조하에 맨홀뚜껑 열고 들어가는 24km짜리 서울시 하수구 탐방코스를 관광상품으로 내놓는 게 낫지 않을까?
만인의 웃음거리가 되자, 이번 총선 공약에서 대운하를 슬쩍 빼겠다고 한다. 이제는 아예 대놓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겠단다. 자기들이 말하는 경제 살리기의 핵심이 대운하 사업이 아니던가? 자기들이 말하는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 영어 몰입교육 아니던가? 그런데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총선에서 정작 핵심공약을 빼버린다. 한마디로 일단 다수당이 된 다음, 그 여세를 몰아 곧바로 대운하 사업을 밀어 붙이겠다는 얘기다.
■ 포토제닉의 전시행정 ■
사실 대통령도 답답할 것이다. 경제 살린다는 구호로 당선은 됐는데, 경제를 살릴 뾰족한 수는 없고...'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는 유인촌 주연의 드라마에서 나온 허구일 뿐이다. 현실은 허구와 다르다. 사실 그는 진짜로 경제를 살리는 방법을 모른다. 그러다 보니 경제 살리는 시늉을 하는 데에 치중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으로 구축된 이미지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으니,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동일한 방법으로 할수 밖에 없다.
당선인 시절 그는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뽑았다. 이 이벤트는 물론 '전 정권의 무능'과 '새 정권의 효율'을 강조하는 시각적 상징으로, 당시에는 제법 설득력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가 사진을 찍고 지나간 그 자리에 무엇이 남았던가? 전봇대를 불평하던 그 트럭들이 과적으로 마구 망가뜨린 도로가 남았다. 물론 그것을 보수하는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해야할 일이다.
사관학교 행사에서는 연단을 없애더니, 청와대에 들어와서는 탁자를 원탁으로 바꾸고 칸막이를 없애버렸다. 이 격식파괴는 언뜻 노무현식 권위주의 해체로 보이나 본질은 전혀 다르다. 모든 일에 일일이 참견하고 간섭하는 것은 그가 타인의 능력을 못 믿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명박식 격식 파괴의 악센트는 '실용'에 가 있다. 즉 자신이 정치적 형식주의를 기업적 실용주의로 바꾸어 놓고 있다는 메시지다.
아침 일찍 출근해 샌드위치 먹는 것도 같은 맥락. 연구에 따르면 아침형 인간이나 저녁형 인간이나 능력과 성과에는 아무 차이가 없단다. 괜히 대통령 따라해야 하는, 장관 따라해야 하는, 국장 따라해야 하는, 과장 따라해야 하는 말단 공무원들이 안됐다. 그는 하루 4시간 자는 능력을 과시하는데, 본디 '잠'이란 뇌가 휴식하는 현상. 아예 생각을 안하고 사는 이는 하루 네시간 잠만으로 충분할 게다.
■ 북조선식 현장 정치 ■
이 모든 포토제닉 이벤트는 결국 '일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겨 당선이 되었으나, 경제를 살리는데 쓸 수단은 한정되어 있다. 국민들의 불만이 늘어갈수록 그는 더욱 더 그것을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시각적 이벤트에 집착할 것이다. 기업을 향해서는 VIP룸의 개방, 핫라인의 개설, 서민을 향해서는 현장 방문의 이벤트를 강화할 것이다.
이명박의 리더십이 북조선을 닮았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다. 그는 손수 '새벽별 보기 운동'을 실천하며, 공무원들에게 '천삽 뜨고 허리 한번 펴기 운동'을 주문한다. 현장에 강림하여 인민을 감동시키는 것 (노무현의 경우, 괜히 민폐나 끼친다고 현장 방문을 되도록 삼갔다.), 현장을 방문해 사소한 것에까지 시시콜콜 교시를 내리는 것, 주변을 자기 심복으로만 채우는 것도 영락없이 수령 동지의 스타일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아마도 그의 의식이 수령 동지의 의식과 비슷하기 때문일게다. 북조선에서 수령은 뇌수, 인민은 수족으로 여겨진다. 이명박 대통령의 의식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북조선에서 온 인민이 수령 덕에 살아가듯이, 그도 남조선 인민의 살 길은 오로지 자신만이 개척할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 그의 1인독재 스타일은 도취에 가까운 자기환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래를 전망(prospect)할 능력이 없는 사람의 눈은 과거로 돌아가기(retrospect) 마련이다. 미래를 향해 기획(project)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제 꿈을 과거로 거꾸로 던질(retroject) 수 밖에 없다. MB의 통치 스타일은 남조선의 박정희와, 북조선의 김일성이 경쟁을 하던 시절에나 통하던 것. 이 과도한 시대착오가 <조선일보> 눈에도 우습게 보였던 모양이다. 대통령에게 좀 더 큰 것에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하는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강력한 카리스마, 다른 한편으로는 '큰 시장, 작은 정부'라는 신자유주의 이념. 양자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 생각해 보라. '작은' 정부로 어떻게 '큰' 시장을 살린단 말인가? 그것은 '동그란 삼각형'과 같은 형용 모순이다. 이명박 정권의 자가당착, 자기모순, 좌충우돌은 바로 이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원칙과 철학없이 우왕좌왕하는 행태는 앞으로 5년간 계속 반복될 것이다.
최근의 예를 들어 보자.
그는 영어 교육의 강화를 위해 더 많은 교사를 확보하여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며칠 전에는 화성을 방문하여 '살인의 추억'이 있는 그곳에 경찰서가 없어서야 말이 되냐며, 다른 것은 몰라도 경찰 인력만은 늘리겠다고 말한다. 문제는 경찰과 교사는 공무원이라는 사실. 전 정권에서 공무원을 6만명이나 증원했다고 비난했던 게 한나라당이다. 그런데 전 정권에서 늘린 공무원의 압도적 다수는 교사와 경찰이었다.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첫댓글 카타르시스는 기가 막히게 잘 뽑아내던데? 참을 수 없는 가벼움도 느끼지만 또 뭘 아작아작 씹어댔을까? 하고는 궁금해서 읽게 되는 중독성있는 글이죠. 그것도 낄낄거리면서.... 신해철이 씹는 뉘앙스와 진중권이 씹는 뉘앙스가 다른데 바로 신해철의 씹는 맛은 느물거리면서 킬킬대는 맛이랄까? 버터구이 오징어 씹는 맛에 비유하자면 진중권은 논리가 있고 읽는 독자들도 어떤 얇은 종잇장에 베일 정도로 쌀쌀맞고 얄미운 구석이 있죠. 노가리 씹다 혀깨문 것 같은 느낌. 저도 진중권의 독선적인면이 어쩔땐 포악과 사악의 중간 상태로 까지 보여질때도 있습니다. ^^ 근데 색깔있는 글자는 아미님의 글이신지?
예~ 제 글이에요~
노가리 씹다 혀깨문...하하하!!! 저는...진중권, 재수없어요.-_-;; (아미님, 글을 잘 읽고 싶었는데...... 눈이 글자를 피해가는지라...죄송;;;)